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살충제 TV광고가 반일(反日)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광고에 등장하는 “더 이상 두 병은 필요 없어”라는 문구가 “더 이상 일본은 필요 없어”로 들린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논란은 ‘두 병’과 ‘일본’의 일본어 발음이 똑같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두 병’은 일본어 한자 표기에서 ‘二本’인데 ‘니혼(にほん)’이라고 발음합니다. ‘일본’의 한자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日本’으로 쓰고 ‘니혼(にほん)으로 발음합니다.
이처럼 두 단어는 한자 표기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데요. 컴퓨터나 휴대전화 자판에서도 히라가나로 ‘니혼(にほん)’을 쓰면 변환되는 한자 중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日本’과 ‘二本’이 함께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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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살충제 광고는 파리, 모기, 바퀴벌레로 각기 분장한 카부키(歌舞伎) 배우 세 명이 주부를 향해 “이것 한 병! 이것 한 병!”이라고 외치면서 시작됩니다. 한 병으로 다양한 종류의 해충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고 분사 범위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입니다.
일본 네티즌이 분개한 것은 세 종류의 해충으로 분장한 배우가 “더 이상 두 병은 필요 없어~(もう二本はいらね~)”라고 말하는 부분 때문입니다. 이 문장이 “더 이상 일본은 필요 없어~(もう日本はいらね~)”처럼 들리며 그 배경엔 반일 사상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어에서도 ‘학문을 닦다’와 ‘항문을 닦다’가 같은 발음으로 들리지만 의미와 이미지는 상반돼 개그 소재로 활용되곤 하는데요. 이 살충제 업체 측에서 ‘두 병’과 ‘일본’의 발음이 유사한 점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광고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발은 아주 거셉니다. 일본의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유튜브 댓글에는 이 광고에 대한 비난이 폭주하는 중인데요. 일부 네티즌은 살충제 업체인 라이온 측이 광고의 의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해명할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일 메시지가 확실하다며 이에 대한 각종 분석과 증거를 제시하는 네티즌도 눈에 띕니다. 우선 두 단어의 발음은 같지만 억양에선 약간 차이가 있는데 광고에 등장하는 ‘니혼(にほん)’은 ‘日本’의 억양에 더 가깝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또 “두 병도 필요 없어(二本もいらね~)”라고 말하면 조사를 ‘은(は: 와)’ 대신 ‘도(も: 모)’로 써서 뜻도 통하고 오해를 살 여지가 적은데 굳이 “두 병은 필요 없어”를 선택한 점이 수상하다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광고주가 반일 메지지를 전하려고 일부러 넣었다는 것이죠.
일본 네티즌의 미움을 산 이 살충제 광고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음모론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카부키 배우를 해충으로 분장시킨 컨셉트가 일본의 전통극인 카부키를 폄하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억측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광고 중간에 신문을 보던 남성이 해충들을 향해 “이봐, 해충!”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일본 시청자를 해충으로 취급하는 속뜻이 숨겨진 연출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15초 짜리 살충제 광고 하나에도 이렇게나 많은 의미를 부여하다니 정말 그 상상력이 놀랍군요.
이 와중에 찌질한 혐한우익들은 한국과 재일한국인을 걸고 넘어졌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살충제 광고의 반일 메시지 배후엔 재일한국인이 있다는 헛소리가 적지 않게 눈에 띕니다. 광고주인 라이온의 재일한국인 투자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한 혐한우익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한복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성에게 “이건 필요 없어(コリャいらね~: 코랴 이라네~)”라고 말하는 광고를 만들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일본어 ‘이건(コリャ: 코랴)’의 발음이 ‘코리아’처럼 들리는 점을 활용해 “한국 필요 없어”라는 메시지를 전하자는 것입니다.
‘二本’에서 ‘日本’, ‘日本’에서 반일과 카부키 폄하, 반일에서 재일한국인과 한국, 한국에서 ‘코랴’로 이어지는 상상 초월의 상상력. 열등감 때문일까요? 아니면 피해망상증 때문일까요? 어느 쪽이 됐든 참 한심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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