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편집21- 틀리지 말자, 틀리면 배우자
신문을 만들다 보면 오류가 생기게 마련이다.
무슨 일인들 그렇지 않으랴만,
활자의 마법이라는 말이 있듯
잘 정리해 놓은 제목은 슬쩍 훑어만 봐도 의미가 파악되기 때문에
자기가 맞게 써놓은 것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
제대로 읽고 의미를 파악한 것인지
제대로 읽지 않고 의미를 추정한 것인지….
오류의 유형은 무수히 많다.
너무 많아서 도대체 미리 준비할 수가 없다.
그럼 어쩌지?
틀리고 나면, 배워야 한다. 안틀리면 최고다.
그렇지만, 틀리고 나서 배우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한 일이다.
1. 오류의 유형
(1) 무지형
진짜 몰라서 틀리는 경우다. 순수한 무식으로 인한 경우와
시사 흐름을 쫓아가지 않아서 생긴 오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은 많이 알아야 한다.
아무리 허접한 지식이라도 알면 모르는 것보다 좋다.
잘못알고 있어서 추정해 달아놓은 제목이 틀리거나
너무나 유명한 사람인데 나만 모르고 있다가 사진을 잘못 사용하거나
한자를 썼는데 본문에 있다고 그냥 옮겨놓았다가 둘 다 틀리게 된다든가
상식적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제목을 다는 등등.
가령, “어떤 제품의 부가세가 5%다”라는 기사의 제목을
“부가세 5%나 부과”라고 달면 틀린 제목이 된다.
부가가치세의 기본이 10%이니까, 기사가 상식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빼고 다뤘을 때
제목을 잘못 붙일 수도 있다는 뜻. 뭐 이런 경우야 있으랴만….
게다가 의미까지 용감하게 붙이면 더 우스워질 수 있다.
“부가세 5%… 국민은 봉인가?”라고 한다면….
위의 경우는 순수한 무지의 영역이고
뉴스를 쫓아가지 않아서 생기는 오류도 많다.
예를 들 필요도 없다. 바로 어제 나온 제목을 똑같이 쓰거나
처음 나왔다는 의미까지 붙여 다는 제목들….
신문에는 무수히 많은 사실들이 있다.
신문을 읽자. 틀리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고 상식을 넓히기 위해서도 그렇다.
게다가 혹시 틀렸을 경우, 빨리 발견하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2) 무성의형
일이 많다보면 대충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을 다 챙기면 시간이 부족하고
할 수 없이 부분적으로 중요한 것부터 챙겨야 한다.
이는 출세하는 방법에 대한 글에서도 흔히 보이는 것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허망된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빨리 쉽게 일 처리를 잘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충 봐도 된다. 중요한 것은 이미 챙겼다….
뭐 이러다 보면, 실수가 생긴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에서 생긴다.
큰 제목의 오자.
신문을 만들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큰 글자를 틀릴 수 있지?
편집자 조판자 디자이너 차장 부장 부국장 국장까지 다 본 제목인데
주먹만한 글자여서 지나가던 사람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인데
오자는 생긴다.
꼼꼼 또 꼼꼼.
한글자 한글자 확인하면서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이왕이면 소리 내어 읽고 또 읽자.
한글자씩 줄을 그으며 읽는 사람도 있고
글자마다 체크하면서 읽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완벽할까? 그렇다고는 말 못하지만 최소화할 수는 있다.
그리고 당당하게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해결 못했다고 말할 수라도 있다.
사소한 부분에 대한 무성의는
대형 참사를 부른다.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대형 참사.
아무것도 믿지말자.
확인 또 확인 밖에는 길이 없다.
2. 오류에의 대처법
(1) 일단 수정하자
오류를 발견하면 최우선 조치는 수정이다.
몇부를 찍더라도 일단 수정해서 제대로 찍고 보는게 최고다.
그래야 독자에 대한 의무를 하는 것이고
상사에 대해 변명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멍청한 짓을 한 자신에 대한 징계가 된다.
오류를 발견하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거나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경위 파악부터 하면서
빠져나갈 길 찾기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옳은 길이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책임, 혹은 타인의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일단 최초의 수습은 수정이다.
가능하면 빨리 고쳐 가능하면 많이 찍어야 한다.
그리고 나면 명확히 수습에 나서야 한다.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파악을 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조치를 해야 하고
타인이 빚은 실수라면 명확히 전달하고 인식시켜야 한다.
그러면 전체로서의 오류가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2) 내탓이로소이다
정직하게 따져보자.
내가 잘못했는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무조건 내탓이오,라고 자복해야 한다.
내가 조금 잘못했지만 남도 잘못했는가. 그렇다면 그에게 가서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자.
내가 부리고 있는 사람이 잘못했는가. 그렇다면 내가 관리를 잘못했다고 말하자.
혹시, 혹시라도 내 잘못이 전혀 없고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잘못했는가.
그렇다면 정당하고 명쾌하게 지적해도 된다.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오류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그것은 그 오류를 대하는 본인의 태도에서 출발한다.
저 사람은 자신의 오류에 대해 정직하고 책임을 미루지 않는다,는 평판은 중요하다.
물론 맨날 그러다가 쟤는 맨날 사고치고도 당당하다는 평가를 들으면 안되지만
더 완벽해지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만 있다면
아예 사고 안치고 덤덤하게 살아가는 사람보다 나을 수도 있다.
억울할 수도 있다.
남들은 놀며놀며 조금만 일하니까 큰 사고 안친다.
나는 일도 잘하고 빨리 하니까 많이 하고, 중요한 것을 하다보니
내가 친 사고가 눈에 잘 띈다. 억울하다.
그렇지만, 억울해 하지 말자.
그것은 자신이 평소에 얻은 파워 혹은 수익에 대한 대가일 수 있다.
프로스포츠 선수가 자기를 씹은 언론에 대고 그악한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아니다. 자신이 젊은 나이에 그만한 부와 권력을 누리는 것은
그만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자신을 내놓는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편집자로서 많은 대가를 받고 있다면
사고로 인한 자신의 부담도 짊어질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큰 편집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제목에만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본문의 오타, 기사 팩트의 오류, 사진 사용 오류, 그래프 숫자 오류, 지도 지점 오류,
시스템 상의 오류, 시간 못대는 오류…..
이 모든 오류들이 우리의 삶의 일부이다.
그러나 친숙해질 벗은 아니다.
한번 만나면 다시는 만나지 않도록 명쾌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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