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을 보고

 

아침 회의에 박원순 시장이 온라인 취임식을 한다는 발제가 올라왔다.
박원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는 ‘무슨 생쑈냐’하는 마음이었는데 11시경 인터넷을 하다 보니 마침 생방송 한다 길래 네이버에 접속했다.

 

 

헌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시장 취임식을 본 서울시민은 없었다. 서울시 공무원들만의 취임식이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시장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 시장실도 보여주고 부시장이랑 시의회 의장단도 소개했다. ‘시민의 소리’ 벽에 올라온 시민들의 소망과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트위터에 뜬 반응 등을 보여준 것도 좋았다.

 

 

온라인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소통의 정치를 톡톡히 한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을 밖에서 시민들과의 오프라인 번개팅으로 마무리한 것을 보면 이날 취임식의 기획자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한두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 행정도 이만큼 잘한다면 당장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무상급식을 바로 늘리고, 반값 등록금을 당장 시행하고, 대학생들에게 아예 등록금 거부 투쟁을 하라고 부추겼다는 최근 그의 언행은 현실을 무시한 포퓰리즘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게 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는 잘 내지만, 무거운 현실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일도 그만큼 책임 있게 잘할까 하는 의심도 있었다.

 

 

오늘 온라인 취임식을 보면서 어쨌든 참신한 발상, 새로운 시도가 마음에 들었다. 지금 우리한테 정말 필요한 건 창의성인지 모른다. 날마다 네편 내편으로 나누어 싸우느라 우리는 좀더 진지하고 발전된 해법을 만들지 못하고, 만들 생각도 안한다. 얼핏 봐서 우리 편인 것 같으면 무조건 찬성하고, 반대편인 것 같으면 무슨 이유를 갖다대더라도 반대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여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고 타협하는 문화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안철수와 박원순을 좌파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틀로 사람을 나누고 세상을 규정하는 게 유효한가? 이들을 좌파라며 한쪽 편으로 모는 것은 보수 스스로가 고립되는 길이다. 이들에게 호감을 가진 많은 중간층까지 좌파로 몰아붙임으로써 우파나 보수의 범위를 좁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안철수는 스스로에 대해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선진화재단을 이끄는 박세일 교수도 ‘합리적인 진보와 보수라면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70~80%는 같은 결론을 낼 거다’라며 이젠 보수 -진보의 이분법을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일으키는 참신한 바람이 부디 한 때의 ‘쑈’로 끝나지 말고 제대로 뭔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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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박원순 서울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을 보고

  1. 김호진 says:

    그동안 많이 승진하셨네요. 웹상으로 인사 드립니다. 김호진 입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정학철?(서울법대 나오신분) 부장님인가 하고 가끔뵈었지요.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한번 찾아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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