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탈북자 수기

북한 만화가에서 한국 웹툰 화가로 (12)

by 주성하기자   2017-04-21 5:37 pm

탈북민 웹툰 작가가 연재하는 웹툰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나요?”

 

포털 사이트 네이버 웹툰에 ‘로동심문’을 연재하는 최성국 씨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탈북 7년째인 성국 씨가 20165월부터 그리기 시작한 웹툰 로동심문에는 탈북민들이 한국에 처음 와서 문화 차이 때문에 겪는 웃지 못 할 사연을 재치 있게 묘사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국내외로 웹툰 로동심문을 주제로 강연회를 다니기도 한다.

 

성국 씨는 서울시 구룡역 근처에 있는 도서출판 꼬레아우라(대표 박창재)에서 20161월부터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직함은 아트디렉터 겸 과장이다. 최근에는 ‘로동심문’을단행본(꼬레아우라 펴냄)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림 소질 뛰어나 평양 미술대와 4.26촬영소에 가다

 

성국 씨는 북한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소인 ‘조선 4.26만화영화 촬영소’출신이다. 조선 4.26만화영화 촬영소는1980년대 외화벌이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북한 최고의 직장이다.

 

어려서 그림 재주가 있었던 그는 중학교 때 반미 선전물을 그려 수상한 후부터 특별히 전문 미술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평양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조선 4.26만화영화 촬영소에 들어갔다.

 

애니메이션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힘든 3D 작업이다. 당시 조선4.26만화영화 촬영소는 외국 합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같은 일을 하는 외국인의 급료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 같은 능력, 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겨우 몇 달러를 받고, 누구는 수만 달러를 받는 사실을 알고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었다.

 

성국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평양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 중국에서 고장이 난 컴퓨터를 1대당 10달러에 수입해 수리해 150~200달러에 판매했다.

 

그뿐 아니라 당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CD를 복제해 판매했다. 당시 인기가 많았던 천국의 계단’, ‘파리의 여인’, ‘노랑머리등을 판매했다. 하지만 CD 복사·판매가 발각돼 평양에서 추방당해 탈북하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 통해 한국 사회를 배우다

 

성국 씨2010년 한국에 온 후 바로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다. 처음에는 만화 쪽 일을 하고 싶어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TV 앞에서 얼어붙었다.

 

웃음 코드에 차이가 많아 어디에서 울고 웃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를 계기로 사회주의 문화에서 자본주의 문화로 전환하는 게 생각처럼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대북 관련 방송국 PD, 기자로, 아나운서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여러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몇 년 정도 남한 생활을 하다 보니 사회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다시 만화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웹툰을 시작하면서 KBS, MBC, MBN, 채널A 등에 출연했다.

 

 만화를 보고 댓글로 욕을 하는 독자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남북한의 문화적 차이를 잘 표현한다’, ‘남북한의 이질감을 줄여주는 통일 만화다’등 좋은 댓글이 더 많았다.

 

 특히 멀게 느꼈던 북한 인권,통일을 어렵게 말하지 않아도 긍정적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댓글이 기억에 남았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현실을 제대로 다뤄야 한다는 댓글을 본 적 있다. 제대로 현실을 보여주는 진실을 빼면 안 된다는 입장의 댓글이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어느 입장이든 댓글 등과 같은 독자의 목소리는 힘을 준다. 웹툰은 인권이나 통일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 만화를 통해 이 같은 긍정의 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한이 공감·동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다

 

성국 씨는 처음부터 유명 작가가 된 게 아니다. 시나리오든 소설이든 잘 쓰면 수많은 사람이 보듯 네이버 웹툰 만화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무대인 네이버 도전 만화에 자신의 만화를 게재해 주목을 받았다. 소재와 만화 그림은 독자들이 주목할 만큼 탁월했고 넉 달 만에 베스트 도전으로 승격하며 정식 연재의 꿈을 이뤘다.

 

처음에는 시사만화도 그려보고, 콩트도 그리면서 웹툰 만화를 준비했다. 단편 만화를 그리면서 조금씩 남한 사회를 알아가게 되었다.

 

70년 이상 갈라진 남북, 남한의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떠나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매개체로 만화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남북한이 공감·동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으면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채널A에 출연했을 때 O, X 퀴즈를 하면서 나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북한에 있을 때 평양역에 나가서 사람들을 관찰한 경험이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모습을 알아야 한다. 모습은 동물은 물론 사람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동물도, 사람도 많이 취재를 했다.

 

작업을 할 때 이런 습관이 도움을 주는 것 같다. 현재 그리고 있는 웹툰 ‘로동심문’은 북한을 소재로 다루지만 한국의 눈으로 푼다.

 

한국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웹툰은 북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웹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탈북민이 맞느냐고 묻기도 한다.”

 

성국 씨는 자신의 웹툰을 한국과 북한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웹툰이라며 사회주의 관점에서 그렸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사회주의를 담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는 것이다. 소수가 다수의 사회에 왔기 때문에 다른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다수의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성국 씨는 이런 점을 인정하고 생각을 바꾼 후에는 만화를 그리기 위한 어려움도 없어졌다고 한다. 

 
만화가는 나의 숙명이라 생각
 
성국 씨는 북한에서 최고의 직장이라는 ‘조선4.26만화영화 촬영소’에 8년을 다녔고, 한국에 와서도 2년 동안 좋은 직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남한에서 5년을 살고 얻은 것은 만화가를 숙명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전 직장도 재미있게 근무했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뜻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경험보다 웹툰 작가로서의 현재 모습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살아 보니 사랑은 돌고 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은혜를 베풀면 도움이 돼 되돌아온다. 또 정직하면 다른 사람의 롤모델도 될 수 있다.
 
초보 탈북민에게는 어떤 일에 휘둘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잊고 견디는 것이 정착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면 정착을 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성국 씨는 탈북과 남한에 온 게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라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살려 정착한 사례다.
 
꼬레아우라에서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모습, 이는 성국 씨가 북한에서 4.26만화영화 촬영소에서 근무한 경험과 애니메이션보다 만화가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웹툰으로 자신의 꿈과 적성을 살린 경우다.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 일을 계속하고 싶다
 
성국 씨는 만화를 화합과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로 북한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국과 북한의 이해를 돕고,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북한 이야기를 한국의 눈으로 보고 담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만화는 말하기 힘든 것도 즐겁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라며 네이버에 웹툰 코너가 있고 자신의 만화인 ‘로동신문’을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북한, 통일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국 씨는 남한에 온 후에는 자기 자신을 잊고 견디는 것이 정착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견뎌야 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나는 죽었다는 심정으로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잊어야 한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날 때까지는 어떤 것이든 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담기를 하면 나중에 빈 공간은 꼭 차기 마련이다. 북한을 모른다고 해서 얕잡아볼 사람은 없다. 힘든 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기에 견뎌야 한다. 견디지 못하면 정착은 무척 어렵다.”
 
성국 씨는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을 계속하고 싶다. 특히, 통일 후에도 남한과 북한을 문화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게 바람이자 희망이다. 문화와 예술을 향한 그의 소망이 통일 한국에서 빨리 빛나기를 기대한다.
 
카테고리 :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탈북자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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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oreanamerican

    로동심문에 이어 고발도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플작성 2017-04-22 07:43:29

  2. 솔직히 나는 이분 팬입니다. 로동심문 요즘 당분간 중단 상태인데 언제 다시 연재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렇다고 황진이 줄이면 안되고요. 마음같아서는 황진이 이틀에 한번, 로동 심문 3 일에 한번 씩은 봐야겠는데, 너무 찔끔 찔끔 올라오고 있어요..

    리플작성 2017-04-22 10:11:34

  3. 원래 만화를 안 좋아하기에 주로 탈북자 수기만 읽었었는데, 본문을 읽고 최성국 씨 웹툰을 조금 찾아 보았습니다.

    근데 대단한 분입니다. 수긍이 갈 수 밖에 없는 날카로운 관찰에 감탄이 나옵니다. 탈북자들의 심리묘사도 뛰어나고요. 이만갑 100번 보는 것보다 이 분 만화 한 편 보는게 더 낫습니다.

    리플작성 2017-04-22 01:58:57

  4. 유노유라잇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가 상대적인 개념인지도 모르면서 .. 북한 김일성 교육 받은 탈북자들이 진보 좌파 교육을 받았다고 토크쇼에서 말하던 사람이네요. 거기다 김일성이 애국 열사릉으로 시체팔이 하는데 한국에서도 현충원등 국립묘지에 안장된 분들보고 시체팔이 하는게 똑같다고 열사들 모욕하는 거 듣고는 참 어이가 없었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최성국 이 사람이 말하는거 보고 탈북자들에 대한 연민과 통일에 대한 환상을 접었습니다. 영상을 캡쳐에서 주변인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탈북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되돌아 서더군요. 서독과 동독 통일을 이룩한 빌리브란트가 엄청난 민족적 갈등이 있었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서동독보다 갭이 큰 남북한이 통일이 된다면 얼마나 큰 민족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생겨날까요. 모든 탈북자가 주성하기자 같은 사람이 아님에 안타까워해봅니다.

    리플작성 2017-04-25 12:10:57

    • 아, 최성국씨가 “현충원에 안장된 분들 보고 시체팔이 장사하는 것”이라는 망언도 했나요? 사실이라면 정신 나간 양반인데….

      리플작성 2017-04-25 07:58:44

      • 나는 아마 최성국씨가 나오는 거의 모든 동영상을 봤다고 자부합니다만, 위 분이 언급하신 “어렸을 때 진보 좌파 교육을 받아서 세뇌 되었다”는 말은 최근 황진이 14 편에 잠깐 있지만, 시체 팔이에 관해서는 들어 본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최 성국이라는 사람은 탈북자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남한을 적응하고 두 체제를 비교해서 생각할 수 있는 극소수 중의 한 명입니다.

        위분은 최성국 말고 또 다른 어떤 사람의 말과 착각하여 기억하신 듯합니다.

        리플작성 2017-04-25 09:40:45

        • 유노유라잇

          주소로 남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uxCmqMsOVg

          리플작성 2017-04-25 12:08:51

          • 이 동영상만 가지고는 확인 불가능하네요. 남한도 북한처럼 “애국열사 시체팔이를 한다”는 얘기는 했는데 발언 앞뒤가 잘려 있어서 그 ‘애국열사’가 누구인지, “현충원 등에 묻힌 애국열사”를 말하는지 불분명합니다.

            오히려 데모하다가 죽은 사람들을 “애국열사”라고 치켜세우면서 시체팔이하는 종북이들을 비난한 것이 아닌지요? 풀 영상을 봐야 제대로 알것 같습니다.

            2017-04-26 07:38:25

          • lsj2012

            https://www.youtube.com/watch?v=RxGMojGnFVA
            전체영상을 보고 전후 말을 들어보면 왜 그런말이 나왔는지 확실해집니다
            32분경 부터 들어보십시오

            2017-04-27 07:31:50

          • 전체는 보지 않았고 문제가 되는 부분 좌우를 보았는데, 전혀 ‘애국열사를 폄하했다”는 인상을 못 느끼겠던데요?

            그리고 그 동영상은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주제가 토막토막 끊어지는 얘기였기 때문에…

            2017-04-29 06:37:20

  5. matador

    로동심문과 로동신문 두 개가 나오는데, 얘, 교정부 녀석들아, 어느 것이 맞는 표기냐? 로동심문이 있을 리가 없지? 정신나간 교정이로구나. 웃겼네. 동아의 교정부가 너무 오기-교정 미스가 많아요. 매일 10여 개의 교정-교열 미스가 나타난다. 그래도 반성은 전혀 없어.

    리플작성 2017-04-25 05:07:36

    • 최성국 씨 만화 제목이 “로동신문”을 패러디한 “로동심문”입니다.

      리플작성 2017-04-25 07:5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