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음란한 치정극 ‘왕과 나’

카테고리 : 우리들의 이야기 | 작성자 : 久色

왕과나_공연사진

이수인 작 연출 ‘왕과 나’가 3일 부터 31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무대에 오른다.
장희빈(장옥정)과 숙종의 잘 알려진 비극적 연애사를 청춘남녀의 애틋한 ‘상열지사’로 시작하여 피비린내 날 정도로 지독하고 참혹한 ‘부부싸움’이라는 틀로 재구성했다.
 
정통사극은 전혀 아니다. 사극의 탈을 쓴 총체극적 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무게 잡고 폼 잡는 궁정비극이 아니라, 포장을 싹 벗겨낸 원초적 날것으로서의 남녀관계를 그리고 있다.
참신하고 전복적인 관점, 재치 있고 진솔한 대사, 노래와 춤과 집단적인 움직임을 동반한 독창적인 가무극이다.
리드미컬한 집단적 움직임과 풍성하고 조화로운 소리의 향연, 그 틈에 스며드는 그로테스크한 긴장감과 페이소스까지… 포복절도할 웃음과 낄낄거림으로 가득 찼던 극장을 나서면서 관객은 인간과 인생의 슬프고 우스운 진면목을 발견하는 기회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15명의 배우들이 때로는 캐릭터로서 때로는 해설자로서 역할을 끊임없이 바꿔가며 짧고 함축적인 대사들을 주고받는다.
마치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처럼. 또한 시시때때로 노래와 구음이 깔리고 여기에 기타, 북, 아코디언, 하모니카 등 배우들이 직접 현장에서 연주하는 소리가 섞여 들면서 관객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대중가요부터 아리아까지 폭넓은 선곡 또한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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