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과 혀로 문서 작성을' 당신은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당신을 만난 건 7일 오전 고양시 일산직업능력개발원 컴퓨터실이었습니다.

턱으로 마우스를 고정시키고 혀로 왼쪽 마우스텝을 누르며 모니터를 응시하는 모습은 순간 저를 전율케 했습니다.

‘그럼 자판은 어떻게 칠까?’

그런 생각도 잠시 펜을 입에 물고 자판 하나 하나를 누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2011년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워드프로세서 직종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당신은 과제로 주어진 문서 1장을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다른 13명의 응시자들과 마찬가지로 40분 내에 그대로 옮겨야 했죠.

다른 경쟁자들이 내는 키보드 소리에 비해 당신의 “닥… 닥…” 소리는 약하고 느렸지만 제 귀엔 천둥소리처럼 들렸죠. 그도 그럴 것이 두 팔 모두가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어 입엔 문 펜 한 자루가 두 팔과 열손가락을 대신하니 그 펜의 무게는 우리들의 그것과 비교할 수가 없겠죠.

지난해 뇌병변 장애 1급만 참여하는 경기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워드프로세서 직종에서 은상을 차지한 당신이었지만 이번 대회는 만만치 않았죠.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장애 유형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두 손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죠.

결과는 실망스러웠어요. 40분 동안 입에 문 펜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지만 모니터에 옮겨진 것은 7줄이 전부였고 결국 실격을 당했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 만족스럽다며 크게 웃는 그 모습은 남겨진 모니터 여백만큼이나 넉넉하게 보였습니다.

 

 

 

 

 

카테고리 :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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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펜과 혀로 문서 작성을' 당신은 감동이었습니다.

  1. 호이호이 says:

    정말 감동 그 자체네요~

  2. 삿갓봉 says:

    많은걸 보고 느끼고 가네요.

  3. says:

    노력이 정말 아름답네요..ㅠㅠ
    실망하지 마시구~ 화이팅입니다~

  4. 감산 says: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다시 한 번 현실에 안주하면 살아가는 저에게 일침을 가하는 좋은 기사였습니다.

  5. 박친 says:

    맨날 환경 탓만 하고 투정만 부리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릅답습니다. 열심히 하시고 힘내시길 바래요~

  6. 수정봉 says:

    대단하네요.부끄럽습니다.

  7. 임희찬 says:

    정말….. 뭐든 쉽게 포기해버리는 제가 한심스러워지네요 ….

  8. 싼쵸 맘 says:

    제 사진을 반성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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