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시장에서 얻는 스타일 센스

지난 주말 봄 꽃시장에 다녀왔습니다.

문병
다녀오는 길에 "봄 화분 몇 개 들여놓겠다"는 친정 엄마를 따라 간 거라

왠만하면
늘 갖고 다니는 디지털카메라도 없어

핸드폰
꺼내들고 찍은 봄 꽃시장 사진 몇 장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노란색 카라입니다.


이 노란색 카라 화분을 보면서

날씬한
스트라이프 정장을 입은 이태리 신사를 떠올렸습니다.


손에 신문과 이 카라 꽃다발을 들고

도심을
활기차게 걷는 금발의 남자. ^^

조금
심하게 못 말리는 분홍색 마니아인 저는 요즘 노란색에 한창 꽂혀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매우 심각하게 심리 분석 중입니다.

몸도
정신도 노랑의 활기를 필요로 하는 나이가 된 걸까,

아니면

노란색이
향후 다가올 트렌드 색상임을 ‘신기’로 예견하고 있는 걸까. (착각도 자유^^)

암튼
사진은 이렇습니다.

 

 

 

자,
다음 세 장의 사진입니다.

일단
천천히 즐감하시죠.

 

 

 

 

 

 


조금 있다가 읽게 되실 제 기사처럼


말려 죽이기 전문이라 가운데 사진의 뒷쪽에 나오는

빨간색
선인장 중 잘 생긴 놈을 하나 골라 사 왔습니다.


마지막 사진에 나오는 양귀비 꽃은 국내 유명 벽지회사에서 벽지로도 자주 쓰는

디자인
모티브이죠. 인공적인 벽지 문양보다 실제로 보는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휴대폰
화질이 그리 좋지 않아

사진을
많이 찍진 않았지만


소박한 꽃시장의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장사하는 고급 꽃집에 들르지 않아도 됩니다.

실은
전 때때로 저희 아파트 앞에 오는 트럭에서 2000-3000원씩 꽃을 사는데요.

휘황찬란한
장식 없이 그냥 비닐에 툭툭 말아 와서 툭툭 담아둘수록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올 봄 꽃시장을 가 본 후에는

앞으로
꽃 말고 화분을 사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꽃은
그저 보는 것이요,

화분은
함께 호흡하며 기르는 것이니까요.

 

꽃시장
풍경에선

스타일에서
매우 중요한 색상 매치 감각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유명 아티스트들이나 디자이너들이

이국적인
곳들을 많이 여행하며 영감을 얻는다,고 하는데

이들이
영감을 얻는 포인트는 여행지 중에서도 특히 자연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색상 배합대로 꽃을 골라

예쁜
보자기로 화분을 싸서 선물하면 어떨까요?


봄날에…

 

이번
주말 꽃샘추위가 풀리걸랑

꽃구경하러
봄 꽃시장 함 다녀오세요. ^^

참,
기억하세요. 4월은 장미꽃의 달입니다. ^^

 

<다음은
4월16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제 기사입니다> 

  지난 주말 지인을 문병하러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인근 수서동 화훼단지에 갔습니다. 봄을 집 안으로 들이는 데는 화분이 제격이지요. 동행한 친정 엄마는 “볕이 잘 드는 아파트 베란다에 놓겠다”며 작은 제라늄 화분들을 골랐습니다. 평소 덜렁거리는 성격으로 화분 말려 죽이는데 전문인 저도 화사한 봄날의 꽃들에 마음이 흔들려 빨간색 선인장 하나를 골랐습니다.

 

  오랜만에 꽃시장에 간 저로선 화분들의 ‘착한 가격’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선인장이며 고추 묘목이며 튤립이며 작은 화분 하나에 2000원이면 족했습니다. 고상한 자태를 뽐내던 철쭉 화분은 꽤 큰 크기였는데도 7000원이었습니다. 식물 비료는 1000원.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사 먹는 돈으로 화분 하나, 비료 하나 살 수 있었습니다.

 

  실은 정직한 몸이 “좀 쉬어라”고 외쳐대는 통에 며칠 간 휴가를 쓴 직후였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남녀노소 늘 고민할 ‘일과 가정의 밸런스’ 뿐 아니라 평소 자세의 밸런스도 중요합니다. 삐뚤어진 자세가 지속되면 몸이 아파지고, 아픈 몸은 정신까지 병들게 하니까요. 봄 화분들은 매우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밝고 건강한 정신을 깨우쳐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장미 화분이었습니다. 아름드리 큰 화분에 심어진 장미는 2만5000원이라고 했습니다. 각 달마다 탄생석이 있듯 탄생화도 있습니다. 4월의 보석은 다이아몬드, 4월의 꽃은 장미입니다. 언젠가 친구의 남편이 친구에게 꽃을 선물하면서 건넨 카드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네게 꽃을 보낸다’. 한 번 시들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장미 꽃다발 대신 다이아몬드처럼 소중한 사람들에게 장미 화분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라고 노래도 부르면서….

 

  전 장미 화분을 보면서 뜬금없이 성이 장씨요, 이름 첫 글자가 ‘민’인 한 젊은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회사 신입사원인 그녀는 늘 생글생글한 얼굴로 선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직장 상사는 말했습니다. “일이 많은 걸 뻔히 알면서 시켜도 ‘아니요’란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아요. 그러니 어느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화창한 봄날입니다. 장미 화분 들여놓고 감상하면서 삶의 긍정적 태도를 상기하면 좋겠습니다. 이왕 해야 할 일들이라면, 즐겁게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합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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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재킷을 조끼로 성형수술시키기!

전 지금 살짝 흥분 상태입니다.

매우 매우 훌륭한 새 옷을 품에 안게 됐기 때문이죠.

비싼 돈 주고 새로 샀냐고요?

아닙니다.

 

10년쯤 된 옛날 재킷을 성형수술시켰습니다.

성형수술 비용은 1만 원.

과거 제일모직에서 수입했던 ‘GIANNI LO GIUDICE’란 브랜드의

검은색 기본 재킷이었습니다.

겉감 소재는 아세테이트 60%, 폴리에스텔 20%, 레이온 20%.

대충 4계절 두루 입을 수 있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약간 어깨선이 넓으면서(요즘 유행하는 파워 숄더 같이 각 잡힌 어깨가
아니라 괜시리 어깨선이 내려와있는 아줌마 스타일) 팔 통이 넓어서 몇 년 간 손이
안 갔던 옷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 재킷의 양 팔을 잘라내 버리자.’

그래서 수선비 1만 원을 과감히 투자해 변신시킨 제 새 조끼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 인터넷쇼핑몰 운영자가 아니기에

제가 직접 입고 찍기는 좀 남세스러워

그냥 옷걸이에 무심한 듯 걸어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마네킹이 아닌 흰색 옷걸이에 걸어

조금 태가 잘 안 나긴 하지만,

몸에 걸치면 바디라인이 예쁘게 떨어지면서도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에 투 버튼이라 몸을 편안하게 감싸줍니다.

 

목 라인도 적당한 깊이로 파여

안에 탑을 입을 수도 있고, 다른 남방을 입어도 두루 잘 어울립니다.

당초의 재킷에서 다른 변형은 하지 않고

그저 팔만 잘라낸 성형수술이었습니다.

전 이 재킷의 허리 선에 벨트를 두르렵니다.

가죽 소재의 검은색 두꺼운 벨트,

진주가 달린 얇은 갈색 가죽 벨트,

선홍빛 얇은 벨트…

모두 다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

조끼 안쪽에 있는 겨자색의 정체는

제가 바지 밑단을 수선한,

통이 매우 넓은 모직 바지입니다.

재킷 성형수술 작업에서 함께 수선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온

이 아이를 재킷과 함께 걸어두고 보니

검은색과 겨자색의 조합이 꽤 고급스럽습니다.

 

조끼의 장점을 설명하자면

적당히 체형의 결점을 커버하면서

재킷을 입기 살짝 더운 날씨에도 정장 차림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조끼 안에 속옷을 가릴 용도의 끈 탑만 입는다면

이 조끼는 남성적 매력과 섹시한 여성의 매력을 동시에 품을 수 있습니다.

 

전 옛날 재킷을 조끼로 리폼하면서

2008년 입생로랑의 패션 런웨이를 줄곧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멋스러운 입생로랑의 2008년 패션 런웨이를 함 보시죠.

매우 쿨한 입생로랑의 감성이 물씬합니다.

 

 

 

 

이 사진들을 보시면서

혹시 집 안 옷장 속에 처박혀

이 화창한 봄날씨를 구경하지 못하는

불쌍한 신세의 옛날 안 입는 재킷들을 떠올려보시죠.

아마 애정을 갖고 옷장 안을 들여다보시면

올 봄 수선비 1만 원으로

근사하면서도 신통방통한 새 조끼, 하나 마련하실 수 있을 겁니다.

 

P.S.

조끼는 패션잡지 화보 같은 스타일링도 가능하게 합니다.

제 조끼처럼 매우 기본적인 검은색 조끼라면 밑에 발레리나 샤샤 스커트와 흰색
단화를 매치할 수도 있겠고,

입생로랑 두 번째 사진처럼 선연한 푸른색 또는 오렌지빛 재킷이라면

밋밋한 당신의 무채색 패션에 그저 걸쳐만 입어도 매우 강렬한 패션 ‘엣지’를
발휘할 겁니다. 그럼 여러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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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토의 아름다움 그리고 소주 CITY

지난달 말 전남 해남에 있는 보해양조의 보해매실농원을 다녀왔습니다.

KTX를 타고 목포에서 내려 해남까지 갔습니다.

해남 가는 길 남도의 황토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국토가 아름답다, 생각한 것도 그 때입니다.

문득 차에서 내려 해남 황토 고구마, 먹고 싶다 생각도 했습니다.

다음은 당시 흐드러지게 피었던 보해매실농원의 매화꽃 터널 모습입니다.

 

 

 

이 매화꽃이 지고나면 열리는 매실로 술을 담근 게 바로 매실주입니다.

보해 매취순…

해남매실농원에선 매실로 만들 수 있는 각종 먹을거리도 소개합니다.

다음은 매실잼입니다. 저도 올해엔 함 시도해볼까 행복한 고민 중입니다.

 

 

 

다시 차를 타고 전남 장성에 있는 보해 공장에 가 봤습니다.

매취순을 숙성시키는 저장고 모습이 프랑스 유명 와이너리 와인 저장고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사진을 보시죠.

 

 

이 공장에서 저는 현대 설치미술작품을 연상시키는 풍경과 마주치게 됩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좀 더 클로즈업해보겠습니다.

 

 

보해양조가 술 패키지 디자인을 바꾸면서 재활용이 불가능해진 술병들을 이렇게
박스째 쌓아둔 모습이었는데, 전 이 모습을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들에게 마구 보여주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렸습니다. 소주 시티…이런 제목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 공장 바로 앞에서 함 찍어봤습니다.

역시 ‘통제구역 앞의 여자 백범 선생님’이란 제목의 뉴미디어 아트를 꿈꾸며. ^^(착각은
무한 자유!)

 

 

 

장성공장에는 그간 보해가 만든 술과 각종 광고물도 함께 견학할 수 있습니다.

이 옛날 포스터에 나온 배우 이정길씨, 당시 참 풋풋하셨습니다. ^^

앗, 요즘 다시 유행이 돌아온 추억의 청-청(청남방과 청바지) 패션도 선보이고
계십니다.

 

 

이래저래 해외에 종종 가게 되는 저는 요즘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에 대해 참 많은
걸 생각합니다. 실은 일부러 해남과 장성까지 찾아가 보해양조를 취재하게 된 것도
지난달 프랑스 와이너리들을 둘러본 후 우리 과실주에 더욱 애정을 갖자는 취지였거든요.

남의 나라 술은 족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 우리 술은 그저 편한 술로 대한다면
외국인들도 그저 그렇게 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 그렇잖아요.

별로 안 예쁜 사람도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면 남들도 그에게 뭔가 있나보다, 다시
보게 되는 것…

해남과 장성에서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다음은 4월12일자 동아일보 경제면 기사입니다.

 

  한 때 국산 매실주의 대표격인 보해양조의 ‘매취순’은 잘 나갔다. 1990년 14도의 순한 매실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매취순은 2001년 546억 원의 매출에 이를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국내 매실주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매취순 매출도 곤두박질해 지난해는 143억 원에 그쳤다. 이런 매취순이 최근 재기의 싹을 틔우고 있다.

●10년 숙성 매실주로 부활 노린다

  전남 장성에 있는 보해양조 공장의 매취순 생산 라인은 먼지가 일절 들어가지 않도록 유리벽을 친 클린룸 시스템이다. 구훈철 보해양조 제조1과 대리는 “청결한 품질 관리와 일정한 알코올도수 관리는 소비자와의 가장 큰 약속”이라고 했다.

  6만L짜리 대형 매취순 숙성탱크 400여 개가 있는 저장고는 프랑스 대형 양조장의 와인 저장고와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9m 높이의 거대한 탱크들 중에는 ‘1995년’으로 연도가 표기된 오래된 매취순 탱크도 있었다. 1995년에 매실과 알코올주정을 이 탱크에 담았다는 뜻이었는데, 과실주의 향기가 코끝을 강하게 자극했다.

  보해양조는 매실주를 10년 숙성시킨 18도짜리 ‘매취순 10년’을 회사를 일으킬 ‘구원투수’로 삼았다. 매취순 10년은 숙성기간 5년인 기존 매취순이 팔리지 않아 ‘의도하지 않게’ 오래 숙성된 속사연을 갖고 있다. 2000년 당시 세계무역기구(WTO) 판결로 기존 35%였던 매취순 주세율이 72%로 대폭 오르면서 매취순의 시련이 시작된 것. 국순당 백세주 등 약주의 인기, 와인과 사케 등 외국 술의 공세도 매취순을 위태롭게 했다. 2001년 1100억 원대였던 국내 매실주 시장 규모도 지난해 450억 원대로 크게 줄어든 상태.

 하지만 올해 1분기(1~3월) 보해양조의 매실주 매출은 ‘매취순 10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18%나 늘었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술의 저도(低度)화와 고급화, 장기 숙성주에 대한 인기 등 최근 주류시장의 달라진 추세는 보해 매실주가 과거 영화를 재건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국토가 떠야 우리 술도 뜬다 

  지난달 말 전남 해남군의 보해매실농원은 온통 매화꽃 잔치였다. 홍매화와 백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 터널,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이 어우러졌다. 매화가 지고난 후 열리는 매실은 6월에 알알이 정성스레 수확된 후 장성 공장으로 옮겨져 술로 담가진다.

  46만2800㎡(약 14만 평) 규모의 이 매실농원은 보해 창업주인 고 임광행 회장이 1960년대 프랑스 포도밭을 둘러본 후 ‘남의 나라 술이 아닌 한국 농산물로 담근 전통주로 승부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 1979년 조성됐다. 그러나 이 농원이 널리 알려진 것은 보해양조가  9년째 열고 있는 ‘보해 매화사진촬영대회’의 힘이 컸다. 지난해부터는 해남군청에 제안해 황토 농산물 장터 등을 여는 땅끝매화축제도 같은 기간에 열고 있다. 한 여행사와 손잡고 이 회사 매실농원을 둘러보는 KTX 관광상품도 올해 처음 개발해 15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이병우 보해양조 이사는 “매실농원을 개방한 후 매실주에 각종 이야깃거리를 담을 수 있게 됐다”며 “6월 청매실 수확기엔 일반인 대상의 매실 따기 체험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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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옷의 재발견, 멜빵 청바지

지난해 이맘때쯤 감각파 패션 브랜드들이 선보인 점프 수트(상, 하의가 붙어 있는 옷)를 보면서 ‘참 예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친정 엄마는 제게 허를 찌르는 코멘트를 하셨습니다! “너, 이런 옷 많잖아. (그러니 더 이상 사들이지 마라.)”

 

“아무리 생각해도 내겐 이런 옷이 없다”며 억울한 듯 맞서던 딸은 결국 친정 엄마의 ‘승리’를 인정하게 됐습니다. 점프 수트에 대한 모녀의 개념이 달랐을 뿐입니다. 제가 주장한 점프 수트는 실크와 저지 소재의 섹시한 배기팬츠였던 반면 엄마의 머릿속 점프 수트는 제 학창시절 멜빵 청바지였죠. 실은 엄마 말이 옳았습니다. 화려한 액세서리를 곁들인 ‘신상’(신상품)에 꽂혀 점프 수트의 ‘기본’을 깜빡했던 제 잘못이지요.

 

다음은
제가 필 꽂혔던 각종 해외 브랜드들의 점프수트입니다.

절대적으로
몸에 꼭 끼면 안 되고 루스한 실루엣을 가질 것, 실크와 저지로 고급스러움을 살릴
것, 너무 차려입지 않은 듯하면서도 뭔가 에지 있는 액세서리 딱 한 개로 포인트를
줄 것…제가 생각하는 점프수트 스타일링의 요건입니다.

 

 

 

다양한 직종의 작업복에서 출발한 점프 수트는 1960년대 ‘하이패션’으로 진입한 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영향으로 패션의 반열에 오른 역사도 있습니다.

 

엄마가 말했던 점프 수트, 그러니까 멜빵 청바지를 마주치게 된 건 최근 방영을 시작한 MBC 수목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였습니다. 여주인공 손예진의 멜빵 청바지는 정말로 제가 학생 때 입던 점프 수트의 모습 그대로였죠. 멜빵 하나를 익살스럽게 풀어 내리고 청바지 밑단은 둘둘 말아 로커와 매치한 그녀의 패션은 4월의 봄날, 참 예쁘게 보였습니다.

 

 

 

 ‘멜빵바지를 찾아라.’ 지난 주말 대대적인 옛날 옷 수색 작업에 나섰습니다. 대학 시절 동네방네를 질질 쓸고 다닌 멜빵 청바지를 비롯해 여동생이 아주 오래 전 입다 내팽개친 와인색 멜빵 면바지 등 몇 벌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제 패션 신조는 ‘패션은 돌고 돈다. 하지만 다시 유행이 올 땐 어딘가 달라지기 때문에 고쳐 입는 돈이 더 든다’입니다. 그러나 올 봄 청바지 패션만큼은 예외입니다. 남자친구 옷을 입은 듯 헐렁한 실루엣의 ‘보이프렌드 핏’ 등 다양한 형태의 청바지가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마트에서 파는 7900원짜리 청바지, 유니클로와 H&M의 편안한 2, 3만 원대 청바지가 경쟁력을 갖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옛날 헐렁한 청바지를 꺼내 입을수록 세련돼 보이는 게 올 봄 패션 트렌드이거든요.

 

 손예진이 ‘개인의 취향’에서 선보였던 남자 나비넥타이도 귀여워 보여 언젠가 제가 사준 남편의 나비넥타이에도 한껏 눈독을 들이는 중입니다. 자, 올 봄맞이 옷장 정리 때는 남편 또는 남자친구의 옷장을 집중탐구하시죠. 꽤 쓸만한 패션을 찾아내기를 응원합니다!

 

 

P.S.

참고로
요즘 전 옛날 옷의 재발견에 매우 흥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2002년
샀던 나인식스티 브랜드의 긴 청재킷도 올 봄 입으려고 꺼내뒀습니다.

엉덩이를
덮는 긴 길이로 빛바랜 청에 온통 꽃무늬가 그려진 재킷이지요.

참,
올 봄에는 예전에 끔찍하게 촌스럽게 여겨졌던 청-청 조합도 매우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청남방에 청바지를 입는 식이죠. 전 이 재킷에 판타롱 스타일
옛 청바지 또는 빨간색 롱 스커트를 입을까 생각 중입니다.

 

재미로
199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제가 미국 할리우드에 놀러 갔을 때 선보인 추억의 청-청 패션을
소개합니다. ㅋㅋ 으…그러고보니 거의 20년 전 사진이군요.

 

 

이번
주말에는 10년도 더 된 검은색 정장 재킷의 두 팔도 수선집에 가져가 과감하게 잘라
베스트로 만들 생각입니다. 오래된 검은 재킷 두 벌을 두고 어젯밤 고민해봤는데,
너무 두꺼운 질감은 조끼를 많이 입는 계절엔 실용도가 떨어질 것 같아 너무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의 옷감의 재킷을 골랐습니다. 올해엔 조끼로 멋을
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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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패션디렉터와의 토크

동아일보 4월9일자 위크엔드 기사입니다.

 

브론윈 코스그레이브 씨(44). 국내에선 생소한 이름일 수 있으나 유럽에선 이름을
날리는 패션 전문가다. 영국 BBC TV 패션 디렉터로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에서
패션 패설을 맡는다. 몇 년 전엔 ‘레드카펫-패션과 아카데미 의상상)’이란 책을 통해
레드카펫 패션의 역사를 총정리한 바 있다.

 

그가 한국을 다녀갔다. 지난달 26일-이달 1일 진행됐던 서울패션위크에 해외 전문가로
초청 받아서다. 지난달 31일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그를 만났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 가지가 궁금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패션은 어땠는지, 레드카펫 패션은 앞으로 어떨게 변화할지. 이 인터뷰 자리에는
‘레드카펫’의 한국판(2009년)을 번역한 재미 패션칼럼니스트 조 벡 씨(31)도 함께했다.

 

 

○ “서울패션위크, 시스템을 다듬어라”

―서울패션위크를 어떻게 봤는가.

 

"개인적으로 서울패션위크를 굉장히 즐겼다. 특히 디자이너 최범석 씨의
‘제너럴 아이디어’ 브랜드 남성복에 푹 빠졌다. 디자인은 아티스틱했고, 옷감도 훌륭했다.
무엇보다 여자인 나도 당장 입고 싶은 재킷 등 실용적인 옷들이 많았다.(올해 33세인
최 씨는 19세 때 서울 홍익대 앞에서 옷 장사를 시작한 뒤 동대문을 거쳐 해외로
진출한 입지전적 디자이너다) 디자이너 정욱준 씨의 ‘준지’ 남성복 브랜드는 힘이
넘치면서도 정교했다."―여성복 브랜드 중에선 눈에 띄는 게 없었나.“디자이너
노승은 씨의 옷 색상은 숨이 막힐 정도로 훌륭했다.(노 씨는 국내 원로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씨의 딸이다) 쇼 측면에서는 이상봉 씨의 행사가 정제된 세련미를 뽐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복합문화공간 ‘크링’에서 따로 열린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인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선 영국 런던에서 공부한 혼성 디자이너 그룹인 ‘스티브제이
앤드 요니피’가 돋보였다.
화장실로 꾸며진 무대에서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한 감성을 풀어냈다."

―‘옥에 티’는 없었나.“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하더라. 해외 패션위크에서는 대개
디자이너별로 20∼30벌의 엄선된 옷을 선보이는 데 비해 서울패션위크에선 무려 50여 벌의 옷을 내놓는 디자이너도 있었다. 그러면 쇼가
지루해진다. 지정석도 없어 관객들이 우왕좌왕했다. 서울패션위크는 시스템을 가다듬어 좀 더 럭셔리해져야 한다.”이 대목에서 조 벡
씨도 ‘쓴소리’를 했다. “결국 한국 디자이너들이 쇼를 통해 선보인 옷들을 해외로 가져가 현지화시켜야 하는데, 해외 기반이 부족한 게 큰
걸림돌이다. 해외에서 설령 극찬을 받아도 디자이너들이 생업을 위해 한국에 살고 있으니,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디자이너 연락처를 얻기도 힘겹다.
디자이너와 바이어가 평소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야 비즈니스 관계로 발전할 텐데….”―한국 패션의 가능성을 보긴
했나.“물론이다. 국내 잡화 브랜드 ‘MCM’은 디자인과 소재
면에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손색없었다. MCM의 뱀피 클러치백은 당장 아카데미 시상식에 들고 나가도 되겠더라.(이날 프랑스 ‘몽클레르’ 패딩
파카와 이탈리아 ‘알베르타 페레티’ 원피스를 입은 그는 갈색 MCM 숄더백을 들고 있었다) 본래 독일 브랜드였던 MCM을 국내 기업이 인수한
형태를 다른 한국 기업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서울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 전시가 열린 후 한국 패션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이번에 한국에 있는 동안 많은 미국과 유럽의 패션계 인사들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부럽다. 서울의 패션을 꼭 보고 싶다’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청담동, 종로구 인사동 등을 묶어 서울의 3색 패션 관광루트로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 “레드 카펫 패션은 치열한 전략이다”―당신은 ‘유명인(celebrity)
드레싱’의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어떤 스타의 레드 카펫 의상이 요즘 돋보이는가.“역사적으로 레드 카펫은 샤넬과 발렌티노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드레스들로 수놓였다. 물론 이들 브랜드의 드레스는 우아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좀 더 ‘파워풀한 순간’을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것도 전략이다. 한 예로 영화 ‘언 에듀케이션’에 출연한 여배우 로자먼드 파이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프랑스 디자이너
롤랑 무레 씨의 옷을 입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지난달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대통령 부인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부부가
엘리제궁을 방문했을 때 무레 씨의 롱 드레스를 입었다)”―그 밖에 손꼽을 만한 레드 카펫 패션의 달인은
누구인가.“캘빈 클라인 드레스를 멋지게 소화하는 줄리앤 무어는 자연스럽고도 우아한 패션 취향을 지녔다. 줄리아 로버츠는 그녀
자체가 패션이다. 지난달 열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심플한 이브생로랑 드레스를 입은 케이트 윈즐릿, 샤넬 튜브 드레스를 선택한 세라 제시카
파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레드 카펫에서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스타의 이미지가 좌우된다. 레드 카펫 패션이야말로 치열한
전략이다.”

 

―당신이 스타일리스트라면 레드 카펫에서 꾸며주고 싶은 스타는….“메릴 스트리프. 단 한 번도 대중에게
인상적인 패션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무엇이든 가능케 하는 패션 하우스, 크리스티앙 디오르에 그녀를 데리고 가 패션을 개조해 주고
싶다.”―미래의 레드 카펫 패션은 지금과는 다른 스타일이 될까.“1929년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후 레드
카펫 패션은 대공황을 맞아 한 단계 도약했다. 미국 경제 사정은 극도로 어려웠지만 사람들은 화려한 영화를 보면서 일상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수익 대부분을 레드 카펫 의상비에 재투입했다. 여배우 캐서린 헵번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도 이때다. 영국이 아직도
왕위를 계승하고 있는 것처럼 레드 카펫 패션의 이런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남을 것이다. 미래에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레드 카펫 위 스타들에게 옷을
입히고 싶어 할 것이다. 환호와 갈채는 레드 카펫과 패션의 공통된 속성이니까.”그는 요즘 영국의 유명 호텔그룹 ‘도체스터’가
추진하는 ‘패션 프라이스 어워드’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패션위크가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를 키우는 목적이라면, 이
상은 영국의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한 상이다. 유명 구두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니크 씨와 2년 전 가수 마돈나에게 권총 모양의 ‘샤넬’
하이힐을 디자인해 줬던 신예 로렌스 데케이드 씨 등 쟁쟁한 디자이너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을 해외에
널리 알려 판매망을 뚫어주려는 것이다. 한국 패션도 이 같은 시도를 더 많이 해야 세계화될 수 있지 않을까.”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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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날 생각하는 스타일 단상

지난달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작은 포도밭에서 찍은 제 발 사진입니다.

 

 

중,고교생들부터 40,50대 패셔너블한 남자들까지 신는 전 국민 신발 브랜드, 흰색
‘converse’,

’3.1 필립림’ 검은색 하이 웨이스트 배기 팬츠(평소엔 바지 밑단을 더 걷어 입는데
이날 오전 산책길에는 날씨가 꽤 차가웠던데다 광활한 포도밭에서 절 보는 이가 없어
그냥 내려 입었습니다. ^^)

‘유니클로’에서 산 빨간색 양말…

그리고 이 사진의 빛나는 주인공, 바로 부르고뉴 포도밭의 테루아입니다.

흙도 흙이지만, 태양광이 참 영양가 넘쳐 보였습니다.

프랑스 사대주의, 결코 아닙니다.

얼마 전 다녀온 해남의 황토빛 토양도 퍽 인상적이었지요.

 

실은 지금 매우 늦은 겨울휴가(사실상 봄휴가) 중입니다.

사흘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입니다만,

이번주 금요일 동아일보 위크엔드 기사를 두 개나 맡은터라

휴가 중에도 기사를 써야 했지만,

그래도 회사를 안 가니 하루 24시간을 참 다양하게 쓸 수 있습니다.

제 사생활을 만천하에 공개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시간의 상대적 질량과 가치에 대해 많은 걸 깨닫게 된 휴가입니다.

 

뜬금없이 이 밤중 부르고뉴 포도밭 사진을 이 곳에 올리게 된 건,

지금 매우 어린 2008년 빈티지의 한 프랑스 보르도 아펠라시옹 와인을 마시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1층 와인 대방출전 행사 때 행사가 1만2000원에 산 와인입니다.

(참고로 지금 롯데백화점도 와인 할인행사 중입니다)

와인을 따는 순간 깨끗한 코르크부터 자신의 어린 나이를 순박하게(나쁜
말로는 민망하고 철없게) 드러내더니,

역시나 맛 또한 매우 어립니다.

그리 짧지 않은 기자생활, 그리 젊지 않은 나이에 혹 제가 쓰는 기사, 제 언행이

남들이 볼 때 이런 맛과 품새이면 어쩌나요.

와인잔 앞에 두고 깊은 생각에 빠져 봅니다.

 

내일(4월7일)이 신문의 날인 것도 이런 상념에 빠져들게 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신문과 활자(종이에 따박따박 인쇄된, 그러니까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잉태한 숭고한 산물)를

철저하게 숭배하는 저로선 요즘의 인터넷 세상(지금 쓰고 있는 저널로그를 포함해)이
이율배반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리하지만 가벼운 소통, 매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상황의 반전…

이런 시대에 신문기자는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할까요. 고민이 듭니다.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살았습니다.

아는 걸, 취재한 걸 다 드러내고 싶어 안달복달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실상은 많은 걸 하고 있지만 떠들썩한 해외여행
등을 하지 않는) 휴가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신문기자는 멀티테스킹의 달인입니다.

그래서 정작 숲을 못 보는 건 아닐까, 또 생각해봅니다.

 

패션 잡지를 보면, 옷 매장을 돌다 보면

이성을 잃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왠지 사서 몸에 걸쳐야 트렌드 낙오자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조바심 때문일까요.

우리 속에 내재한 소비 본능일까요.

하지만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는 스타일은 늘 엇박자를 냅니다.

남보다 앞선 패션에 스스로는 패션 위너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패션 빅팀일 겁니다.

결국은 ‘원 오브 뎀’이 되는 패션…

 

이제 휴가는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

참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산행도 하고 싶어집니다.

읽고 싶은 책도 너무 많습니다.

마음을 비워 심신을 치유하겠다고 굳건히 마음 먹었는데,

머릿속은 또 이런저런 계획으로 분주해집니다.

천성일까요. 신문기자의 직업병일까요.

 

매우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패션에 심취했던 탓인지,

패션 담당 기자(산업부 기자로 패션은 제가 맡고 있는 수많은 분야 중 일부분이라해도…)라는 직업 때문인지

기괴하고 대담한 패션에도 전 늘 열린 마음가짐입니다.

마음 뿐 아니라 행동에도 옮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일의 정석은 TPO입니다.

돈 많고 스타일에 해박한 젊고 쟁쟁한 CEO들이 왜 딱딱한 정장을 입겠습니까.

그것이 곧 에티켓이기 때문이지요.

 

마음 같아서는

다소 치유된(치유될?) 심신으로

‘콤 데 가르송’의 ‘똥 싼 바지’와 휘황찬란한 금색 니트 카디건,

영화배우 같은 헌팅캡 차림으로

며칠 후 직업 전선에 나가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선 안 되겠지요.

직장은 일하는 곳이니까요.

요즘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파파라치 컷 패션에 지나치게
경도된 여성들이

이런 스타들의 차림새로 일터에 나가는 게 개인적으로는 꽤 못마땅해 보입니다.

사실 일터에서는 단정한 셔츠와 일자 바지 또는 타이트 스커트, 작은 귀고리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용과 절제…

너무 많은 소리들이 범람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갖추는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균형 감각을 잡고 어떻게 임팩트있게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까…

신문의 날 생각하는 신문기자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남은 휴가 하루, 건강하게 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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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모자 브랜드, 카오리

동아일보 4월2일자 위크엔드 패션기사입니다.

 

언젠가부터 국내에서 멋깨나 낸다는 사람들로부터 ‘카오리’란 말을 종종 듣게 됐다. 알고 보니 카오리(kAoRi)는 일본어로
‘향기’란 뜻의 모자 전문 숍이었다. 모자 디자이너 이형렬 씨(37)는 중앙대 의류학과와 일본 도쿄 문화복장학원 패션공예과(모자
전공)를 나와 2004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카오리를 열었다. “모자가 패션과 조화를 이루면 도시에 향기가 날 것 같거든요.”
모자 패션이 척박한 한국에서 모자 디자이너, 모자 전문 숍이라니.

 

○비대칭과 입체 패턴의
지난달 25일 ‘카오리’에 들어선 기자는 “야아”란 감탄을 절로 내뱉었다.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代官山)의 유명 모자 숍
‘카시라’(CA4LA)의 개성 넘치는 모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수많은 머리 위 예술 오브제들…. 헌팅캡, 챙이 넓은 해트(hat), 야구 모자
스타일의 캡(cap)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자는 이 씨 특유의 수제(手製)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야구 모자도 뭔가 달랐다. 작은 조각
천들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 기법으로 마치 퀼트 작품 같았다.그가 만든 헌팅캡을 쓰면 뒤태가 봉긋 솟아 전체 얼굴 라인을 부드럽게
정리해준다. 왜일까. 비결은 모자 뒤쪽의 고무 밴드였다. 뒤쪽을 탱탱하게 잡아주자 두상 전체가 솟아오른 것이었다. 카스캐트(프랑스어로 챙 달린
모자)는 마네킹 두상에 직접 천을 대고 입체 패턴을 하기 때문에 주름이 자연스럽게 잡혀 있었다.이날 이 씨는 흰색 셔츠에 헐렁한
배기팬츠, 검은색 스니커즈와 헌팅캡 차림이었다. “아, 이 모자요? 디자이너 이상봉 선생님도 즐겨 쓰는 모자예요. 검은색 헌팅캡은 남녀노소 두루
잘 어울려요. 세미 정장뿐 아니라 레드카펫 위에서 드레스에 매치해도 멋스럽습니다.”이 씨가 매장 안쪽에 딸린 작업실에서 만드는
모자의 가장 큰 특징은 비대칭 디자인이다. 오른쪽과 왼쪽 천 길이를 2mm 정도 다르게 하는 이 디자인은 어떤 각도와 방향으로 모자를 쓰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스타일을 가능케 한다. “일본에서 공부할 때 교과서에 나온 말이 있었어요. 모자는 배우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제
모자를 쓰는 사람들이 창의적 스타일을 스스로 찾아가며 모자에 정을 붙였으면 좋겠어요.” 일본 언론에 카오리가 자주 소개된지라 인터뷰 도중에도
일본 여성들이 삼삼오오 몇 차례나 둘러보고 갔다.

 

○스타들로부터 배우는 모자 코디법흔히 패션의 완성은 구두라고 하는데 머리 위에 얹는 모자는 패션의 ‘플러스알파’다.
스타일에 깐깐한 유명 연예인과 모델들이 이곳을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모자를 사 가는 이유다.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장근석은 앞부분이
늘어지는 헐렁한 검은색 티셔츠에 카카오색 카디건과 긴 검은색 재킷을 걸쳐 입고 ‘카오리’ 모자를 썼다. 모자 꼭대기 부분(크라운·crown)이
산처럼 높으면서 왼쪽과 오른쪽의 높이가 다른, 마법사 같은 독창적 디자인이다. 어깨까지 늘어지는 긴 머리를 웨이브 파마한 당시 장근석의
헤어스타일과 장난기 어린 표정이 이 모자와 참 잘 어울렸다.마침 이 모자가 매장에 있어 눌러 써보니 마음에 들었다. ‘연예인도
아니면서 이 모자를 쓰고 동네방네 다니면 사람들이 죄다 쳐다보겠지.’ 그럼 어떤가. 어차피 패션은 자기만족인데. 곁에서 함께 거울을 보던 이
씨도 거들었다. “제 모자는 남녀 구분이 없어요. 그저 자신감 있게 쓰면 됩니다.” 지난해 서울패션위크 때 회색 정장에 빨간색
페도라(챙이 짧은 중절모)로 강렬한 ‘패션의 방점’을 찍은 멋쟁이 배우 류승범, 올봄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카키색 셔츠 스타일 재킷에 체크무늬
헌팅캡을 눌러 쓴 배우 신민아, 영화 ‘무방비도시’에서 검은색 헌팅캡을 비스듬히 내려 써 ‘팜파탈’ 매력을 발산한 배우 손예진 등 ‘카오리’
팬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한국에도 모자 유행시대 곧 온다”그는 2004년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의 작은 점포를 얻어 처음 카오리를 열었다. 국내에 패션 학도는 매년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모자 디자인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다. 유독 모자를 두려워하는 한국인 정서 탓에 시장이 작아서다. 그래도 패션 피플은 그의 모자를 알아봤다. 이 씨는
2006년과 2007년엔 국내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 씨와 우영미 씨의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 패션쇼에도 참여했다. 이 씨는 두 번의 이사 끝에
지금의 넓은 가게로 옮길 수 있었다. 지난달 10일∼이달 5일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공예관에서 ‘솔기의
마술(Magic of seam)…이형렬 개인전’도 열리고 있다. 이 씨와 카오리에 대한 입소문을 들은 가나아트센터 측의 제안으로 이뤄진 전시다.
가나아트 측은 이 씨의 모자 60여 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왕이 왕관을 쓰듯 모자는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서 그 발전의 단계를 지나왔다. 현대인은 모자를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이용한다. 평범하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번 이형렬 작가의 모자 전시는 대중의 구미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세심한 디테일과 독특한 실루엣, 다양한
소재와 패턴의 변화로 디자인된 그의 모자는 현대인의 감성을 충족시켜 준다.’그의 도전은 쉼이 없다. 이달 20일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5층에 ‘카오리 with 이미숙’이란 모자 전문 매장을 낸다. 유명 배우 이미숙 씨는 이 씨의 사촌누나다. 이미숙 씨는
이형렬 씨가 만든 깃털 장식의 화려한 모자를 쓰고 국내 패션잡지 ‘바자’의 패션화보를 찍기도 했다. 붉은색 립스틱과 어우러진 ‘카오리’ 모자의
패션 아우라는 강렬했다.“롯데백화점에서 패션 소품을 강화하기 위해 입점하라고 제안하더군요. 누나(이미숙 씨)가 모자와 골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골프 모자 디자인에 참여했어요. 전체 상품 중 20%를 골프 모자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필드 위에서 천편일률적인 골프 모자가
그동안 영 못마땅했거든요. 지켜보십시오. 향후 5년 내 국내에서도 모자가 유행할 겁니다.” 이 남자. 그의 포부처럼 왠지 이
도시에 모자 향기(카오리)를 피워낼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든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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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권 광주요그룹 회장 자택에서 만난 '한식의 세계화'

동아일보 위크엔드 4월2일자 프런트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쓰고 난 후 지난 주말 이마트에서 청도 미나리, 달래, 냉이 등 각종
봄나물을 샀습니다.

봄나물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이 기사에 소개된 레서피, 따라 음식 만들어 보시면서 이 봄날을 즐기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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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배기 흰색 진돗개가 가장 먼저 손님들을 맞았다. 지난달 25일 오후 7시 무렵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2층 단독 주택. 집주인이자 이날 저녁
식사의 초대자는 조태권 광주요그룹 회장(62)이었다. 그는 얼마 전 백발에 눈웃음, 그리고 호탕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에 와서 밥 먹고
가요.”

 

그렇게 동아일보 기자 5명은 이날 조 회장 자택에 초대받았다. 대문에 들어서 용 문양이 바닥에 새겨진 돌계단을 오르자
박물관 같은 응접실 광경이 펼쳐졌다. 몇 년 전 호암아트홀이 빌려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조선시대 나무 탁자, 부리가 매끄럽게 잘생긴 목조 오리,
옥빛이 단아하게 감도는 화병…. 젊은 날부터 재일교포 아내와 의기투합해 사 모았다는 한국의 옛 가구와 소품들이었다.“문화적 안목이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게 아니듯 한식 세계화는 결국 좋은 한식을 많이 체험해봐야 이뤄집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모셨어요.” 조 회장은 조만간 국내외
외교관 부인들도 집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할 것이라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극 정성을 들여 한식을 홍보하는 조 회장.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한식 세계화의 전도사’라고 부른다.응접실로 웰컴 드링크가 나왔다. 좁고 기다란 샴페인 잔에 담긴 노란색 술. 잔 속에는
여자 새끼손가락만 한 유자꽃, 매듭 모양의 라임 껍질이 함께 담겼다. “유자청 칵테일입니다. 41도 화요(광주요가 만든 고급 증류식 소주)
25mL와 유자청 25mL를 섞어 얼음을 넣은 후 라임즙 5방울과 소다수 50mL를 넣었죠. 그러면 10도가 약간 넘는 마시기 편안한 알코올
도수가 됩니다.” 백자에 담긴 말린 자두와 치즈를 곁들이니 식욕이 절로 돋았다. 음식은 담는 그릇에 따라 격이 달라졌다.“자,
이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길까요?” 조 회장과의 2시간여 ‘품격 있는 한식 코스’ 식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톱이 제대로 되면 한식도 자연스레 세분화”
6인용 식탁 위에는 연분홍색 튤립들이 나지막한 유리 볼에 담겨 수줍은 듯
분위기를 띄웠다. 자리를 잡고 앉자 수국 문양의 푸른색 비단 천이 무릎 위에 놓였다. 노트북보다 조금 더 큰 직사각형의 흰색 도자판(1인용 식기
매트를 도자기로 만든 것)은 앞으로 서빙될 음식이 놓일 곳이다. 봄의 홍매화가 붓글씨처럼 수려하게 그려져 있다.“개인상에 담았다는
느낌을 주려고 도자판을 만들었어요. ‘한식은 한끼 음식을 한상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은 제사상의 영향이죠. 세계 인구 중 20억 명이 코스
요리를 먹지 않습니까. 그러니 한식도 당연히 코스 요리로 외국인들에게 다가서야죠. 일단 그들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한식을 알린 후 한상 차림도
경험하게 하는 게 순서예요.”애피타이저로 처음 오른 음식은 청자에 담겨 나온 ‘더덕을 곁들인 새우 애탕국’이었다. 쫄깃한 식감을
위해 새우를 일부는 다지고 일부는 갈아 완자를 만들었다. 잣즙으로 무친 더덕과 청경채를 양지 육수에 넣어 끓인 국물은 맑고도 시원했다. 부드러운
음식엔 부드러운 술을 곁들여야 한다며 조 회장은 17도 증류식 소주 ‘화요’를 반주로 권했다.그는 말문을 이어 나갔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란 책에서 한식에 접목할 세 가지를 배웠습니다. 소수의 힘, 고착성, 상황의 힘이죠. 처음엔 소수가 이끌어 나가면
고착성이 생기고 여기에 상황의 힘이 더해져 결국 ‘빵’ 터지는 겁니다. 김연아 선수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듯 한식도 ‘톱’을
키워야 합니다. 값싸고 푸짐하면 음식의 격은 떨어지게 마련이에요. 톱은 오르기 어려워 그렇지 한번 오르면 좀체 내려오지 않습니다. 10만 원짜리
밥이 있어야 5만 원, 3만 원짜리도 나옵니다. 한식은 진정한 톱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톱이 제대로 되면 자연스럽게 한식이 세분화될 수
있습니다.”

○ “한식의 가치 과소평가하지 말자”두 번째 요리는 ‘돌나물 무침을 곁들인 게살전과 참나물전’이었다. 새콤달콤한
돌나물 무침은 한국의 봄맛이었다. 생막걸리를 항아리에서 발효시켜 만든 막걸리 식초와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이 그 맛을 이룬 비법이었다.
참나물전에는 단호박을 채쳐 가니시(garnish·음식에 곁들이는 장식)로 올렸다. 베어 물자 ‘바삭’ 소리가 났다. 바삭함의 비결은 전의 반죽을
최대한 묽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 음식을 만든 김병진 광주요그룹 셰프는 귀띔했다.조 회장은 200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최고급
한식점 ‘가온’을 열었다가 5년 만인 2008년 누적 적자로 폐업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사람들은 “조 회장이 너무 앞서 갔다”는 평가도
했다. 좋든 싫든 ‘아픈 기억’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내가 아니면 또 누가 했겠냐”고 반문했다.“가온에 왔던 한 손님이
‘여기 김치찌개는 왜 이렇게 비싸냐’고 따져 직원들이 난감해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의 최고급 식당에서 나오는 달걀 프라이와 기사 식당의
달걀 프라이가 어떻게 다르겠느냐’고 그 손님에게 되물으라고 했죠. 그 둘은 재료에서 시작해 상에 놓이기까지 모든 맥락에서 같은 음식이 아닙니다.
가치가 다르죠. 왜 유독 한식의 가치에 대해서는 그토록 인색할까요.”세 번째는 ‘청도 한재미나리를 곁들인 개성편수’. 개성편수는
메밀가루로 만든 만두피에 다진 돼지고기와 김치 등으로 만든 소를 채워 찌거나 끓인다. 달래간장(달래에 국간장과 양조간장을 6 대 4 비율로
배합해 넣은 것)을 곁들여 경북 청도산 한재미나리와 함께 씹으니 쫀득했다. 한재미나리는 줄기 속이 꽉 차 씹는 맛과 향이 좋다고 소문난
미나리다.○ “세계인의 지성과 감성을 자극하라”네 번째 나온 ‘대파, 생강향의 삼겹살 찜’은 술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술 도둑’이었다. 각 손님 앞에 놓인 술잔엔 17도에 이어 25도 화요가 부어지고 비기를 반복했다. 삼겹살은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 생강즙에 일단 절였다. 이후 팬에 한 차례 구워낸 다음 생강, 대파, 간장 등으로 만든 소스에 거듭 재워 밀폐 상태로 쪘다. 그리고 다시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시간 반을 구웠다. 이런 수고 끝에 기름기가 쪽 빠진 삼겹살을 두툼하게 썰어 대파 채와 어우러지게 했더니 고급스러운
풍미였다. 고추냉이와 으깬 감자를 삼겹살과 함께 입에 넣자 느끼함이 없었다.

 

 

다섯 번째 ‘달래무침과 아롱사태 편육’. 아롱사태
편육은 된장을 풀어낸 물에 삶아낸 뒤 뜨거운 상태에서 랩으로 싸 모양을 잡아 얇게 썰었다. 가볍게 두드려 얇게 펼친 더덕을 간장과 참기름을 발라
구워냈더니 그 맛의 궁합이 썩 좋았다.조 회장은 2007년엔 미국 내파밸리 지역에 한국의 그릇, 음식, 술을 모두 가져가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진수를 선보이는 이벤트도 열었다. 국내 유명 재계 인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곳의 유명 와이너리 사장들은 자신들이
최고로 꼽는 빈티지의 와인을 각자 들고 와 “한식이 슬로 푸드라 몸에 좋다죠?”라며 한식을 한껏 즐겼다. 음식은 외교의
꽃이었다.이날 저녁식사 참석자들이 최고의 맛으로 꼽은 요리는 여섯 번째 나온 ‘개성식 돼지갈비 구이’다. 돼지 등갈비를 새우젓,
대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팬에 초벌구이를 하고 41도 화요를 부어 잡 냄새를 날린 뒤 약한 불에
찌듯 익혀 재벌구이를 했다. 그래서 한식은 손이 많이 가는 정성스러운 음식이다.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해 그 짭조름한 맛에서 한국의 바다가
절로 떠올랐다.뚜껑이 달린 작은 옹기 모양의 그릇이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발라낸 갈비뼈를 담는 그릇이었다. “입에서 나온 건
숨겨야 하죠.” 함께 나온 백김치는 둥그렇게 판 배 속에 말아 넣었다. 맛도 맛이거니와 그 모양새가 정갈했다. 외국인들에게는 맵지 않은 백김치를
내놓아야 하냐고 묻자 조 회장은 “우리가 먹는 다양한 김치를 일단 해외로 내보내 각국 현지 반응에 맞춰 매운맛을 조절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도 서로 경쟁해야 발전한다”

 

마지막 식사로는 울릉도에서만 난다는 전호나물을 비롯해 냉이와 유채 등 10가지 나물을 얹은 ‘봄나물 비빔밥과 쑥 토장국’이 나왔다. 입 속을
화사하게 정리해 주는 느낌! 밥을 비빌 때 넣는 더덕 고추장 양념도 돋보였다. 고추장에 넣어 장아찌로 만든 더덕을 다져 다시 고추장에 넣고 생
더덕 즙을 넣어 만든 것이다.늘 이렇게 진수성찬을 차려 먹느냐고 묻자 조 회장은 “그럼 배불뚝이 뚱보가 되게요?”라며 웃었다.
이렇게 손님을 초대해 정찬을 하면 다음날 아침과 저녁식사로는 미숫가루로 만든 빵과 견과류만 먹고 동대문 지하철역에서 성북동 집까지 일부러
걷는다고 했다.후식인 떡과 오미자차를 거쳐 맨 마지막에 나온 식후주는 이날 저녁식사의 ‘화룡점정’이었다. 연갈색을 띄는 금빛,
강한 독주의 향기가 위스키 같았다. ‘광주요가 언제 위스키를 만들었지?’ 의아해하는데, 조 회장이 말한다. “무슨 술 같아요?” 애석하게도 답을
맞힌 손님은 없었다.“작은 오크통을 구해 41도 화요를 장기간 숙성시켜봤어요. 그랬더니 명품 위스키 못지않은 풍부한 향과 맛이
납디다. 그래서 이번에 오크통 200개를 더 들여왔어요. 9월부터 오크통 소주를 제품으로 만들어 내놓으려고요.”이런 영업 비밀을
신문에 소개해도 되냐고 묻자 그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쓰세요. 누가 먼저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경쟁이 발전을 이룹니다. 그래야 우리 음식,
우리 술이 거듭나지 않겠어요?”따뜻한 뱃속만큼 마음도 불러왔다. 조 회장은 전국 팔도의 음식을 담는 8가지 한식 코스 요리도
계절별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한식에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을 수 있다며…. 대문까지 나와 마중하는 그를 보면서 언젠가 국내에
‘가온’을 다시 열겠다는 그의 바람이 꼭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디자인=김원중 기자
paranwon@donga.com▼광주요 2세 경영인… 고급 한식점 1호 열어▼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
은 부친인 고 조소수 씨가 1963년 창업한 광주요를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다. 경남 남해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경기중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1973년 미국 미주리대(공업경영학)를 졸업한 그는 한국과 일본, 미국
생활을 두루 경험한 코스모폴리탄이다.대학 졸업 뒤 일본의 종합상사인 마루이치에서 근무했다. 이후 ㈜대우에서 김우중 대우 회장의
측근으로 방위산업 업무를 맡기도 했고, 1982년엔 대우의 그리스 지사장을 지냈다. 1988년 부친이 세상을 뜨자 광주요에 인생을 걸었다.
도공들을 데리고 각국을 돌며 도자기 공부를 해 푸른색과 붉은색을 함께 띠는 상감 도자기를 개발했다.200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연 고급 한식전문점 ‘가온’ 1호점은 한식 고급화의 신호탄이었다. 중동의 두바이 왕자가 홍삼과 닭, 전복 등을 넣어 만든 가온의
‘홍계탕’(그릇당 30만 원)에 반해 귀국길 자가용 비행기로 540만 원어치나 배달시켰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하지만 고급 한식의 길은
멀었다. 가온은 계속 적자를 내다 2008년 12월 폐업했다.최고의 그릇에 최고의 음식과 술을 올리겠다는 그의 집념은
2005년에는 전통 증류식 소주 화요의 개발로 이어졌다. 이 술은 2007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주류박람회(IWSC)에서 동상을 받았다.
41도, 25도, 17도 세 종류로 출시된 화요는 올해 스위스 다보스포럼 만찬 테이블에 칵테일 형태로 오르기도 했다.2006년에는
가온을 중국 베이징에 열어 한식의 전진기지를 자처했다. 국내에선 포항에 ‘낙낙’을,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 ‘녹녹’을 잇달아 열었다.
최근 서울시홍보대사로 선임된 재미교포 스타 셰프 ‘코리 리’의 이름을 딴 ‘코리 리 라인’ 식기도 6월 선보일 예정이다. 근래에는 한식 세계화를
앞당길 지혜와 경험을 나누기 위한 외부 강연까지 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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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키스…키스의 마력

지난해 국내 개봉했던 프랑스 영화 ‘쉘 위 키스’…

꼭 봐야지 했었는데, 어영부영 시간을 놓치고 말아 이번 주말에 DVD로 봤습니다.

아…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손님들께 꼭 추천하고픈 매우 섬세한 부르고뉴 와인
같은 영화입니다.

우아한 맛에 약간의 상쾌한 미네랄 맛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

 

이 영화는 액자영화 형태를 갖췄습니다.

처음 나오는 남녀는 프랑스 낭트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바로 이들입니다.

 

 

친절을 베풀어준 낯선 남자에게 여자가 차 속에서 말합니다.

"차도 태워주고, 근사한 데서 저녁도 사 주고, 게다가 밥값도 내주고…"

그러자 근사한 트렌치코트 차림의 남자가 말합니다.

"감사하는 끝에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군요."

여자에게 키스하려고 얼굴을 바짝 다가대는 남자에게 여자는 말합니다.

"(키스를) 안 하는 게 좋겠어요."(여자)

"솔직히 저도 애인이 있어요." 그저 작별키스를 하려던 거였어요. 헤어지기
아쉬워서요.(남자)

그러자 여자가 말합니다.

"(키스를 하면 안 되는) 사연이 있거든요(une histoire).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사연."

그러면서 액자영화 속 액자부분이 시작됩니다.

 

바로 다음의 남녀가 주인공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오랜 친구 사이입니다.

시시콜콜 비밀을 털어놓는 사이…

여자는 유부녀, 남자는 미혼입니다.

 

어느날 남자가 여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요즘 여자를 너무 안 사귀어서 자꾸 여자 생각이 나. 키스를 하고 싶어."

그래서 의리있는 이 친구(여자), 자신에게 키스를 하라고 합니다.

좀 꺼벙해보이는 이 프랑스 남자,

별 걸 다 묻습니다.

"자, 이제 키스해도 될까?"

"가슴을 만져도 될까?"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키스를 하기까지도 난관이었습니다.

여자는 말하죠.

"난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키스가 별로면 안 내키더라."

 

그리고 그들은 키스를 합니다. 매우 어색하게…

처음 키스를 하고나선 별 일이 없을 듯했습니다.

 

 

아…그러나 이 키스는 이들과 이들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고 말았습니다.

이 키스가 이들에게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이제부터 이 영화의 주옥 같은 대사가 마구마구 흘러나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슈베르트, 드보르작의 명곡들과 함께…

 

"우린 참 잘 통하잖아. 우정도 사랑의 일종이야."(남자)

"우정과 사랑은 뭐가 다르지?"

"끌림"

"사랑은 끌림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친구 사이인) 우린 그 끌림을 인정
안 하잖아(고로 사랑이 아니야)."

"그런데 우정에 이르는 길도 사랑만큼 오묘할 걸?"

전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처럼 명쾌한 정의를 이 영화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끌림을 인정하면 사랑, 인정하지 않으면 우정!

하긴 살다보면 어떤 형태로든 끌림은 많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끌린다고 다 사랑하면 무정부주의겠죠. ^^

 

하여간

이 때부터 이들은 줄창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눕니다.

사랑 같은 애매모호하고 혼란스런 감정을 끝내기 위해

자신들이 느끼는 이 키스에 대한 환상을 깨기 위해

서로 가장 불편한 스타일, 그러고도 계속 좋아 이번엔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로 키스를 나눠도 계속 마냥 이 키스가
좋은 겁니다.

여자는 계속 심난합니다.

"내가 이러고 있는데 인류평화가 이뤄지겠니?"

 

이 남자,

오랜 친구(여자)와 혼란스런 키스를 나누던 와중

한 여자를 진지하게 사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새로 사귄 여자에게 고백합니다.

"다른 여자가 마음에 들어와서 (우린) 안 되겠다"고.

이 새로 사귄 여자도 참으로 쿨합니다.

"그래. 관두자."

남자가 의아한 듯 묻습니다. 괜찮냐고.

이 여자 답변도 참 아름답습니다.

"실은 나 운명론자거든. 어떤 차가 와서 날 받았는데 상처가 낫길 기다려야지,
아프다고 징징거려봤자 상처가 빨리 낫겠어. 작심하고 들이받은 것도 아닐텐데 (운전이)
서툴다고 뭐랄 순 없지."

이제서야 남자가 말합니다.

"너랑 키스하고 싶어."

여자가 말합니다. "버스는 떠났어."

 

유부녀였던 의리심 투철한 여자의 남편도

결국 아내의 겉잡을 수 없는 마음을 알게 돼 떠납니다.

하긴 아내도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당신을 속일 수 없어. 하지만 당신이 아직 좋아. 당신을 향한 내
미련은 이제 그 사람이 감당할 몫이야."

 

뻔한 통속 드라마였다면,

"우리가 이러면 되겠니.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헤어질텐데,

그렇지 않은 결말이라 (윤리적 잣대는 차치한다는 전제 하에) 신선했습니다.

암튼

키스의 놀라운 마력을 설파한 액자영화가 끝나고

다시 처음의 트렌치코트 두 남녀가 나옵니다.

 

 

 

트렌치코트 차림이 참 잘 어울리던 우아한 이 두 남녀.

여자가 영화를 접으면서 말합니다.

알고보니 이 여자는 액자영화 속 여자가 결국 헤어지게 된 착한 남편이 새롭게
결혼한 여자였습니다(아. 이 유쾌한 반전)!

 

"키스를 나누기 전에는 가벼울지 무거울지 아무도 몰라요. 미련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해요. 키스란 빚을 졌는데, 갚아줄 생각도 있어요. 절제가 안 될 때도 있잖아요.
우리, 키스해요. 대신 키스가 끝나면 아무 말 않기로 해요. 작별은 미리 해 두죠.
그러면 감정을 들키지 않을테니. 키스가 끝나면 말없이 떠나요."

 

 이 영화 DVD 표지엔 이렇게 써 있습니다.

"키스는 마음을 빼앗는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다."-소크라테스.

 

휴일이었던 오늘,

남편과 이런저런 집안 대소사를 매우 빠듯한 일정으로 처리하고 귀가하면서

이 영화가 생각나 물었습니다.

"남자는 사랑하면 키스를 하고 싶어? 만지고 싶어?"

운전 중이던 남편, 졸린 듯 말했습니다.

"생각 안 해 봐서 몰라(늘 쓰는 특유의 수법). 처음엔 그렇지 않을까?"

 

문득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라는 남녀 간 키스의 유효기간이 며칠, 또는 몇
달, 또는 몇 년일지 궁금했습니다.

저, 오늘 밤새 마감할 주말판 기사가 코 앞에 잔뜩 쌓여 있어

괜시리 마음과 손가락(자판 두드리기)의 딴짓하고 있나봅니다. ^^

 

 

p.s. 요즘 완전 녹슨 제 불어 실력, 이 영화 줄창 반복해 보면서 불어 공부도
하려 합니다. 불어 공부가 될지, 키스 공부가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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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의 매화…너는 내 운명

금요일…전남 해남에 다녀왔습니다.

이 곳의 매화는 이번 주말 하이라이트라고 합니다.

얼마 전 매화 축제가 끝나 오히려 이번 주말이 방문하기에 적기입니다.

너무 분주하지 않게 적당히 호젓하게…

제 분홍색 디지털카메라에 담아온 춘삼월 매화를 소개합니다.

 

가까이서 감상하니 매화는 종류가 여럿 있었습니다.

꽃술이 마치 솜털 같습니다.

머리카락을 아래로 풀어 늘어뜨린 듯한 능수 매화도 운치 있습니다.

 

 

 

 

이 곳은 전도연 황정민이 나왔던 영화 ‘너는 내 운명’ 촬영지이기도 했습니다.

운명, 매화, 남도…어딘가 잘 어우러지는 구석이 있는 남도의 한상 밥상차림
같습니다.

 

 

정말 꽃 터널이지요? 매화터널…

이런 곳에는 샤방샤방한 원피스에 예쁜 꽃신 신고

홀짝홀짝 뛰어다녔어야 했는데,

전날 강추위 일기예보와 KTX행 여정을 감안해

두꺼운 파카와 헌팅캡 모자로 꽁꼼 몸을 싸맸더랬습니다.

매화야, 미안해. ^^

 

 

 

해남의 한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이 남학생, 그림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이 아이의 눈에 비친 매화나무는 바로 요렇더군요.

어찌나 진지하게 그리던지, 참 대견해 보였습니다.

제 마음에 비친 매화는 어떤 그림일까요?

자문해 보기도 했습니다.

 

 

 

온통 매화가 흐드러졌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꽃이 지고, 대롱대롱 청매실이 열리겠죠.

청포도 같은 청매실…

이 곳은 주로 백매(흰색 매화)가 많고, 홍매(붉은 매화)는 감상용의 목적으로
일부 심어져 있습니다.

실은 ‘옥의 티’도 있었더랬습니다.

한 나무에 홍매와 백매를 섞어 피게 하는 접목 형태가 몇몇 눈에 띄었는데,

너무 콘트래스트가 강하게 붉은색과 흰색을 섞다보니

인위적 느낌이 아주 강했거든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무리하지 말고…

살짝 어색한 매화 접목에서 작은 가르침 하나 슬쩍 줍습니다.

 

 

동백꽃도 피었습니다.

동백도 동백이거니와, 자연이 선물해 주는 이 따사로운 햇볕. 참 아름다웠습니다.

날씨가 참 묘한 변덕을 부리고 있어도 봄은 봄이었습니다.

 

 

 

어제 KTX로 당일치기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기 전에

토요일 오전 부리나케 매화 사진을 올림은,

행여나 우연히 ‘이번 주말 뭐 할까’ 제 블로그에 들어오셨다가

혹여 마음이 움직이시는 몇몇 분이

훌쩍 해남으로 매화 꽃놀이 가셔도 좋겠단 생각 때문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 해남 매화는 이번 주말이 하이라이트랍니다.

 

끝으로 남도에서 마신 몸에 좋은 약수입니다. ^^

많이 마셨습니다. ^^

 

 

남도행이 만약 여의치 않으시다면…

좀 이따 프로야구 개막전 보셔도 좋겠단,

아주 사적인 중계방송입니다. ^^

 

다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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