
앞으로 일본의 스키나 스노보드 종목 대표선수들은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옷차림과 말, 행동을 규제하는 조치에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서명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스키연맹(SAJ)이 24일 이 같은 계획안을 제시하며 4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이 규범에 대해 일본 언론은 ‘코쿠보 룰’(国母ルール)이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일본 대표선수로 출전한 코쿠보 카즈히로(国母和宏․21) 때문에 생긴 규범과 서약서라는 것이죠.
‘코쿠보 카즈히로 파문’에 대해선 앞서 제 저널로그에서도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요.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다른 선수들과 일본을 떠나고 밴쿠버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대표선수단 유니폼을 힙합 스타일로 바꿔 물의를 빚은 선수입니다.


당시 코쿠보 카즈히로는 단정하게 차려 입은 동료들과 달리 선글라스를 끼고 셔츠를 바지 밖으로 꺼내 입었으며 넥타이까지 풀어 헤쳤습니다. 헤어스타일은 힙합 가수처럼 드래드를 하고 바지도 한껏 내려 입어 확실히 튀어 보였습니다.
그의 이 같은 복장에 단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인들은 격분했는데요. 여론이 악화되자 일본올림픽위원회가 주의 조치를 내렸고 정계에서도 대표선수들의 복장, 언행에 불만을 나타내는 의견이 잇따라 파문이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 같은 반응을 이해할 수 없는 듯 기자회견에서 “반성해~요”라며 비꼬는 듯이 말해 가뜩이나 나빠진 여론에 불을 붙였죠.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회견 도중 “쳇. 시끄럽네”라고 말한 듯한 부분을 편집해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기대와는 달리 성적도 8위에 그치자 “실력도 없으면서 요란을 떤다”는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SAJ 측은 이 같은 반발 여론을 수렴해 대표선수들의 옷차림과 말투, 행동 등을 규제하는 규범의 원안을 24일 제시한 것입니다. 다음 시즌 이후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일본 선수라면 누구나 이 규범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데요.
행동 규범안에는 ‘일본인, 젊은이들의 모범이 되고 스키 스포츠의 향상과 발전에 노력한다’는 취지가 나와 있으며 선수들의 복장, 화장 등을 규제한다고 합니다. 선수들이 머리를 염색하거나 피어싱 같은 것은 아예 막을 예정입니다.
일본에선 이미 지난해 10월 일본수영연맹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염색 머리, 네일아트, 피어싱 등을 금지하는 ‘일본 대표선수 규범’을 만들어 올해 4월부터 서약서 서명을 의무화할 방침인데요. 젊은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는 생각을 망각하는 것에 경종을 울린다는 것이죠.
‘오레류’(オレ流․나만 생각하는 부류)라는 별명까지 생긴 코쿠보 카즈히로. 일본 국가대표팀 유니폼까지 힙합 스타일로 변형해 입었던 그가 과연 연맹의 요구대로 단정한 머리와 복장으로 국제대회에 등장할지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