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한 북한의 제의와 도발을 생각하고 있는가?

북한으로부터 상상도 못한 잠수정 어뢰 공격을 당해 동강난 천안함. 지금 우리는 북한이 상상도 못한 도발과 제의를 할 수 있다는 상상을 하고 있는가---동아일보

 

 

Think the Unthinkable.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을 생각하라.’ 전쟁이나 천재지변, 사고 대처를 담당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중요한 격언이다. 내가 알고 있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일어난 일은 내가 대처할 수가 있다. 대비까지 해놓았다면 당연히 대처하고, 대비를 안 했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대비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청해 위기를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도 해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무너진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위기 대응을 담당하는 이들은 내가 처할 수 있는 위기를 다양하게 상상해 대비책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오는 위기에 대비해 많은 계획을 짜놓았다. 가장 유명한 것이 한미연합사의 전면전 작전계획인 5027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충무계획 등을 만들어놓았다.

 

 

 

김정은 “4군단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북한발 위기는 전쟁의 형태로만 오지 않는다. 이러한 상상을 해보자. 북한의 황해도 지역에는 4군단이 포진해 있다. 2010년 4군단은 천안함 피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일으켰다. 수상함 부대인 북한 해군 서해사령부 예하 8전대는 제1,2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을 통해 우리 해군 2함대와 전투한 바 있다. 11전대는 천안함 피침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연어급 잠수정을 운용하는 잠수전대다.
8전대와 11전대는 우리 2함대와 각은 세우고 있는 것이다. 북한 4군단은 이러한 전대와 합동으로 도발을 한다. 김정은은 실제적으로는 4군단을 통제한다. 김정일은 더 그러했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전 때는 김정일은 4군단을 통제하지 못한 것처럼 꾸몄었다. 김정은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어느 날 인민군 4군단과 서해 함대가 합동으로 백령도를 기습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날 평양에서는 김정은이 방송에 나와, “4군단과 서해 함대는 임의로 행동하지 말라. 지금 하는 행동은 내 허가 없이 하는 군사 반란이다”라고 선언한다.
그 순간 한국 언론은 어리둥절해 한다. 한국 군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4군단과 서해함대가 백령도를 향해 포격을 하고 있으니,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을 대응 사격을 한다. 덩달아 연평도의 해병 연평부대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런데 연평도 건너편의 개머리 해안에서는 포탄이 날아오지 않는다.

 

 

 

서방사 대응으로는 한계, 한미연합사 동원은 난망

 

해병 6여단의 화력보다는 인민군 4군단 포병여단의 화력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2함대 함정들은 북한의 대함미사일 공격을 의식해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나야 한다. 2함대 함정은 4군단 포병을 공격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화력에서 우위에 선 북한은 공기부양정을 띄워 상륙을 시도한다.
이러한 때에 대비해 한국군 합참이 만들어둔 합동작전사령부가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다. 서방사는 즉각 공군을 호출해 공군기로 백령도를 포격하는 4군단 포병여단을 폭격하게 했다. 육군 항작사에게는 아파치 헬기를 띄워 백령도로 돌진해오는 북한의 공기부양정들을 격침시키게 했다.
그러자 북한의 반(反)항공부대들이 일제히 추적 레이다를 우리 공군기와 아파치 헬기를 향해 쏘았다. 아파치는 저공으로 내려와 백령도 섬 그늘로 숨어야 했다. 공군기들은 반항공부대의 레이다를 부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공격을 하려면 특수 작전기가 북한 레이다가 있는 북한 내륙 깊숙한 곳으로 침투해야 한다. 북한 지역으로 침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싫다면 육군 미사일 사령부로 하여금 현무를 쏴주게 하면 된다. 현무 공격은 김정은 정권을 놀라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한국의 이 공격은 반란군이 아닌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며 전략군에게 미사일 사격을 준비시키면 대한민국은 최고의 비상상황에 들어간다. 때문에 특수 작전기나 현무 미사일을 이용한 북한 레이다 기지 공격은 서방사가 아니라 한국군 최고 사령부인 합참이 해야 한다.
이때 청와대가 군 통수권 행사 차원에서 개입을 한다. 합참과 청와대 간 회의에서 논란이 오고 간다. 이 자리에서 나올 수 있는 합의점은 확전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확전을 피하면서 백령도를 지켜내려면 미군과 함께 작전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난다. 한미연합사가 대응 작전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연합사이 대응은 더 큰 확전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 눈치를 챈 중국이 “확전은 안 된다. 김정은이 4군단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했으니 미국은 개입하지 말라. 미군이 참여하면 중국은 모든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강력하게 나오면 우리 사회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정은이 4군단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한 선언은 ‘마술같은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를 다국적군에 참여시키려는 헛 노력

 

그러는 사이 인민군 4군단은 파상적인 공격의 성공으로, 우리는 지원 사격 부족으로, 인민군 일부가 백령도에 상륙해 지상전에 들어가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럼에도 우리 합참은 4군단의 중심을 때리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백령도가 적 수중에 떨어진다.
그 순간 우리 사회에서는 큰 혼란이 일어난다. 그런데 김정은이 또 방송에 나와 ‘용서할 테니 4군단은 독자적인 행동을 자제하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간이 지나자 김정은은 4군단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백령도를 북한 영토로 만들어간다. 슬그머니…
그때서야 우리 사회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진다. 김정은에게 속은 것이라며 백령도 수복을 위한 작전 개시를 주장한다. 그러자 한반도 전면전을 염려한 세력이 한국군 단독으로 하는 것은 확전을 초래하니 한미연합사를 가동시키자고 주장한다. 똑똑한 이들은 다국적군 구성을 주장한다.
1999년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점령했었다. 그러자 미국이 중심이 된 다국적이 구성돼 이듬해 이라크 군을 철퇴시키는 사막의 폭풍 작전을 감행해 성공시켰다. 우리는 그러한 것을 기대하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상대로 다국적군 구성을 요청한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도 참여시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는 4군단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했으니 김정은의 대처를 보자며 시간을 끌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 미국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함께 ICBM급 미사일을 개발했으니 미국이 한미연합사를 동원한 반격하는 것은 큰 피해를 야기한다는 분석이 나오면 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천안함 피침 때처럼 다양한 북한공격 방안이 나오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확전이 가져올 피해에 대한 두려움에 젖어 반격을 거부함으로써 남남 갈등은 극대화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라고 하는 대한민국은 백령도를 빼앗기고 혼돈에 빠져 자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외국 투자가들의 빠져나가 증시는 혼란에 빠지고 기름값이 치솟아 생활이 힘들어진다. 이러한 일을 탁상공론이라고 일갈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는 너무 안일하지 않는가.
대한민국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니 대한민국 정부는 Think the Unthinkable을 해야 하는데, Think the Thinkable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오로지 남북 대화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북한에게 속아 넘어가기 쉬운 구도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라도 think the unthinkable을 해야 한다

 

북한은 2016년 1월의 4차 핵실험에서 수소폭탄을 실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초에는 ICBM급인 화성-14 발사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보고 다양한 수를 쓸 수 있다. 생각하지도 못한 변칙술을 구상해 도발을 하는 것이다. 작전을 꼭 군사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왜 우리는 모르고 있는 것인가.
비군사적 수단에 의한 작전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한 작전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우리는 군사적인 것만 생각하고 있다.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후 남북 군사회담, 적십자회담을 제의하는 문재인 정부의 행동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제의를 믿기 보다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현무-2C 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1t으로 올리자는 제의를 했다는데 더 주목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꾸 우리 사회의 허점이 노출돼 가는 느낌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ICBM 개발을 인정받기 위한 도발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인정을 토대로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키는 거대한 딜(deal)을 북한은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이 ICBM급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인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흡수통일을 부정하면 연합제나 연방제, 공동체적 통일을 하자는 것이 대안이 되는데, 그러한 통일은 북한이 바라는 바 일 수 있다. 그러한 통일에 응하는 대가로 북한이 뭔가를 요구하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은 대화만이 아니라 안보 전체를 바라보며 Think the Unthinkable을 해야 할 때이다. 정부가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라도 해야 한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 우리 정부와 국민은 상상도 못한 도발을 당했다고 했다. 같은 실수를 지금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4) “상상도 못한 북한의 제의와 도발을 생각하고 있는가?”

  1. 운명 7월 29, 2017 at 8:57 am #

    귀 있는 자는 듣고 눈 있는 자는 제대로 보며 제발 정신들 차리시라.
    이제 북의 탄도탄 운용과 전략 능력의 과시는 끝났고 이번 도발에 대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의 대응 방향에 따라서 빠르면 8월중 늦어도
    9월중에 북쪽 애들 국가 기념일 전후로 마지막 핵실험을 하게 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돌아올수 없는 one way 티켓을 가지고 달린지 이미 오래다.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역활을 제대로 못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에는 대북 정책의 최후 선택을 하지않을수
    없고 그가 지금까지 보인 실속없는 행태와 성정으로 보아 제대로 혼자 결단을
    못내리고 김정은 참수나 선제타격의 강경책과 회유와 대화책의 양비론 사이에서
    우왕좌왕 할 것이나

    정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장 강력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최측근의 주장에다
    안보와 국방 관계의 강경론자들의 또 다른 주장이 힘을 더해줘서 결국 대북 정책
    최종안에 마지못해 서명하게 될 것이다.

    여기다 불에 기름을 더한 것이 미국 안보와 국방 관계의 네오콘들에게 절대 불신을
    주고있는 한국의 좌익 정권의 탄생이니 어찌하겠는가?
    위가 썩고 아래가 어리석은데서 온 비극적 결말이니…
    이를 두고 운명이라 부르는 것이며 역사의 수레바퀴는 잔혹하게 구를때가 오나니.

    • 운명 7월 29, 2017 at 11:17 am #

      2018년 음 1월 중순까지 한미일과 서방이 협력하여 피해를 최소화 시키면서
      북의 악한 정권의 핵심이 무너지게 할수 있도록,
      안보와 통일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하여 그에 가장 합당한 한 인물이 국가의
      수장이 되도록 양신의 세계가 도와주었으나 그 반대편에 선 사악한 세력의
      음모와 선동으로 어리석은 백성들까지 휘말려 일년도 채 남지않은 시간을
      끝내 참지 못하고 모든 것을 무너뜨리게 하였으니 모두의 죄와 어리석음이
      너무나 크도다.

      그 죄업과 비싼 댓가로 일본 열도에 이어 70여년만에 전 세계가 또 다시
      핵의 처절한 참화를 두 눈으로 목도하게 되리니 이는 한곳의 민족에게는
      비극이요 큰 불행이나 세계인에게는 핵의 무서움을 다시금 일깨워 향후
      더 큰 불행을 예방하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리라.

      내 부모형제인들 목숨이 경각에 달려 허둥대며 숨을 곳을 찿아 내달려야
      하는 시각이 코앞에 닥치지 않는한 어찌 이 경고를 받아드리랴 !

  2. 우리는익명이다 7월 29, 2017 at 3:32 pm #

    항공모함 한척이 소국한해국방비다 그런국방비로 무엇을 할것인가 결국 지식권력층으 무능으로 백성이 또다시 점령당하여 노예가되어 버러지생이 될것

  3. 좌회전금지 8월 29, 2017 at 1:31 pm #

    최근 사태를 보니
    게시하신 글 내용이
    현실로 다가오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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