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내 딸이 메이크업을 한다면 난…

저 중,고교 다닐 땐 색조 화장, 상상도 못 해 봤습니다.

저보다 10년 어린 세대 중에는 그보다 조금 일찍 화장을 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였습니다.

이제 다시 10년 어린 세대들은 화장을 참 많이 합니다.

‘날라리’ 학생 뿐 아니라 모범생들까지 화장을 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들른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로드숍 직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애들에게 립 틴트와 마스카라는 기본이에요."

 

요즘 1315세대(13-15세)에겐 내 친구들이 바로 걸 그룹이지요.

제 또래가 열광했던 서태지가 20대였다면,

지금 대중문화계를 휩쓰는 걸그룹들은 10대 초중반이지요.

격세지감입니다.

 

현재는 매우 어린 제 딸이 초등학생이 돼서 립틴트와 마스카라를 바른다면 전
어찌해야 할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실은 제 나이가 되고 보니 어린 학생들의 뽀송뽀송한 피부와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이
어찌나 부러운지요.

그런데 인간은 늘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에 괜한 동경을 갖나 봅니다.

화장하는 중학생 여러분,

진짜에요. 아무 것도 바르지 않으셔도 아기 피부, 얼마나 부러운데요.^^

 

9일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봤습니다.

 

 

 

9일 오후 7시경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 명동점. 서울 강서구 화곡동 모 중학교 2학년 이모 양(14)과 김모
양(14)이 교복 차림으로 열심히 화장품을 고르고 있었다. 평소 등교할 때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또렷하게 한다는 이 양은 “화장을
처음 시작했던 초등학교 6학년 때는 꽤 시간이 걸렸으나 지금은 쓱싹 금세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양은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는 얼굴에
팩트, 속눈썹에 마스카라도 바른다고 했다. 김 양은 이날 가방 속 파우치 안에 BB크림과 립틴트(입술에 엷게 바르는 색조화장품), 파우더,
속눈썹을 올려주는 뷰러 등을 갖고 있었다. 이 매장 직원 이혜림 씨는 “방과 후 화장품을 사러 오는 중학생 손님이 요즘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황정음 틴트’처럼 유명 연예인들이 사용했던 제품의 인기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중학생인
‘1315세대’(13∼15세)가 화장품의 새로운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고교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했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소비자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마스카라와 립틴트는 기본”9일 동아일보는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중 1, 2, 3학년 여학생 전체 172명(응답자는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여학생의 63.6%가
‘스킨과 로션 이외의 화장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메이크업베이스와 자외선차단제 기능을 함께 갖춘 BB크림을 바른다는 학생도 전체 응답자
중 68.2%에 달했다. 또 7.4%는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립틴트와 립글로스 등 색조화장을 한다고 답했다. 스킨과 로션 이외의
화장을 하는 여학생(68명) 중 절반인 34명이 중 1 때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는 학생도 17명(25%)이나 됐다. 이들은 신체
결점을 보완하거나(48.5%), 예뻐 보이기 위해서(25%), 혹은 호기심(19%) 때문에 화장을 한다고 했다. 주로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중저가의 로드숍 브랜드가 대부분으로 에뛰드하우스, 투쿨포스쿨, 더페이스숍,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미샤 등이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의 가격대는
6000∼2만 원 정도다.○ 걸그룹 영향, 부모도 관대해져 화장품 업계는 점차 어려지는 ‘걸그룹’의
증가를 여중생 화장 증가의 한 이유로 꼽는다. 에뛰드하우스 홍보 담당 양지은 씨는 “자기 또래 연예인들이 하이힐과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하는
걸 보고 중학생들이 색조화장조차 익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예전보다 덜 엄해졌다. 주부 권순애 씨(41)는 최근
이마에 여드름이 생겨 고민하는 초등학교 6학년생 딸과 함께 화장품 매장에 들러 각종 기초 화장품을 사 주면서 분홍색이 도는 립밤도 함께 사
줬다. 권 씨는 “요즘 10대 초반에도 화장을 많이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딸이 앞으로 BB크림을 사 달라고 하면 사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선 학교는 곤혹스러운 눈치다. 중앙중 구재원 생활지도부장은 “학교 규정상 학생들의 화장은 금지돼 있고 화장이 학업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 학생 인권보호 차원에서 가벼운 화장은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 댓글 100개

당신을 닮은 제주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제주가 좋은 이유, 이 곳에 풀어놓습니다. ^^

 

일요일 오전 7시 45분 김포를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가방에서
꺼내 읽다가 이내 책장을 덮었다. 정의와 불의,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 나는 과연 충돌하는 가치들 속에서 똑바로 균형을 잡고 있나. 핑계로
무장해 자기 합리화하지는 않나. 부끄러움이 황망하게 밀려왔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말을 옮기자면, 여행은 생각의 산파이며 움직이는 비행기 안은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50분간의 비행은 마치 체스 게임의 말을 움직이듯, 나를 제주공항이란 장소로 가뿐히 공간
이동시켰다. 1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찾았던 제주는 때로는 낭만이고, 고독이고, 가족이었다. 지난날 제주가 변화무쌍했던 건 제주가 변덕을 부린
것이었는지, 내 마음이 그랬던 것인지는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어떤 상황에서든 제주는 나의 작은 어깨를
감싸주었다는 점이다.

 

가방 속에는 같은 날 오후 8시 50분 제주발 김포행 비행기 티켓이 들어 있었다. 이번 제주행은 ‘럭셔리 제주’를 찾는 게 목적이었다. 여기서
럭셔리는 번지르르한 명품이 아니다. 눈과 입과 정신이 호강할 수 있는 총체적 즐거움이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여름휴가를 앞둔 사전답사라고
마음먹자며 홀로 제주에 온 것을 위로했다. 공항청사 유리문을 밀고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니 왼쪽에 대형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바로
그곳에 매 시간 출발하는 해비치 호텔 앤드 리조트 제주행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 이른 여름휴가를 제주로 온 듯한 한 가족이 이 버스에 올라탔다.
40대로 보이는 이 가족의 가장은 초등학생 딸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몇 차례 다정하게 확인한 뒤 “푹 쉬다 갈래”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그는 정말로 편안해 보였다. 아내는 “리조트 체크인 전에 김영갑 갤러리를 둘러봐요”라고 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리 시대
사람들이 제주 여행에 대해 갖는 기대, 즉 일상에서 한발 물러난 휴식이나 아름다운 풍광을 향한 갈망 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렌트카를 빌리지 않고
버스에 몸을 맡겨 1시간여 천천히 제주의 초록을 감상하는 그 맛은 일전에 제주 설록 다원에서 마셨던 녹차처럼 정갈했다.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해비치 호텔 앤드 리조트를 방문하긴 처음이었다. 리조트(215개 객실)는 2003년, 호텔(288개 객실)은 2007년 들어섰다.
로비에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K5’가 반짝이는 차체를 뽐내며 전시돼 있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이 호텔은 만 하루 동안
K5를 시승하는 호텔 투숙 상품도 판다. 어차피 차를 대여하지 않고 홀가분하게 왔다면 당신에겐 두 가지 초이스가 있다. K5를 몰아볼 것인가,
아니면 ‘올레 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해 제주의 올레길 코스를 거닐어볼 것인가. 화려한 중문 관광단지와 달리 해비치가 있는 표선 일대는
고요했다. 해비치 코앞에 펼쳐지는 제주 바다가 이날따라 짙게 낀 해무(海霧)에 가린 게 ‘옥에 티’였을 뿐. 하긴 이 바다의 일출을 치켜세우는
이가 얼마나 많던가.이 호텔이 최근 문을 연 ‘스파 아라’의 김연숙 스파 컨설턴트는 ‘브런치 스파’ 프로그램을 권했다. 커다란
월풀 욕조에 재스민 입욕제를 풀자 연두색 물이 됐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중용의 온도는 온 몸을 푹 잠기게 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15분간의 입욕을 마치자 욕조가 있는 스파 룸으로 브런치가 나왔다. 메뉴 이름은 ‘유연불삽(柔軟不澁)’. 부드럽고 유연하나 좀처럼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 연꽃처럼 생활이 융통성 있으면서 남다르게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란 뜻이란다. 연잎으로 싼 오곡 현미밥, 연어를 넣은 미니
샌드위치, 아보카도와 치커리 등 유기농 식재료를 섞은 샐러드, 한라봉 주스로 차려진 이 메뉴는 허기를 채워주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해 ‘영혼의
음식’이란 찬사를 받아도 될 듯했다.

 

(해비치 스파에서의 브런치)압권은 ‘리안비’란 이름의 제주 토속 마사지였다. 김 컨설턴트가 제주 마을마다 있는 ‘체내림
할망’(아픈 곳을 손으로 만져 고쳐주는 할머니)들의 민간 치료요법을 수 년 간 어깨너머 배워 마사지로 발전시킨 것이었다. 경혈점에 진동을 주고,
골반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받으면서 질문을 쏟아내자 김 씨가 말한다. “이 행복한 시간을 그저 즐겨보세요.”

 

해비치로부터 중문에 있는 제주신라호텔까지는 차로 한 시간이 걸렸다. 당초는 택시를 탈 계획이었으나 김 씨가 이 호텔의 시승차인 ‘제네시스’로
동행해 줬다. 속도제한과 신호등 때문에 제주에선 속도를 낼 수 없다. ‘비자발적인 느림’인 셈인데 느림에 익숙하지 않은, 아니 느림을 불편해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일부러라도 이런 느림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1년 만에 찾은 제주신라호텔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로 붐볐다.
신혼여행객도 많았다. 지난해엔 신종 인플루엔자 여파 때문이었다지만 이젠 웬만한 외국은 가 본, 그래서 제주의 한적한 여유의 진가를 아는
젊은층들이 제주로 허니문을 와서 그저 푹 쉰다. 자쿠지, 핀란드식 사우나, 풀 사이드 바 등을 갖춘 이 호텔의 야외수영장은 얼마 전부터 밤
12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달빛 속 수영이 얼마나 로맨틱한데요. 오늘 서울로 가는 게 아쉽네요”라고 말하는 명지영 제주신라호텔 홍보담당자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배어났다.

 

(7월 초 제주신라에 핀 수국)올여름 제주신라호텔에 간다면 호젓한 이 호텔 정원에서 230여 개 돌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펼쳐지는
프라이빗 비치에 가 보는 게 좋겠다. 이달부터 호텔 고객들을 위해 고급 선탠 침대와 그물 침대, 아기 기저귀 가는 침대와 월풀 욕조 등을 놓은
럭셔리 휴식 공간이 마련됐다. 아이들을 키즈 캠프에 맡기고 2∼3시간 부부가 올레 길을 걷거나 한라산 숲길을 트레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야말로 ‘원스톱 휴양과 엔터테인먼트’다.이 호텔 한식당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에게 그동안 제공했던 한식 메뉴를 ‘세계 정상과의 만남’이란 이름으로 7만8000원에 판다. 전복 물회, 매생이 성게국과 궁중 용궁
신선로, 전복과 갈비 바비큐, 보말 미역국 등 6코스 메뉴는 우리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절로 갖게 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는 딸에게 줄 감귤 초콜릿과 남편을 위한 빨간색 용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향수를 샀다. 다음에 이들과 함께 올 때 제주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지. 하긴 갈 때마다 제주를 좋아하는 내게 남편은 “차라리 제주에 내려가 살래?”라고 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그랬다.제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카테고리 : 여행 스타일
태그 : , , , | 댓글 4개

무지개색 손톱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 어때?"

결혼기념일을 맞아 남편과 외식을 하는 날,

야심차게 준비한 열 손가락을 얼굴 앞쪽에 들어 보였습니다.

남편의 얼굴은 바로 찌푸려졌습니다.

"헉. 유치해."

바로 이 무지개색 네일컬러입니다.

(사진에서 넷째랑 다섯째랑 비슷하게 나왔는데,

실상은 넷째는 파란색, 다섯째는 보라색입니다. ^^)

 

 

실은 제가 가끔 다니는 네일숍 사장님(홍대 미대 출신이십니다)도

제가 쫙 이렇게 색깔들을 골라내서

"이번엔 이렇게 발라볼래요" 하던 순간,

차마 말리지는 못하겠는데,

영 별로다, 란 표정이었죠.

 

남편은

한 열 번쯤(이건 제가 열 번쯤 계속 정말 별로야? 정말 별로야? 하며 물어봤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고급스럽다의 반대말이 뭐냐? 그러니까 저속해"를 비롯해

"너무 촌스럽다."

"차라리 프렌치를 하지"(프렌치는 손톱 끝부분에만 컬러 효과를 주는
겁니다)

"졸부 같다" 등등 난리가 났습니다.

쥐구멍에 들어갈 목소리로

"나, 내일 무지 유명한 예술가 인터뷰해서 이렇게 발라봤는데"라고
제가 얘기하자,

남편은 "그냥 지워"라고 했죠.

 

저녁 먹는 내내,

대화하다 불쑥 (손톱 색상을) 지울까 말까 생각하고 또 대화하고…

결론은,

저 내일 그냥 이렇게 인터뷰를 가렵니다.

만약 은행장이나 기업체 최고경영자 등을 만나는 일정이 있었으면 애당초 이런
시도를 안 했겠죠.

전 내일 이 손톱을 그대로 둔 채

빳빳하게 풀 먹인 한산모시 블라우스에 ‘콤 데 가르송’이나 ‘이세이 미야케’ 롱
스커트를 입고

흰 구름이 그려있는 파란색 ‘스코노’ 스니커즈(이 블로그 배경 디자인과 비슷한)를
신을까 합니다.

아직 머릿속에만 있는 이미지인데,

내일 아침 입어봤다가 너무 거하다 싶으면 어딘가 하나씩 덜어낼 겁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하나같이 다 ‘센’ 목소리를 갖고 있는 패션요소들이군요.

주름 스커트며, 구름 스니커즈며…^^

 

 

그나저나 여러분은 무지개색 손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제 남편 말이 맞나요??

 

오늘은 제가 어제 사서 오늘 읽은

일본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 씨의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안그라픽스)란
책을 소개합니다.

 

 

 

그는 1965년 일본 홋카이도 출신으로, 재활용과 디자인을 융합시킨 ‘D&DEPARTMENT PROJECT’의
디자이너 겸 경영자입니다.

전 디자인을 워낙 좋아해 책장을 들척이다 ‘이거다’ 골라들었지만,

읽을수록 그의 디자인 철학이 참 반짝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일은 결과가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실은 그 과정이 전부인 듯하다.’

‘회사를 무대라고 생각하자. 배우는 무대에서 연습은 하지 않는다.’

‘시작에는 설렘이라는 즐거움이 있고 지속에는 책임이라는 즐거움이 있다.’

등등…

 

이 책 중

오늘 제 ‘무지개색 손톱 사건’과 어쩌면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발췌해 봅니다.

 

————————————————————————————

<사람은 누구나 의욕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온천 같은 효능을 갖추고 있다>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질 때도 있다.

매일 저녁 영화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던 시절

언제나 늦잠을 자게 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보았던 영화가 영향을 끼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를 보면

편안한 마음으로 잘 수 있다.

 

자신과의 투쟁으로 거친 나날을 보내온 사람들은

흔히 의욕을 내고 싶을 때엔 이 사람,

여유있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엔 이 사람,

자연스럽게 상황에 따라 만나는 사람을 선택하는 심리가 존재한다.

혹시 그 끝이 ‘결혼’일지도 모른다.

 

‘무슨 말을 해도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해주는 아내가 있다면

틀림없이 평온한 생활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이렇게 모든 문제를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것은 나쁜 버릇이다.

 

그러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을 때나

승부를 걸어야 할 때,

사람은 자신을 북돋우기 위해 행동한다.

아니 그런 자신을 좀 더 이해해야 한다.

보통 의욕이 없을 때에는 화려한 셔츠나 넥타이를 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맞는
말이다.

정말이지 그말 그대로다. 분명히 효과가 있으니까.

 

당신에게 누군가가 그런 효능을 가지고 있듯,

당신을 향해 다가오거나 당신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 사람에게 무언가 ‘효능’이 있다는 의미다.

사람은 각자 온천 같은 효능을 갖추고 있는 존재니까.

 

-나가오카 겐메이,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중에서.

 

——————————————————————————-

 

p.s.

 

이 글을 내 생활에 대입하면,

 

첫째, 최근 이상하게 꿀꿀하게 꼬였던(실은 생각하기 나름으로 별 거 아니라 생각하면
별 거 아닐 수 있는) 몇 가지 사안으로

의욕이 떨어져 종로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이 책을 사게 됐고, 무지개색 손톱을
바른 뒤 나름 나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었다. 서점에서 책 사이를 유영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둘째, 나의 효능은 (있다면)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효능은?

 

셋째, 최근 다녀온 제주의 들꽃 풍경도 무지개색 손톱만큼이나 나를 북돋워주었다.
사진은 요기 밑에.

 

 

 

넷째, 내게 온천 같은 효능을 주는 친구 누구야. 오늘 내가 휴대전화로 얘기했던
거…마음에 깊이 담아두지 않았으면 해. 내가 쓸데없이 직설적이라…또 만나. 총총.

 

 

카테고리 : 책 읽는 스타일
태그 : , , , , | 댓글 8개

늘 신비로운 W호텔 음악의 정체

W호텔…


곳에 들어서면 스타일리시한 아우라가 확 느껴집니다.

W뉴욕,
W서울, W발리…다 그렇습니다.

빨간색과
보라색을 활용한 감각적인 인테리어 때문이기도 하지만,

W스타일을
만드는 데는 감각적인 음악도 크게 기여합니다.


음악을 만드는 멋진 남자를 만났습니다.

최근
한국에 왔었던 미켈란젤로
라쿠아 W호텔 글로벌 뮤직 디렉터입니다.


분, 함께 만나보시겠어요?


정겹고 따뜻한 남자였습니다.

 

 

 

 

 

 

미켈란젤로 라쿠아 W호텔 글로벌 뮤직디렉터가 고른 ‘W호텔 음악’
을 소개합니다.


음악들이 실린 음반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 서울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음악가

            곡명

Gossip

Four letter word

Daniel Merriweather

Impossible(Venice sunset remix)

The XX

Crystalised

Sébastien tellier

Rocher

Bebel gilberto

Sun is shining

Mike snow

Animal(Mark ronson remix)

Desire

Miroir miroir

Friendly fires

Paris(Aeroplane remix)

Little dragon

After the rain

Wave machines

Keep the lights on

Kleerup

Until we bleed

Phoenix

Lisztomania

Empire of the sun

We are the people(The golden filter remix)

                                        자료: W호텔

 

 

 일단
제가 쓴 7월2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읽어보시면서 이 분에 대해 파악하시죠. 그런
다음 이 중 세 곡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겠습니다.

 ————————————————————————————————

  ‘W호텔스러움’. 이 말은 스타일에 촉수가 민감한 사람들에게 ‘감각적이고 경험적인 느낌’과 동의어로 통한다. 맞다. 느낌! 사랑도, 혁명도 가능케 하는 건 느낌이다. 세계적 호텔 체인인 미국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그룹은 1998년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각국에 37개 W호텔을 세우면서 W호텔스러움을 고객의 머리와 가슴 속에 각인시켜왔다.  

   W호텔은 강아지 침대와 컵의 디자인(빨간색 물고기들이 그려진 ‘W호텔 서울’의 컵은 수집가가 따로 생길만큼 인기가 있다)과 같은 디테일한 요소에까지 각별한 신경을 쏟는다. 특히 W호텔은 트렌드세터들이 ‘와우’(WOW)란 감탄사를 절로 터뜨리는 에지 있는 음악으로 브랜드의 통일성을 이뤄낸다.

   이 호텔이 지난해 호텔업계에서 최초로 ‘글로벌 뮤직 디렉터’를 영입한 건 W호텔스러움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다. 최근 방한한 미켈란젤로 라쿠아 W호텔 글로벌 뮤직 디렉터를 지난달 22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 서울의 ‘우(Woo) 바’에서 만났다.

 

●‘W스타일’을 만드는 뮤직 스타일리스트

  W호텔엔 이 호텔 고유의 용어가 있다. ‘W 링고(lingo·용어)’다. 객실 청소 담당자는 ‘룸 스타일리스트’, 로비는 ‘거실’(리빙룸), 수영장은 ‘웨트’(WET), W호텔에서 최고의 경험은 ‘와우’(WOW)다. 글로벌 뮤직 디렉터란 새로운 직업엔 아직 W링고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만약 생긴다면 ‘음악 스타일리스트’가 될 것 같다고 라쿠아 씨에게 첫 인사말을 건넸다. W호텔의 모든 음악을 총괄 지휘하는 그는 “꽤 마음에 드는 말”이라며 “우리 호텔 고객에게 음악으로 ‘W스타일’을 전달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당신이 느끼는 W호텔 고객을 표현한다면

  “섹시, 하이 엔드(고급), 플래시(섬광), 모던함, 에너지.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얼리 어댑터.”

 

-그래서 당신이 골라 틀고 있는 W호텔 음악의 성격은

  “새로운 것, 신나는 것(Something New, Something Exciting)을 추구한다. 고객들이 소파 속에 몸을 편안히 파묻고 쉬다가 ‘아, 이거다’ 싶은 리듬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일어나 몸을 흔들 수 있는 쿨한 음악이었으면 한다.”

  

  이 때 W호텔 서울의 ‘우 바’에 울려 퍼지던 음악은 스웨덴 출신 일렉트로닉 밴드인 리틀 드래건의 ‘애프터 더 레인’이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The women’(한국어 번역 제목은 ‘내 친구의 사생활’)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기도 했던 이 음악은 몽환적 느낌이 물씬했다. 라쿠아 씨는 이 곡을 비롯한 13곡을 엄선해 ‘W hotels presents symmetry’(W호텔은 대칭을 보여준다는 뜻·소니 뮤직)란 음반을 최근 발매했다. Mike snow와 Kleerup 등 스웨덴 출신 뮤지션들의 음악이 여럿 포함돼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처럼 스칸디나비안 음악도 요즘 핫한 트렌드인가.

  “그렇다. 음악에도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 늘 창조적인 것에 목마른 패션 산업은 보다 새로운 스칸디나비안 국가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당연히 패션과 뗄 수 없는 관계인 음악에서도 요즘 스웨덴, 덴마크 등이 강세다. 개인적으론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전자 음악을 기반으로 라이브 드럼을 섞는 걸 좋아한다.”  

  

  이 기사를 쓰는 도중 Mike snow의 ‘애니멀’ 뮤직 비디오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봤다. 감각적이면서도 기발한 영상이 절로 W호텔 곳곳의 트렌디한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라쿠아 씨는 두 달에 한 번씩 W호텔의 음악을 바꾼다. 일관된 W호텔스러움을 위해 W 뉴욕에서도, W 서울에서도, W 이스탄불에서도 같은 음악을 튼다.

 

●“좋은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져야 한다”

  라쿠아 씨는 미국 뉴욕의 ‘더 뉴 스쿨 재즈 & 컨템포러리 뮤직 프로그램’을 나온 뒤 ‘구치’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톰 포드 씨의 눈에 띄게 돼 1999년 ‘구치’와 ‘입셍 로랑’의 뮤직 디렉터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친구들과 함께 ‘온다’(Onda)라는 이름의 부티크 음악 프로덕션을 세워 파리, 베를린, 뉴욕, 밀라노 등을 누비며 샤넬, 랄프 로렌, 질 샌더, 토미 힐피거, 마이클 코어스 등 150여 개의 쟁쟁한 패션쇼 음악을 맡아왔다. 또 푸마와 올드 네이비 등 200여 개 브랜드의 광고 음악도 녹음했다.

  

  지난해 W호텔이 협찬했던 뉴욕 패션위크의 VIP 백스테이지 라운지 음악을 맡았던 건 패션과 공간, 그리고 음악을 아름답게 접목시키는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유명인사들이 이 곳의 음악에 흠뻑 빠져들면서 W호텔이 그에게 제안을 하게 된 것이다. “W호텔의 사상 첫 글로벌 뮤직 디렉터가 돼 주시오.”    

 

-패션과 호텔의 음악은 같기도 하고 다를 것 같기도 한데….

  “패션쇼 런웨이 음악은 짧은 시간에 디자이너의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강도가 매우 크다. 한마디로 전쟁터다. 구치의 톰 포드는 나만 보면 언제나 ‘섹시, 섹시’를 강조했다. 그와 함께 일할 당시엔 어떻게 원곡을 믹싱하면 섹시한 음악이 될까를 늘 고민했다. W호텔에서의 시간은 그 때와 비교하면 한층 여유 있고, 편안하다. 아마 이 호텔에 감도는 특유의 인간적 조직문화, 즉 사람들의 따뜻한 말과 미소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당신의 긴장을 잠시 꺼두게 할 수 있는 음악,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박애주의적(philanthropic) 음악.”

 

-W호텔은 인테리어에서 보라색, 빨간색, 검은색 등을 활용해 강렬한 느낌을 전한다. 선곡할 때 이 색상들과의 조화를 고려하는가.

  “물론이다. 몸에 잘 맞는 수트처럼 음악은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에 각 나라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한다. 이번에 발매한 W호텔 음반의 제목을 ‘Symmetry’(대칭)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 가수 중엔 박지윤과 비에 관심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호텔 뮤직 디렉터란 직업을 통해 음악적 지평을 넓히게 됐다. 정글 같이 힘겨운 세상에서 음악이 사람들에게 주는 치유에 대해 보다 더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남들이 미처 배려하지 않는 음악에까지 정성을 들인 W호텔은 다른 호텔들이 금융위기 이후 고전한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라쿠아 씨를 뮤직 디렉터로 영입한 뒤 올해 4월엔 유명 스타일리스트 아만다 로스 씨를 패션 디렉터로 임명해 ‘W 스타일’을 이루는 양 축으로 삼고 있다. W호텔은 현재 37개인 호텔 수를 내년 말까지 6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종로구 인사동 골목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자신의 아이폰으로 보여주는 정겨운 남자, 라쿠아 씨.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리고 건승을 바라요!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지면만
있는 신문과 달리 블로그에선 소리를 함께 전할 수 있어 참 좋군요.

 

우선
기사에 제가 썼던 Mike snow의 Animal의 뮤직비디오를 함 보세요. 참 기발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iKT-kJfUz4

 

다음은
영화 ‘내 친구의 사생활’에 나왔던 o.s.t인 Little dragon의 After the rain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RniiekRdbZg

 

마지막으로
한동안 저도 좋아했던 phoenix의 ‘Lisztomania’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Y7U16stsEmc

 

 

스타일리시하게
잘 차려입은 사람들을 봐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이런
음악들, 이런 음악을 영상과 조합시키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을 상상하면

천재과란
생각에 부러움도 듭니다.

그리고
이런 천재과를 알아보고 기회를 주는 W호텔이 있어 행복합니다.

 

(W호텔
서울의 올 여름 섬머패키지 광고 비주얼. 딱 W스러운 감각이다.)

 

(W호텔
서울의 로비)

 

카테고리 : 스타일 인터뷰
태그 : , , , , | 댓글 2개

홍콩에서 찾은 스타일 감각

홍콩의 6월은 무덥고 습했다. 하지만 기후가 주는 수고로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감동이 있었다. 당신이 트렌드 세터라면 올여름에도 홍콩에 가야
한다. 과거 홍콩의 쇼핑몰을 쥐 잡듯 뒤지던 기자는 이번엔 한층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트렌드 산책의 매력에 퐁당 빠졌다. 남들과 스타일이 똑같아질
물건을 생각 없이 사들이던 부끄러운 나날들이여, 안녕! 이왕 평생 소비하고 살 운명이라면 좀 더 독창적이고도 미학적인 안목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도시는 역동적 유기체다. 홍콩도 변한다. 홍콩의 안부를 잊고 산 사이, 낡았던 호텔은 매끈한 부티크 호텔로 거듭났다.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은 꿈을 좇아 홍콩에 둥지를 틀었다. 상점은 갤러리 같고, 갤러리는 상점 같다. 영역의 장벽이 사라지는 크로스오버다.
이번 홍콩행의 테마는 ‘컨템포러리 홍콩’이다. 세계 각국의 핫한 트렌드가 아트와 스타일 속에 녹아든 신비로운 그 곳, 그대 이름은
홍콩….

 

○ 주목받는 홍콩의 컨템포러리 아트지난달 말 제 3회 홍콩 국제아트페어를 성황리에 연 홍콩은
어엿한 아시아 예술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미국 가고시안 갤러리와 영국 화이트 큐브 등 28개국에서 149곳의 메가급 갤러리들이 참가했고,
세계적 미술 컬렉터 5000여 명이 다녀갔다. 불과 보름 여 전 거대한 아트페어를 치른 홍콩의 갤러리들은 지금 어떤 아트를 주목하고 있나. 이달
중순 갤러리들이 밀집한 홍콩 섬 센트럴 지역의 소호와 셩완(上環) 일대를 둘러봤다.소호에 있는 ‘신신’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예술품을 주로 취급하는 갤러리와 여성 옷을 파는 아틀리에를 함께 운영한다. 갤러리에선 ‘Reach for the HeART’란 이름의 이색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홍콩의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만성 노인병 환자들이 손수 그린 그림들이었다. 큐레이터 폴리 퀑 씨는 “환자들이 창조적 예술
활동을 통해 병마와 싸우는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신은 이 전시의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해 국제적 아티스트
31명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팔고 있다.이 중엔 20만∼30만 홍콩 달러(약 3200만∼4800만 원)인 인도네시아 화가 주말디
알피 씨, 중국화가 안 누이 씨 등의 작품들이 있다. 프랑스 화가 에르베 모리 씨의 고양이 그림(20cm×20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은
4500 홍콩 달러(72만 원)로 월급쟁이도 호기를 부리면 장만할 만한 작품이었다. 모리 씨는 프랑스 마르세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평소
자신이 그린 동물 그림으로 집을 꾸미다가 전업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홍콩의 갤러리들에서 작품을 통해 마주치는 아티스트 중엔 유독
호주 출신이 많았다. 홍콩 국제아트페어에 참여했던 셩완 지역의 캣스트리트 갤러리는 건축물 모티브의 추상화를 그리는 재스퍼 나이트 씨, 조각가
스테판 던롭 씨 등 호주의 여러 컨템포러리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홍콩은 호주를 서양과 동양으로 연결하는 관문이었다.
사진은 현대 홍콩인의 소통 수단
캣스트리트 갤러리는 올 하반기 한국작가 데비 한 씨와 고상우 씨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비너스 얼굴과 한국 여성의 몸을 합성시킨 사진 작품에 매진하는 한 씨는 올해 초 소버린 아시아 작가상을 받았다. 소버린 예술재단이 아시아
작가들에게 주는 상으로, 한국계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를 나온 32세의 재미작가인 고 씨는 필름을
반전 인화시켜 어두운 부분은 밝게, 밝은 부분은 어둡게 표현한다.소호의 10 챈서리 레인 갤러리는 신진 사진작가 발굴에 특히
적극적이다. 현재는 홍콩에서 활동하는 영국 사진가 윌리엄 퍼니스 씨의 ‘엠페도클레스 눈 속의 불’이란 전시를 열고 있다. 퍼니스 씨는 밤 시간
홍콩의 스카이라인이 바닷물에 비치는 모습을 환상적인 네온 빛으로 찍는다. 만물의 근본을 흙, 공기, 불, 물로 봤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를 작품명에 끌어온 건 홍콩을 바라보는 그만의 방식이다. “나는 21세기 도심 현상을 찍는다. 홍콩의 야경은 도시 에너지의
전형이다”라는 그의 말은 엠페도클레스의 철학을 반영한다.이 갤러리는 광고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의 포토그래퍼 스탠리 웡 씨(필명은
anothermountainman), 회화와 사진을 결합해 호주에서 활동하는 존 영 씨 등 동시대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카티 드 틸리
관장은 “완성된 작품보다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미술 제작 태도인 개념 미술이 요즘 홍콩에서 각광 받고 있다”며 “시대의
오감이 용광로 속에 녹아든 홍콩은 아티스트들이 매력을 느끼는 소재”라고 말했다.

 

 

 

세계 젊은 아티스트-디자이너들 둥지 틀어갤러리는 상점 같고 상점은 갤러리가 되고센트럴 필 스트리트에서
오랜 세월 우산을 만들어 온 노인, 홍콩의 젊은 거리 란콰이펑…. 셩완에 있는 ‘케네스렁 갤러리’란 사진 전문 갤러리의 유리문을 밀고 무작정
들어서게 된 건 어딘가 아마추어 느낌이 나는 흑백 사진들의 이끌림 때문이었다. 30대의 갤러리 주인에게 이 사진들을 누가 찍었느냐고 묻자
자신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전직 호텔리어였던 그는 사진을 배운 적은 없지만 어려서부터 가방 속에 카메라를 넣고 다니며 홍콩의 풍경과 사람들을
찍었다고 했다. 그가 니콘 FM2 카메라에 28mm 와이드 앵글 렌즈를 끼우고 일포드 델타 흑백 필름으로 찍은 사진 두 장을 골라 샀다.
우리는 아시아에 대한 대화로 공감대를 이루다 금세 친구가 됐다. 그는 말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덕분에 많은 사람이 사진에
눈 뜨고 있죠. 사진이야말로 각 개인의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현대적 소통 수단 아닐까요.”○ “이젠 생각하는 스타일의
시대”
홍콩의 대형 쇼핑몰들은 작정하고 돌아보려면 온종일 걸린다. 얼마 전 세상을 뜬 알렉산더 매퀸, 요즘 뜨는 알렉산더 왕
등 전설적이거나 또는 모던한 디자이너 옷들을 신속하게 훑어보려면 홍콩 최대의 멀티 브랜드숍 ‘I.T’를 권한다. 기자에겐 평소 두 곳의 쇼핑
아지트가 있다. 중국 전통 드레스인 치파오를 파는 ‘상하이 탕’과 남편처럼 듬직한 윙팁 옥스퍼드 구두를 파는 프라다그룹의
‘처치스’다.이번 홍콩행에선 보석처럼 빛나는 ‘신상’ 상점 두 곳을 새롭게 발견했다. 시간에 쫓기는 당신이 다른 곳은 다
포기하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3월 소호 스톤턴 스트리트에 문을 연 ‘포레스트 버드 부티크’와 카오룽 캔턴 로드의 고급 쇼핑몰
‘1881 헤리티지’ 지하에 2월 문을 연 ‘브러더&시스터 콘셉트 스토어 앤드 카페’다. 포레스트 버드 부티크의 주인은
지난해 홍콩으로 이주한 독일 여성 건축가 울리케 폴 씨다. 그는 이곳을 손수 짓고 꾸민 후 에지 넘치는 옷과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제품과 화장품, 유기농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한 공간 안에 모두 담았다. ‘스타일 시티’로 떠오른 베를린의 서클 컬처 갤러리와 손잡은 갤러리도
마련했다. 이 부티크 속 갤러리가 ‘도심 속 순수예술’이란 모토로 선보였던 개관전은 베를린 출신의 길거리 그래피티 아트 작가 ‘노마드’의 개념
미술이었다.벨기에 안트베르펜의 왕립 예술학교를 나와 ‘휴고’의 아트 디렉터를 겸하는 브루노 피터스, 중국 상하이의 유명 액세서리
디자이너 매리 칭,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전새나 씨 등의 옷은 꽤 감각적이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선 독일 함부르크의 ‘동키
프로덕츠’의 디자인이 특히 눈에 띈다. 각국 정상들의 얼굴을 그린 5개들이 티백, 권총 모양 비누, 옆면과 뒷면에 동물 코 모양을 그려 넣은
아이 컵 등 유머 감각이 물씬하다. ‘브러더&시스터 콘셉트 스토어 앤드 카페’는 홍콩 엠퍼러그룹이 운영한다. 보석상과
연예기획사, 홍콩의 유명 스타들로 늘 북적이는 란콰이펑의 ‘드래건-i’ 바 등을 거느린 기업이다. 이 기업 오너 2세인 길버트 영, 신디 영
남매는 그들의 코스모폴리탄 감각과 고급 안목으로 골라낸 희귀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렌즈 알이 하트 모양인 베이비 핑크색 ‘드래건-i’ 선글라스,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아디다스와 협업한 스니커즈, 트렌디한 홍콩 시계 브랜드 ‘록 캔디’…. 곳곳에 베어 브릭(곰 모양 블록)이 놓인
펑키하고 세련된 이곳의 느낌은 컨템포러리 디자인 박물관이다. 홍콩의 트렌드세터들은 여기에서 라운지 음악에 맞춰 칵테일을 마시며 새로운 디자인을
소비한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홍콩에서 ‘럭셔리’는 더는 샤넬이나 루이뷔통이 아니다. 홍콩의 핫 스타일을 리드하는 두 사람의 말을
들어보자.“교육을 많이 받아 야망 넘치면서도 글래머러스한 젊은 아시아 여성들은 점점 더 정제된 럭셔리를 찾는다. 그들은 낡은 소비
관습을 버리고 모던한 여성성과 재정적 독립을 추구한다. 그들은 이제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의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울리케 폴 씨)
“스타일은 결국 얼마나 ‘콘셉트’를 가졌느냐의 문제다” (길버트 영 씨)글
사진 홍콩=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댓글 10개

노르웨이 스타일이 다가오고 있다

 

예쁘죠?

지난달 노르웨이에 출장 갔다가

수도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디자인건축센터(DOGA)에 걸려있던 노르딕 문양의 아동복을 찍은 사진입니다.

 

노르웨이는 추위 때문에 니트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노르웨이의 살인적 물가와 맞물려 옷 가격도 만만찮습니다.

그런데 이 전통적 노르딕 문양, 참으로 예뻐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 옷은 포기하고, 빨간색 목도리를 큰 맘 먹고 현지에서 장만했는데요.

 

귀국 후 2010년 가을 겨울 패션 컬렉션을 스터디 삼아 죽 훓어 보다가

기뻐서 폴짝 뛰었습니다.

바로 이 사진들입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 브랜드 D&G의 컬렉션 사진들입니다.

 

 

 

(세 사진 모두 2010 F/W D&G)

 

세 번째 모델이 두른 목도리가

제가 노르웨이에서 사 온 빨간색 목도리와 매우 흡사합니다.(흐뭇)

 

왜 돌체 앤 가바나는 노르딕 문양을 차용했을까요?

외신들은 이 브랜드가 fun을 위해 이 시도를 했다고 설명하네요.

 

D&G 뿐 아니라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엔자 슐러’도 노르딕 문양을
본딴 니트를 선보였죠.

보시죠.

 

(2010 F/W 프로엔자 슐러)

 

그러니까 이제 무더위가 가시고

찬 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하면

아직은 국내에 많이 낯선(노르웨이는 역사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한국에 알려진 게 많지 않더군요)

노르웨이가 나름 새로운 트렌드의 한 자리를 꿰차게 될 거란 말씀이 되겠습니다.

산업계, 패션계에 불어닥치는 자연주의가 이젠 북유럽 노르웨이까지 날아간 셈입니다.

 

지난달 출장 다녀온 노르웨이의 스타일을 이제서야 제 블로그에 소개하려 합니다.

(6월4일자 동아일보에 이미 조금 소개했지만 신문에 게재되지 않은 여러 사진과
못다한 이야기들을 추가해 드리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위해 바로바로 블로그 업데이트를 해드려야
하는데,

업무에 치여 참 여의치 않았네요.

죄송합니다.

 

노르웨이 디자인은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라고 크게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몇 년 전 스웨덴과 핀란드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취재했던 저는

당시 노르웨이가 일정에 빠져 무척 아쉬워했었는데요.

이번에 노르웨이에 가 보고는

다른 스칸디나비안 국가들과는 또 다른 느낌과 감명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좀 더 고요하고 정적이랄까…좀 더 shy하다고 해야할까…

 

노르웨이는

여러 디자인 분야 중에서

특히 건축이 발달했습니다.

그 유명한 피오르(빙하)와 ‘노르웨이의 숲’ 때문이지요.

2008년 들어선 오슬로 국립 오페라 하우스는 노르웨이 건축물의 결정체입니다.

흰색 대리석과 갈색 원목으로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이 건축물의 비탈길에 오를
때는

스키장에 오르는 느낌이었어요.

순결하고 청량하며 명상적이기까지 한 건축물…

제가 찍은 이 건물의 사진을 보실래요? ^^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측면)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전면)

 

1주일 동안 너무 많은 사진을 찍어서,

알려 드리고 싶은 노르웨이 디자인이 너무나 많아서,

일단은 6월4일 저희 신문에 소개했던 노르웨이 디자인 기사에

신문에 소개되지 않았던 여러 사진들을 덧붙여 싣고,

기회 닿는대로 추가해 소개하겠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 하우스. 2008년 위용을 드러낸 이 건물은 노르웨이의
빙하와 숲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 건축물을 노르웨이의 자존심으로
꼽는다.)

 

[동아일보]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에 발을 내딛던 순간부터 직감으로 알았다. 독종처럼 굴지 않고 살아도 되는 나라.
묵직한 언행의 미덕이 있는 나라, 축복 받은 자연 덕분에 절제된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나라, 그곳이 노르웨이라는 걸.오슬로
공항의 복도와 천장, 벽면의 마감재는 온통 연갈색 목재였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첫 이미지는 목선을 가린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여자였다. 화장기
없이 지적인 느낌을 풍기는 여자.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에서 ‘나’와 밤늦도록 와인을 마시던 ‘그녀’….
출국을 앞둔 사람들은 노르웨이 나무로 인테리어된 대합실 카페에서 휴대전화를 걸고, 커피를 마셨다. 나무들 사이로 네온 핑크색 조명이
빛났다.

 

(오슬로 공항 내부의 한 카페 모습)

 

(오슬로 공항의 복도. 바닥과 벽면이 온통 나무다.)스칸디나비아 3국은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지만 인근 핀란드도 종종 스칸디나비안 문화권으로 분류된다. 형태와 선이
단순하고 엄격한 이 지역의 디자인은 1930년대 ‘스칸디나비안 그레이스(스칸디나비아의 우아함)’란 호평을 받으며 떠올랐다. 하지만
유독 노르웨이에서는 그동안 알바르 알토(핀란드 건축가)나 아르네 야코프센(덴마크의 산업 디자이너)과 같은 ‘빅 네임’을 찾기 어려웠다. 혹자는
인구 480만 명의 강소국 노르웨이의 국민성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풍부한 오일 머니로 삶이 느긋한 노르웨이 사람들은 뭔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걸 기피했다는 것이다. 허식 없이 사회와 소통하는 디자인, 청정한 자연과 교감하는 디자인, 전통 속에서 혁신을 빚는 디자인.
세계 디자인계는 2000년대 이후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부상하는 노르웨이 디자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낯선 노르웨이 디자인의 생명력을
지난달 현지에서 만나봤다.

 

○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소통형 건축오슬로 시내에 있는 건축 스튜디오 ‘판타스틱 노르웨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캐주얼
차림의 엘렌 블락스타 하프네르 대표(30)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겼다. “커피 드시겠어요?”

 

(엘렌 블락스타 하프네르 씨와 함께 오슬로에 있는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사무실에서.)

건축가 8명이 일하는 사무실은 2년
전에야 마련된 이 스튜디오의 보금자리다. 노르웨이 제2의 수도라 불리는 베르겐에서 건축학교를 다니다 그만둔 하프네르 씨는 2003년
1만2000노르웨이크로네(약 220만 원)를 주고 빨간색 중고 캠핑카를 샀다. 이 움직이는 사무실이 노르웨이의 혁신적 건축 스튜디오,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시초였다.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빨간색 캠핑카 사무실)“건축은 적극적인 사회 참여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캠핑카로 노르웨이의 여러 도시들을 다니며 건물을 지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었죠. 노르웨이 건축가들은 사람이 살기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늘 고민한답니다. 건축물은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하는 동시에 자원을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시키니까요.”하프네르 씨는 오슬로에 사무실을 연 후에도 빨간
캠핑카를 운전하고 다니며 지역 주민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와플을 내놓는다. “많은 건축가들이 사람들과 교감하는 걸 두려워하죠. 그래서는 재미있는
디자인이 나오지 않아요.” 노르웨이 건축 사무소로는 유일하게 초대 받았던 2008년 이탈리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도 훈제 연어와 요구르트를
얹은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와플은 그 자체로 스타가 됐다. 판타스틱 노르웨이 멤버들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DMY 국제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집 모양으로 만든 종이 박스를 뒤집어쓴 채 시내 곳곳을 누비는, ‘걸어 다니는 전시’를 했다. 겨울 내내 햇빛을 볼 수 없는
북쪽 보뢰 지방의 시내 광장에는 태양광을 닮은 인공조명을 설치했다.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햇볕을 쬐지 못해 우울해지면 안
되잖아요.”

 

 

(독일 베를린에서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퍼포먼스)

 

(polar night daylight란 이름의 인공조명. 갈색 재킷을 입은 사람이 하프네르
씨)노르웨이의 현대 건축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지배를 받아 황폐해졌던 국가 정체성의 재건을 추구한다. 이른바
노르웨이식 사회민주주의다. 노르웨이의 유명 건축회사 스뇌헤타가 2008년 지은 오슬로 국립 오페라 하우스는 그 정신의 집결체다. 흰 대리석으로
노르웨이 피오르를 표현한 이 건축물은 ‘노르웨이=모던’이란 공식과 함께 노르웨이 디자인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내부의 화장실 표시. 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인 벽면인가)

 

○ 자연 친화 디자인, ‘안데르센 앤드 볼’지도를 들고 헤매던 기자 앞에 원색의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토르비에른
안데르센 씨(34)가 손을 흔들며 마중을 나왔다. 진작부터 만나고 싶었던 ‘노르웨이 세즈(Norway says)’의 멤버였다. 노르웨이 세즈는
2002년 노르웨이 왕립 미술학교 출신 다섯 명이 의기투합한 국가대표급 산업 디자인그룹이다.전날 만난 ‘판타스틱 노르웨이’의
하프네르 대표는 이 그룹의 근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곧장 아이폰을 꺼내들고 통화를 했다. “안데르센? 한국에서 기자 손님이 왔는데 당신을
만나고 싶어해. 내일 오후 4시? 그래, 고마워.” 알고 보니 노르웨이 세즈는 멤버들이 하나 둘 독립하면서 지난해 9월 ‘안데르센 앤드
볼(Anderssen & Voll)’로 그룹명이 바뀌어 있었다. 안데르센 씨와 동료 에스펜 볼 씨(44)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안데르센 앤드 볼과 함께 오슬로에 있는 그들의 사무실에서.)

유럽식 아파트 2층을 사용하는 둘의 사무실엔 아늑하고 자유로운 공기가 감돌았다. 청포도와 함께 대접된 순백색 커피잔 세트의 컵
받침은 디저트 접시라 해도 될 만큼 큼지막해 실용성이 돋보였다. 이들이 노르웨이 세즈 시절 만들어 팔던 제품이었다. 과거 노르웨이
세즈는 다양한 기업들과의 디자인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가구, 조명, 직물, 정보기술(IT) 등 여러 영역의 노르웨이 디자인을 세계무대에 알렸다.
노르웨이 디자인의 산실로 2004년 문을 연 노르웨이 디자인·건축센터 ‘도가(doga)’의 디자인 상점에도 ‘노르웨이 세즈 표’ 후추 가는
도구가 진열돼 있었다.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상 조합이 컬러풀한 아령을 연상시켰다고 말하자 안데르센 씨가 웃으며
말했다.

선명한 원색의 배합은 주방용품 보다는 어린이 장난감에 주로 쓰여 왔죠. 요리를 하나의 놀이로 삼자는 메타포(상징)를 담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안데르센 앤드 볼의 후추 그라인더)

 

(DGA 외관 전경)

 

(DGA 내부)

 

(전시공간과 사무공간이 창 너머로 어우러지는 DGA의 매우 인상적인 인테리어)

안데르센 앤드 볼은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냈다. 노르웨이의 유명 건축가 얀 올라브 옌센 씨와 뵈레 스코드빈
씨가 ‘노르웨이 국립 관광 루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건축한 ‘유베 랜드스케이프 호텔’의 의자를 만든 것이다. 고요한 노르웨이의 숲 속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두 개의 통유리벽을 통해 외부의 자연을 고스란히 실내로 끌어들인다. 안데르센 앤드 볼은 사람, 건축, 자연이 어우러지는 명상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민속 디자인을 차용한 일체형(모노블록) 의자를 만들었다. 의자의 직물과 젖힘 기능 등엔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유베 랜드스케이프호텔에 최근 납품한 안데르센 앤드 볼의 빨간색 의자)

 

“생태를 중시하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여러 개 겹쳐 쌓으면 구름처럼 보이는 흰 의자도 만들고 있어요. 햇빛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디자인에 활용할 방법도 고민 중입니다. 자연은 노르웨이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는 가장 큰 선물이니까요.”(볼 씨)

 

○ 노르웨이 디자인의 원천, 색과 ‘끼’오슬로에서 송네 피오르를 거쳐 서쪽 해변으로 이동하면서 마주친 노르웨이의
자연은 정말로 ‘선물’이었다. 산맥 어귀마다 쌓여 있는 순백색 눈의 형태는 때로는 웨딩 케이크 조각이었고, 때로는 달마티안 개였다. 호수는
유리구슬을 풀어놓은 듯 한없이 반짝였다.

 

(제 눈에 비친 달마티안 개와 웨딩 케이크 ^^ 노르웨이의 산엔 사계절이 있습니다)그렇게 도착한 발레스트란 마을은 ‘노르웨이 스타일’의 정수였다. 어디서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만 하면 미술 전문 출판사 ‘타셴’의 화보집 같은 사진이 나왔다. 19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크비크네스 호텔에 짐을 풀고 호젓하게
마을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노르웨이의 유명 포토그래퍼 크누트 브뤼 씨(64)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크누트 브뤼 씨. photo by 전경우-이번 출장 동행한 스포츠월드 여행기자입니다.)

 

(크누크 브뤼 씨와 함께)

 

(그는 이렇게 막 누워서 사진을 찍는다. ㅋㅋ 정말로 춤추듯 찍는다.)

 

(크누트 브뤼 씨의 에지 있는 작품 사진)

 

‘푸마’ 모자를 눌러 쓰고 ‘니콘’ 카메라를 든 그는 “30년 넘는 포토그래프 작업을 되돌아볼 사진집을 펴내기 위해 내 나라 노르웨이의 매력을
사진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겨운 파티에 온 듯 경쾌한 움직임으로 연방 사진을 찍었다. 그가 아이폰을 꺼내들고 보여준 그의 작품 사진들엔
전직 패션 디자이너다운 끼가 넘쳐흘렀다. 호숫가 물수제비 위에 다리미를 대서 마치 물을 천처럼 다리는 듯한 사진, 눈 속에 인형을 넣어 계란처럼
표현한 사진…. 노르웨이 태양빛의 바삭거리는(crispy) 느낌이 좋아 플래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그는 “노르웨이의 색은 어딘가 깊이가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노랑도 파랑도 초록도 빨강도 저마다 묵직한 무게가 있었다. 뾰족 지붕 집들의 창가에는 레이스 커튼, 작은
화분, 흰색 새 모양의 목각 인형들이 있었다.

 

(발레스트란 마을 가정집의 창가. 너무나 평화로운 목각 새 인형과 흰색 창틀.
photo by 전경우)그러나 노르웨이 디자인이 마냥 평화롭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즈 오브
노르웨이’란 패션 브랜드는 ‘파티를 벌이자’란 모토로 전통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네온 핑크색 남성 재킷과 팬티, 알록달록 점박이
양말….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문을 연 이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엔 할리우드 스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슬로에 있는 무즈 오브 노르웨이 숍)

 

(베르겐에 있는 무즈 오브 노르웨이의 쇼윈도 디스플레이)

 

(무즈 오브 노르웨이의 네온핑크색 남성용 재킷)

 

 

(무즈 오브 노르웨이의 알록달록 남성용 팬티)

 

(무즈 오브 노르웨이의 광고 비주얼. 이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하와이에 산 적이
있다)

 

 

(무즈 오브 노르웨이 옷에 붙어있는 태그. 이 추억의 사진 속에 노르웨이 역사가
깃들어있다)

 

(무즈 오브 노르웨이의 레인부츠. 이 흰색 레인부츠를 신고 빗속을 다니면 꼭
눈밭 속을 다니는 느낌일 것 같았다.)

 

브뤼
씨와 악수를 하고 헤어진 뒤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길에 떨어진 솔방울을 가만 주워 호주머니에 넣으며 ‘노르웨이 같은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여자는 아마 고요하고 맑은 심성을 지녔으면서도 가슴속에 유쾌한 불덩이를 안고 있을 것이다. 비틀스가 부른 ‘노르웨이의 숲’의
‘그녀’처럼….오슬로·발레스트란=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노르웨이 디자인을 알고
싶다면
판타스틱 노르웨이 www.fantasticnorway.no안데르센 앤드 볼
www.anderssen-voll.com노르웨이 디자인·건축센터(도가·doga) www.doga.no오슬로 국립
오페라 하우스 www.oslooperahouse.com포토그래퍼 크누트 브뤼 씨 www.tinagent.no무즈
오브 노르웨이 www.moodsofnorway.no

 

—————————————————————————————————–

 

자, 이제 기사에 소개한 내용 이외에

제 카메라에 포착된 노르웨이 스타일을 추가합니다.

당신이 트렌드세터라면 알아두면 좋을…

천천히 즐감하시죠. ^^

 

(노르웨이의 한 시골마을 호텔 기념품가게에 있던

종이로 만든 인형. 솔방울을 들고 있는 아기자기함이 너무 예뻐

들었다 놨다 하면서 한참 봤던, 참 여성스런 인형.

솔방울에서 고소한 호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과거 노르웨이 세즈의 커피잔 세트 작품. 이번에 내가 출장 갔을 때 커피를
대접 받았던 바로 그 커피잔세트. 베르겐의 한 상점에서 당초 159 노르웨이 크로네의
가격을 30크로네에 엄청 할인해 팔았는데 깨질까 못 사왔다. 이런 게 인연일까.)

 

 

(베르겐 시내에서 발견한, 빙하를 닮은 화병. 몇 년 전 겨울 스웨덴에 갔을 때
스웨덴의 눈송이 결정체를 보면서

앱솔루트 보드카 병에 있던 문양의 근원을 깨달은 적이 있다. 이 화병도 노르웨이의
빙하를 꼭 닮았다.)

 

 

(노르웨이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그리그 하우스에 보존된 나무 목각 의자와 테이블보.
노르웨이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양이다)

 

(노르웨이의 한 호텔의 테이블보 레이스를 찍은 사진.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

 

 

노르웨이의 감사한 들꽃들처럼

전 그 곳에서 소중한 인연의 씨앗들을 품고 돌아왔습니다.

그 인연 중엔 노르웨이 스타일도 있습니다.

명랑하되 겸허하고, 당당하되 분수를 아는 그런 스타일.

우리가 흔히 패션이라고 말하는, 옷차림도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댓글 2개

섹시한 중년 남자 패션은?-영화 <싱글맨>

톰 포드.

 

48살의 이 남자.

1990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에 합류한 뒤 1994년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명되면서

파산 위기에 처했던 구찌를 살려냈던,

그야말로 ‘똘똘한 한 명의 디자이너가 어떻게 브랜드를 살려내는지’ 철저하게
확인시켜준 이 남자.

2004년 구찌에서 물러난 후 ‘톰 포드’란 자신의 브랜드를 이끄는 이 남자.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나 뉴욕주립대에서 미술사와 연기를 전공하고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인테리어, 다시 프랑스 파리 파슨스에서 패션을 공부한 이
남자.

‘구찌=섹시’란 공식을 무로부터 유로 창조해낸 이 남자.

최근 장동건이 결혼식 때 입은 턱시도를 만든 이 남자.

아…톰 포드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영화 ‘싱글맨’을 보고나서입니다.

 

(구찌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톰 포드)

 

영국 작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1962년 원작 ‘싱글맨’을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톰 포드가 메가폰을 들고 영상으로 표현한

영화 ‘싱글맨’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봤던 영화 중 가장 스타일리쉬하고 패셔너블한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상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나 감각적이어서

영화관 어둠 속에서 수첩을 꺼내들고 그 영상을 옮겨적었을 정도니까요.

예를 들면 ‘원형 시계 절반만 클로즈업’. 이런 식으로. ^^

톰 포드, 당신, 정말 참 대단해요. ^^

 

이 영화를 소개하는,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 영화관에 꽂혀있던 한 장짜리 브로슈어엔 이렇게 시놉시스가 씌여 있습니다.

 

’1962년.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오랜 연인이었던 짐(매튜 구드)의 죽음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상실한 채 죽음보다 더한 외로운 일상을 맞이한다. 자신의 본질을
속이고 살아가는 조지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유일한 여자친구 찰리(줄리언
무어)가 있다. 찰리는 애인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조지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과의
하룻밤을 제안하고 조지의 마음은 겉잡을 수 없게 된다. 한편 삶을 정리하려는 조지
앞에 매력적인 제자 케니(니콜라스 홀트)가 접근하고 우연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내며
조지는 짐을 잊고 케니와의 새로운 삶을 위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아…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드는 시놉시스 소개라고 생각됩니다.

이 시놉시스만 보면

대학교수 조지가 여자친구와 매력적인 남자 제자 사이에서 삼각관계식 고민을
하는 뉘앙스를 팡팡 풍기는데,

이 영화, 그리고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 ‘싱글맨’의 본질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중년의 남자가 16년 간 사귀었던 연하의 남자 애인을 사고로 잃고 난 후 겪게
되는 크나큰 상실감,

미국과 쿠바, 소련 사이에 긴장이 치솟았던 이른바 ‘검은 토요일’이 있었던 1962년
당시 사람들의 공포감,

동성애자, 즉 사회 소수자로서의 두려움 등

영화 속 58세 중년 남자가 하루에 겪는 감정선을 놀랍도록 정교하게 풀어낸 수작이라는
데 그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자친구나 남자제자나 모두 주변인물일 뿐이죠.(물론, 여자친구로 나온
줄리언무어는 50세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놀랍도록 매력적이고 섹시합니다.)

 

이 영화의 스타일을 소개하려고 하는 것이니만큼
영화 얘기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영화 ‘싱글맨’의 영상이 스타일리쉬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우선 블랙 앤드 화이트, 갈색 원목의 색감이 결정적입니다.

58세 동성애자 중년 교수를 연기한 콜린 퍼스의 사진입니다.

(콜린 퍼스, 영화 ‘맘마미아’,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등에 나왔었는데 이 영화에서
연기 최고입니다!)

바로 이 검은색 뿔테 안경.

이 안경이 이 영화 스타일의 중심을 잡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을 따르자면 안경알이 더 작아져야겠지만,

당시 시대 배경이 복고풍 패션이 거셌던 1960년대라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스타일리쉬하되, 여러모로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대학교수라는
점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내면에 두려움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두꺼운 검은색 뿔테 안경은 참으로 유용한 스타일 도구가 됐습니다.

그가 모는 빈티지 승용차,

그가 서류가방 속에 넣고 다닌, 섬뜩하게 반듯하면서도 섹시한 권총이

모두 검은색이었죠.

매우 완벽한 검은색…

  

 

 

이 검은색은 영화 속에서 내내 흰색과 만납니다.

‘블랙 앤드 화이트’.

너무 많이 듣는 말이라 진부하게 여겨지지만

톰 포드식 블랙 앤드 화이트는 긴장된 섹시함이 있습니다.

남자 가슴에 꽉 맞는 희디 흰 셔츠의 품,

폭이 좁은 셔츠 칼라,

그리고 쪼삣하게 얇은 넥타이.

 

영화 초반부에 그가 출근을 준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드레스룸에서 잘 세탁된 흰색 셔츠를 꺼내 입습니다.

어쩌면 영화 속 주인공의 모놀로그도 이토록 스타일리쉬할까요.

 

‘또 이 지긋한 하루를 견뎌내야 한다. 난 내 역할을 완벽하게 이해한다.

(슬림한 검은색 넥타이를 매며) 난 이제 살짝 딱딱한 내 모습을 갖춘다.’

 

 

 

 ’호기심 천국’인 저는 이 영화에 푹 빠져

  아트하우스 모모 바로 옆에 있는 교보문고 이대점에서

  곧바로 원작인 소설 ‘싱글맨’을 사서

  이날 바로 읽어버렸습니다.

 

  시기적으로 원작 소설은 1964년 씌여졌고, 영화는 2010년 산인데

  전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게 된 셈이었죠.

  그래서 소설 문장 하나하나에 톰 포드가 재현해낸 영상이 오버랩됐습니다.

  영화를 안 보고 소설을 먼저 읽었더라면 읽어내기 좀 어려울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소설의 복잡한 감정선을 뮤직비디오처럼 처리해낸 톰 포드를 다시 보게 된 이유이기도
했죠.

 

소설에선 이 주인공이 사는 집이 그리 럭셔리하게 묘사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좁은 공간으로 나오는데요.

톰 포드는 이 주인공이 연하 동성 애인과 살았던 집을

너무나 감각적인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자연주의’에 맞춰 원목이 어우러지는 공간.

오죽하면 영화 속 회상 장면에서 그의 젊은 남자 애인이 이 집 개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겠습니까.

"얘들은 현재를 살 줄 알아. 세련되게 빌붙어 살지."

전체적 집의 외관을 보면서는

제주에 있는 포도호텔과 매우 흡사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유명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건축한 포도호텔 로비 부분과 참 많이 비슷했어요.
^^

영화 주인공이 주방에서 물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은은한 흰색의 도자기 컵이었어요. 어찌나 고급스럽던지요.

영화 속에서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읽는 주인공은 갈색 니트를 입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조지’는

쪼삣한 넥타이를 매거나 ‘노 타이’를 합니다.

중년 남자분들께서 노 타이 패션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셔츠의 품과 소재입니다.

셔츠가 벙벙하면서 타이마저 안 매시면

그야말로 중년 아저씨 패션이 됩니다.

그런데 배우 조인성 몸매도 아니면서(조인성이 실제로 구찌 옷을 많이 입었었습니다.)

또 셔츠를 너무 꼭 끼게 입어주시면,

벙벙한 셔츠보다 훨씬 더 못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절묘한 밸런스의 문제에 당면하시게 될 겁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론

평균적 몸매시라면 딱 맞는 셔츠,

너무 왜소하거나 또는 비대한 몸매시라면 차라리 넉넉한 쪽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대신 노 타이 패션이라 생략하게 되는 넥타이 가격을 덧붙인 정도를 투자해서
좋은 소재의 셔츠로요.

안 좋은 질감의 셔츠를 꼭 끼게 입고 타이를 안 매시면 자칫 웨이터 패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블랙 앤드 화이트.

한 끝 차이로 ‘한 없이 세련됨’과 ‘자칫 천박스러움’을 오갈 수 있는

힘든 주제입니다.

 

 

 

중년 남자의 패션을 말하고 싶었지만,

줄리언 무어가 나온

이제 곧 보시게 될 매혹적 영상만큼은 빼놓을 수가 없군요.

사랑하는 남자(물론 그가 동성애자일지라도.)를 집으로 초대하기 위해

그를 만나기 몇 시간 전부터

검은색 레이스 브래지어 차림으로 정성들여 아이 메이크업을 하는 이 여자.

발정난 암코양이처럼 눈 아이홀의 윗부분과 아랫부분까지 꼼꼼하게 검은색으로
선을 그리는 여자.

톰 포드는 어떻게 영상을 잡았나하면,

완벽한 아이 메이크업을 한 오른쪽 눈과

아직 메이크업이 안 된 왼쪽 눈을 거울 속으로 함께 보여줍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카메라웍입니다.

 

요즘 레이스 속옷에 살짝 마음이 가 있던 중입니다.

레이스…조금만 잘못 다루면 찢기기 쉬운, 한없이 여성스러운 레이스.

언젠가 최불암 선생님께서 ‘빨간색이 좋아져요’라고 껄껄 웃으시던 모 홍삼 광고가
생각납니다.

전 요즘 ‘레이스가 좋아져요.’

아…저도 중년이 돼서 그런가 봅니다, 라고 말하기엔 살짝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이번 시즌 크리스찬 디오르는 레이스 속옷을 연상시키는 매우 짧은 미니 실크
스커트를 내놓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레이스 속옷도 지금 이 순간 매우 핫한 트렌드니까요. ^^ 

영화 속 골초인 줄리언 무어의 담배는 베이비핑크 색입니다.(정말로 그런 담배가
있나요?)

참으로 톰 포드 답습니다. ^^

 

 

 

영상도 영상이지만,

영화 ‘싱글맨’은

대사가 주옥 같았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맥락을 잘 모르시겠지만,

제 마음을 울렸던 대사 몇 개를 이 곳에 옮겨둡니다.

그 대사들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일수도, 듣고 싶은 말일수도,

먼 미래에 하게 될 말일수도 있을 겁니다.

 

"살면서 완벽하게 모든 게 명료해지는 순간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한대로 살지 않아."

"You are breathtakingly beautiful." (넌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워)

"네 눈썹도 예쁘구나."

"16년 간 (흡연을) 참았어. 짐(사망한 주인공의 옛 애인)이 싫어해서."

"모든 건 완벽하게 정해져있다."

"애인은 버스 같은 거래요.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버스가 온대요."

(제자의 제안을 거절하며. 즉 자살을 준비하며) "오늘은 나한테 심각한 날이야."

"혐오스러운 것도 아름다울 때가 있지."

 

조금 더 특별했던 대사는,

"넌 참 모던하구나. 자신에 대한 확실함이 있어."

 

2010년 한국 경성에

모던 보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비록 나이는 중년이되, 마음은 연약한 소년인

우리시대 모던 보이들에게 삼가 위로의 말씀과 화이팅 안부를 전합니다.

 

p.s.

1)영화보다 원작 소설이 중년 남자의 두려움을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어쩌면 너무나 뮤직 비디오 같아서.

원작 소설 중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두려움이 미주 신경을 비튼다. 저 멀리 어디에서 기다리는, 다가올 죽음이 안기는
메스꺼운 경련. 그러나 그 사이에, 엄격히 훈련을 받은 대뇌는 주도권을 잡고 시험을
하나씩 시작한다.(중략) 고분고분하게, 세수하고, 면도하고, 머리를 빗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야 할 책임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차지한 자리에 기뻐하고 있기까지 하며, 다른 사람의 기대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육신은 제 이름을 알고 있다. 육신은 조지로 불린다.’

 

2)문득 구찌의 요즘 실적이 궁금해졌습니다.

   톰 포드가 떠난 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여성인 프라다
지아니니가 맡고 있습니다.

   본래 이탈리아 브랜드였던 구찌는 2000년대 프랑스 명품 그룹
PPR이 인수했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PPR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약간 늘었는데요.
이 실적 개선은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법인을 분할하고 기업공개한 데 따른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명품 브랜드로서의 구찌는 지금 어떨까요? 솔직히 전 구찌의 대중화 전략이
명품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보거든요. 제 눈에는 더블 G마크가 그다지
럭셔리해보이지 않거든요. 차라리 톰 포드가 있을 때 드러내놓고 ‘섹시’란 컨셉으로
한 우물을 파던 때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보였거든요.

  천만다행으로 구찌는 일본과 유럽의 열세를 중국 시장에서 만회하고
있습니다. PPR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이 그룹 안에 있는 스포츠브랜드 ‘푸마’가 오히려
효자일 정도입니다. 한국 시장 소비자의 선택은? 잘 두고 봐야겠습니다.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댓글 13개

영화 <하녀> 패션-화이트 셔츠의 힘!

영화 ‘하녀’를 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그 어떤 가치 판단과 평가를 모두 배제하고

이 영화의 패션 스타일링에 대해 조금 말해두려 제 블로그 공간에 들어왔습니다.

 

‘하녀’의 패션의 힘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젊은 하녀, 전도연의 화이트 셔츠

늙은 하녀, 윤여정의 그레이 스카프.

 

우선 화이트 셔츠의 힘을 보시겠습니다.

 

 

 

 

 

현대판 ‘하녀’에서

하녀의 스타일이 고급스러울 수 있었던(캐릭터상의 백치미는 별도로 하고…) 가장
결정적 패션 스타일링 요소는

바로 이 순백의 화이트 셔츠였다고 전 굳건하게 믿습니다.

맨 윗쪽 단추까지 꼭꼭 잠궜는데도 답답하지 않은 건,

다소 둥그럽고 여유 있는 소매 폭이 여성미를 자아내기 때문이지요.

 

화이트 셔츠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가 몇몇 있습니다.

 

단정한 ‘질샌더’는 솔직히 지나치게 각진 느낌이 있죠.

극소수 ‘패션 포워드’들이 열광하는 ‘마틴 마르지엘라’는 남자친구처럼
듬직하되 여성적이진 않습니다.

전 그래서 전도연의 화이트 셔츠를 보면서 국내 원로 디자이너인 진태옥 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아, 전도연의 화이트 셔츠를 진태옥 선생님이 만드셨다는 말은 아닙니다. 진
선생님께 전화 드려 함 여쭤봐야겠네요. ^^)

국내에선 ‘화이트 셔츠=진태옥’이란 공식이 아주 오래 전부터 성립돼 있었으니까요.

깨끗한 흰색 광목을 동양적 감성의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그야말로 ‘진태옥 스타일’ 화이트
셔츠…

 

화이트 셔츠는

그저 그 존재 하나만으로 위력을 갖는 엄청난 패션 아이템이지만,

소재와 사이즈를 잘못 골랐을 경우엔

패션의 세계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함정’도 갖고 있습니다.

 

고로,

 

1)적당히 긴장감을 주면서 격식을 차리고 싶다면,

너무 얇은 소재의 화이트 셔츠는 피해 주세요.

하늘거리는 얇은 소재는 전원풍의 꽃무늬 면 롱 스커트와 ‘레페토’ 단화에 카디건처럼 훌훌
매서 걸치는 용도라면 모를까,

타이트 스커트엔 좀 덜 어울립니다.

 

2)사이즈의 경우엔 너무 꼭 맞거나 작은 걸 입느니, 차라리 큰 걸 입도록 하세요.

작은 화이트 셔츠는 사람을 궁색하게 보이게 하거든요.

 

3)화이트 셔츠의 경우엔 비싸고 좋은 걸 사서 오래오래 입겠다, 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 왕년에 비싼 화이트 셔츠 몇 벌을 사 봤는데, 몇
년 지나면 아무리 세탁소에 가져가 표백 처리해도 옛날 옷 분위기 팍팍 풍기는 동시에,
영화 속 전도연 셔츠처럼 순백의 느낌을 줄 수가 없더라고요.

  참고로, 화이트 셔츠를 매우 즐겨 입는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서정기
씨의 경우 자신과 아내를 위한 화이트 셔츠를 수십 벌 갖추고 번갈아 입으십니다.

  ’옛날 옷 가치의 재발견’이란 패션의 명제가 화이트 셔츠엔 좀 덜
들어맞는다는 게 제 사적인 의견입니다.

 

4)제 경우엔 만약 화이트 셔츠를 한 벌 새로 사게 될 일이 있다면(솔직히 구매
계획 없습니다만…^^),

   원피스형으로 좀 긴 셔츠를 사서 제 식으로 옷핀을 꼽거나
묶거나 하면서 저만의 볼륨을 만들어 볼 것 같습니다.

   

5)이왕 여러 팁을 소개하는 김에

  제가 아끼는 화이트 셔츠 두 벌도 소개하겠습니다.

  하나는 앞 뒷판 길이가 달라, 정확히는 뒷쪽 가운데가 꼬리처럼 길어서
지휘자 연미복을 연상시키는 ’Y3′ 셔츠,

  또 다른 하나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가판대에서 산, 국내
천연 직물 브랜드(브랜드 이름을 까먹었습니다)의 다소 두꺼운 마 소재의 둥그런
나그랑 소매의 셔츠입니다. ^^

   

 

자, 이제

다음은 그레이(gray)의 위력을 보시겠습니다.

영화 ‘여배우들’에 이어 이번에 ‘하녀’로 패셔니스타로 등극한 배우 윤여정 씨의 패션 카리스마는

영화 속에서 몇 벌 걸쳐던 롱 밍크 코트가 아닌, 바로 이 회색 스카프에 있다고 봅니다.

  

 

 

 

스카프는 여성의 나이에 따라 참으로 다른 용도를 갖습니다.

20대 풋풋한 여성이야 그냥 아무거나 둘러도 다 예쁘지요.

30대, 40대 때는 아무래도 얼굴을 환하게 보이는 목적이 커집니다.

50대 이후가 되면 스카프는 목의 주름을 가리는 동시에 여성의 원숙미를 표현할
강력한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합니다.

단정한 짙은 검회색 원피스(제일모직의 ‘구호’ 브랜드의 실루엣을 연상시킵니다)
위에 한쪽으로 두른 밝은 연회색 스카프는

이 영화에서 ‘윤여정 스타일’을 규정지은 가장 잘 한 스타일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 윤여정 씨 뿐이던가요.

화이트 셔츠 뿐 아니라 짙은 회색 셔츠를 입고 흰색 앞치마를 두른 전도연 또한
얼마나 아름답더이까. ^^

 

 

 

다시 윤여정 씨 패션으로 돌아오자면,

윤여정 씨는 ‘패션은 젊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님’을 요즘 누구보다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칸 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를 응원할 때 입은 바로 요 밑의
우아한 블랙 드레스,

 

 

 

이재용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 촬영할 때 드라마틱하게 소화한

샤넬 트위드 투피스 룩…

(전 똑같은 이 샤넬 트위드 투피스를 ‘여배우들’의 다른 젊은 여주인공들이 입었다면
과연 윤여정 씨만큼 카리스마를 뿜어냈을까 상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멋쟁이로 소문난
김민희가 입었다면 멋있기야 했겠지만 이런 드라마틱한 느낌은 덜하지 않았을까요.)

 

 

 

‘여배우들’에서 검은색 쇼트 카디건식 재킷과 회색 벌룬 스커트로 우아한 멋을
낸 윤여정 씨(맨 오른쪽).

 

 

 

 

포스 넘치는 진정한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화이트 셔츠와 그레이 패션 아이템에 도전해 보세요.

영화 ‘하녀’에서 건진 패션 스타일링 교훈입니다.

여러분, 화이팅! ^^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 , | 댓글 23개

부부 애정수명 연장제와 반짝이 수세미 패션

어젠 회사 야근,

석가탄신일이자 휴무일인 오늘은 근무…

다른 직업도 다 그렇지만, 신문기자란 직업도 참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아파트 앞에 1주일에 두 세 번 꽃 파는 트럭이 옵니다.

맘씨 좋은 50대 부부가 한 다발에 3000-5000원 정도 꽃을 엮어 주죠.

전 주로 이 곳에서 잔잔한 들꽃을 삽니다.

그런데 오늘 출근 전에 우리 딸아이가 먹을 저지방 칼슘 우유를 사 두려 동네 마트로
나서다가,

이 트럭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부부의 날이기도 하죠.

그래서 오늘 아침 제가 이 트럭에서 고른 꽃은 핑크색 장미 10송이(5000원)였습니다.

제가 우유 사러 나설 때,

저희 천사 남편은 야근한 아내를 그냥 자게 놔둔 후 혼자 아이를 데리고 교회로
놀러간 후였습니다.

(저희 아이는 교회 놀이터를 좋아합니다!)

왠지 이 꽃다발을 집에 들고 오면서 기분이 좋아졌는데,

정작 집 안에 마땅한 꽃병이 없어서

일단 눈에 보이는 옛날 주전자 안에 툭 넣어봤는데,

그 느낌이 은근 괜찮았습니다.

뭐랄까…

생활의 냄새(옛날 주전자)와 로맨틱한 느낌(핑크색 장미)의 다소 안 어울릴 듯,
오묘하게 어울리는 만남이랄까…^^

혹시 이 느낌, 이 만남이 결혼 그리고 부부와 비슷한 속성은 아닐까.

 

 

 

 

이 장미꽃 10송이 살 때,

트럭 안주인께

"앗, 여기 꽃잎 좀 상하려 하네요"라고 말했더니(그렇게 말하면 1000원이라도
깎아줄 줄 알고),

대신 생화 수명 연장제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물약 소화제 같이 생겼는데, 꽃병 물 속에 넣으면 꽃이 덜 시든다네요.

그 때 생각했습니다.

부부 애정 수명 연장제가 필요하겠다.

지금부터 부부 애정 수명 연장제, 부단히 찾아보려 합니다.

사진은 제 노트북 컴퓨터 위에 놓고 찍어 본 생화 수명 연장제입니다. ㅋㅋ

 

 

 

그러고보니 딸아이의 우유를 산 후

휴일을 맞아 저희 동네 길거리 장사에 나선 만물잡화상으로부터

1000원짜리 수세미 두 개(각각 3개 들이)와 2000원짜리 가위도 사 왔습니다.

부엌에도 책장이 있는, 좀 정신산란한 저희집 나무 식탁 위에 놓고 찍어봤습니다.

 

아…

이 어쩔 수 없는 패션 본능!

고급 그릇을 설거지할 때 쓰는 부드러운 수세미 말고,

벅벅 닦아야 하는 수세미(사진 왼쪽)가

빨강, 금색, 은색의 ‘반짝이’ 수세미였던 겁니다. 

 

 

 

아…반짝이 패션…

지난해부터 간간이 보이기 시작한 반짝이 패션은

올 가을 겨울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사벨 마랑, 드리스반노튼, 랄프로렌, 에밀리오푸치, 오스카 드 라 렌타, 심지어 고상한 브랜드 아크리스까지

반짝이 요소가 가득합니다.

출구전략이 논의되고는 있다지만,

아시아 신흥시장의 부유층이 지갑을 열고는 있다지만,

이미 브랜드 성숙시장에 접어든 유럽의 디자이너들은

과거의 반짝이던 영화를 되찾고 싶어 반짝이에 향수를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올 가을 겨울 이사벨마랑의 룩 두 개를 소개합니다.

제가 명명하기론, 반짝이 수세미 룩입니다. ㅋㅋ

 

 

 

 

제게는

저희 친정 엄마가 수십 년 전 매우 아껴 입다 물려준,

반짝이 니트 톱과 롱 스커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 속에선 빨간색 반짝이 수세미와 좀 비슷한데, 제 옷 색은 좀
더 와인색에 가깝습니다.

마침 올해엔 롱스커트의 유행도 다시 돌아왔죠.

 

행여나 제가 심경에 큰 변화가 있어

어느날 와인색 반짝이 니트 롱 스커트를 입고 나타나더라도,

"어머, 왠 80년대 뽕짝 여가수래?"라고 너무 비난하지 마시고

유쾌하게 이 반짝이 수세미를 떠올려주셨으면 합니다. ^^

 

다시 부부의 날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5000원짜리 핑크색 장미 10송이,

1000원짜리 3개 들이 반짝이 수세미,

이렇게 6000원만 들여도

부부가 함께 마주앉아 나눌 이야깃거리가 생길 것 같습니다.

 

늘 엄한 사람들에게는 눈웃음치며 "고맙다"는 말 잘 하면서,

정작 내 남편에게는 덜 그런 것 같아,

어떻게든 오늘 부부의 날,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말해보려 합니다.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댓글 2개

출장 트렁크에 넣어야 할 패션 아이템

이런저런 취재로

몇날 며칠 출장을 다녀올 기회가 많은 제가 오늘은 블로그에

‘출장길 트렁크 꾸미기’ 노하우를 소개하려 합니다.

 

실은

해외 출장이 잦았던 친정 아빠를 어려서부터 어깨 너머 보고 자라서인지,

전 주위사람들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단출하게 트렁크를 꾸리냐, 정말 신기하다는 소리를 매우
자주 듣고 살았거든요. ^^

 

제가 트렁크를 단출하게 꾸리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출장길에서 읽을 책과 출장 중 얻게 되는 자료들의 꽤 묵직한 무게를 감안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늘 옷은 단출하게…가 바로 컨셉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출장이라도 패션을 포기하긴 안타깝지 않습니까.

출장이 아니라면 극도의 포토 마니아가 아닌 이상 일상에서 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는 않잖아요.

그러니 가급적 출장길에서 예쁜 사진을 ‘득템’하셔야죠.

 

휴양지 휴가가 아닌 출장 트렁크에서

옷의 분량을 줄이면서 어느 정도 격식은 차리면서 패션성을 극대화할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색감이 화려한 스카프

둘째, 디자인이 독특한 선글래스와 모자,

셋째,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은, 단 디자인이 화려한 악세서리,

넷째, 글로벌 패션 공용 아이템인 블랙 의상입니다.

 

최근 다녀온 노르웨이 출장(1주일 간)에서 제가 꾸린 트렁크 패션은 역시 단출했습니다.

실은 너무 단출한 나머지 막판엔 입을 옷이 좀 부족하긴 했습니다만…

 

매우 사적인 기준으로는,

 

첫째, 든든하고도 가벼운 파카(여러 출장을 다닌 제 경험상 해외에서 늘 따뜻한 옷이 아쉽게
됩니다. 더우면 벗으면 됩니다. 하지만 없으면 몸살 감기 걸리기 십상입니다. 전
2년 전 스페인 출장 때 바로 이 중대한 원칙을 지키지 않아 못된 몸살이 걸려 학수고대하던
플라멩코 공연도 포기하고 호텔 방에서 골골 거렸습니다!)

 

둘째,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긴팔 옷(전 대학 시절 입던 검은색 스키니 바지와
‘유니클로’ 히트텍을 챙깁니다)

 

셋째, 가벼운 바람막이용 검은색 트렌치코트(이번 출장에서 전 매우 가벼운 프랑스
‘제라르 다렐’ 검은색 트렌치코트)

 

넷째, 만국 패션 공용어인 잠자리 모양 레이밴 선글래스와 줄무늬 니트(전 이번에
‘토미 힐피거’와 ‘자라’ 두 벌. 요 밑 사진의 줄무늬 니트는 ‘토미 힐피거’)

 

 

 

 

다섯째, 사진에 효과를 줄 땡땡이 도트 무늬 또는 꽃무늬 옷. 이왕이면 블랙으로…

(전 이번 출장에는 땡땡이 콤 데 가르송 쇼트 재킷과 베르나르 윌헴 꽃무늬 면
반팔 옷을 마구 레이어드해 입었습니다!)

 

 

(검은색 트렌치코트 위에 걸쳐 입은 미니 길이의 점박 무늬 콤 데 가르송 쇼트
재킷. 가방은 몇 년 째 출근길에도 줄창 드는,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마크 제이콥스의 서브 브랜드-천 가방. 출장길엔 매우 격식을 차릴
자리가 아니라면 지퍼가 있는(여권 분실 등을 감안하여) 천 가방이 최고입니다!)

 

 

 

(10년 쯤 전 밀라노 편집숍에서 샀던 bernhard willhelm 꽃 손 자수(일일이 손땀한
자수입니다) 검은색 옷. 원래 여름용 반팔 옷인데
검은색 유니클로 히트텍 위에 걸쳐 입었습니다.)

 

여섯째, 트렌디한 스니커즈.

전 10년 째 신는 매우 매우 가벼운 검은색 푸마 스니커즈를 출장용으로 늘 챙겨넣습니다.

 

 

(10년 전 일본 도쿄에서 산 깃털만큼 가벼운 푸마 스니커즈. 노르웨이 바다에는
클로렐라가 사는지, 어쩜 이렇게 바닷빛이 초록색일까요.^^ 자연만큼 패션 색감 공부에
유용한 소재는 없는 듯합니다.)

 

 

이번에는 굽이 있는 ASH 검은색 스니커즈도 신고가긴 했습니다. 제가 출근길에도 자주 신는 신발인데요.

최근 고소영 씨가 흰색으로 신혼여행길 인천공항에
이 신발을 신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이 제게 "역시 트렌드세터야"라고
감탄한(단지 고소영보다 먼저 사 신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발이기도 합니다.

흰색은 좀 더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지만, 제 것처럼 앞코만 흰색이고
검은색인 이 신발은 정장 차림에 매치해도 굽도 있고, 은근히 세련된 이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신고 있으면 발 냄새가 날 수 있으니, 행여 애인과
신발을 벗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피해 주세요. ^^

 

 

(고소영도 신었던 ASH 브랜드의 굽 있는 스니커즈. 평소 정장과도 은근 잘 어울립니다.
여기선 땡땡이 콤 데 가르송 재킷을 원래대로 안에 입고 트렌치코트를 겉에 입었습니다!)

 

 

 

(고소영이 신혼여행 나설 때 신은 화이트 ASH 굽 있는 스니커즈)

 

일곱째, 모자. (전 최근 인터뷰한 모자 브랜드 ‘가오리’에서 산 비대칭형 모자를
이번에 골랐습니다만, 다른 때엔 챙이 큰 밀짚모자도 잘 씁니다!)

 

여덟째, 보온도 되고 무채색 옷에 포인트를 줄 스카프 또는 액세서리.

 

(꽃무늬 노란색 터키산 스카프(7유로)와 국내 브랜드 ‘가오리’ 모자)

 

 

다시 한 번 정리드리자면,

출장길 패션의 대원칙은

 

첫째, 기후 변화를 감안해 따뜻한 겉옷을 꼭 챙길 것,

 

둘째, 며칠 내내 입어도 다른 분위기를 줄 수 있도록 레이어드를 감안할 것

 

셋째, 자기만족을 위해 화려한 액세서리를 챙길 것(전 주로 H&M의 뱅글과
상하이에서 샀던 호리병 모양 흰색 귀고리를 챙깁니다)

 

넷째, 절대적으로 편안하되 디자인이 예쁜 신발을 고를 것

 

다섯째, 이번엔 일정상 아니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심플한 만찬용 검은색
원피스.(결코 안 비싸도 됩니다. 그냥 검은색 원피스와 검은색 스타킹-좀 더 화려하고
싶으면 꽃무늬 또는 망사 스타킹-만으로도 출장길
성장이 됩니다!)

입니다.

 

여섯째, 그러고도 트렁크에 공간이 있다면 헐렁한 체크무늬 남방.

 

이제 마지막 일곱째, 행여 피곤한 발을 위한 예쁜 무늬 양말. 전 이번 출장에선
H&M의 네이비 컨셉 파란색 줄무늬 양말과 땡땡이 무늬가 있는 흰색 양말 등을
챙겨 신었습니다. 남들은 몰라도 저 혼자 신발 속 유머러스한 패션에 즐거워했더랬습니다.
^^

 

여러분, 기분 좋고 패셔너블한 출장 되십시오. 꾸벅…^^

 

 

p.s. 그러고보니 제 출장 트렁크를 가볍게 하는 요인 중에는 시어머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독일 트렁크 브랜드 ‘리모와’도 한 몫 합니다. 실은 이 트렁크가 좀 가격이
세서 의도하지 않게 이 트렁크를 홍보하게 되나, 염려도 됩니다만…출장이 매우
잦다면 추천할 만한 트렁크 브랜드이긴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드는 ‘투미’ 브랜드를 좋아해 노트북 가방도 ‘투미’ 것이 있지만 실은 ‘투미’는
무겁습니다. 그런데 ‘리모와’ 트렁크는 너무 가벼워서 출장의 버거운 무게를 한결
줄여줍니다. 출장이 잦으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카테고리 : 패션 스타일
태그 : , , , , , , , | 댓글 22개
페이지 2 의 11|1|2|3|4|5|10...마지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