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를지(Terelj)의 겨울여행

카테고리 : 몽골의 자연과 동물 | 작성자 : 파도

필자가 본 볼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쯤 테를지의 가을풍경에 관한 글을 포스팅을 한적이 있다. 동일한 장소에 대해 계절 변화를 비교해보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테를지의 가을여행 –> http://blog.donga.com/thbae/archives/21

 

여름 관광철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사진을 찍어 소개를 하기 때문에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가을 단풍철부터 시작해서는 좀 한산해지고 특히 한겨울이 되면 인적이 거의 없을 정도라서 관련 이미지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필자의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분들에게 일종의 서비스라는 생각도 들고 힘들게 찍은 사진을 혼자 보기 아까워서 공유하는 것 정도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사실 몽골에서 가볼 만한 곳이야 많이 있지만 도로망과 대중교통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차량과 비상용 장비를 제대로 챙겨야해서 실질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매우 한정적이다. 그런면에서 울란바토르 근교에 부담없이 가볼 수 있는 곳으로 테를지(Terelj)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을 단풍이 들때를 가장 좋아하지만 언제 가던지 항상 다른 느낌으로 자연의 정취와 신선한 공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기도 하지만 눈이 많이 오는 해이기도 하다.

 

본 여행기의 시점은 12월 말경이고 낮이 짧아서 아침 7시30분 가량 캄캄한 시간에 현관을 나섰다.

 

 

시내를 벗어나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주변이 빠르게 밝아왔다. 중간지점에 날라이흐(Nalaikh)라는 석탄광산촌이 있는데 거기서 의도하지 않은 일출을 보았다. 중간에 사진찍느라고 시간을 지체한게 좀 후회되기도 하였지만 겨울 게르촌의 일출은 또다른 경험이었다.

 

 

원래 일출사진은 바다위로 떠오르는 순간 반영이 생기면서 마치 오메가(Ω) 비슷한 형상을 만드는데 이것을 최고로 친다. 아쉽게 몽골은 수면위로 떠오르는 오메가 일출사진을 얻을 곳이 없다. 혹시 오브스 같이 파도가 일 정도의 큰 호수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증명할 수는 없다. 참고로 오브스는 거의 원형으로 생긴 서쪽끝에 있는 소금 호수인데 폭이 70km가량될 정도로 큰 호수이다.

 

 

일출시간 한 노인이 허허벌판을 걸어서 가로지르고 있었고 개 한마리가 먼발치서 따라 가고 있는 모습이 별로 친하지는 않은 듯 하다. 이때 외부온도가 -23°C로 기억하며 차에서 내려 1분을 있기도 싫을 정도인데 노익장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테를지로 진입하는 고갯길. 먼저번 왔을 때 공사중이었고 지금도 진입금지라고 빨간표지판이 서있다. 순진하게 옆의 임시 쪽길로 진입했다가 눈밭에 바퀴가 빠질번 했었으니, 무시하고 가는게 정답이다. 아무도 없는 이런곳에선 바퀴자국 따라 가는게 진리라는 걸 새삼 확인하였다.

 

 

일출시간에는 보는 각도와 시각에 따라 색이 수시로 급변한다. 멋진 풍경앞에서는 한곳을 정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찍어보고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위 골든타임이라는 가장 멋진 시간은 해가 비스듬히 내려쬐는 일출과 일몰때인데 사진을 찍어보면 이를 극명하게 실감하게 된다.

 

 

관광객을 수용하는 보통의 캠프는 가을이 되면 영업을 접고 게르천막을 철수한다. 사진의 캠프는 몽골국기가 펄럭이는 것으로 보아 영업중이다. 테를지가 다른 곳 보다 좋은점이 4계절 항상 영업중인 캠프가 많은 이유도 있다.

 

(사진 : 타미르 캠프.Tamir Resort)

 

테를지에서 추천할 만한 캠프가 몇 군데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곳이 아얀칭(Ayanchin)이라는 곳이다. 주인이 캐나다사람이고 몽골여자와 결혼하면서 여기서 눌러 산다고 한다.

 

펜션같은 호텔룸도 있고 방갈로와 게르도 있어서 원하는 수준의 숙박을 할 수 있다. 모든 시설이 깨끗하고 식당 음식도 훌륭하다. 단 한가지 흠이 있다면 가격이 높은 편이다. 숙박가격은 룸당 한화 10만원~15만원가량이며 식사는 시내와 비교해 2배 가량 비싸다.

 

 

아무도 없는 식당에 들어서서 프렌치 토스트와 커피를 시켰는데 가격이 무려 17,000투그릭(한화 약14,000원)이다. 그래도 이런 곳에서 이런 맛있는 음식 먹는게 어디냐, 감사히 먹어야지.

 

 

테를지공원은 입구에서 부터 마지막 길이 끝나는 곳까지 약 25km의 넓은 면적이고, 끝에 가면 조그만 마을이 있다.

 

 

관광겸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려니 벌써 1시가 다 되었다. 공원입구를 빠져나오니 길은 아침과 다르게 강풍이 불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겨울 테를지는 아무것도 볼게 없다고 한다. 나름대로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타기도 트레킹을 하기도 어렵고 즐길만한게 정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거나 자연을 느끼고 사색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테를지는 훌륭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되어 하룻밤을 게르에서 자보는 것도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밤하늘의 쏟아질듯 손에 잡힐 듯한 별무리를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의 밤하늘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 몽골이다.

 

20 thoughts on “테를지(Terelj)의 겨울여행

  1. 쓸쓸하면서도 가슴이 뻥뚤리는 기분이듭니다.
    대자연을 그대로 느낄수있겠군요.
    인간이 하찮은 존재라는걸 알겠습니다.
    오밀조밀한 한반도보다 저런곳에 살면 통이 커지겠습니다.

    대문사진이 멋잇습니다.^^

    • 한번씩은 대자연을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런데서 살면 좀 곤란하겠지요.^^

  2. 돌산과 겨울 눈덮힌 산… 모두 멋있네요..
    .
    특히 밤하늘에 쏟아질듯한 별무리 란 말에 눈이 번쩍뜨이네요.
    현대인들이 도시 문명과 함께 잃어버린것중 하나가 바로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무리인것 같습니다….
    겨울밤과 게르체험…한번은 해보고 싶습니다..

    • 별로 눈이 좋지 못한 제눈에도 은하수와 별똥별이 내는 빛이 보이더군요. 한번은 속도를 내고 지나치는 인공위성을(으로 추정되는 것을) 본적도 있답니다.

  3. 끄냥

    아하~ 테렐지군요,
    재작년 겨울 그곳 테렐지에서 나홀로 설원위 승마를 즐겼었죠.
    눈섶을 휘날리면서~
    거북 바위와 원주민 마을을 보니 기억이 새롭네요
    마을 입구 조금 못미쳐서 왼편으로 한국인이 하는 게르가 있었어요
    시설 좋고 한식+몽골식+양식 식사 좋고, 싸고,
    게르안은 더워서 반팔 입고 살았는데~
    2주간 정말 원없이 말타다 왔었습니다
    내년봄에 초원승마 함 또 가야겠네요
    사진보니 엉덩이가 근질 근질~

    • 겨울철 2주간이나 몽골에서 말을 타셨다니 대단합니다. 승마를 잘 하시나 봅니다.
      .
      마을 못 미쳐서 있는 한국인 캠프라면 새로생긴 곳이 있긴합니다. 저도 가보긴 했었는데, 싸게 이용하셨다니 다행이군요.

    • 캉스독스님, 사진을 잘 찍었다는 칭찬으로 알겠습니다. 벌벌떨면서 찍었는데 온화하다든지 포근하다는 감상평을 들으면 않되겠지요.^^

  4. 언제해탈

    승마도 하고, 밤하늘 별도 보고, 밤에 바같에 나와 드러누우면, 온우주가 나의 이불이 되어주던 옛날 외가집에서 놀던 시절이 생각나네요.저희 애들한테도 그런 밤하늘을 보여줄려는데, 주변엔 그런 환경이 눈에 띄지않고, 밤에도 스마트폰한다고 하늘 볼 생각도 안하데요ㅋㅋ

    • 해탈님, 요즘 애들은 역시 스마트폰 세대이죠. 한번정도는 전기도 없이 인적이드문 곳에서의 체험도 특별할 것입니다.

  5. 대세

    끝없이 펄처지는 눈밭. 무한한 공간. 겨울나무지만 나무가 주는 느낌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몽골은 땔깜이 없어면 겨울나기가 힘들겠습니다. 석탄은 값이 어떤가요? 석탄이 풍부하다니 공급만 값싸게 제대로 된다면 몽골 겨울도 그런대로 지낼만 하겠습니다. 석탄 공급은 잘되나요? 국가적 차원의 석탄공급이 몽골 국민의 행복과 관련될 것 같습니다. 뱅기타고 가보기보다 열차가 달리면 겨울여행은 몽골이 딱이겠습니다. 혹시 몽골에는 온천이 없는가요? 가능하다면 하나 쯤 개발해 봄도 어떨까 싶습니다. 년초 몽골 여행 한번 잘했습니다. 설경여행은 사진 여행이 아주 제격 같습니다.
    파도님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아주 좋은 한해 되세요.

    • 땔감은 나무나 석탄을 사용합니다. 특히 석탄은 풍부하며 가격은 게르한개를 난방하는데 한달 한화4만원 가량으로 저렴합니다. 나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비슷한 가격일 겁니다.
      .
      석탄은 땅을 파면 곧바로 드러나는 노천탄광이며 석탄수요가 많은 중국으로 수출을 주로 합니다.
      .
      베이징에서 울란바토르를 경유해서 바이칼호수가 있는 이르쿠츠크를 열차로 이용하실 수 있는데, 워낙 깨끗하지 못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여행을 즐기는 분도 계신걸로 압니다.
      .
      대세님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6. 바람소리

    파도 님!

    너무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몽골 여행은 꼭 하고 싶었는데,,,

    지난 가을 몽골여행 광고를 보고 여행사에 전화를 해 봤습니다,

    모집해서 가는 여행 상품은 없고,,, 몽골여행을 희망하는 그룹이나 단체 에,,,여행 성격에 따른 안내 를 해 준다고,,, 다른 해외 관광상품처럼 개별적 모집은 안 한다고,,, 몽골여행 계획은 접었습니다 만,,,

    기회가 있을런지 모르곘군요.

    거의 60여년전에 읽었던 소설속의 몽골 평원,,, 아직도 넓은 초원의 낭만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90연대 이후 몽골 여행이 가능해젔음에도 아직 몽골 여행은 제 꿈 속에만 있는것 같습니다.

    님께서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과 주변 경관 까지,,,

    고맙습니다.

    • 바람소리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
      가을은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라 개별여행상품은 아마 없을 겁니다. 일행이 몇명만 되어도 현지 여행사를 섭외가능하긴 한데, 사실 특별할 건 없습니다.
      .
      꼭 기회가 되어 초원을 여행해보시길 빌겠습니다.

  7. hemney

    저는 테를지를 09년 여름에 갔었는데, 겨울의 테를지는 색다르네요~
    몽골에서 사업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8. 동언

    몽골 게루체험 정말 권장하고 싶습니다. 추석때 방문하여 승마하면서 놀다 게루에 잠자러 들어갔을때 추워서 이빨이 따따딱 하면서 이곳에서 어떻게 잠자나 걱정하고 있는데 몽골분이 나무 세도막(약20센치)을 가져와 난로에 불을 붙여주고 나가고 약 10분쯤 지나니 온기가 올라 오더군요. 그리고 약 20분쯤부터는 또 걱정이 앞서 이렇게 더운곳에서 또 어떻게 잠자나 걱정이 되더군요 그때는 팬티만 입고 땀이 나와서 참을 수 없어서 몽골분을 찿으니 게루 위쪽중앙을 활짝 열어주고 돌아간뒤 부터 하늘의 별들이 총총히 보이면서 운치가 정말로 좋더군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파도님! 몽골 게루에 대한 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글재주가 없어서요.

    • 동언님, 게르에 대한 추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험하신대로 가을이면 밤에는 추워서 잠을 자기 힘듭니다. 난로에 나무를 때면 30분은 더워서 못견디고 그럭저럭 1시간가량 지날때쯤이면 나무가 다 타버리고 금방 또 추위를 느낍니다. 이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면 아침이죠.^^
      .
      요청하신 게르에 관한 글을 준비해보겠습니다.

  9. SK Lee

    ㅋㅋ 지금 서울은 한 여름이라..사진들이 좋아 보이네요.
    다른 계절이었다면 … 그냥 넘어갔을 것..^^

    • 여름에 혹한의 사진을 보면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기도 지금 여름인데 제가 다시 봐도 생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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