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평양에 솟구쳤던 수백m 먼지구름의 정체는 (18)
by 주성하기자 2009/10/28 6:04 pm
(전글에
이어)
북한의
대중 동원 행사 중에는 아리랑보다 훨씬 혹독한 훈련을 해야 하는 행사도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종종 TV를 통해 보게 되는 북한의 열병식이다. 군사 퍼레이드에는
육해공군 남녀군인은 물론 한국의 예비군과 민방위대 격인 북한 교도대와 노농적위대도
참가한다.
연습
기간도 아리랑이 6개월인 데 비해 열병식은 10개월~1년에 걸쳐 준비한다. 열병식은
거의 매년 진행되다시피 하는, 북한에선 흔한 행사다.
지난해에는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를 맞아 노농적위대 열병식이 열렸으며 2007년 4월에는
북한군 창군 75주년 열병식이 있었다.
지난해
열병식도 사실 노농적위대뿐 아니라 북한군 현역 군인들까지 참가해 10개월 가까이
훈련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군인들은
어이없게도 10개월 동안 훈련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도 갖지 못하고 모두 부대로 철수했다.
대신 적위대원들만 열병식에 나왔다.
참가자를
선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키다. 부대별로 인원수가 할당되면 부대에서는 군인들을
집합시켜 키부터 잰다.
동일한
키에서는 신체조건을 고려하며 이밖에 군 경력이 고려된다. 고참의 의사결정권이
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열병식 참여 열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이유는 너무나 힘든 데다 보상도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수도의 민심을 얻기 위해 막대한 물자를 푸는 아리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북한은
‘평양공화국’과 ‘지방공화국’으로 이뤄졌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수도와 지방의
대우가 하늘땅 차이라는 뜻이다.
군부대에
대한 대우도 지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군은 명령만 내리면 불평을 전혀 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특수성도 고려됐을 것이다.
훈련이
너무 힘들다보니 간부 자제들은 이 핑계 저 핑계로 모두 빠지고 결국 힘이 없는 서민
자식들만 참가하는 경우도 많아 불만이 쌓이고 있다.
특히
노농적위대를 대표하는 집단은 주로 대학생인데 이들 속에서는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의 차이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보통
군단급 부대, 주요 군관학교, 주요 중앙대학들이 개개 단위별로 1개 종대를 구성한다.
예를
들면 5군단 종대, 최현군관학교 종대, 김책공업대학 종대, 만경대혁명학원 종대 하는
식이다.
물론
미사일이나 기계화부대는 따로 종대를 구성하는데 전차나 차량이 동원되는 종대는
인원이 일반 행진 종대보다 적게 구성된다.
열병식에는
보통 50개 안팎의 종대가 참가한다.
1개
행진 종대에 참가하는 인원은 정확히 288명이다. 1개 종대는 12개 횡대로 구성되며
매 횡대는 다시 24명으로 이뤄진다.
이
중 첫 번째 횡대에 서는 24명과 각 횡대의 첫 번째 12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이 종대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행진 속도는 종대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키를 중시해 뽑아도 288명의 키가 전부 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 키가 큰 사람은 앞에
서고 작은 사람은 뒤에 선다.

종대
앞에서 나가는 지휘관이 그 종대를 책임진 대대장이다. 그 밑에 중대장, 횡대장(소대장),
분대장들이 있다.
초기
훈련은 부대별로 각각의 연병장에서 진행된다. 훈련의 첫 단계는 몸 풀기와 발끝
펴기다. 행진 자세로 한 발을 최대한 높이 들어 올린 상태에서 오래 버티기를 연습한다.
이런
훈련이 한 달쯤 진행된 뒤에는 횡대별로 행진 훈련을 한다. 일제히 ‘하나 둘 하나
둘’하고 외치면서 발을 맞춰 행진하기를 몇 달 동안 반복한다.
군부대는
하루 종일 훈련이 가능하지만 대학은 초기에는 수업과 훈련을 병행한다.
아리랑
훈련과 마찬가지로 훈련이 고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이 많다. 열병식에
뽑힌 대학 기숙사생들은 이때부터 뽑히지 않은 기숙사생들과 다른 식당을 쓴다.
밥량이
평소의 두 배로 늘고 기름도 한 숟가락씩 밥이나 국에 얹어준다. 흥미로운 점은 열병식
참가자들이 아침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일반 식당에서 먹는다는 점이다.
점심과
저녁만 특별대우다. 왜 아침은 특별대우를 해주지 않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하루
훈련에서 가장 힘든 때는 훈련이 끝난 뒤에 받는 총화시간이다. 총화 때는 그날 잘한
사람은 칭찬해주고 못한 사람은 앞에 내세워 비판한다.
종대
총화가 끝나면 중대 총화가 있고, 중대 총화가 끝나면 소대 총화, 소대 총화가 끝나면
분대 총화를 또 벌여야 한다. 몸은 땅으로 잦아드는데 1시간 넘게 총화를 하다보면
인내심이 바닥난다.
총화가
끝난 뒤에는 그날 못했다고 지적된 사람들이 모여 새까만 밤중에 보충훈련을 하기도
한다.
종대별로
훈련을 진행하다가 열병식을 반 년쯤 앞두고는 전체 열병식 인원이 평양시 사동구역
송신동에 있는 4·25여관에 총집결한다.
1998년
문을 연 이 여관은 열병식 참가자 전용 여관이다. 이 때문에 방 한 칸에 100명씩
자게끔 만들어져 있다.
이전까지는
미림비행장 활주로에 천막을 치고 단체훈련을 벌였다. 그 시절의 고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한 겨울에 천막생활을 하면 추위가 장난이 아닌데다 가장 어려운 점은
씻을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활주로에서
만 명 넘는 인원이 동시에 발을 구르면서 훈련을 하면 평양시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뽀얀 먼지 기둥이 지상 수백m까지 솟구쳐 오른다.
그런
뽀얀 먼지 속에서 하루 종일 훈련을 하면 눈만 반들반들해지고 훈련복은 땀에 젖어
하얀 소금이 내비치는데 겨울에 제대로 씻을 수가 없다보니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남자보다는 여성들이 훨씬 고통스럽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훈련이 끝난 뒤 밤에
미림비행장 옆을 흐르는 강으로 남녀가 함께 뛰어들어 목욕을 했다.
여자는
강 위쪽에서, 남자는 아래쪽에서 멀찍이 떨어져 목욕을 했다.
다행히
4·25여관이 건설된 뒤 목욕 걱정은 한시름 놓았다. 예전보다 훨씬 조건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4·25여관에
입소해서부터는 열병식 참가자들에게 주는 식사 질이 굉장히 올라간다. 매일 사탕
15알이 공급되고 1주일에 한 번 계란도 지급되며 돼지고깃국도 먹인다.
북한과
중국 간의 수출입 기록을 살펴보면 매년 북한이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수천 t씩 수입한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연구자들이 가난한 북한이 돼지고기를 수입해가는 이유를 놓고 의아해 하는데 사실
이것은 행사 참가자들의 영양공급용으로 수입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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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2009-10-28
잘 읽었습니다.
파란가을하늘
2009-10-28
늘 그렇듯이 그들의 체제를 유지하기위해선 이러한 대규모의 인원을 동원하는 행사가 필수적이군요…
이런 모습은 독재자들의 위상을 더욱 강화 시켜준다고 믿고 있을 테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거 없이도
체제를 유지 할수 있어야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가 아닐가 하네요….
북한도 이제 저런 군사퍼레이드에 그만 기운빼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 원하는 기초적인 생활향상에 온 힘을 기
울였으면 합니다.
이상윤
2009-10-28
앗! 주성하 기자님 ‘노농적위대’아닌가요??? 김일성이 59년에 후방지원을 위해 노동자 농민으로 구성해서 만들었다고 해서 노농적위대로 알고있는데…
주성하 기자
2009-10-28
정확히 보셨습니다. 노동적위대가 아닌 노농적위대가 맞는 표현으로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열병식
2009-10-28
함 보시죠. 퍼레이드 기가막히게 하는군요.
http://www.youtube.com/v/7isKyrXRgQo
http://www.youtube.com/v/QUTTLE5nIkQ
나는나
2009-10-28
파란가을하늘님.. 우리나라도 체제 유지를 위해 대규모 인원은 동원하죠… 관변단체들도 많구요… 그거 유지하느라 돈 들어갑니다.. 어딜가나 자기를 지지 하는 세력을 만들어 놓죠… 또한 선거때 활용도 하고요… 북한이나 우리나라나 정도의차이가 있을뿐….
예전에
2009-10-28
훈련소때 헌병 차출된 동기가
마지막날 소감 한마디씩 하면서 한 말이
북한군처럼 절도있게 걸어다니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북한군 애들 걸음도 1년간 연습해서 나온거군요…
훈련소때는 저 영상 보여주면서 북한군 전체가 군기가 바짝 들었다고 떠들던데
김팀장
2009-10-28
나는나 <—- 이런 사람은 먹어 보고도 똥과 된장 구분을 못 할것 같아….윗글을 읽어보고 비교를해하 우리나라 인원동원에 일주일만 훈련시켜봐라 나리부르스가 날꺼다… 학생들 불러내서 외빈올때 국기나 흔드로 박수정도치는걸 북한 동원과 비교하냐? … 서부전선에 철조망 뚫어서 민간인 넘어 갔다 더라 제발 당신도 가줘라…
a2755
2009-11-02
이분은 왠 열폭? 진정하시고 “우리나라도 그런 비스무리한거 있다”라고 쓰셨는데 뭐 잘못됐나요?
무상
2009-10-28
고생이 참 많구나…정일이 때문에…
소악녀
2009-10-28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미림
2009-10-28
그럼 그 먼지가 산불로 오인을???
북극성
2009-10-28
남조선 중고등,대학교도…. 북조선식으로 정신통일을위하여…. 제식교련을 체력관리차원에서…교련 제식훈련을 받아야…. 정신상태를 신세대에게 시키는것…..여자학생들도 마찬가지로,,,몸쟝 만들어주며…
a2755
2009-11-02
님은 참 재밌는거 같아요~
고구려 깃발
2009-10-29
남과 북을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는 자들……… 물론 한국도 그런 행사 있고 보여주기가 있다… 자유총연맹, 노무현 김대중 시절의 자칭 시민단체들… 등등의 관변단체도 있다. 하지만 저런 비정상적 국가와 비교하면 그 문제점은 새발의 피인 것이다….자꾸 남과 북을 정도의 차이 운운하며 북의 문제점을 희석시키지 마라… //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서 북의 동포들도 자신의 삶의 질을 위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살기를 바란다… 빨리 저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어야 하는데…..
Cath
2009-10-29
글잘봤어요~ ^^ 참~! 주기자님 구글어스라는 프로그램아시나요? 위성으로 아무곳이나 다~ 볼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요즘에는 북한 사진도 많이 업데이트 되있더라구요~ ^^ 한번 봐보세요~ 그프로그램으로 북한보면서 아~ 저기는 블러그에서 얘기했던 그곳이구나~!하고 찾으면서 북한에 대해 더 알아가는거 같아요~!! 김일성대학도 보고~ 김일성 생가도 어딨는지 알았다는!! 평양엔 서울에 여의도처럼 양각도라는곳도있고~ 5월1일 경기장인가? 거기도 특이하게 지어났네요.. 금수산의사당 굉장히 좋아보이고..! 다 북한사람들이 고생한 흔적 이겠죠? 그리고 특이한게.. 개성시에는 기와집이 많이 있네요~! 뭔가 한국스러운것들을 많이 간직한거 같아서 보기좋아요~! 여긴 온통 성냥갑들 같은 아파트 뿐인데 ㅠㅠ 나중엔 두발로 직접 갈수 있는 날이 있겠죠~? ^^
아무너
2009-10-29
훈련때 빵조각팔아서 1억벌고 중국으로 갓는데 남한에서는 훈련때 아이스크림팔다가 제제당해서 놀고잇는데지금 무얼해야하나 걱정입니다
팰콘
2009-11-03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 대단해요~!
어쩌면 저렇게 딱딱 맞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