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노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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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미인도’ ‘쌍화점’ ‘박쥐’ 등 파격 노출… 영화사, 관심 끌지만 주타깃 여성관객 떨어질까 발동동

 

“배우 노출만 주목하지 말아주세요.”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잇따라 여배우의 노출이나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오히려 그 역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개봉을 앞두거나 제작이 끝난 한국 영화들은 대부분 여배우들의 파격 노출 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예진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제작 주피터필름)를 비롯해 김민선의 ‘미인도’(감독 전윤수·제작 이룸영화사), 송지효의 ‘쌍화점’(감독 유하·제작 오퍼스픽쳐스), 김옥빈 ‘박쥐’(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등이 벌써부터 여배우의 노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들은 이번 달 말부터 11월, 12월 내년 상반기까지 연이어 개봉을 계획하고 있는 영화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관심이 높아지자, 정작 제작사측은 신경이 날카로워 배우의 노출이나 베드신은 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높여주지만 정작 흥행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제작사의 우려다. 한 영화 마케터는 “노출 때문에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여성 관객이 주로 영화를 선택하기 때문에 흥행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봉을 앞둔 ‘아내가 결혼했다’는 요즘 손예진이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여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제작관계자는 “정말 수위가 높았던 다른 영화에 비하면 파격적인 수준이 아니다”며 이런 관심을 잠재우느라 애쓰고 있다. 영화 홍보도 노출과 베드신보다는 독특한 소재의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이 여성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미인도’ 역시 강도 높은 노출과 정사 장면을 담았다. 자연 개봉을 앞두고 역시 노출과 수위 높은 정사장면에 관심이 쏠리자 제작사는 서둘러 작품의 완성도를 전면에 강조하고 나섰다.

 

전윤수 감독도 “배우들의 노출에 편중된 시선이 안타깝다”며 “그림을 위해 남자로 살아야했던 여인 신윤복의 아픔이 그려진 슬픈 장면으로 완성도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12월 개봉 예정인 ‘쌍화점’은 최근 촬영을 끝냈지만 편집 등 후반기 작업을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하기로 했다. 시나리오부터 외부 공개를 꺼렸던 이 영화는 주연인 주진모, 조인성, 송지효의 베드신이 ‘색,계’를 넘는 수준이라고 소문이 나 관심을 모았다.

 

‘쌍화점’의 제작사와 배급사 역시 노출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 제작 관계자는 “편집 등 후반기 작업이 남아있기 때문에 어떤 영상이 어떻게 선보일지 아무도 모른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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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그녀' 할리우드에서 이렇게 변했다

                    

 

미국판 ‘엽기적인 그녀’, ‘마이 쎄시 걸’에 없는 것

‘마이 쎄시 걸’은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세 번째 한국영화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은 바로 2001년 488만 관객을 기록하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엽기적인 그녀’다. ‘마이 쎄시 걸’은 배경이 뉴욕이고 미국 배우들이 등장할 뿐 ‘엽기적인 그녀’의 주요 설정 과 대사까지 비슷한 ‘쌍둥이’ 같은 영화다.

하지만 어찌된 것일까? 국내 관객에게 큰 기대를 받았던 이 영화는 정작 미국에서 개봉조차 하지 못하고 DVD로 출시됐다. 미국과 한국 관객의 정서적 차이와 7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있다 해도 뜻밖의 결과다. ‘마이 쎄시 걸’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1. 쎄시걸은 엽기녀와 달리 할아버지 머리에 구토를 하지 못했다.

두 영화는 남녀주인공이 똑같이 지하철에서 처음 만난다. 술에 잔뜩 취해 쓰러진 여주인공을 업게 되는 남자. 우리의 전지현은 안주로 먹었던 부대찌개를 왕창 쏟아내며 그야말로 엽기의 면모를 선보이며 등장했다.

할리우드의 엘리샤 커스버트는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는지 “허니”를 외치며 푹 쓰러져 버린다. 작은 차이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는 이 장면만으로도 관객들의 머리 속에 큰 메시지를 각인시킨다. ‘까불지마! 이 여자 정말 엽기적인 그녀야!’

2. 뉴욕에는 모텔이 없었다.

착한 견우 차태현은 술취해 뻗은 엽기녀를 들쳐 업고 할 수 없이 인근 모텔에 간다. 그리고 들이닥친 경찰로부터 강간범으로 몰린다. 하지만 뉴욕 중심가에는 반짝반짝 네온사인이 빛나는 모텔이 없다.

찰리는 쎄시걸을 업고 고민하다 대학 기숙사로 기어 올라간다. 거기에는 룸메이트까지 있고 찰리는 기숙사 경비원에게 들켜버린다. 하지만 감옥엔 가지 않는다.

역시 작은 차이다. 강간미수범 누명을 벗겨준 엽기녀에게 마지막까지 쩔쩔매는 견우를 관객들은 이해한다. 쎄시걸은 뉴욕에 모텔이 없어 그러지 못했으니 자신의 엽기적인 행동의 정당성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이다.

3. 전반전 후반전 연장전 없는 쎄시 걸

‘엽기적인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전후반 그리고 연장전이라는 독특한 구성도 한 몫했다. 엽기적인 그녀를 알게 되고 매력에 푹 빠지는 전반전은 코믹의 절정, 그녀가 숨기고 있는 아픔을 느끼는 후반전은 가슴시린 멜로. 그리고 연장전은 웃음과 눈물을 함께 자아내는 따뜻함이 있었다.

반대로 ‘마이 쎄시 걸’은 원작의 매력을 짧게 압축하다 보니 듬성듬성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러닝타임은 122분. ‘마이 쎄시 걸’은 92분이다. 30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더군다나 7년 전이나 요즘이나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엽기적인 그녀의 이야기이니 92분 러닝타임은 아무래도 너무 부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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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슈퍼스타 SES 유진과 수다를 떨다

 

                       

 

 

사진기자가 영화처럼 애틋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하자 그들은 쑥스러워했다.

 

“두 분 더 가까이 다가가 주세요.”(사진기자).

 

“저기, 이제 그만 가면 안 될까요?”(이동욱)

 

막역한 친구라 더 힘들었다는(?) 사진촬영이 끝나고 마주한 상대는 ‘스포츠동아’ 엔터테인먼트부의 이정연, 이경호 기자. 30대 초반의 두 기자도 나름 사랑과 이별 등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래서 더욱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을 보고 유진과 이동욱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네 사람은 다음 스케줄 때문에 두 배우를 데리고 빨리 이동해야 하는 영화사측 관계자의 애가 타도록 수다를 떨었다.

 

이경호 기자: “스물일곱 동갑내기 친구. 드라마(유진 연기 데뷔작 ‘러빙유’)에 이어 영화에서 또 호흡을 맞춰 인연이 특별해 보이네요.”

 

이동욱:“고등학교 때 SES 팬이었죠. 물론 핑클도 함께 좋아했죠(유진을 바라보며). 방송반 이었는데 무조건 SES, 핑클 음악만 틀었어요.”

 

이경호 기자: “유진씨는 저희 세대에게 특별하죠. 지금은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전에는 지금 원더걸스, 소녀시대 이상 대단했어요.”

 

유진: “그렇게 말하니 세월이 지났네요. 제 나이도 벌써 이렇게 됐네요.”

 

이경호 기자: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라진 연인이 남겨진 유일한 단서 책 198쪽을 찾아다니는 의문의 남자. 그리고 그 남자를 돕는 상처 깊은 여주인공.”

 

이동욱: “저도 소설을 읽었는데 원작의 여주인공이 좀 더 건조하죠. 생활에 찌들어있고. 특히 (유진을 자세히 보며) 여주인공이 이렇게 비정상적인 얼굴이 아니잖아요?(웃음)

 

유진: 뭐? 비정상적인 얼굴?“

 

이동욱: “얼굴도 작고 이렇게 생긴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잖아요. 영화보다 소설이 더 현실적인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이경호 기자:“일본 멜로영화 같은 느낌이랄까?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 진행과 여백을 많이 남긴 듯한 느낌이었어요.”

 

유진: “딱 제가 원했던 분위기였어요. 시나리오 받고 첫 느낌도 그랬고,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는데 이번에 소원을 이뤘네요.”

 

이정연 기자:“두 사람도 실연당한 경험이 있나요?”

 

유진: “그럼요.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이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뭘 표현하고 싶은 건지도 알겠고. 저도 영화 속 은수와 비슷해요. 술도 마시면서 아픔을 잊었죠.”

 

이동욱:“저도 여자한테 잘 차여요.(모두 웃음)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고. 시끌벅적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이정연 기자: “이동욱씨도 옛 사랑을 오래 기다리는 스타일인가요?”

 

유진: “동욱이는 오래 기다리는 스타일인 것 같지는 않아요.”

 

이동욱: “맞아요. 그립고 생각나지만 떠난 사람 기다리며 아파하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이정연 기자: “영화 보고 이해 안 된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198쪽 메시지를 찾겠다고 도서관에서 아무 책이나 막 찢어요?”

 

이동욱: “어, 저 영화에서 대학 안 나왔어요.”

 

이정연: “아니, 후반부에 카페에서 그러잖아요. ‘대학 다닐 때 자주 왔던 집이야’라고.”

 

이동욱: “정말 그러네. 나, 영화에서 대학 나왔구나.”(웃음)

 

유진: “그 때 준오는 정상이 아니라 그랬을 거예요. 몸도 아프지만 여러 가지로 머리가 아파서 그랬겠죠.”

 

이정연 기자: “옥에티 하나 더. 준오가 일식집에서 회 뜨는 장면? 손이 너무 달라서…”

 

이동욱: “캐스팅이 되자마자 촬영을 시작해 일식 요리를 배우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사실은 시사회 끝나고 감독께 다시 하면 안 되겠냐고 부탁드렸는데 이미 늦었다며 지방 극장에 필름이 넘어간 상태라고…”

 

이경호 기자: “영화 촬영 후 동욱씨는 드라마 ‘달콤한 인생’을 했고 유진씨는 필리핀에서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를 끝냈죠? 요즘은 촬영이 끝나고 영화가 한참 후에 개봉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아요.”

 

유진: “촬영 끝나고 감독님과 자주 통화를 했는데 걱정 말라고 올해 안에 개봉한다 해서 편안하게 기다렸어요. 제작비 걱정 안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잘 끝낸 것만 해도 감사해요.”

 

이경호 기자: “‘로맨틱 아일랜드’도 올해 개봉하죠? 연이어 영화가 개봉해서 좋을 것 같은데. 제작사에 갔더니 필리핀 촬영장에서 보낸 말린 망고가 쌓여 있더군요.”

 

유진: “필리핀 과일이 정말 맛있어요. 너무 많이 먹어 걱정될 정도에요.”

 

이동욱: “저는 연기할 때 잘 못 먹어요. 드라마 한 편 하면 한 6kg 빠지죠.”

 

유진:“은근히 예민하네?”

 

이동욱:“집중하기 위한. 그러니까 불꽃같은 연기라고 할까? 하하하.”

 

유진:“가만있으면 내가 그렇게 말해주려 했는데 어쩜 스스로. 아무튼 부러워요. 저는 촬영하면 아침, 점심, 저녁 다 챙겨줘서 오히려 살이 찌는데.”

 

두 친구의 수다는 결국 서로 칭찬하며 끝났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이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영화 꼭 보러와주세요”라며 수다 떠는 동안 잊고 있던 자신들의 본분(?)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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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하루, 최고의 '멋진 하루'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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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받으러 나간 그것도 옛 애인에게…가장 끔찍한 하루가 왜 ‘멋진 하루’가 됐을까?

 

 사채, 채무가 화제다. 빚 때문에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고. 채무와 관련된 악성루머에 시달려 소송을 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액수일지도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거액일 수 있는 빚 350만원 때문에 최고의 ‘멋진 하루’를 보낸 이야기도 있다.

 

 영화 ‘멋진 하루’의 시작은 “돈 갚아” 한마디. 그리고 이 ‘돈 갚아’는 영화 마지막까지 그들이 함께 하는 이유. 서로 소통하는 통로. 그리고 세상에 대한 패배자들의 외침이기도 하다.

 

 앞뒤 설명은 없지만 추정하건데 희수(전도연)는 30대 노처녀 백조다. 돈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 그리고 1년 전 헤어진 병운(하정우)에게 빌려준 350만원이 갑자기 생각에 짜증이 밀려왔나 보다. 폭발 직전 그녀는 돈을 받으러 나선다. 찾아간 곳은 병운이 출근도장을 찍고 있는 경마장. 병운은 희수를 반갑게 맞지만 갚을 돈은 없다. “오늘 꼭 갚아!”라고 윽박지르는 희수에게 병운은 ‘돌려 막기’를 제안한다. “걱정 마 내가 오늘 안으로 다 해결할게” 덥석 희수의 차에 오른 병운은 전화를 돌려대며 돈을 꾸러 다닌다. 희수는 어이가 없다. 하지만 오늘 안에 돈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어색한 동행을 선택한다.

 

 병운의 빚내서 빚 갚기 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돈 많은 여성 사업가,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호스티스, 우연히 만난 대학후배, 사촌, 스키 강사 시절 제자, 이혼 후 힘들에 아이를 키우는 초등학교 동창까지.

 

 희수는 처음엔 기가 막혔다. 호스티스에게 외모가 별로라니, 독하다드니 별 소리도 다 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진실 된 마음으로 선뜻 지갑을 열고 있다는 사실은 점점 닫힌 희수의 마음도 열게 한다.

 

 희수가 받으러 나온 건 돈이 전부였을까? 병운은 어찌됐건 희수에게 350만원을 모두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픈 과거까지 들키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350만원도 끝이 보인다. 이 말도 안 될 것 같던 빚 돌려 갑기는 희수에게 비관에 쌓여있던 희수에게 따뜻한 온정과 희망을 준다. 그리고 병운이 순진한 미소와 함께 던진 한마디 “원래 인생이 그런 거잖아. 내가 있을 땐 없는 사람 돕고, 내가 없을 땐 도움도 받고”는 빚 받으러 나온 짜증 절정의 오늘을 최고의 멋진 하루로 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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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4년 지나도 갓 수확한 것 같은 싱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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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완성된 지 몇 해 지난 영화다.

 

2004년 촬영된 영화니 횟수로 치면 무려 4년 만이다.

 

하지만 남자주인공 김태우의 표현을 빌리자면 “필름이 나이를 먹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상대역인 문소리는 “사과가 너무 오래돼 쨈이 됐겠다”고 걱정했지만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요즘 영화 ‘사과’는 싱싱했다.

 

아이러니하게‘사과’는 한국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 ‘괴물’덕에 몇 년간 창고에 있어야 했다.

 

‘괴물’의 배급 협상 과정에서 넘어간 ‘사과’는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완성도가 떨어져 개봉이 미뤄진 게 아닌 만큼 제작자, 출연배우 특히 이 영화로 데뷔한 강이관 감독의 아픔은 컸다.

 

‘사과’가 필름에 담긴지 4년이 지났지만 굳이 세월의 흐름을 이 영화 속에서 찾는다면 아직 공사 중인 청계천 정도. 그것을 제외하면 생생한 리얼리티 멜로는 세월의 흐름을 비켜가며 갓 딴 햇사과처럼 싱싱한 맛을 담았다.

 

 

신선도에 비유했지만 영화 제목 ‘사과’는 열매 사과(沙果)보단 용서를 구하는 사과(赦過)에 가깝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세 명. 여자 하나. 남자 둘.

 

하지만 결코 통속적인 삼각관계에서 벌어진 미안함은 아니다.

현정(문소리)은 능력 있는 회사원. 민석(이선균)은 동갑내기 학생. 민석의 군복무는 7년 동안 사귄 두 사람의 일상을 다르게 만들었다. 그 이유 때문이었는지 민석은 자기 자신을 찾겠다며 7년 동안 사귄 여인에게 단 7초 만에 이별을 통보한다.

 

실연에 아파하던 현정은 같은 건물에 일하며 마주친 상훈(김태우)의 구애를 받는다. 가슴에 두근거림은 없지만 누구보다 성실해 보이는 상훈. 현정은 결국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 줄 것 같은 상훈과 결혼을 택한다.

 

달콤한 신혼도 잠시. 사랑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는 부부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아이까지 가진 현정 앞에 민석이 나타나 옛일을 사과하고 세 사람은 함께 혼란에 빠진다.

 

‘사과’의 여주인공은 착하기만 한 신데렐라가 아니다. 여자를 떠난 남자도 얄미운 바람둥이가 아니다. 모두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자신이다.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은 담담하게 사랑과 사과를 그렸다. 배우들의 과장 없는 리얼리티는 고정된 카메라가 아닌 ‘들고 찍기’로 촬영된 화면으로 ‘인간극장’이상 생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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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고마워지는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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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서점에 가서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친구와 약속이 어긋나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 읽게 된 ‘아내가 결혼했다’. 화가 치밀고 “뭐 이런 게 다 있어?”라는 마음이 들면서도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나와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또 다른 남자와 결혼한 아내. 사랑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현실을 견뎌야만 하는 남자. “그래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지 한번 끝까지 가보자”라는 마음에 책을 구입 그날 다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14일 시사회에서 영화로 다시 태어난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습니다. 기대이상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특히 활자를 읽었을 때 전혀 이해되지 않았던 그 남자의 사랑이 가슴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아내 역할 손예진. 그리고 ‘광식이 동생 광태’이상 리얼한 연기를 보여준 김주혁 두 배우의 힘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로 한 차례 ”불륜의 진수‘를 보여준 정윤수 감독의 매끈한 연출도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며 내내 저만 사랑해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이 느껴진 건 왜일까요?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주인공 덕훈의 애절한 마음도 공감됐습니다. 극장을 나서며 아내에게 ‘나만 사랑해주 고맙다’는 문자까지 날리며 주책을 떤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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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아 라보프의 이글 거리는 눈 ‘이글아이’(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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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아이’의 크래딧만 보고 정말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차세대 톰 행크스라는 샤이아 라보프, 그리고 ‘디스터비아’의 카루소 감독. 언제나 믿음직한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까지.

 

하지만 제작비 8000만 달러의 이 영화에서 기대만큼 강렬한 인상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스토리도 괜찮고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은 평범한 남자주인공이 누군가의 조종을 받으며 미션을 척척 수행하는 재미있었습니다.

 

제작비가 1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CG를 최대한 자제한 액션은 사실감이 넘칩니다.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가 갇혀있던 사무실에 대형 크레인이 덮치는 장면도 CG없이 촬영됐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신성 샤이아 라보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는지 ‘이글아이’의 결말은 시작에 비해 맥이 빠집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들어나는 악당의 정체는 이미 우리가 ‘아이로봇’, ‘다이하드4’등에서 맛본 디지털시대의 반란입니다. 새로운 소재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SF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설정입니다.

 

또한 ‘이글아이’의 큰 줄기는 테러와의 전쟁입니다. 하지만 테러의 공포, 대테러전쟁 콤플렉스에 빠진 미국도 이제 할리우드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습니다. ‘이글아이’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비판으로 끝납니다.

 

그만큼 새로울 것도 없고 화끈한 돈 잔치나 현란한 액션도 없습니다. 단 샤이아 라보프의 안정감 있는 연기, 조잡하지 않은 리얼리티는 그나마 ‘이글아이’를 끝까지 지켜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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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변태' 오다기리 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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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요즘 한국에서 인기 좋다.”

“정말요? 몰랐어요. 진짜 감사하네요.”

여기까진 평범했다. “마니아 여성 팬이 정말 많다. 한국에서 인기 최고라는 걸 몰랐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입국할 때 공항에 팬들이 많이 나가지 않았나?”

이때 갑자기 통역이 끼어든다. “늦은 밤에 와서 공항에는 팬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랬구나. 그런데 너무나 성실한 통역은 이어 오다기리조에게 공항에 팬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했다고 털어놓는다. ‘민망하게 뭐 그런 말까지….’

하지만 걱정도 잠시, 오다기리 조는 싱긋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

“하하하. 그런데 진짜 한국에 제 팬이 많아요?”

정말 궁금한가 보다. “진짜 사실이다. 정말 많다”고 말하고 서둘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영화 속에서 참 멋있다. 자유스러워 보이고. 특히 ‘비몽’에선 정말 착하고 헌신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의외다. “한국에서 제가 어떻게 알려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닌데… 일본에서는 저를 그러니까…음…”,

“아! 마니아 적인 성격… 당신은 일본에서 마니아적인 성향으로 유명하죠?”

“하하하, 마니아 보다는 좀 더 이상한 사람으로 통하는 것 같아요”,

“그럼 오타쿠?(특정 분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

“아니요, 전 차라리 변태에 가까워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기파 스타와 나눈 대화로 믿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이다. 김기덕 감독의 ‘비몽’의 9일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은 오다기리 조. 집시와 히피 패션을 섞은 것 같은 독특한 스타일에 전혀 정리가 안 된 수염까지. 겉모습만 보고 동문서답에 자신만의 철학을 장황하게 늘어 놓을까 걱정했지만 이 사람 이거 너무 솔직해서 당혹스럽다.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이나영은 어땠나?”,

“와 정말 좋았다. 좋은 친구다. 솔직히 일본 여배우들은 착각이 심하다. 괜히 자존심만 높고. 이나영은 빅스타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야성과 반항기 넘치는 마초적인 남자가 아닐까 생각했던 오다기리 조에 대한 선입견은 만난지 단 몇 분 만에 사라졌다. 오다기리 조는 서른을 훌쩍 넘기며 10년 가까이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스타인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솔직했다.

영화 ‘비몽’은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는 꿈을 매일 꾸는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꿈과 똑 같이 행동하는 몽유병에 걸린 여인. 슬픔이 꿈으로 이어진 두 남녀의 고통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일본 사회의 약자 재일교포의 아픔을 그린 ‘피와 뼈’, ‘박치기’등에 출연하기도 했던 오다기리 조는 “요즘 일본에서 한국 영화 보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한국에는 재능 있는 감독들이 정말 많은데 영화의 활발함이 예전에 비해 떨어진 것 같다”고 걱정했다 .

그는 이어 “‘비몽’은 단 12일 만에 촬영을 끝냈다. 현장에서는 왜 그런지 모르게 꼭 소요되는 시간이 있는데 김기덕 감독은 달랐다. 보통 제가 생각하는 것, 감독이 바라는 것이 머릿속에서 싸우는데 이번에는 그런 머릿속 다툼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다기리 조는 배우이면서 단편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연출 작품은 만나보기가 쉽지 않다. 그는 “친구들끼리 모여 만들고 우리끼리만 본다.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내 작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출을 비즈니스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지면 한국 영화에 또 출연하고 싶다는 오다기리 조. 하지만 역시 상상을 뛰어넘는 솔직함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작품이 좋아야지, 한국과 일본의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서라는 식의 목적을 앞세운 영화는 절대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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