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달궈주는 일 한 것 뿐' 새내기 여 판사의 자원봉사론(論)

 

 

 

판사 임관 후 첫 휴가를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을 다녀온 새내기 여 판사 이연진 씨.

 

동아일보 2008년 10월5일자  투데이면에 소개된 뒤 당차고 따뜻한 여 판사의 훈훈한 이야기는 법조계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독자들에게서 이 판사의 연락처를 묻는 메일이 쏟아졌고 삼성그룹 등에서는 이 판사의 기사를 읽고 기자에게 한국국제봉사기구(KVO) 등에 지원할 방법 등을 물어왔다.

 

이 판사는 법관이라는 엄중한 공인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연락처를 알려줄 수는 없었다. 이러한 양해의 답글을 독자들에게 보낼 때마다  ”독자분들이 따뜻한 기사에 많이 목말라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독자들의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더 풀어드리기 위해 당시 취재 노트를 다시 꺼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속에 묻어나는 겸손함과 배려가 인상적이었던 이 판사는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꼭 밝혀 주길 바랬다.

 

본인이 대학 1학년 때 인연을 맺게 된 한국국제봉사기구(KVO)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는 것. 또 사법연수원 외부기관 연수에 KVO 활동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달라는 것.(사법연수원의 KVO 연수는 이 판사의 노력으로 가능하게 됐다.)

 

당시 협소한 지면 관계로 인터뷰 이유를 소개하지 못한 점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새로 시작한 블로그 통해 밝힐 기회게 생겨 다행이다.  

 

 다음 글은 취재 당시 이 판사가 직접 쓴 답변

 

<학창시절 장래희망 및 사법시험>

학창시절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녔나보다. 그래서 오랜만에 연락된 고등학교 친구 한 명은 판사가 되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면서  ”유니세프에 가 있을 줄 알았는데…” 라고 하더라.  법대에 들어와서 3년간은 자원활동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느라 통역자원봉사단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것 이외에는 직접 하는 활동을 별로 하지 못했다. 법률 전문가가 되면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시험준비에 임하려고 노력했다.

 

  

<기존의 자원봉사활동>

○2001년부터 인사동관광안내소에서 통역자원봉사활동

○2002 한일월드컵 등록분야 자원봉사활동  (서울)

○2002 제17차세계자원봉사협회(IAVE) 주최 세계세계자원봉사대회 통역자원봉사활동  (한국에서 열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관련 동아일보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0&aid=0000161266

○2007년 사법연수원 대체실무수습으로 5-6월간 KVO에서 연수

○2008년 1월 KVO 일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세미나 참여 (일본 사이토 변호사, JVC 등의 초대로)

○2008년 8월 제2기 KVO 해외단기봉사단 (에티오피아)

 

 

<자원활동 내지 후원의 좋은 점>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대단한 내공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

그만큼 직접하는 자원활동을 하면서는, 사람은 모두 같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이나,

다른 사람을 섬기는 법을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 것 같다.

다혈질이었던 제가 예전보다는 훨씬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하고 는 사람들의 시간이 정말 즐겁고 마음 편하다 ^^.

 

후원은 바빠서 직접 활동할 틈이 나지 않을 때, 그리고 무언가 하고는 싶지만 방 모를 때

전문가들이 직접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돈이 갈 수 있도록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금전적 지원을 한다는 점에서 좋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피같은 돈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분야에 관심을 계속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면 제가 이번에 갔던 것 처럼 뜻하지 않게 직접 봉사활동을 할 기회도 생기는 것이 아닐까.

 

  

<봉사단의 주역 대학생들이야말로 진정한  IP세대>

나 뿐 아니라 나와 함께한 12명의 대학생 모두 이런 것을 한 번 해 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주로 이번 KVO 해외단기봉사프로그램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준비모임과 현지활동 모두 즐겁게 열심히 임했고,

다녀와서는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후원한다는 의미로

매월 1만5천원-2만원 정도씩을 모아서 25만원짜리 일일주방장을 하기로 했다.

저야 월급쟁이라지만 학생들이 이런 결심을 하는 것이 대견했다.

 

 

<IP세대라는 말에 대해서> 

흥미가 어떤 일에 대해서 ”시선이 끌리게” 해준다면, 열정은 그 일에 지속적으로 ”시선을 집중”하게끔 해주지 않나.

이번에도 봉사단장으로서 출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부담스러워 하거나 맡기를 꺼려하는 일이 있으면,

이것은 꼭 해야한다고 의무감을 부여하기보다는, 이것도 재미있고 의미있는 것이라고 흥미를 유발시키려고 노력했다.

 

요즘 세대는 자기가 느끼기에 흥미롭고 열정을 쏟아부을 만하다고 의미를 부여한 것에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훨씬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스스로도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기왕하는게 된 것은 ”즐겁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

결국 ”회가 동하여” 해야만 끝까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 그 흥미와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끈기, 자신의 흥미와 열정에 대한 책임감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흥미와 열정이 행동의 나침반이 된다는 것을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즉흥적인 감정이나 행동에는 흥미와 열정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5km 뛰었으니 10km, 하프 마라톤 도전

직장 동료들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오르기

무엇보다 올바른 결론을 내리는 판사가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그리고 평균수명이 길어져서 앞으로 퇴직한 다음에도 한참을 더 살 것 같은데,

그 후에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요즘 생각중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담스러웠던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이 저개발국가에 대한 자원활동이나 후원에 흥미와 열정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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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O소개 http://www.kvo.or.kr/

사단법인 한국국제봉사기구(Korea International Volunteer Organization, KVO)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의료, 복지, 교육, 긴급구호 활동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도모하고, 국내의 복지, 문화, 환경을 위해 일하며 UN 및 NGO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민간봉사단체(INGO)이다.

1988년 남미 볼리비아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돕기 위한 의료봉사에서 그 뿌리가 시작되었으며, 1994년 9월 사단법인 한국국제봉사기구(KVO)로 확대,개편었다. <p 

국내외적으로 전개한 다양한 활동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되어, 2000년 4월11일에는 UNDPI(UN공보국) NGO로 가입했고,20년7월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의 특별협의적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취득, 9월에는 CONGO(Conference of Nongovermental Organization), 2008년 3월 12일에는 UN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에 가입하였다.행자부장관상, 세계자원봉사협회(IAVE)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나에게 시야를 넓혀주고 가슴을 덥혀준 곳이라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별로 아는 사람이 없다 ^^.

 

 

 

<2008년 10월 5일자 기사>


[동아일보]

阿어린이 식비지원 새내기 판사 이연진 씨

임관후 첫 휴가 에티오피아 자원봉사 택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45km 떨어진 해발 2200m 고산지대 마을 비쇼프투.

한국에서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탄 뒤 버스로 2시간 넘게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이 작은 마을에 올해 8월 초 한국인 17명이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마을 안에 있는 한국국제봉사기구(KVO) 지부에 앳된 얼굴의 여성 자원봉사 단장이 도착하자 수십 명의 아이가 반갑게 달려들었다.

3년째 머나먼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 매달 식사비 25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 이 여성 단장은 올해 판사로 임관한 대구지법 새내기 판사 이연진(26) 씨. 임관 후 첫 휴가로 에티오피아 자원봉사를 택한 것이다.

고려대 법대 01학번인 이 판사는 대학 1학년 때 통역 자원봉사를 하면서 KVO와 인연을 맺었다. 자연스레 아프리카 빈곤 아동들을 접하게 됐고 법률가가 돼 국제기구에서 빈곤 퇴치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거창한 박애주의 때문이 아닙니다. 그냥 나를 달궈주고 흥이 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자원봉사여서 사회 진출 후 제일 먼저 다녀 온 것뿐입니다.”

‘매사에 즐겁고 열심히(Interest & Passion)’가 좌우명인 이 판사는 혁신적 개척자 등의 특징을 지낸 대표적인 IP세대다.

법원 내 판사들로 구성된 밴드에서 건반 연주와 보컬을 맡고 있는 그는 운동에도 열심이다.

내년 목표가 법원 동료들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등정하는 것. 얼마 전 법원 체육대회에서 마라톤 5km코스를 완주했는데 다음번에는 하프코스에 도전하겠다는 야무진 꿈도 밝혔다.

“다혈질인 편인데 자원봉사하면서 사람을 섬기는 법을 배우게 돼 법관 일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IP세대들이 저개발국가에 대한 봉사활동이나 후원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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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함께가야 멀리간다' 다시 보기 http://news.ichannela.com/tv/together
카테고리 : 법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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