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人의 장막’ 걷어내고 ‘국정원 프로’ 뛰게 할 수 없는가

핵무기연구소 방문해 수소폭탄 탄두를 둘러보는 김정은--노동신문

 

 

 

천하대란 한반도의 정보전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인 김정은이 한반도 운전석에 올랐다. 그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빨라지고, 제동 페달을 밟으면 급정거가 이뤄진다. 핸들을 ‘확’ 돌리면 한쪽으로 몸이 쏠린다. 안전띠를 맸음에도 불안해 앞좌석 등받이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레이더로 한반도를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이들에 따르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다음날 중국 모 지역에서 평양으로 가는 항적(航跡)이 포착됐다. 정기 여객 편은 아니었기에, 북한 핵실험에 놀란 중국이 항의단을 보내 것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움직임이 없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만 할 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중국에는 안 알리고, 러시아에는 사전 통보

 

 

한 러시아 소식통은 “북한은 6차 핵실험 이틀 전에 러시아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중국과 거래하는 것이 많으니 중국과 잘 지내려 하지만 중국이 제재를 할 것 같으면 얼른 러시아에 접근한다.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워지면 중국은 불안해져 슬쩍 제재를 완화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기에 유엔 안보리에서는 똑 같이 북한에 대한 원유 차단에는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은 여러 가지로 확인된다.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2청사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되었다. CC-TV 등을 통해 현장을 확인한 말레이시아 경찰은 취업비자를 받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일해 온 이정철을 체포하고, 1월 31일에서 2월 7일 사이 북한의 일반 여권으로 입국한 이재남(57), 오종길(55), 이지현(33), 홍송학(34)이 사건 직후 출국한 것을 확인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4인조는 인접국인 인도네시아로 갔다가 항공기를 갈아타고 UAE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날아갔다. 예매를 해놓지 않은 한 일반인들은 이렇게 빨리 비행기를 갈아탈 수가 없다. 서쪽(UAE)로 갔다가 동쪽(블라디보스토크)으로 가는 행로도 이상했다. 이들을 정찰총국 소속으로 판단한 국정원은 해당 국가의 수사정보기관을 움직여 이들을 체포하려고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 노동자와 기관원들이 많이 나와 있기에 국정원도 백색과 흑색·회색 요원들을 대거 투입해 놓고 있다. 국정원은 이들을 총동원해 노력했지만 러시아는 외면했다. 2월 17일 4인조는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그 가족을 인질로 잡았다가, 이정철도 석방 받고 김정남 시신도 받은 ‘산뜻한’ 승리를 거뒀다.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것은 중국만이 아니다(연 50만t 추정). 러시아도 싱가포르 해운사의 유조선 등을 빌려 연간 30만t 정도를 보내주고 있다. 러시아 국영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이 7대 3으로 투자한 물류회사 ‘나선 콘트란스’의 대표인 이반 미하일로비치는 8월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 분쟁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100여 명의 러시아 직원 대피계획을 정리해뒀다”라고 밝혔다.

 

 

주민대피 준비하는 러시아

 

 

8월29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2형이 일본 열도를 넘어가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그날 ‘리이프’란 이름의 러시아 매체는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보호청이 두만강에 붙어 있는 러시아 지역에 사는 주민 1,500여 명에 긴급 대피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한·미·일은 응전(應戰)하지 않았다. 그러자 페드프레스(FedPress)라는 매체는 ‘대피령은 훈련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러시아 당국은 ‘대피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국정원 차장 출신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의견을 밝혔다.
“모든 나라는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 전쟁을 허용하거나 해외에 있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면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드 사건으로 관광객이 줄었다고 하지만 한국에는 10여 만의 중국 유학생과 100여 만명의 중국 근로자가 체류하고 있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들도 위태로워진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한국과 같이 북한 도발을 억제하려고 한다.
북한은 핵실험을 중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훈춘(渾春)은 물론이고 창춘(長春)과 엔지(延吉) 지역의 건물이 흔들리고 주민들이 놀라 뛰쳐나올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중국이 보호해온 김정남을 살해해버렸으니 자존심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원유 공급을 차단할까 하는데, 그렇게 하면 북한은 러시아에 더 달라붙고, 휴전선보다 훨씬 긴데 방비는 매우 허술한 북중국경을 통해 각종 도발을 할 수 있다. 북중국경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못하면 중국 동북지방이 시끄러워진다. 그래서 북한을 규탄한다고 했다가 원유 차단은 할 수 없다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중국을 갖고 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야가 좁은 국개발 활동을 제어하고 국정원 프로들이 뛸 수 있게 해줄 수는 없는가?

 

 

무법 초법 비법 활동을 하는 곳이 정보기관인데

 

 

앞의 러시아 소식통은 “석유 수출로 경제를 유지해온 러시아는 저유가(油價)가 지속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틴은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미국에 맞서는 신냉전을 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 같다. 한국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는 그들의 스텔스기인 T-50(PAKFA) 공장을 북한 대표단에게 공개한 바 있다. 신냉전이 시작돼야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많은 것을 사가고, 한국도 아쉬운 것이 많아 접근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남과 원유공급 지속에서 보듯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속수무책에 가까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가까워지고 있다면 우리의 전략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 노력은 외교부보다는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이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국정원은 과거사를 캐는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국개발)’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국가는 법에 어긋나는 것도 해야 생존할 수 있다. 무법(無法)이나 초법(超法)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국가가 만들어놓은 것이 정보기관이다.
정보기관 임무에 밝은이도 진행 중인 업무를 알지 못하면 정보기관에 대해 헛다리 평가를 하는데, 국개발 구성원들은 정보기관 임무에도 밝지 않다. 북한은 한국의 사이버공간을 이용해 심리전을 펼쳐왔다. 때문에 국정원도 한국 사이버 공간에서 응전해왔는데, 국개발은 이를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모조리 추적하고 있다. 때문에 국정원은 개점휴업상태가 돼 버렸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송영무씨를 장관에 임명해놓고도 믿지 못하겠는지, 송 장관이 민 해병대 장성이 아니라 육군 장성을 기무사령관에 앉혔다. 그런데 북핵 위기가 심각해지자 송 장관이 바라는 대로 사드 야전배치, 전술핵 도입, 원잠 건조의 길을 인정해주고 있다. 국방부에는 과거사를 캐는 조직이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런 기회라도 잡아나가는 것이다. 서훈 원장은 국개발 활동을 어느 선에서 끝내려고 하는데, 국개발 구성원들은 청와대가 임명한데다 개인 목표가 있어서인지 서원장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 한다. 청와대가 국개발 활동을 정리해주지 못하면 국정원은 움직이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한반도 운전대를 움켜 쥔 김정은이 ‘과속’에 들어가면, 미국은 참수작전뿐만 아니라 핵무기로 대응할 수도 있다. 사태가 커지는 것이다. 그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김정은으로부터 한반도 운전대를 빼앗으려면 초법과 비법, 무법 활동을 해온 ‘프로’들을 풀어놓아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내는 이들이 북한과 러시아를 ‘이간’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쿠데타나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 김정은이 실각하는 일도 만들어질 수 있다.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 그는 어떤 실익을 얻었는가. 러시아는 남북한을 상대로 꽃놀이패를 구사하려고 하는데

 

 

문재인은 푸틴을 왜 만났는가

 

 

9월6일 북한 문제가 심각한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의 3회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러 블라디보스토크로 날아갔다. 이 회의가 안보위기에 직면한 문 대통령이 참석해야 할 정도로 중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많다. 북한에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장관), 중국에서는 왕양 부총리가 대표로 나오는데다 일정도 1박2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똑 같이 북핵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가 참석하니 참석을 결심한 것 같다.
안보활동은 국가원수가 최일선에서 이끌어주어야 한다. 6일 푸틴을 만난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차단해달라는 설득을 해낸 것일까.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 중국 상하이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후진타오와의 면담 시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동방경제포럼에는 G20회담보다 많은 26개국 대표가 참석했으니 문 대통령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은은 끌어내고 한반도 운전대를 잡으려면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개발의 활동을 정지시키고 서훈 원장을 통해 프로들에게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라는 확실한 목표를 줘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는 운동권 출신 참모들로 구축된 청와대의 ‘인(人)의 장막’부터 걷어내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3) “문재인, ‘人의 장막’ 걷어내고 ‘국정원 프로’ 뛰게 할 수 없는가”

  1. ANONYMOUS 9월 7, 2017 at 6:58 pm #

    트럼프 공화국북반부무능김정은과의 대화를 고집하는 한국에 대해 ‘구걸하는 것 같다’고 통렬히 비판한 뒤 (대북군사적 압박의 필요성에 대해 ‘누군가가 한국에)전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어 아베는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한국에 전달해야 한다의도를 받아들여 문재 통화를 했고, 이후 다시 트럼프과 전화 통화 아베 트럼프와 통화를 한 다 문재통화를 했다. 당시 통화는 아베 요청으로 이뤄졌고, 두 사람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한까지 높이자”는 뜻을 함께 모았 당일 밤 아베는 다시 트럼프와 통화를 다시 했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3일엔 핵실험 전과 후,두 차례에 걸쳐 또 전화 통화를 했다. 이런 잦은 통화의 배경엔 ‘군사적 압력에 소극적인 한국과, 그런 한국의 태도에 단단히 화가 난 미국사이를 일본이 중재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 어느 나라에도 대우를 받지 못하는 한심한 나라 물론 문재 혼자만의 잘못이 아닙니. 전임 박구내부터 친일파 윤 장관자리에 앉혀서 제대로 된 외교를 하지 못한 것 문재이상주의적 외교 정책이 더해져서 그 어느 나라에도 대접 받지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순서로 정상화담을 하던 순서를 깨고 푸틴과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났다 그런데 푸틴이 문재인성명을 발표할 때 하늘에 날아가는 구름을 보고 때대로 한숨을 쉬었다
    말인 안통한다는 것이지 그런데도 문재 운전수 하겠다고 운전석에 앉아서 위험한 주행을 하고 있습 과정이 무슨 소용이냐, 결과만 좋으면 되지… 그런데 그런 것 없습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잘 나오는 강경화가잘할것

  2. anonymous 9월 7, 2017 at 7:11 pm #

    트런프 어떤일이일어나느지 지켜봅새다 시진팡과전화통화 시명 뉴스에나올것입내다

  3. Kang 9월 8, 2017 at 3:39 pm #

    100프로 공감합니다. 국정원 프로들이 다시 뛰어줘야 하는데 잘 아시겠지만, 요즘 국정원이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프로가 뛰어주는 것은 고사하고 다 도망가게 생겼어요.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해결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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