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망상적 처방전 (12)

by 달래강   2017-09-09 3:24 pm

어느 사회든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구분된다. 가진 자는 자본가, 기득권, 부자, 능력자이다. 못 가진 자는 노동자, 서민, 비능력자이다. 이를 부자와 빈자, 상류층과 하류층, 갑과 을, 우파와 좌파, 1%와 99%, 금수저와 흙수저, 기성세대와 신세대로 나누기도 한다.

 

난 이 분류 자체에는 이의가 없다. 이 두 그룹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팩트이니만큼 여기에도 이의가 없다. 다만 내가 이의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처방법”이다. 그들은 마치 무슨 대단한 처방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이렇게 주장한다.

 

[가진 자들은 양보하고 못가진 자들은 뺏지 말라], [갑은 갑질 하지 말고 을은 떼쓰지 말라] 같은 양비론. 아니면 [가진 자들이 이기적이라 그렇다], [기득권이 양보하면 다 해결된다], [가진 자들이 천박하기 때문이다] 같은 일방 비방론. 

 

[기득권이 도덕적 의무를 다 하면 해결된다]거나 [종북의 숙주는 기득권의 이기심과 부패이니 그것만 없애면 종북문제도 해결된다]는 주장도 같은 류다.

 

우리사회의 갈등 처방법을 제시하라고 중고등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낸다면, 아마 대부분 학생들도 위와 같이 주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저런걸 처방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은 딱 “중고등학생 수준”이다.

 

위의 처방은 현실적으로 도달 불가능하기에 망상이다. 저런 망상은 [모든 사람이 수신제가를 한다면], [모든 사람이 도덕적 인간이 된다면],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한다면], [모든 사람이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한다면]과 같은 돌팔이 처방일 뿐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을 도덕적 인간으로 만드는 시도를 완전히 포기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를 추구할 뿐이다. 그리고 그건 도덕교육이나 종교단체나 사회단체의 몫이다. 우리는 도덕적 인간 만들기를 포기하는 대신 ”법”이란걸 만들었다. 

 

법은 도덕을 최소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법은, 도덕 중 처벌 대상이 되는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하지만 법적 사회라는건 실현가능하다는 점에서 도덕적 사회와는 크게 다르다. (도덕과 법의 경계는 ”남의 사적 자유를 침해하느냐 아니냐”다.)

 

그러므로 법만 지킨다면, 비록 그것이 아무리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하더라도, 비난할 수는 있을지언정 처벌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질스러운(?)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떼돈을 벌어도, 바람둥이가 난잡한 그룹섹스를 하더라도, 이건희가 편법으로 상속을 하더라도, 우리가 절세를 하려고 기준금액 이하로 계약을 하더라도, 심지어 치밀한 살인범이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 받는다고 하더라도, 법이 금지하지 않은 한 처벌하자고 주장하면 안된다.

 

우리는 우리 사회를 ”법적 사회”로 만들려고 해야 한다. 법적 사회는, 설사 어떤 사람이 개인적으로 악마적 망상과 취미를 가지고 산다고 하더라도, 집 밖에 나와서는 넥타이를 매고 신사답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사회다. 그게 사회에도 이익이고 너와 나에게도 모두 이익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교육도 “실현 불가능한” 수신제가를 가르칠 것이 아니고, “실현 가능한” 법을 준수하는 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위의 중고딩적 처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도덕적 사회로 만들려고 한다. 그들은, 그런 사회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니 안다고 하더라도 본인은 도덕적인 인간이라고 자위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증오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또한 도덕적 사회의 실현 과정에서 어떤 재앙이 닥쳐오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민중혁명, 홍위병 난동, 하루에도 수 천명씩 모가지를 자르는 단두대가 나온다는걸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단순하게 뜨겁기만 한 가슴으로, 도덕적 영역조차 법적 영역으로 통제하려고 한다.  

 

천박한 갑이 갑질 하지 말고 을이 다수의 힘만 믿고 떼쓰지 않으면 모두 해결된다? 기득권이 양보하면 다 해결된다? 인격수양이 덜 된 저질 졸부들이 인격수양하면 쉽게 해결된다?

 

웃기지 마라. 당신이 생각하는 도덕적 사회는 망상이다.

그리고 그 도덕적 사회의 끝은 나치즘, 공산주의, I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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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남기기


  1. 히틀러는 금주 금연 금색(거의 안함)을 했다고 하죠. 반면에 루즈벨트는 알콜의존증, 처칠은 헤비스모커였습니다. 여자관계도 복잡했죠. 전쟁이나 혁명 등 참화를 일으키는 사람들 중 이상주의자들이 많죠.

    리플작성 2017-09-09 03:30:39

    • 히틀러가 그렇게 도덕적으로 깨끗했나요? 나는 마약중독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치료를 잘못 받아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소위 이상주의자들이 재앙을 일으킨 것은 맞습니다.

      리플작성 2017-09-09 03:47:42

      • 암페타민, 설탕 중독이고, 고환은 하나 밖에 없어서 컴플렉스 임. 금주 금연이 도덕을 의미하는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완전 최악의 인간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리플작성 2017-09-09 04:04:16

      • 시나리오

        그시대는 정신과 약리학이 오늘날 처럼 발전되고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약과.향정신성 의약품의 경계가 모호한 시기였지요.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코카인을 정신과에서도 처방하던 시기였고..프로이드도 자기 환자들 한테 히로뽕을 처방했다고 하닌깐요.
        70년대 케네디도.주치의를 통해서 사실상 오늘날 기준이면 금지약물까지..수시로 피로회복을 위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리플작성 2017-09-09 05:04:40

        • mikeryu

          그럴거에요. 히틀러가 먹었던 히로뽕도 주치의가 공급했던 것 이니까요

          리플작성 2017-09-09 05:26:37

          • 그렇군요. 영상을 보니 히틀러가 말년에 손을 벌벌 떨던데 약물치료를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일겁니다.

            2017-09-10 05:02:38

          • 여기로 토낀겨? 무서워서 우군 찾으러 온겨?

            2017-09-10 05:07:33

  2. 사랑하며

    법이고 도덕이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것이 좋은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고를 하는것도 인정하고,

    특히 아무리 자신감이 있어도 자신의 자신감에 의해 타인의 가슴에 못이되어선 절대 안돼고,

    그것이면 족하지.

    리플작성 2017-09-09 04:47:57

  3. 외국인근로자한마디

    무슨 말을 하는지…이해가 되지 않네요….

    그래서…도대체…어쩌란 말인가요?

    간단하게…요점만 정리해 주세요

    리플작성 2017-09-10 09:45:47

  4. 지금 모님의 댓글을 보니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달인님께서 나에 대해 반론을 한겨? 니가 쓴글은 내가 읽지를 않아서 위의 발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의견은 읎다. 솔직히 니가 쓴 글은…흐흐흐

    리플작성 2017-09-10 04:59:54

  5. 감찰관

    너 같이 사는데 살미 팍팍하지 않으면 사회가 잘 못된 갓이지 않겠냐.ㅋㅋ

    리플작성 2017-09-09 05:47:21

  6. mo6542

    님이 저를 불러 내셨군요 !

    그런데 님을 무어라 호칭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님께서 저의 견해를 물어보셨는데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1. 님의 닉을 하나로 통합하십시오

    2. 님의 댓글 쌍시옷 발음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도록 보장하십시오

    3. 한밤중 벌떡 일어나 님에게 답글 달겠음을 보장합니다

    리플작성 2017-09-10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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