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어린 시절,

 

한밤중에 정전이 되는 것은 무척이나 신나는 일이었다.

 

어머님이 서랍에서 양초를 꺼내 성냥으로 불을 붙여주시면

 

동생들과 나는 촛불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그 불꽃의 하늘거림에 푹 빠져 한참을 들여다 보곤 했다.

 

어떨 때는 두 손을 모아 벽에 갖가지 그림자를 만들어 보거나,

 

흘러내리는 촛농을 모아 동물 같은 것들을 만들며 장난을 치곤했다.

 

하지만 요즘은 설비가 좋아져선지

 

정전되는 일이 무척이나 드문 일이 되어버렸다.

 

가끔은 정전되는 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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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송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은 웃음이 절로 나오는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다.

 

지나간 시간을 되감아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순간을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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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통화를 끝내고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던 나의 시선으로

 

길 모퉁이에 서있는 공중전화 부스가 들어왔다.

 

부스 안에는 누군가 통화를 하고 남은 돈을

 

뒷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수화기를 공중전화 위로 올려놓은 상태였다.

 

거스름이 나오지 않는 공중전화의 불편함 때문에

 

예전에는 많이 볼 수 있던 모습이었다.

 

그 작은 돈이라도 아까워 누군가를 위해 남겨 놓던 마음들…

 

핸드폰의 보급으로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언제든 통화가 가능한 요즘,

 

오히려 그런 작은 배려조차도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건 아닌지…

 

문득 공중전화 요금이 얼만지도 모르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주머니 속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씁쓸하게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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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어릴적…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급우가 입원한 병원으로

몇몇 친구들과 함께 문병을 가게 되었다.

병실에는 다친 친구가 자기 다리 굵기의 배는 됨직한

석고붕대를 하고 조금은 지친 표정으로 커다란 침대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어린 아아의 눈에 처음 가본 병원의 입원실은

온통 신기하기만 하였고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친구를 부러워하게 만들었다.

그 후로 한참이나 나이를 더 먹어서야

병원이란 곳에 입원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지만

막상 병실 침대에 눕고보니

심드렁하던 그때 그 친구의 표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역시 병원은 잘만한 곳은 못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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