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부부에게 돌을 던지지 마세요

 

 정말 수달
부부는 어디로 간 걸까요? 팔공산 기슭 한 저수지에서 붕어, 개구리 등을 잡아먹으며 알콩달콩 살던 수달부부가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에 저수지를 떠났다고 합니다.

 2년 전 팔공산을 찾았습니다. 천연기념물 제 330호 수달을 촬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996년 동아일보 사진부 선배가 경북 청송의 깊은 계곡에서 수달을 찍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수달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될 뿐 거의 멸종된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수달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그 선배는 5박 6일 동안 세수도 양치도 못 한 채 위장텐트 속에서 숨어있었다고 합니다. 후각이 예민한 수달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까봐 출장 1주일 전부터는 고기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수달은 사람을 경계하고 꺼렸나 봅니다.

 그런 수달이 이제는 어느 정도 개체수가 늘어서인지 사람들 앞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환경이 조금씩 복원되고 사람이 위해가 되지 않는다고 믿어서 일까요. 이제는 사람을 그다지 겁 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모습을 보여 준 녀석들은 암수 한 쌍으로 저수지 주변에 갈대가 쓰러지면서 생긴 자그마한 굴을 보금자리로 삼아 살얼음이 언 저수지를 누비며 물고기, 개구리 등을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수달은 야행성인데도 그 놈들은 도로 옆 저수지에 서식하고 있어서인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서식지에 있는 놈들에 비해서도 훨씬 덜한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얼음위에서 그대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빤히 쳐다보기까지 하더군요. 한 주민은 “개발이 되면서 거의 사라졌던 수달, 원앙, 가재가 많아졌다. 자연환경은 나아졌지만 이곳은 사람과 차량의 왕래가 빈번한 곳이라 하루빨리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주민의 말처럼 저수지 주변의 동물에 대한 적절한 보호대책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에 부담을 느껴서 인지 수달은 작년에도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한 직원은 “동아일보에 사진이 게재된 후 다른 언론매체와 일반인들이 수달을 보기위해 저수지를 많이 찾았다.”며 “일부 사람들은 음식물을 던져주기도 하고 큰 소리로 수달을 위협하기도 했고 심지어 돌멩이를 던지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혀를 찼습니다.

 저는 믿고 싶습니다. 2년 전 제가 보았던 그 수달
부부는 팔공산 어딘가에서 새끼도 낳고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요. 사람과 동물은 각각 그들이 살아갈만한 각자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지난 2년여 동안의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이 수달만의 영역을 침범한 것은 아닐까요. 내 입장만 생각한 사랑은 상대에게 고통이 될 수도 있지요. 이제부터라도 수달의 편에서 그들이 원할만한 사랑의 방식을 찾아봐야하지 않을까요. 부디 그 노력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보, 한 입만" "이 개구린 내 거예요.” 살얼음이 언 저수지에서 개구리를 잡아 입에 문 수달 암컷이 뺏으려고 달려드는 수컷의 머리를 사뿐히 누르며
겁을 주고 있네요.

 

 

 

먹을 때 빼고 금슬이 좋은 수달 부부가 얼음 위에서 장난을 치다 귀를 쫑끗 세워
주위를 살피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 자연으로
태그 : , , , , | 댓글 15개

그 곳에 가면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사각사각 가을의 소리가 들린다면 원당경주마목장에 가보자

그 곳에 가면 틀림없이 가을을 만날 수 있다.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말들이 뛰노는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고 똑딱이 카메라 하나만 있다면 초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서삼릉 인근 16만평의 초지에 위치한 이곳은 1997년부터 마사회가 말에 대한 홍보를 위해 일반에 공개했다. 파란 하늘 아래 한가롭게 노니는 말을 보고 연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 참 좋다. 각종 CF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자전거를 타고 데이트를 즐기는 장소로 알려지면서 한층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서 잠깐, 자전거를 타고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은 연출이며 목장 내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탈 수 없다.
<이 포스트의 처음과 마지막 사진은 마사회의 협조를 얻어 촬영한 연출 사진이다)

수많은
말들이 광활한 벌판을 떼지어 뛰어나니는 광경을 상상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산책로를 따라 드문드문 만날 수 있는 말들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서 당근이나 풀을 뜯어 주더라도 잘 받아먹는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초원의 능선을 배경으로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사진은 한 장의 그림이
 된다.

광화문에서 자가용으로 넉넉잡아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특별한 주차공간이 없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삼송역에서 내려 5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는 방법을
권한다. 매주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하절기 기준으로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마사회 주휴일인 월요일, 화요일은 쉰다.

 

 

 

 

 

 

 

카테고리 : 자연으로
태그 : , , | 댓글 7개

77일간의 전쟁 같은 파업의 흔적

 

쌍용자동차 노조가 8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8일은 쌍용차 노조가 77일간의 전쟁 같은 파업을 끝낸 지 한달을 맞는 날이다.

 8일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묻는 투표’ 취재로 한 달 만에 평택 쌍용차공장을 다시 찾았다.

‘들어오면 누군가 죽는다’라는 섬뜩한 구호가 곳곳에 새겨져 있던 도장공장의 벽면은 이제 말끔히 페인트칠이 되어 있었다. 이곳은 한달 전만해도 ‘옥쇄(玉碎·옥처럼 부서진다는 뜻, 죽을 때까지 싸움) 파업’의 본거지로 새총과 화염병으로 경찰을 위협하던 ‘자폭’ 수준의 파업이  벌어졌던 장소였다.

 장기간 파업으로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지만 쇠파이프 대신 작업공구를 쥔 노조원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빛나보였다. 점심시간을 제외한 작업시간에는 공장 밖을 돌아다니는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파업 전 평균 70%를 밑돌던 공장 가동률도 신차 생산을 위해 공사 중인 라인을 제외하곤 95% 이상의 가동률을 회복했다. 지난달 13일 조업을 재개해 첫 완성차를 생산한 이후 지난달에만 2천여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공장 정문에 쳐진 철조망과 새총에 맞은 본관 유리창이 파손된 채 고스란히 남아 있듯, 아직 아물지 않은 파업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었다. 페인트로 쓴 선동구호가 적힌 컨테이너 박스도 아직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공장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카테고리 : 현장으로
태그 : , , , | 댓글 7개

구름 위를 나는 물고기가 있다. (일년을 기다려 1/500초만에 찍은 사진)

 

<파란 하늘, 상큼한 바람, 그리고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깨끗한 물. 그 물 위로 황어가 힘차게 뛰어 오른다.
캐논 EOS400D, EFS10-22㎜렌즈, ISO200, 1/500, f8, 파티마400D 전용 수중 하우징>

 

‘만약 사진이 별로 좋지 않으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 사진의 거장 로버트 카파의 말이다. 파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면 불필요한
사물을 피해 내용을 단순화 할 수 있고 역동적인 모습을 앵글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사진작가들이 찍은 왕피천, 남대천의 황어 사진 대분분이 망원렌즈를
사용해 근접 촬영의 아쉬움이 컷다. 다이빙을 하면서 구입한 수중카메라를 이용한다면
보다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황어는 3월 중순에 알을 낳기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와 4월초에 산란을
시작한다.  올 해는 가뭄으로 작년과 비교해 산란이 2주일 정도 늦어졌다.
산란을 위해 왕피천으 보를 넘는 황어는 일년에 일주일 정도 관찰할 수 있지만 보통
이틀째 가장 많은 황어가 보를 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4월 22일 울진에 있는 취재원으로 부터 연락을 받고 오후에 왕피천으로 향했다.
무리지어 강을 거슬러 오르는 황어떼의 움직임에 왕피천은 들썩였다. 다이빙
슈트를 입고 다음날 새벽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보 안에서 수중카메라를 이용해
로앵글(낮은데서 올려보는 앵글)로 찍은 이 한 장은 사진은 거짓말처럼 황어가 구름
위 하늘을 날고 있다.

 

 

 

 

 

 

<로앵글로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황어의 점프 실력(?)을 어렵지 않게 표현할
수 있다.  처음과
마지막 사진은 보 안에서, 세번째 사진은 ‘물 반 고기 반’인 물 속에서 촬영했다. 중간의
3장은 캐논 EOS-1D Mark Ⅲ를 이용해 보 밖에서 찍은 사진이다.>

 

퇴계 이황 선생은 펄펄 뛰는 황어를 한 편의 시로 담아냈다.

 

봄바람에 눈 녹아 낙동강 물 넘치는데/

황어는 펄펄 뛰고 어부는 그물 치기에 바쁘구나/

황어가 많으면 가뭄이 든다는 속설/

이를 믿는다 하면 한 사람은 배부르고/

만백성은 배고파 어이 살까/

 

 

카테고리 : 자연으로
태그 : , , , , , | 댓글 31개
페이지 2 의 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