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어느날의 신문,
그 과감한 디자인
나는 신문의 미래를 보았다
집에서 자료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동아일보 2003년 9월 19일자 위크엔드 섹션을 발견했다.
그날의 의미는
내가 ‘할리데이비슨 100주년’ 행사를 미국에서 취재하고
그 결과물이 신문에 실린 날이었다.
그때의 경험은 정말 대단했다.
미국의 황량한 중서부에서 8개주를 15일간 할리 뒤꽁지에 매달려 달린
초유의 경험이었다.
아침 기온 35도. 엄청난 대륙을 오전내내 달리면 주유소.
점심 대충 떼우고 다른 도시를 향해 또 출발…. 그렇게 보내며
할리의 고향 밀워키로 갔다. 영화에 나오는 깡촌 보즈만에서 출발해.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7년전의 동아일보 위크엔드를 한번 구경하라는 것.
몇가지 다른 점이 있지만, 구투의 느낌이 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신문의 미래를 볼 수도 있다.
1. 화끈하고 시원한 편집-사진 사용
신문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어 다들 고민이다.
신문의 특성은 무엇인가.
매우 커다란 종이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매체는 거의 없다.
지금 우리가 택해야 할 전략중 하나 아닐까.

2. 과감한 제목의 맛
위의 프론트 페이지에서도 그렇지만, 아래의 예에서도 그렇다.
제목의 맛!!!!!
요즘 신문에는 맛있는 제목이 거의 없다.
본격적인 전산화의 결과라고 본다.
20자씩 질질 늘어지는 제목으로는 맛있는 제목을 만들 수 없다.
글자가 작아지고, 글자수가 늘어나면서 긴 호흡의 글로 의미 살리기가 지성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시가 최고의 문학일 수 있듯, 짧은 제목이 맛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과감한 제목과 어우러진 과감한 지면을 보자.

3. 상세한 설명, 훌륭한 정보
요즘은 글을 잘 안읽는 시대다.
몇개의 단편적 지식만을 나열한다.
그렇지만 화제의 인물이 특정분야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내놓는다면 어떨까.
정명훈씨는 요리사가 되고싶다.
위대한 예술가인 그가 동아일보에서 책을 냈고, 인터뷰를 하며 요리 이야기를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유용한 정보다.
매우 훌륭한 기사다.
신문만 할 수 있는 종류의 정보다.
두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실린 이 기사는 기획자체만으로 걸작이다.

4. 미래, 독자가 찾는 신문을 만들고 싶은가
신문만의 특성을 최대화하자.
신문이 못가진 디지털기기의 특성을 쫓아가려 애쓰는 대신
원래 고유의 신문기능이 무엇인지
신문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자.
그래서 쉽게 쉽게 접근하자.
우리는 그렇게 신문을 오랫동안 만들어 왔다.
그것은 우리가 매우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과감하게 사진을 써라.
크게크게 지면을 활용하자.
상세한 설명, 그러나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라.
사람을 잡으면 그의 이야기가 풀린다.
잡다한 이야기를 담으려 하지말고, 가장 그다운 이야기를 풀어가자.
그리고 다시금 제목의 힘을 살려라.
줄줄 늘어져 누구나 달 수 있는 제목 말고
시를 읽으며, 생각을 다듬으며, 번뜩이는 통찰의 힘을 믿으며
만들어낸 힘있는 제목이 신문을 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