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 Report
주영로 기자의 해외 골프 체험기 5탄 -Vietnam 2007
85년 역사의 유서 깊은 달랏GC
Paris inVietnam
베트남은 진화 중이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골프산업 또한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수도 하노이의 골프인구는 30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00명이 넘는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베트남의 골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글. 사진 주영로 기자
베트남은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호치민 시내에 있던 재래식 사이공마켓은 2층 신축 건물로 깨끗하게 새 단장을 했고, 시내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는 발전하고 있는 베트남의 모습을 대변했다.
지난해 9월에 이은 두 번째 베트남 골프여행이지만, 마음은 지난번 여행 때보다 더 설렜다. 지난번 여행 때 라운드해 보지 못했던 베트남 최고의 명문 골프장 ‘달랏팰리스 골프클럽(Dalat Place Golf Club)’에서의 라운드가 4일째 여정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모 골프전문 잡지에 ‘지구촌 골프여행’이란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칼럼니스트가 극찬했고,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방문객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코스”라고 칭송했다. 전미 프로골프협회 회장이던 패트릭 릴리는 달랏팰리스를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고 추켜세웠다. 이런 유서 깊은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크나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호치민의 명문코스 롱탄GC
6박7일간의 일정은 베트남의 경제도시 호치민에서부터 시작했다. 첫 방문 골프장으로 선택된 롱탄GC는 지난 여행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깔끔하게 잘 정돈된 코스 관리와 친절한 캐디 서비스 그리고 중식, 일식, 베트남 전통요리 등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클럽하우스 식당 등은 국내의 명문 골프장에 버금갔다.
18홀에 불과했던 롱탄GC는 어느덧 27홀로 확장되었다. 새롭게 개장한 9홀은 먼저 개장한 코스와 평이하게 다른 레이아웃으로 조성됐다. 구 코스가 울창한 숲과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면 신 코스는 평탄한 페어웨이와 넓은 그린이 편안한 플레이를 유도했다.
코스 관리는 신구 코스가 모두 최상의 상태를 유지했다. 페어웨이는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깔끔한 잔디 결을 유지해 절정의 샷감을 제공했고, 그린 위에 떨어진 볼은 미들 아이언에서도 백스핀이 걸릴 정도로 최상이었다.
나는 평소 7번 아이언으로 150~160야드를 보냈지만, 잘 관리된 페어웨이 위에서 샷을 시도해서 그런지 이날은 대부분의 샷을 170야드에 가까운 장타를 날려 애를 먹었다. 핀이 그린 뒤쪽에 위치한 경우엔 백스핀 때문에 볼이 한참 모자라게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특히 파3 홀에서는 평소보다 한 클럽 이상 더 크게 잡고 공략해야 핀 주변으로 볼을 떨어트렸다.
롱탄GC의 또 다른 특징은 아름다운 조경과 고급스러운 빌라단지이다. 각종 동물과 용 등으로 꾸며 놓은 클럽하우스 주변의 경관은 마치 요새처럼 보였고, 코스를 따라 조성된 고급 빌리지는 휴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리조트형 골프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 코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코스 공사가 마무리되면 롱탄GC는 베트남 골프장 중 최대인 72홀 코스로 거듭날 것이다.
영원한 봄의 도시 ‘달랏’
85년 역사의 최고 명문 코스
롱탄GC에 이어 여행 3일째 베트남 투덕CC에서 라운드를 마치고 4일째 되는 날 드디어 베트남의 휴양도시 달랏으로 이동했다. 호치민공항에서 비행기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달랏은 해발 8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휴양도시이다.
고원지대에 위치한 달랏은 호치민과 사뭇 달랐다. 30℃를 웃돌던 호치민과 달리 달랏의 기온은 20℃를 조금 넘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에서 쏟아져 나온 매연 때문에 하루 일 공기가 탁했던 호치민과 달리 달랏의 아침 공기는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었다.
굽이굽이 좁은 시골길을 지나 달랏 시내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주택들이었다. 호치민과 하노이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고급 주택들이 달랏에서는 흔한 광경이었다.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용되면서 생활습관이나 문화 등이 프랑스 스타일로 많이 변했다고 한다.
달랏공항에서 달랏팰리스GC까지는 자동차로 40분 정도 소요됐다.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듯 클럽하우스부터 눈길을 끌었다. 겉모습은 국내 골프장의 그늘집보다 못해 형편없이 낡고 작아 보이는 클럽하우스지만, 아늑한 분위기의 목조건물은 그 옛날 프랑스 귀족들이 골프를 즐기며 놀던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작은 클럽하우스에는 간이 바와 골프볼, 기념 티셔츠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 그리고 프론트 뿐이었다. 탈의실은 건물 외부의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특이한 것은 남여를 구별하지 않고 번갈아 사용해야 했다.
클럽하우스 야외에서 18번 홀 그린을 바라보며 즐기는 점심식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샌드위치와 과일주스 등을 곁들여 먹는 점심식사는 국내의 골프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운치가 있다.
코스 美學의 절정 달랏팰리스GC
다시 찾고 싶은 꿈의 18홀
달랏팰리스GC는 전반 9홀은 3개의 파3 홀과 5개의 파4 홀, 그리고 1개의 파5 홀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반 9홀은 3개의 파5 홀과 5개의 파4 홀, 그리고 1개의 파3 홀로 구성되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1번 홀은 170야드(블루 티 기준) 파3 홀로 대부분 골프장이 파4 또는 파5 홀로 출발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첫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로마법이 그렇다면 따라야 하는 것이 순리 아닐까.
2번과 3번 홀은 길지 않은 파4 홀로 웬만한 골퍼라면 파 세이브 또는 보기 정도로 쉽게 막을 수 있는 평탄한 코스이다. 4번부터는 코스 중간에 자리한 길고 좁은 호수를 따라 계속해서 코스가 이어진다. 4번과 5번 홀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호수가 있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티샷을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5번 홀까지 무난한 코스가 이어졌다면 6번(파5) 홀에서는 긴장의 끈을 잔뜩 조여야 한다. 왼쪽으로 호수가 그린까지 계속해서 늘어서 있고, 페어웨이 오른쪽으로는 80년이 넘은 울창한 숲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OB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티샷부터 실수를 범할 경우 스코어를 까먹는 일은 불을 보듯 뻔해진다.
또한 501야드로 길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2온을 시도하는 골퍼들이 많은데, 그보다는 미들 아이언으로 레이업한 후, 짧은 어프로치로 직접 핀을 공략해 버디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 6번 홀을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전반 9홀은 아름답게 보존된 울창한 숲과 코스와 잘 어우러진 호수, 그리고 멀리 보이는 달랏의 절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따라오는 뒤 팀이 없기 때문에 눈치볼 일도 없어 아늑한 분위기의 그늘집에서 향기 좋은 커피를 마시며 잠깐 동안 풍광에 취해 보는 것도 달랏팰리스GC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이다.
후반 9홀은 전략적인 공략과 과감함이 동시에 필요하다. 10번, 13번, 16번과 17번 홀의 경우 페어웨이 중앙부터 그린까지 호수가 가로막고 있어 거리에 맞는 클럽 선택이 스코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은 240~250야드 앞에 호수가 위치해 있어 우드나 롱 아이언으로 티샷한 다음 과감한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티샷에서 실수를 범할 경우엔 세컨드 샷으로 직접 그린을 공략하기 쉽지 않아 또다시 레이업한 후 3온 작전을 펼쳐야 한다.
장타자들의 경우 과감한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없어 조금은 야속하게 보이지만 이 역시 달랏팰리스GC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경험이라 생각하면 곧바로 코스에 순응하게 된다.
마지막 18번 홀은 장타자라면 과감한 공격으로 이글까지 노려 볼 만하다. 페어웨이 왼쪽에 커다란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약간 우측으로 빗겨 치면 그린까지 250~260야드 정도 남겨두게 되는데, 3번 우드로 공략하면 그린 에지까지 보낼 수 있다.
아쉬움을 씻기 위한 새벽 골프
맑은 공기 마시며 상쾌한 라운드
베트남에서 해가 뜨기 전부터 라운드를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일이다. 한 번의 라운드로 달랏팰리스GC의 매력을 알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다음날 하노이로 이동하기 전 새벽 9홀 라운드를 급조했다.
첫 티오프는 새벽 6시부터 시작됐다. 국내에서처럼 많은 골퍼들이 한꺼번에 골프장을 찾거나 굳이 아침 일찍부터 라운드를 서두르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6시에 라운드를 시작하는 일은 희한한 광경으로 여겨졌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달랏팰리스GC의 새벽은 상쾌함 그 자체였다. 아침이슬 때문에 페어웨이와 그린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플레이하기에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달랏팰리스GC에서는 9홀 플레이를 원하는 골퍼들을 위해 1~7번 그리고 17번, 18번으로 이어지는 별로의 9홀 패키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나는 10번 홀부터 티업을 시작했다.
두 번째 만나는 달랏팰리스GC의 느낌은 처음과 또다른 느낌이었다. 아침 햇살에 부딪혀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페어웨이와 그린은 한 폭의 그림 같아 보였고, 특히 아름답게 보존된 울창한 숲과 하늘을 찌르는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코스는 85년의 역사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달랏팰리스GC에서의 새벽 골프는 한 홀, 한 홀을 지날 때마다 진한 아쉬움을 남게 했다. 200개가 넘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달랏팰리스GC는 동남아 골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 특히 달랏팰리스GC에서의 라운드가 더욱 많은 추억을 남게 한 계기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작렬시킨 이글 퍼트이다. 티샷 후 절묘한 세컨드 샷으로 볼을 그린 에지에 떨어트린 나는 그린 에지에서 퍼터를 사용해 통쾌한 이글 퍼트를 작렬시켰다.
달랏팰리스GC에서의 대미를 멋진 이글로 마무리하면서 기분 좋은 라운드를 마쳤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여전했다. 언제 다시 라운드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달랏팰리스GC에서의 라운드는 진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게 했다.
Tour Tip ① 베트남 골프여행
베트남에서의 골프여행은 크게 하노이와 호치민으로 나눌 수 있다. 베트남항공에서는 매일 두 도시를 연결하는 정기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항공편은 여유롭다.
호치민은 평균 기온이 30℃ 이상이기 때문에 동남아 골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찜통과 같은 더위지만 나무 그늘 아래에 잠시 몸을 맡기면 서늘한 바람이 지친 몸을 달래 준다. 롱탄GC와 베트남 투덕CC, 보창 동나이CC, 송베GC 등이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해 있다. 상업이 매우 발달한 호치민에서는 골프와 함께 유흥과 쇼핑이 가능하다. 또한 시내 곳곳에 유명한 한국식당과 베트남 전통 식당이 즐비해 있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호치민에 비하면 하노이의 골프여행은 조용하게 보낼 수 있다. 찔린스타GC, 땀따오GC, 동모킹스아일랜드GC, 하노이GC 등이 30~40km 이내에 위치해 있어 번잡한 시간만 피하면 1시간 이내에 모두 도착할 수 있다. 하노이는 호치민과 달리 상업이 성행하지 않았지만 시내 곳곳에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또한 씨클로를 타고 하노이 중심가를 돌아보는 시티투어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조금 더 여유로운 일정을 잡고 베트남 골프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달랏팰리스GC에서의 라운드를 권하고 싶다. 비행기로 하노이에서 약 2시간, 호치민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1박2일 일정으로 잠시 들러 지친 몸을 풀고 여유로운 라운드를 즐기고 나면 마치 천국에 다녀온 듯하다.
Tour Tip ② 달랏 & 달랏팰리스는?
베트남 중부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달랏은 베트남의 유서 깊은 휴양지이다. 수십 년에 걸쳐 ‘영원한 봄의 도시’이자 ‘작은 파리’로 잘 알려진 달랏은 일년 내내 시원하고 상쾌한 산악 기후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용되면서 고급 주택과 호텔, 골프장 등이 들어섰는데, 그래서 붙여진 애칭이 ‘작은 파리’이다.
달랏을 대표하는 리조트인 달랏팰리스는 18홀 골프클럽과 4성급 노보텔 호텔, 5성급 소피텔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과 골프장은 각각 1922년과 1932년 유럽의 고풍스러운 대저택 스타일로 지어졌다. 호텔 내 레스토랑은 유럽의 미식가들에게 유명한 곳으로 ‘르 라벨레’와 ‘르 카페 드 라 포스트’에서는 아름다운 클래식을 감상하며 운치 있게 저녁식사를 맛볼 수 있다.
달랏팰리스GC는 자연의 언덕 위에 웅장한 쑤안 후옹 호수를 내려다보도록 설계된 자연친화적 코스로, 전 코스가 벤트글라스 잔디로 식재돼 최상의 플레이를 만끽할 수 있으며, 총 7009야드, 파72의 챔피언십 코스는 초보자부터 상급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골퍼들이 도전할 만한 절묘한 코스 레이아웃을 자랑한다. 1956년 지어진 클럽하우스에는 레스토랑과 벽난로, 옥외 파티오, 간이 프로숍 등이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