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나는 한국판 오페라 창극 ‘아비. 방연’

카테고리 : 우리들의 이야기 | 작성자 : 久色

240여 년 전 부녀간의 애틋한 정을 그린 왕방연의 이야기가 한국판 오패라 창극 <아비. 방연>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조선 단종조를 배경으로 새롭게 만든 창극 <아비. 방연>을 11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올린다.

 

2015‑2016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중 국립창극단이 선보이는 두 번째 신작이다.

이번 공연은 ‘창극 역사상 길이 남을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메디아>의 주역인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이 함께 만드는 두 번째 창극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아름․서재형 콤비는 탁월한 대중적 감각과 집요한 예술적 집중력으로 정평이 난 부부 예술인이다.

 

이번에는 조선 초기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단종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의금부도사 ‘왕방연’을 소재로 한 창극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왕방연은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뒤 단종을 강원도 영월로 귀양 보낼 때 그를 호송했으며, 유배 중이던 단종에게 사약이 내려질 때 그 책임을 맡았던 실존인물이다.

그러나 그 어떤 역사서에도 그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기록이 없으니, 한아름 작가는 여기에서 출발해 그를 둘러싼 새로운 이야기를 째냈다.

 

단종의 충직한 신하였던 왕방연이 딸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주군을 저버리게 되는 가슴 저미는 비극으로 말이다.

전해지는 역사서에는 대의를 위해 가족을 버리는 남자들이 영웅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션(faction) 성격의 이 창극은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평생 한 번의 어긋남 없이 강직하게 살아왔으나 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신념을 꺾어야만 하는 아버지를 창작해내어 오늘날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이야기인 만큼 배우들이 부를 소리도 매우 중요한데, 이 막중한 임무는 국악계의 손꼽히는 스타 박애리가 맡았다.

국립창극단원 시절, 창극 <메디아>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배비장전> 등에서 주역을 맡아 극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탄탄한 소리 공력을 인정받은 그녀가 처음으로 작창(作唱) 능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한아름․서재형 콤비의 오랜 음악 파트너로서 창극 <메디아>에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주옥같은 멜로디를 만들어낸 작곡가 황호준이 참여해 다시 한 번 귀에 쏙 꽂히는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도창 | 김금미(1965년생)

창극 <아비. 방연>의 도창은 작품의 해설자이자 극중 여러 배역의 대변인이다. 극 전개를 이끌면서 각 배역의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하거나 함께 노래하기도 한다.

 

왕방연 | 최호성(1987년생)

평생 올곧게 살았던 단종의 충신이었으나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지키기 위해 충의를 저버릴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인 인물.

극한 갈등 속에서 딸을 위해 단종의 귀양길을 호송하고 사약을 전달하기까지 이른다.

왕방연 역은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최호성이 맡는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는 천생배필 옹녀를 사랑하는 정력남 변강쇠 역을 열연해 호평 받았다.

늘 성실하게 연기에 임하는 태도와 출중한 소리 실력을 지녀 창극 유망주로 손꼽히는 배우다.

29살에 맡게 된 중년의 아버지 역을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역할을 연구 중인 최호성의 또 한층 성장한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

 

소사 | 박지현(2003년생)

왕방연의 무남독녀, 송석동과 혼례를 올리지만 초야도 치르기 전 새신랑이 단종복위운동에 연루되어 끌려가 참수당하고, 자신은 공신의 노비로 팔려갈 위기에 처한다.

소사 역을 맡은 박지현은 이번 창극을 통해 국립창극단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13세 신예다.

도창 역을 맡은 김금미의 둘째 딸로, 소사 역 오디션에서 애련한 성음과 어여쁜 외모로 합격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단종 | 민은경(1982년생)

문종의 아들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지만 숙부인 수양대군으로부터 권력을 빼앗기고, 결국 왕위를 찬탈당해 상왕이 된다.

수양대군과 그의 신하들로부터 영월로 유배당하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작은 체구에서 내뿜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훌륭한 연기력을 지닌 국립창극단 민은경이 단종 역을 맡아 안타까운 왕의 운명을 연기한다.

이번에도 어린 남자인 단종 역을 통해 애처로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양대군|이광복(1983년생)

세종의 둘째 아들로, 문종이 사망하자 어린 왕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그 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점점 쇠약해져 간다.

다양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여러 작품의 주․조역을 맡아 온 이광복이 단종의 왕위를 빼앗는 수양대군 역을 맡았다.

그동안 이몽룡 같은 전형적 주인공은 물론이요, <배비장전>의 방자, <코카서스의 백묵원>의 괴팍한 남편 등의 다양한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했던 이광복은 최근 창극 <적벽가>에서 조조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와 겁 많은 모습을 동시에 지닌 까다로운 캐릭터를 호연해내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했다.

  

한명회 | 이시웅(1972년생)

수양대군의 신하로 계유정난을 설계하고 수양대군을 왕위에 오르게 하는 데 앞장섰으며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을 좌절시킨 장본인이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분석력으로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온 이시웅이 한명회 역을 맡는다.

<장화홍련>의 초연에서는 파출소장 역을 맡았으며 그 연기력과 날카로운 캐릭터 분석력을 인정받아 앙코르 공연에서는 장화와 홍련의 아버지 배무룡 역을 연기했다.

 

봉석주 | 빈준영(객원)

계유정난 때 수양대군의 공신으로 봉해졌던 인물. 한명회의 심복으로서 단종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데에 왕방연을 이용할 계략을 세운다.

 

송석동 | 최용석(인턴단원)

사육신과 함께 단종의 복위를 꾀한 인물. 소사와 혼례를 치르던 도중 단종 복위운동에 연루되었음이 드러나 혼례 직후 끌려가 참수 당한다.

 

국립창극단은 창극 <아비. 방연> 관객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우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조선시대 계유정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쉽고 재미있는 역사 강의로 유명한 라영환 강사를 초청한 강의를 마련했다.

 

12월 3일 공연 전, 약 30분간 진행되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아비. 방연> 속 역사’가 그것으로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를 통해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선착순으로 마감되니 관심이 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부녀간의 애틋한 정을 그린 <아비. 방연>의 줄거리에 맞춰, 아버지와 딸이 오붓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아버지 초대 이벤트’도 11월 18일까지 진행된다.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이벤트 관련 페이지에 게시하면 총 50쌍을 추첨해 공연 첫날 관람 티켓을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