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타령

카테고리 : 우리들의 이야기 | 작성자 : 久色

술 타령

우 리 민요는 모두가 해학덩어리다. 가장 흔히불리는 아리랑에서부터여기 소개하는 먹거리타령에 이르기까지 익살과 해학으로 쩔어있다.

나라가 비좁고 가난하여 생활 또한 곤궁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곤궁함을 유유자적하며 여유롭게 버텨낸 선조들의 선풍기질(仙風氣質)! 그것이 해학을 빚어냈고 우리의 해학은 그래서 여유롭고 멋스럽다.

어느나라 해학사전을 뒤져봐도 우리것처럼의 여유와 멋이 없다. 그러나 농본사회가 무너지고 그 자리를 쇠붙이와 씨멘트 아스팔트같은 잡스러운 것들이 메워버리면서 조상들의 생활문화 조차 매장시키기에 급급하다.

여유와 멋의 선풍이 빚어낸 해학이매장시켜버릴 정도로 속된 것이라면 그것을 덮고 있는 씨멘트와 아스팔트의 정체는과연무엇이란 말인가.

거기에는 아무리 파보아도 붉으죽죽한 황토에서 우러나는 생명성이 없다.

그래서 선진산업국이라고 부러워하는 미국이나 영국에도 정부주도로 발행한 해학사전이 있고 이웃의 중국과 일본에도 그것이 있다.

세계 어디에도 해학사전이 없는 나라가 없다.

단 한 곳, 해학문화가 가장 발달했던우리나라에 없다. 그것이 안타까워 필자 혼자 수 년간 다리품을팔고 집을 팔고 하여엮어낸 어줍짢은책 한권이 고작이다.

그나마 쌍스러운것이라 하여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아리랑민족이라 할 만큼 즐겨부르는아리랑가락에도 지금은 해학한 구절 남아있지않다.

선조들의 생활문화 전반을 차지했던해학문화를 짓밟고 씨를 말리면서도 전통문화의우수성을 앞세우며 문화민족이라고 강변하는꼬라지라니,

그것이 우스워 술 한잔따뤄놓고 술타령이나 읊어보고자 한다.

-어리씨구 저리씨구 지화자자 좋을씨구 아니아니 놀지는 못하겠네-

 


이때장차 어느때냐 추절이냐 하절이냐
꽃은피어 만발하고 잎은피어 우겄으니
철이좋아 술빚을까 때가좋아 술빚을까
오곡백곡 누룩잡아 주리주리 얽은독에
살랑살랑 주려넣고 지초감초 고루섞어
술을잔뜩 빚어낼제

하루만에 당일주며 이틀사흘 삼일주며
칠팔일에 팔일주며 보름만에 보름주며
석달열흘 백일주며 일년빚어 일년주며
삼년빚어 삼호주라

마구할미 천년주며 꽃잎동동 백화주며
심산유곡 인삼주며 절개곧은 송학주며
오동나무 봉황주며 록수청강 원앙주며
대천바다 너른주며 온다하니 인사주요
간다하니 이별주라

구수하긴 박문주요 텁텁하긴 탁배기요
달콤하긴 이감주요 향긋하긴 국화주요
올려보니 일월주요 내려보니 태평주요
벗겨보니 속곳주요 안고보니 황홀주요
벌려보니 옥문주요 만져보니 이슬주요
들고보니 미끈주요 나와보니 기절주요
첫날밤엔 환합주요 사흘지나 시큰주요
해가운데 일광주요 달가운데 계당주요
물위에는 월광주요 이불속엔 육골주요
부부간엔 금슬주요 친구간엔 신의주라

이별하니 서른주요 만나보니 회포주요
산중처사 송엽주요 이태백이 장취주요
한무제의 승로반은 이슬받던 술잔이라
은금놋잔 젖혀놓고 오동잔에 술부어라
한잔일랑 명잔이요 두잔일랑 복잔이요
일배일배 부일배로 아니받진 못하리라.
                           -술타령-
                        _글 장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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