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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장영수]대선 후보들, 안보만큼은 한목소리 낼 수 없나 (0)

by 주성하기자   2017-04-21 3:00 am



계속 심각해지는 북핵 위기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압력, 그리고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에 따른 4월 위기설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말해주는 징후들이 심상치 않다. 대선 후보들도 안보 이슈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상황 변화를 이유로 사드나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한 입장 변화도 나타난다. 우리 국민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70년 역사에서 한반도에 긴장과 위기가 없었던 적이 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 상황을 안이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미국-북한 갈등이 심화되어 미국이 북한 핵시설 등에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 있고,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이 붕괴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피해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일부 대선 후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드 문제가 주권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거나 현 제재 국면에서의 북핵 문제 대응 방식과 향후 대화 국면에서의 대응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인 발언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기초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전쟁의 위험을 외면하기보다는 어떻게 이를 막을 것인지를 국민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미국이 오랜 우방국이며 한미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가장 큰 힘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에 대한 전적인 의존의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역사를 통해, 그리고 최근 국제 분쟁의 사례들을 통해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국방정책이나 외교정책을 펴나가는 것도 불합리한 일이다.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처럼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대해 합리적 논거와 명분으로써 우리의 위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 미국을 적대시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사드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의 부족이 지적된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미리 중국에 이해시키고, 중국이 일정 기간 내에 북핵 문제 해결에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면 사드 배치를 피할 수 있다고 설득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도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타협도 필요하다. 양자는 별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북한 경수로 지원처럼 이용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확실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의 수립이라는 전제가 갖춰져야 한다. 이 순서를 뒤집을 경우에는 또다시 이용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의 핵심은 외적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전문가집단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 일관성 있는 해결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중국을 설득하여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은 현 시점에서도 계속되어야 하며 사드 문제는 그 과정 속에서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내부적 갈등으로 혼란을 보일 경우에는 거꾸로 중국이나 북한에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의 의미와 비중을 생각할 때 대선 후보들이 안보에 대한 인식차를 보이고 정책의 혼선을 부채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안보 문제만큼은 통일된 목소리로 국민을 단결시키고 화합시켜야 한다. 한반도 위기 상황도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위기 상황은 북한의 위기이기도 하며 북한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통일의 기초가 확고해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제는 현 정부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도, 따라서 대선 후보들도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국민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장영수 객원논설위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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