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는 다시 돌아야한다

 

 

 

 

 

 

 

 

 

 

 

 

 

 

 

 

 

 

 

  

 

거짓이 진실을 덮지만 잠시 그렇게 착각하지만

흐르는 구름 해를 가리지 못하듯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

타오르는 불길 꺼트리지 못하듯 오히려 불길이 불길을

일으키듯 거짓은 진실을 감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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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ic Essay)

 

물레는 다시 돌아야 한다

 

-서울의 봄은 올 것인가?

 

 

 

입춘 대보름이 지나도 서울은 여전히 춥다

광화문이나 청와대 코앞에는 주말마다 사람들로 몸살 이란다

촛불 시위대와 태극기 시위대가 일촉즉발 위기의

대치상태를 계속하고 있단다.

 

두 개의 광장, 두 쪽으로 갈라선 강물, 서로 등을 맞댄 채

무엇이 저들을 갈라놓았는가?

 

촛불과 태극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서로 네 탓으로

아귀다툼 한다 촛불은 태우는 것이고 태극기는 흔드는

것 이란다 촛불은 어둠을 태우지만 태극기는

무엇을 흔드는가?

 

한 지붕 아래서도 촛불과 태극기가 나뉘어져 서로

말도 안 한단다 누가 저리 편 가르고 쪼개어서

무엇을 얻고자 한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무엇에 끌리듯 홀린 듯 따라나서기만 한다.

 

촛불은 불온(不穩)이요 태극기는 애국이라는 사람이나

촛불은 정의요 태극기는 매국(賣國)이라는 사람이나

모두가 한때는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외치던 바로

그 사람들 아닌가?

 

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듯 엄연한 피의자를

피의자로 부르지 못하는 특검의 고민이 깊어만 간단다

피의자가 법을 농락한 곳 소굴인데 성역(聖域)이라

수색 한 번 못하고 입씨름만 하다가 빈손으로 돌아갔단다.

 

법위에 놀고 법위에 호가호위 하던 빗나간 권력은 있는데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되레 큰소리 치고 보이지

않는 덫을 놓아 순진한 산양 노루 토끼 다람쥐까지

걸리는 대로 제 편으로 끌어당긴다.

 

거짓이 진실을 덮지만 잠시 그렇게 착각하지만

흐르는 구름 해를 가리지 못하듯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

타오르는 불길 꺼트리지 못하듯 오히려 불길이 불길을

일으키듯 거짓은 진실을 감추지 못한다

 

일말의 양심, 꺼져가는 촛불에, 다시 불을 지펴줄 한 가닥

의로운 손길, 실오라기 터져 망가진 물레 다시

돌려줄 한 오라기의 구원(救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피의자를 피의자로 부를 수 있는

법이 살아있는, 법 위에 아무도 감히 얼씬도 하지 못하는,

죄가 있는 도적의 소굴을 더 이상 성역이라 부르지 못하는

피의자가 있는 곳이 더 이상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그런.

 

물레는 다시 돌아야 한다 빙빙 살아있는 역사의 수레를

돌리듯, 빙빙 끊임없는 생명의 연속, 빙빙 터지지 않는 질기고

올곧고 의로운 시대의 사명을, 물레는

다시 돌아야 한다

 

터져버린 한 오라기의 실을 이어

물레를 다시 돌아가게 할

그런 마지막

한 가닥 의로운 손길은 없는가?

 

(청사 글,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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