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영화 소개

2001 3, 고려대 미식축구부 부실 문을 열며 미식축구 인생이 시작됐다. 동아일보
입사 최종면접 전날까지 나는 시합장에 있었다. 대학생활 9년동안
생활의 중심에는 늘 미식축구가 있었다. 정말 열심히 했고,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주변인들 눈에는 미식축구는 ‘미친축구’일
뿐이다. 그들만의 스포츠다. 미식축구와 럭비를 혼동하는 상대에게
늘 친절히 설명해야 했다. 이제 번거로움에 미식축구를 했다는 이야기도 잘 하지 않는다.

 

미식축구와 럭비의
차이도 모르는 당신. 고작 슈퍼볼과 하인스 워드 정도 아는 당신에게 미식축구 영화를 소개한다. 전문 영화 리뷰는 아니다. 흙먼지 먹어가며 미식축구했던 미식축구인이
본 개인적인 영화평이다.  

 

1. 루디이야기(Rudy, 1993)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 170cm 도 안 되는 작은 체구, 가난한 집안 환경을 극복하고
미국 미식축구 명문 노틀담에서 뛴 다니엘 루디 루티거 스토리.
고려대 미식축구부 감독
석진우 선배도 감명 깊게 본 영화라 했고, 많은 미식축구인이 괜찮은 영화라고 뽑았다. 노틀담 유니폼을 입기까지
루디의 노력, 열정, 집념을 높이 샀고, 후배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서 였겠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조금 없다. 경기 장면 비중도 별로 없고, 묘사도 실감 나지 않는다. 93년 작이라 영화 기술이 부족한 탓도
있겠다.

 

추천 : 미식축구를 하고 싶은데 작은 체구가 걱정되는 사람들. 누군가의
치열한 스토리를 보며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들.

 

2.
롱기스트 야드(The Longest Yard, 2005)

 

 

1974년 원작의 리메이크 작이다.
74
년 원작은 초등학교 때 TV로 볼 수 있었다. 미식축구
규칙도 모르면서 호감가는 교도소 재소자들이 재수없는 교도관에게 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본 기억이 난다. 마지막
엔딩 장면, 경기가 끝나고 주인공 버트 레이놀즈가 공을 주우러 운동장 반대편으로 걸어갈 때 교도소장이
과연 발포할까, 손에 땀을 쥐고 봤었다.

원작 속 쿼터백 버트
레이놀즈가 코치로 등장해 새 주인공 아담 샌들러를 보좌한다.

 

2005년 돌아온 롱기스트 야드는 한 편의 화려한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 시작부터 Mtv로고가 뜨는 게 심상치 않더니 배경음악이며
화면이 세련되고 현란하다. 게다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밥 샵과 스티브 오스틴이 등장해 재미를 준다. 원작보다 감동은 덜하지만, 재미만큼은 몇 배 늘어났다. 개봉했지만, 흥행은 되지 않았다.
전역을 며칠 앞두고 개봉해 기대를 갖게 하더니, 전역 후에는 걸린 극장이 없었다. 과연 한국에서 미식축구 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까?

 

3.
그들만의 계절 (Varsity Blues, 1999)

 

1학년 시절. 운동도
힘들고, 엄격한 규율도 힘들었다. 오후 5
친구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놀러갈 때 부실을 향하는 마음은 우울했다. 관둘까 방황할 때, 정을 붙여보고자 골랐던 작품이 그들만의 계절이다. 고등학생 미식축구
선수들의 청춘과 방황을 담았다. 재밌고, 조금 야하다. 네이버 영화평을 보니 좋지 않은 댓글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미식축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덜 다듬어진 그 친구들의 드라마를 이해할 것이다.
빛났던, 하지만 짧았던 청춘에 같이 가슴 뛸 것이다.

 

4.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 1999)

 

 

몇 번이나 보았을까? 생각나는 것만 꼽아도 열손가락을 채울 듯 하다. 올리버 스톤 감독, 알 파치노, 카메론 디아즈, 데니스
퀘이드, 제이미 폭스, LLJ 화려하다. 전설의 선수 로렌스 테일러 선수도 직접 출연했다. 정치영화를 만든 감독답게 미 프로풋볼리그(NFL)의 어두운 부분도
잘 담아냈다. 그 이유로 NFL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실제
프로팀 이름을 쓰지 못하고, 가상팀들이 등장한다.

딱 한 편의 미식축구를
보아야 한다면, 애니 기븐 선데이를 보아야 한다. 감독으로
출연한 알 파치노의 명대사는 이미 ‘전설’이 됐다. 인치(inch)론은
호주와 시합을 준비했던 한국 대표팀에서도 언급됐었다. 인치를 위해 싸운다! 작은 것을 위해 모두가 하나되고, 모든 것을 건다. 그리고 작은 친치가 승부를, 인생을 결정한다! 영화 오프닝에 나오는 빈스 룸바르디 감독의 말도 멋있다. 마초적이라고? 남자 대신 인간을 넣고 감상해보시라.

 

순수했던 1학년 시절 잠깐 만났던 여자는 적극적이었다. 부산 촌놈이었던 나에
비해 홍대 주변에 살던 그녀는 달랐다. 그러던 그녀가 당시 유행하던 비디오방에 가자 했고, 나는 능숙하게 애니 기븐 선데이를 골랐고, 열정적으로 미식축구를
소개했다. 한참을 내가 떠들었을까? 그녀는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내 피웠다. .

 

5.
리플레이스먼트(The Replacements, 2000)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 영화는 과감하게 넘어가도 좋다. 모든 미식축구 영화를 보고도 더 보고싶다면 그때 보아도 늦지 않다. 과장된 설정으로 화면을 채운 리플레이스먼트가 노린 것은 재미인데, 재미마저
없다. 본고장 미국에서 만들었지만, 영화 속 미식축구 장면은
너무 허무맹랑하다. 유치한 만화 같다고 할까? 주인공은 키아누
리브스다. 그 때문인지 어이없게도 리플레이스먼트를 보았다는 사람이 꽤 된다.

 

6.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 (Friday Night Lights, 2004)

 

애니 기븐 선데이
다음으로 많이 보았다. 다섯손가락이 넘었다.

보통 스포츠 영화는
승리가 주는 기쁨, 감동을 테마로 삼는다. 이 영화는 배반한다. 배반하기에 영화는 빛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한 후 패했을 때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영화이며, 모두 다 이길 수 없고, 최선을
다해도 질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승리와 패배만이 전부가 아니다.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었기에 엔딩에 등장인물들이 실제 어떻게 살아갔는지 자막과 함께 나온다. 빛났던 젊은 날이 평생을 살게
할 수 없다. 삶은 이어지고, 그들이 사는 곳은 필드가 아닌
현실이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프로에 가서 성공하지 않는다. 변호사도
되고, 장거리 트럭 기사도 되고, 작은 가게 주인도 된다. 장애를 안고 사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빛났던 추억은 가슴 속에 소중히 보관돼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앞으로 기자로 사는 동안, 나도 그럴 것이다.

. 씨네21에서 개봉되지 않은 아까운 영화로 이 영화가 뽑혔었다. 한국에서 미식축구가 생소한 분야라 흥행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옳다! 그리고 검색할 때 
나잇 라잇, 나이트 라잇, 나잇
라이트 등으로 쓰고 있으니 주의할 것! 네이버는 나잇 라이트다!

2. 동명의 미드도 있다.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꽤 재밌다. 미식축구 보다 연애가 앞서지만, 자유분방한 텍사스 고교생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7.
리멤버 타이탄(Remember The Titans, 2000)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 미식축구를 시작했던 해 개봉한 영화. 영화는
착하다. 미식축구를 통한 흑백 화합. 덴젤 워싱톤이 감독으로
출연한다.

내용은 착하지만, 미식축구 만을 놓고 보면 실제 미식축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훈련하는
모습들이 상세하게 나오고, 미식축구 장면도 한국 미식축구 수준과 비슷해 교육용 비디오로도 훌륭하다.

사실 흑백이 아니라, 외계인과도 화합을 못할까? 승리를 위해 팀을 이뤘는데 화합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007년 한국 미식축구 대표팀도 재일교포 선수들과 한 팀으로 출전했다. 나도 재일교포 선수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고, 실력 차도 많이 나
어려웠지만, 같은 유니폼이니 친해질 수 밖에 없었다.

 

8.
인빈서블
(Invincible, 2006)

한 번 밖에 보지
않아 말하기 조심스럽다. 위의 영화들은 최소 3 번씩 보았다. 심지어 리플레이스 먼트도 두 번은 보았다.

 

배경은 1976년이며, 실화다. 30
바텐더가 미 프로 명문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공개 트라이아웃을 거쳐 입단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인물
빈스 페이펄의 꿈과 도전, 성취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고도로
전문화된 오늘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70년대 풋볼 리그의 풍경들이 흥미롭다. 엔딩 장면에 실제 주인공의 플레이 장면이 흑백화면으로 흐른다. 월트
디즈니 사에서 만들어서 지나치게 교훈적이기는 하나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도 일본으로
미식축구를 하겠다고 홀로 건너간 선수가 있다!

 

다음에 계속! ^^

 

카테고리 : 미식축구
태그 : , , | 댓글 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