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탈북자 수기

김천의 탈북민 사감 선생님 (11)

by 주성하기자   2017-02-25 9:19 pm

이춘월 씨는 하나원을 수료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면서 희망과 포부, 열정과 꿈을 안고 구미시에서 정착을 시작했다.

 

춘월 씨는 취업을 하기에 앞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직업훈련 500시간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도 받게 되었고, 고등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취업했다.

 

강원도에서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던 중 뜻하지 않게 걸려온 학교 전화에 대답을 해 놓았는데 정작 이력서를 제출하려니 마음이 너무 떨렸다.

 

고등학교 졸업자인 그가 교육기관에 취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걱정과 우려가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우선 문화도 다르고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고 아직 새내기에 불과한 자신이 과연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또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일단 부딪혀 보자고 마음먹고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십중팔구 탈락이라고 마음 조이며 회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3~4일 후에 학교에서 사감으로 임명되었으니 빨리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하여 2014년 7월 4일, 이춘월 씨는 김천예술고등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첫 출근을 시작하게 되었다. 취업은 빨리 되었지만 그만큼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남한 학생들은 북한 학생들과는 달리 연약했다. 강한 아이들이 아니어서 학생들과 화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름 잘 운영해 보려고 아이디어도 내면서 해 보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이 끌려오지 않았다.

 

서로 문화가 다르다보니 말 억양도 서툴렀고, 예술을 하는 학생들이다보니 대부분 예민한 상태라 잘못에 대해 지적을 하면 몇 배로 상처받는 욕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참고 이해하고 남모르게 눈물을 수없이 흘리면서 업무를 해야만 했다. 몇 번 사직을 하려고 했다가도 삶의 경험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잡고 업무를 계속했다.

 

한 번은 남학생들이 생활관에서 화투를 하다 춘월 씨에게 걸려서 지적받게 되었는데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해서 선처를 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또 화투를 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춘월 씨는 그때 학생들 관리가 엉망이 되는 걸 보니 너무 속상하여 학생들을 불러놓고 울면서 부탁을 하였다.

 

울면서 호소를 하는 춘월 씨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그날 저녁 가지고 있던 화투를 모두 거두어 사감실로 찾아와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그 후 남학생들과의 관계는 다소나마 잘 이어지게 되었다. 춘월 씨 또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잘 해결하려면 우선 본인부터 방법을 개선해야 하고 학생들의 마음을 사려면 자신의 마음을 열어줘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춘월 씨는 자신이 능력이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학생들을 보살펴주고 보듬어준다면 언젠가는 그의 진심을 믿고 따라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 발휘했다.

 

100명 가까운 학생들을 하나같이 관심 갖고 개개인 학생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추우면 추울세라 더우면 더울세라 일일이 봐주고 아픈 학생이 있으면 바람 쌩쌩 부는 추운 겨울에도 진료받으러 병원에 갔다.

 

오전 9시까지가 근무시간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분투했다. 가정적으로 상처를 받는 학생들도 있고 또는 정신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들, 술 담배를 하는 불량 학생들도 있었다.

 

이런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자기들의 인생이라고 간섭을 하지 말라는 학생들을 보고 어떤 방식으로 상담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도 많았다.

 

진심이 통하다

 

그러다 새 학년에 들어서면서 지인으로부터 학생 상담 자원봉사 교육을 받으라는 부탁을 받은 후 지금까지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을 받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선 자신의 성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었고 학생들과의 상담에서도 큰 효력을 보게 되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과의 상담은 잘 되었고 ‘입심 센 사감 선생님’이라고 이해하지 못하던 부모님들과 학교에 불만을 표하던 학부모님들도 그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인정을 받기까지는 그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졌지만 교장 선생님, 교직원 선생님들 그리고 하나센터 선생님들을 비롯한 많은 지인들의 도움과 격려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었다. 힘

 

들게 걸어온 길인 만큼 학생들과 함께 하는 긍지와 보람도 크다.

 

학생들은 스승의 날 깜짝파티로 굳게 닫혔던 춘월 씨의 마음을 열게 하였고 감사와 응원의 편지를 받았을 때 너무나 큰 충격으로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 양 볼을 흘러내렸다.

 

그런 춘월 씨의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말했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파이팅! 우리가 졸업할 때까지 계시면 좋겠어요.”

 

학생들과 축하파티를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아, 나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관리를 앞세우며 학생들의 마음을 꿰뚫지 못하고 꾸지람만 했다는 자책감으로 너무 부끄러웠다.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끊을 수 없는 정으로 지금까지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사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춘월 씨의 현실은 북한이나 중국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10년 동안 갖은 고생 다하고 상처를 받을 대로 받았다.

 

부모와 형제·가족을 뒤로하고 한을 안고 고향 땅을 떠나 이국에서 15년을 살다가 생사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에 입국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것 꼭 배우고 오래 근무할 곳 찾아라

대한민국은 아무런 상식도 없는 그를 열정 하나만을 보고 인정해주고 힘들어하면 힘을 주고 능력이 부족하면 능력을 키워 준 인생 중의 은인이다.

 

더불어 빈주먹으로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에 입국해 사회 정착을위해 모든 만 가지 조건을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해 주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켜봐 주는 대한민국에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하나센터 선생님들과 안전을 지켜 주시는 형사님들, 사회생활에 늘 디딤돌이 되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지금 입국한 탈북민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에서 안전한 정착을 하려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대한민국 법을 알아야 하고 다음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적은 월급이라도 본인 체질에 맞게 한 회사에서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배워야 한다. 남북 간의 문화가 다른 배경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모르고서는 안전한 정착을 할 수가 없다.

 

돈만 추구하지 말고 본인한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배워야 하며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잘 정착해서 성공할 수 있다.

 

한국생활 2년 동안 살면서 경험을 해 본 결과 춘월 씨의 스타일은 ‘무엇이든지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슬로건을 내 걸고 자신감을 가지고 일단 부딪쳐 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춘월 씨의 미래이고 학교는 그의 인생에서 끊을 수 없는 첫 인연이며 은인이다.

 

춘월 씨는 학교를 그의 인생 후반부의 큰 재산으로 삼고 학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부끄럼 없는 성공의 마인드로 담차게 살아갈 것이다.

 

카테고리 :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탈북자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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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대

    사감 선생님 파이팅!
    잘 될겁니다

    리플작성 2017-02-26 10:50:53

  2. 감찰관

    훌륭하십니다. 사랑으로 애들을 돌보시고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사회로 배출되게 해주시는 일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입니다.

    리플작성 2017-02-26 11:27:06

  3. 바다호수

    삼세번이라고 있는데… 그 단어 상당히 좋아 합니다.

    외국생활 3개월은 지나봐야 하고

    사업장 열면 3년은 버텨 봐야지요.

    배우자 인생 알려면 30년은 격어 봐야 하고

    어찌 됐건

    지역사회에 잘 적응 하였다 하는 것은 서로 어울려 사는 방식에 최고 된겁니다.

    저는 그리 생각되네요.

    리플작성 2017-02-26 11:41:20

  4. 이동대

    지난해 10년만에 낮잠자던 북한인권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만시지탄이지만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런데 북한인권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는 것이 사실인지요
    저는 북녁에서 인권유린 당하는 우리 동포들에게
    애정을 갖고있습니다
    강호의 필자들에게 고견을 듣고싶습니다

    리플작성 2017-02-26 11:41:29

  5. 장궤

    그런데 보면 대개 남성보다는 여성분들이 적응을 잘하네요..

    리플작성 2017-02-26 05:05:29

  6. 숙연글

    가슴 속 깊이 응원합니다, 선생님!

    리플작성 2017-02-26 10:10:18

  7. 재미한국인

    역시 사람 사는 곳 어디든지 마음을 주면 반응이 오는군요. 좋은 교훈 받았습니다.

    리플작성 2017-02-27 01:45:27

  8. 얼굴은 인자해 보이는데, 기타치는 폼은 영 어색하군요.^^

    리플작성 2017-02-27 01:46:51

  9. 부메랑

    사감선생님~

    정말 멋져요~

    축하해. 춘월아~

    파이팅!!

    리플작성 2017-02-27 04:28:50

  10. 7235

    훌륭한 사감선생님 참으로 존경합니다.
    사람에게 결국 필요한 것은 사람과의 진정한 교제와 소통이고, 사람은 인격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서만 인격이 성장합니다.
    중요한 곳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계신 사감선생님 응원합니다.

    리플작성 2017-02-28 12:52:42

  11. 델리

    진심의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파이팅!

    리플작성 2017-02-28 1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