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어김없이 왔다.
새해도 다가온다.
해가 넘어가고 바뀔 때마다 신문들은 경쟁적으로
색다른 이미지들을 선보이려고 한다.
외국매체에서는 보기드문 한국신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신문사진기자들은 괴롭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눈송이들이 반갑지 않은 직업이기도 하다.
비많이 와도,낙엽이 떨어져도,눈발이 날려도
그 모습들을 뉴스사진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신문사진기자들의 숙명이다.
게다가,독자들의 시각적 눈높이도 올라간다.
특히 젊은이들은 어릴적부터 이미지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들이다.
요 몇년간 해가 저물고 바뀔 때마다 시도했던 흔적들을 더듬어
본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진을 담는 동안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
그들의 배려,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런 이미지들은 태어날 수 도
없었다.
2006년말 강원도 최북단항인 대진항의 새벽조업장면이다. 이틀전부터
항구를 조망할 곳을 미리 잡고 가옥주 어른께 미리 허락을 받은 후 그 집의 옥상에서
본 장면이다. 물론 전날부터 어촌계장을 찾아 동시에 배들이 떠나도록 위의 예상그림을 미리
보여주고 부탁하는 섭외과정은 필수!!
어촌계장 배의 경적에 맞춰 순식간에 열을 지으며 고깃배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몇 분간
장노출했다. 지면에 나가자마자 같은 회사의 선배님께서 자신의 고향이라며
이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갖고 싶다고 알려왔다.
멋진 고향을 가진 이들은 행복하다.

진돗개야 좀 뛰어라…2005년 12월22일…전남 진도의 해변가!
2006년이 개의 해여서 조련된 진돗개의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며칠전부터
진돗개연구소와 섭외를 마치고,사진속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노련한 조련사의 함성과
손짓이 필수다.


2006년12월31일 자정,공교롭게도 그 해의 마지막날 당직이었다.
모든 가족,연인,친구들이 청계광장에서,보신각 종앞에서 한 해의 마감을
아쉬워하고 다가올
새해를 기뻐하는 그때 기자는 본사 옥상에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불꽃들을 바라보며 새해를 맞아야 했다.
추워서도 눈물이 나왔고,불꽃들이 아름다와서도 눈물이 나왔다.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족과 함께 감상하지못했다는 아쉬움의 눈물도 있었을까?????
2003년 1월1일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 그 해,1월3일자 새해 1면에 소개된 이미지(사진
위)
기자는 전문산악인도 동호인도 아니다. 사실 산을 오르기 싫어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사진기자라면 누구라도 감당해야 할 숙명이다.
2002년 12월31일 저녁부터 카메라 밧데리를 가슴에 따로 품은 채 칼바람을 맞으며 천왕봉
정상을 향해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같이 간 차량과 직원은 기자와 잘못 파트너하는 바람에 덩달아
체감온도 영하 30도를 같이 감내하며
날이 새도록 산에 올라야 했다. 정말 고통스러운 산행길…
헤드랜턴 불빛들은 정상까지 한없이 이어져 장관을 연출하고…
당시 곁에는 수많은 직장인 동료들,가족들,연인들이
있었고,그들의 웃음소리,다정다감한 대화마져
그때만큼은 역겨울 정도였다. 오로지 일을 위해 오르는 이는 우리밖에 없었다.
같이 동행했던 동료와는 지금도 가끔 그 날 고생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이곤 한다.
정상에 선 순간, 가슴속 고이 품은 밧데리를 넣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위해 손가락을
얹었다.
손가락은 셔터에 닿자마자 이미 얼어버려 열커트도 채 못누른 채 손을
다시 가슴속에 넣고 녹이기를 반복…
그러는 사이 해는 이미 벌써 지평선 위를 성큼 올라와 버린다.
그래도 만세부르는 이들의 함성에 같이 기쁘게 새해를 맞았고,
잠한숨 못이룬 설움들은 새해 첫 햇살에 다 녹아들었지만….
2005년 12월 중순 경남 통영 미륵산 정상서 바라 본 일출모습. 2006년 1월1일자
신년호용 취재…
새벽마다 해뜨기 전 칠흑같은 미륵산을 사흘째 올라 성공한 이미지.
이 때 역시 날은 어찌나 매서웠는지…
해와 달 별의 궤적전문 사진작가 서성원님의 조언과 도움이 없었더라면 며칠을
더 고생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만의 오랜 노하우와 데이터를 본보를 위해 다 공개하며 도움을 주었다.
그와는 지금도 보름에 한 번씩은 통화하며 평생 지기가 되었다.
비록 다른 장소에서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2007년 12월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만든 화합의 이미지다.
한 번은 일출 포인트에 맞는 바위답사….
그 다음엔 일출에 맞춰 본격적인 촬영을 했다.
동서로 갈라지고,소득으로 갈라지고 이념으로 갈라진 우리 현실…
‘함께 가자’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2008년 12월 23일 인수봉 근처다.
돌이켜 보면 참 좋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들이 가능했다.
동아일보의 이미지를 위해 그들은 흔쾌히 바쁜 연말 시간들을 내주었고 영하 10도가
훨씬 넘는 강추위 속에서도
친구가 되어주었다. 일을 마친 뒤 산아래 선술집에서 마신 걸죽한 막걸리와 파전의
향미를 잊을 수 있을까!
2007년 불암산…….어려운 경제야…다시 오르자는 의미로 지면에 소개되었다.
물론 산악인친구들이 내려오는 모습이라고 지적했지만…
올해도 어느 뛰어난 동료들의 땀과 노력으로 또 다른 이미지들이 세밑에 새해에도
지면을 빛낼
것이다.
…………………………………………………….
위의 사진들은 어느덧 내게 보물같은 사진이 되었다.
사진이 멋지고 좋아서가 아니라, 사진과 함께 했던
친구들 때문이다.
가장 멋지고 가장 좋은 친구들을 이 때 만났고..많은 배움을 주었다.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멀리 떠나보낸 친구..
다른 직장으로 새로운 삶을 꾸리는 친구…
지금도 시골 어느 바위틈에서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기위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바치는 친구….
해마다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떠오를 때마다,
그들을 떠올릴 것이고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내 곁에 있어 주었던 고마웠던 당신들을………..
.



기자님의 어렵고 힘든 노력으로 저희는 저런 장관을 너무 편하게 봅니다. 그 넓은 신문지면의 작은 한쪽을 차지하지만, 준비하는데만도 저렇게 많은 분들과 노력이 함께하는 줄도 모르고 그저 사진 한장으로만 보고 지냈습니다. 그래도 지나간 사진들 중에서 사진 진짜로 잘 찍었다고 생각했던 그런 사진들이 기자님께서 촬영하신 사진이라니.. 감동 크게 받고 갑니다.
정말 사진들이 장관이군요 저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 알겠군요
진돗개 사진은 정말 압권입니다 무슨 늑대같다는,,,
에구구..감사합니다…..
연말이라 다들 바쁘고 정신없는데
출근하자마자…정신차리는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곳이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분들 블로그라서 글을올려봅니다. 사진기자가 되고싶은 지망생인데, 어떤학과에서 어떤 공부를 해야하나요? 지금 재수생이긴한데.. 무지많이 고민됩니다.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전략을 짜고 공부를 해야하는데, 학과라도 정확하게 정하고 공부해야할거같아서요. 도움좀주세요!
지망생님…
사진기자되는데..특히 신문사진쪽은..
학과에 제한이 없습니다…
공대도 좋고 인문학도 좋고 사진전공이어도 좋고요,참고로 저는 상경대를 나왔습니다.
다만 신문사진을 조금 이해하고
최소 학보사나 동아리 수준의 사진실력이면 충분합니다..기본적인 언론사 시험에 준해 공부하시는 좋습니다.문제는 언론사들의 사진기자 채용이 예년같지 않게 부정기적이라는 것입니다.님의 소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언제라도 이 곳 통해 문의해주시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