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걸그룹의 심야 드라마, 19금 막장

 

#일본 드라마 ‘사쿠라카라노 테가미 AKB48 소레조레노 소츠교 모노가타리’의 한 장면.

 

일본 방송계가 시청률이 낮은 심야시간대에 ‘걸그룹 드라마’를 내세워 마니아 팬들을 공략할 모양입니다. 이런 드라마들은 연기력이나 스토리 구성이 떨어지는데도 시청률이 꽤 잘 나오고 있는데요.    

 

KARA가 출연한 테레비토쿄의 ‘URAKARA’에 이어 현재 일본 최고의 걸그룹으로 꼽히는 AKB48도 심야드라마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니혼테레비의 ‘사쿠라카라노 테가미 AKB48 소레조레노 소츠교 모노가타리(桜からの手紙 〜AKB48 それぞれの卒業物語〜)’입니다.

 

1월 14일부터 방영된 ‘URAKARA’는 KARA의 계약해지 파문에도 불구하고 일본 심야 프로그램 가운데 이례적으로 3~4%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중인데요. AKB48 멤버들이 출연한 드라마 역시 지난달 26일 첫 방영 이후 시청률이 6~7%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일본 인터넷에선 AKB48의 ‘사쿠라카라노 테가미 AKB48 소레조레노 소츠교 모노가타리’가 선정성 시비에 휘말리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성에 개방적인 일본에서도 문제가 될 정도라니 도대체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데요.

 

 

이 드라마에서 AKB48 멤버들은 교복을 입은 여고생으로 등장합니다. 멤버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오오시마 유코, 이타노 토모미, 마에다 아츠코 등 8명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며 다른 멤버들이 친구 등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졸업을 앞두고 이들 소녀에게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가 주요 내용입니다.

 

문제는 드라마 속에서 AKB48 멤버들의 대사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것인데요. 특히 여러 남자와 가진 성경험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날라리 여고생 역의 이타노 토모미가 노골적인 대사를 하는 장면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한 번 했지만 형편없었어. 꼭 맛없는 규동(소고기덮밥) 식당 같아. (품질은) 싸고 (시간은) 빨라.” “잘 한다고 자랑하는 남자 중에 정말 잘 하는 놈은 없어.” “남자는 자보지 않고는 모르잖아?” 등 성인영화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여과 없이 방영된 것입니다. 첫경험 느낌에 대해 “걷기 힘들다는 생각만 들고 전혀 감동하지 않았어”라고 고백하는 대사도 있습니다.

 

이 밖에 “남자친구한테 섹스하자는 말을 들었는데 가슴이 작은 게 부끄러워서 브래지어를 벗을 수 없었어”라고 고민하는 친구에게 “남자는 크기 같은 것엔 별로 신경 안 써. 그보다는 촉감이 중요해” 등 조언하는 장면도 문제가 됐습니다. 이 내용엔 성경험이 부족한 친구에게 한 수 가르쳐준다며 가슴을 만지거나 야릇한 표정을 짓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여고생들의 임신중절과 관련된 내용도 나왔는데요. 올해 겨우 16세가 된 멤버 오쿠 마나미가 드라마 속에서 속이 안 좋다는 친구에게 “임신한 것 아냐?”라고 묻는 내용 역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또 임신 8주 진단을 받은 주인공이 당황하자 또 다른 친구가 “무책임하게 안에다 내보낸(질내사정) 탓”이라며 남자친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화내는 장면도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임신중절 경험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임신중절 동의서를 위조했어. 애 아빠가 누군지 몰라서”라고 말하는 내용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수위가 높았는데요. 걸그룹 멤버들끼리 키스하며 동성애를 연출한 장면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처럼 AKB48 드라마가 졸업을 앞둔 여고생의 성생활을 노골적으로 그려낸 것에 일본 네티즌의 반응은 분분한데요. ‘파격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라며 반기는 팬들이 있는 반면, ‘걸그룹에게 적절한 내용이 아니다’며 반발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비난 의견이 많습니다.

 

AKB48은 지난달 16일 발매한 싱글 ‘사쿠라노키니 나로(桜の木になろう)’가 첫 주에만 94만여장이 팔리며 남녀를 통틀어 일본 최고의 아이돌임을 입증한 바 있죠. 이번주엔 100만장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일본의 ‘국민아이돌’인 AKB48이 심야드라마에서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 민망한 장면을 계속 연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걸그룹 멤버의 말 한 마디조차 이슈가 되는 우리 상식으로는 이미지가 떨어질 것이란 생각부터 듭니다.

 

그 해답은 ‘오냥코쿠라부’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본에선 1980년대에 걸그룹 ‘오냥코쿠라부’가 소녀들의 성생활을 테마로 다룬 노래 ‘세라후쿠오 누가사나이데’(セーラー服を脱がさないで: 교복을 벗기지 말아줘)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며 인기가 오히려 올라간 전력이 있죠.

 

이 곡은 동요 같은 멜로디와 멤버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귀여운 율동과는 상반되게 ‘친구들보다 빨리 섹스를 하고 싶지만’ ‘조금 무섭지만 처녀라면 시시해요’ 등 노골적인 가사가 특징이었습니다. 이런 패러독스가 로리콘 오타쿠들의 ‘미소녀 성(性) 판타지’를 자극하며 히트한 것입니다.

 

AKB48이 그동안 발표한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일본 대중문화 속에 잠재된 ‘미소녀 성(性) 판타지’가 은근히 드러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여고생의 성생활, 임신중절, 동성애 등 막장드라마 뺨치는 내용으로 범벅된 이번 드라마에 출연해 논란을 일으키며 선배인 오냥코쿠라부의 성공기를 넘어서겠다는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테고리 : J-TV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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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일본 걸그룹의 심야 드라마, 19금 막장

  1. 운영자 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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