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에 목숨거는 ‘무능한 정당’
-대박사랑
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시작됐다. 지금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막중한 국감을 내팽겨
두고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 실세들이 모두 재보선에 뛰어 들어 표를 구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온갖 불법을 자행해 당선 무효된
5곳의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선거다.
10·28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해 총력전을 펼치다보니 선거초반이지만 벌써부터 상호비난전이
격화되고 있다. 선거운동 첫날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모두 선거지역구로 내려가 평소에는 찾지도 않은 노인회관, 복지관
등을 돌며 온종일 표구걸을 하고 있다.
참으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재보선은 치열한 당내 공천 경쟁을 통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막대한 자금을 뿌리며
당선되었으나 불법선거 또는 비리로 인해 의원직을 박탈 당해 그자리를 보충하려는 재선거다. 이런 자격도 없는 후보들을 공천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바로 선거구에 내려간 각당의 지도부들이다.
그런데도 지역구 주민들에게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얼굴에 철판을 깐듯 떼거지로 몰려가 다시 표를 구걸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만 해도
한나라당 3명, 민주당 1명, 무소속 1명 등 5곳의 자리가 박탈 당해 치뤄지는 선거다. 한편의 코메디 쇼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그 누구하나
책임을 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문제다.
이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그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임에도 ‘지역살리기’와 ‘정권심판론’ 등 온갖 회유책을 동원해 표를 구걸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선관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2006년 지방선거 이후 현재까지 199건의 재·보궐선거로 국민의 혈세가
3년간 484억원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 원인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총 175건 중 정치자금사용(31.4%)과 정치자금수수(14.3%), 불법선거운동(23.4%)
등이라고 한다. 결국 어떠한 불법을 해서라도 당선되고 보자는 식이 아닌가. 이런 부자격자들을 공천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또한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우롱한 원죄를 누구에게 되물어야 하는가.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여야 거물들이 떼거지로 몰려가 선거운동을 하다니, 이게 대한민국 정치를 책임지는 자들의
행동인가. 언론에 보도 되는 사진을 보면 도무지 누가 후보고 누가 선거에 나온 것인지 모를 정도다. 더구나 지역연고도 없는 자가 버젓이 후보로
나서고 있으니 한심하기만 하다.
일개 지역구 재선거에 정당의 정치적 이익만 챙기려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어, 지역구민들은 그야말로 황당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어차피 지역구민들이 올바른 후보를 잘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정당들이 이번 선거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문제다.
‘힘있는 여당론’과 ‘정부 견제론’,'경제 살리기’, ‘세종시 심판론’ 등 정당의 지도부들이 이런 불투명한 공약을 내세우며
지역구민들의 표를 구걸하며 나섰고, 더구나 상대 후보를 겨냥해 ‘철새 후보’, ‘흘러간 인물’, ‘떠돌이 약장수’, ‘불량후보들’이라며
인격모독성 발언과 원색적인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몰염치한 정치인들이다. 이번 선거로 여야 구도가 뒤바뀌는 일도 없을 것이며, 또한 정권이 교체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선거 승리로 인해 경제가 급격히 좋아지지 않을 것이며, 세종시에 대해 찬반 여론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정국을 주도하는 데 일부 정치적
이익만 챙길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은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그 길을 터주어야 한다. 더 이상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여야 지도부들이 대신 선거를 치루는 행위는 안된다. 이번 재선거부터라도 공정선거의 풍토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모범적인 면을 정당들이 앞장서
나가야 한다. 여야는 국회로 돌아오라.
국감을 내 팽겨치는 그런 정당은 국민들의 심판을 필히 받을 것이다. 겨우 1, 2석을 얻으려고 국민 전체를 무시하는 행동을 정당들이
해서는 안된다. 의석 1,2석보다는 나라와 국민들에겐 국정감사가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그리고 야당 지도부들은 당장 국회로
돌아가 할 일이 있다.
이번 재선거는 당선만 되고 보자는 과욕으로 인한 인재다. 제18대 국회의원 가운데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97명 중 선거법 제265조의
2에 따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한 선거사범은 60명에 그쳤다고 한다. 더구나 각당의 후보자들의 부정선거 때문에 선거관리 비용이 262억원대에
이른다고 하니 한심하기 그지 없다.
국민의 혈세가 이처럼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알아야 한다. 여야 지도부들이 떼거지로
선거판에 몰려 다닐것이 아니라 차후부터는 불법선거운동으로 당선 무효가 될 경우 이들에게 보전비용뿐만 아니라 선거관리비용 일체와 당선무효로 인한
재선거의 관리비용 일체를 부담케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여야 지도부들은 국회에서 할일을 하고, 재선거는 각지역구에 맡기면 된다. 진행 중인 국정감사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 여야 각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국감장은 내팽개치고 선거판에 몰려다니고 있으니 국정감사가 당연히 부실해 지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재보선보다는 국정감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속히 국회로 돌아와 국정감사에 충실히 임하라. 국민들은 지금 재선거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차기 지자체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대선과 18대 국회는 우리 국민들이 일시적인 오류에 의한 판단에서 잘못
만들어 낸 실패작이 아닐 수 없다.
뒤늦게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반성하고 정신을 차려서 ‘애국애족 정신’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치란 생물이라고 한다. 차기 총선에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 무능한 정부나 국회를 원망할 필요도 없다. 자업자득이라
생각하고 3년만 기다리면 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