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건 재점검①삼성 이재용의 투쟁

뇌물공여죄 등으로 재판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온 이재용씨. 그는 우호 언론세력을 만들어 재판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동아일보

 

 

요즘 최순실 씨를 주역으로 한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독자는 드물 것이다. 박근혜 재판, 최순실 재판, 이재용 재판, 안종범 재판 등이 제각기 열리고 있어 뭐가 어떻게 된 것이지 정리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의 우리 국민들은 흥분해서 촛불을 켜들고 뛰쳐나왔었는데, 최종적으로 진실을 가리는 재판에 대해서는 왜 관심이 적은 것일까.

 

 

 

재단법인 허와 실

 

이 사건은 2015년 10월 27일 미르재단, 2016년 1월 13일 K스포츠재단(K재단)이 설립허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미르재단은 설립 목적을 ‘본 재단은 문화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되는 사회, 행복 충만한 사회구현과 나아가 국민행복은 국가발전을 목표로 창조문화와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해놓았다.
K재단은 비전을 ‘스포츠라는 매개를 통해 건강한 사회, 하나 되는 사회를 실현하며 “국민의 행복이 곧 국가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목표로 대한민국 스포츠를 전 세계에 알려 그 위상을 드높이고 창조문화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스포츠문화 토대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단을 운영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요즘 은행금리는 2%짜리도 찾기 힘들다. 100억 원을 넣어 놓으면 연 2억 원을 겨우 이자로 받는 것인데, 그 돈으론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만 겨우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전이나 목적을 이룰 행사나 사업 집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금 전용이 허가되고 있다.
이자 수익으로는 도저히 사업할 수가 없으니 원금인 기금을 사용해 비전이나 목표를 이루려는 사업을 하게 한 것이다. 그러다 기금이 고갈되면 재단은 청산된다. 재단은 사회기여를 위해 만든 것이니, 그 목적을 다 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인식이 형성되며, 재단 청산을 전재로 한 기금 사용이 허용된 것이다. 그러나 과거였다면 이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부정 축재한 이가 돈을 빼돌리는 방편으로 재단을 만든 경우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국가의 감시도 강화돼, 재단을 이용해 돈세탁하며 증여하는 편법은 ‘완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차단되었다. 법은 재단이 목적 외 활동을 하는 것도 엄격히 제한한다. 때문에 ‘아는 이’들은 재단에 넣은 돈은 사라지는 돈으로 본다.
재단이 청산되면 기금을 낸 이의 명예도 사라진다. 기금을 출연한 이의 입장에선 덧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수익이 적어지면 직장을 지켜야 하는 재단 운영자들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 목적 달성을 위한 행사를 하기도 한다. 자기 돈으로 운영되어야 할 재단이 정부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노력하는 엉뚱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재단은 ‘돈의 무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출연한 청계재단도 돈 문제에 걸려 본래 임무를 다 하지 못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땅이나 증권으로 출연된 기금은 부동산 가격과 주가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단을 만들 땐 재단 영속을 위한 기금 확보가 매우 중요해진다. 기금이 많으면 그 수익금으로 재단을 계속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금 모금을 강요하면 사단이 일어나니 ‘특단의 기술’이 요구된다. K재단과 미르재단을 만들려 할 때 기금 확보를 위해 나선 이 중의 한 명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었다. 그는 대기업 총수를 불러 출연을 요청했다. 그에 따라 전경련이 회원사인 재벌사에게 지원금을 할당하고, 안종범 대통령 경제수석은 출연을 독촉하는 일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은 특단의 기술을 구사한 것인데, 그것이 부메랑이 돼 그와 관련 인물을 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정말 아마추어다. 재단은 ‘밑 빠진 독’이고 재단 운영은 ‘잘 해야 본전’이라는 현실을 모른 것은 물론이고 특단의 대책 뒤에 숨어 있는 독(毒)을 잡아낼 줄 아는 혜안도, 그리고 사태가 터졌을 때 대처하는 능력도 형편 없었다. 세상을 모르는 이가 리더를 하면 많은 이들이 힘들어지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기운 운동장’을 만들지 말자

 

그러나 당장은 특단의 힘이 작용했기에 K재단에 288억 원, 미르재단이 496억 원, 도합 784억 원의 기금이 조성되었다. K재단 설립 직전 이 재단으로부터 독점적으로 자금 지원을 받은 ‘더블루K’라는 회사가 설립됐다. 검찰은 이 회사의 실소유주를 최순실씨로 밝힌 바 있었다. 그리고 몇몇 언론이 두 재단에 대한 취재에 들어가더니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움직였다는 놀라운 국정농단 게이트가 터져 나왔다.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씨가 박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승마 선수인 그의 딸이 이화여대에 입학하게 되는 특혜를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이 만들어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그때 도매금으로 조사받은 이가 두 재단에 출연한 그룹 총수들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돈을 낸 것은 54개 기업인데 구속 기소된 이는 삼성그룹의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뿐이었다.
특검과 특검을 이은 검찰은 이재용씨가 두 재단에 433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실재로는 204억만 출연했는데, 204억원이 아닌 433억을 뇌물로 보고 그를 뇌물 제공혐의로 구속 기소한 것이다. 그리고 위증죄도 걸어놓았다. 이재용씨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했었다. 특검과 검찰은 이 청문회에서 이씨가 허의 증언을 했다고 기소해놓은 것이다.
세상은 특검과 검찰이 이재용씨에게 건 뇌물(공여)죄에만 주목할뿐 위증죄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위증죄는 특검과 검찰이 감춰놓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위증죄 때문에 검찰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기소에 대해 이재용씨는 매우 억울해 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이중적이다. 문대통령 취임 두 달이 지난 지금 주가지수가 2400을 찍었다. 활황 장세인 것인데, 활황의 주역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없었으면 2000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삼성전자의 성과에는 만족을 하면서도 그 총수의 억울함에 대해서는 동정이 없는 것이 우리 사회 아닌가?

 

 

 

이재용의 결기

 

우리는 이재용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해오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잘 보임으로써 사업을 잘 하기 위해 돈을 줬을 것이란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돈이 많으니까 억울하면 좋은 변호사 써서 알아서 빠져나오겠지 하는 무관심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친박 성향의 이들이 박근혜 씨를 위해서인지 그를 옹호해준다. 그들이 퍼 나른 글 중에 ‘이재용 부회장의 결기’란 제목의 글이 있었다.

이재용씨가 진짜로 이러한 결기를 다지고 있는 것일까. 아닌 게 아니라 이재용씨는 착실하게 재판을 받고 있다. 살기 위해 고개를 숙이거나 회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귀족적인 용모만 조금 가신 의연한 표정이다. 삼성의 힘이면 얼마든지 타협을 해 탈출구를 만들 수 있을 터인데 왜 버티는 것일까? 이재용 부회장과 오랫동안 가까이 지내온 삼성의 모 사장을 만나 물어보았다. 그의 답이다.
“나도 누가 보라며 카톡으로 보내줘서, 이재용 부회장의 결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 부회장으로부터 그 말을 직접 들은 적은 없었다. 재판부에 병보석을 신청하지 말고, 검찰에 조율하지 말고, 정치권과 타협해 나를 빼내려 하지 말라는 말은 그로부터 들은 적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호세력을 만들기 위해 언론에 광고하지 말라’는 말은 분명히 들었다. 잘 아시겠지만 재벌은 총수가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으면 도하 언론에 많은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그렇게 할 때는 보수 언론은 물론이고 좌파 언론에도 광고를 준다. 그리하여 총수가 없는 기업이 어떻게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식의 기사가 실리거나, 재벌을 비난하는 기사가 덜 나오는 분위기를 만들어 총수를 구출해왔다.
이 부회장은 그러한 노력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는 ‘우호 언론을 만들기 위해 광고를 하지 말라. 페어(fair,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다. ‘삼성도 어려우니 돈 풀어서 어떻게 해볼 생각은 하지 말라’라고도 했다. 그게 내가 이 부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의 전부다.”

 

 

 

“광고를 제공해 우호 언론을 만들지 말라”

 

그의 말대로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후 도하 언론에 특별히 광고를 주지 않았다.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은 이재용 구속 기소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그에게 이재용의 억울함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이어진 그의 설명이다.
“내가 직접 박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니니까, 나도 정확한 진실은 모른다. 돈 문제는 가족한테도 상의하지 않으니, 내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곁에서 이 부회장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의 생각과 마음은 어느 정도 읽을 수는 있다고 본다. 사건이 일어난 후 내가 주목해서 본 것은 이 부회장이 범의(犯意)를 갖고 있었느냐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요청해서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니라는 말을 반복했다. 기업인들이 최고 지도자를 만나려고 하는 것은 사업상이든 아니든 뭔가 부탁할 것이 있을 때 한다. 부탁은 맨입으로 할 수 없으니 성의도 준비하는데, 검찰을 필두로 한 사회는 그것을 뇌물로 본다.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을 만났던 것은 전적으로 박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래서 청와대에 들어갔더니 박 대통령께서 두 재단에 출연하고 승마협회 회장도 삼성에서 맡아달라고 하셨다. 삼성은 세계적인 회사다. 삼성에게 재단 출연금은 큰 부담이 아니다. 회사로 돌아온 이 부회장은 관계 일을 하는 사장에게 두 일을 처리해주라고 지시하고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이 부회장의 일은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시장성 강한 신기술을 개발한 벤처 기업을 찾아내 계열사로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M&A를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시비가 일어나 요즘은 해외에서 많이 한다. 해외에서도 삼성은 알아주는 글로벌 기업이기에 삼성이 투자하겠다고 하면 서로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이다. 문어발식 투자란 비난도 없다.
수많은 참모들이 보내준 대상 기업 가운데 진짜를 결정하는 것이 이 부회장의 일이다. 검증과 검증을 했다지만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세상인이지라 결정은 쉽지 않다. 그 때 이 부회장이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 자동차 전장(電裝)회사인 하만 인수였다. 이 부회장은 하만 인수를 결정했는데, 그 전에 하만이 오너는 자신의 기술이 보람되게 사용되길 바랐다.
사업을 돈으로만 한다고 보지 말라. 사업은 사람을 보고, 사람가 사람 사이의 신뢰를 보고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때문에 이 부회장은 그를 만나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했다. 이를 위해 여러 차례 하만 창업자를 만나 삼성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투자는 이 부회장이 하는 것인데, 면접은 거꾸로 하만 창업자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으니 그것도 의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0개월 정도 지난 뒤 박 대통령이 찾는다고 하여 청와대에 들어갔더니 “왜 지원을 해주지 않느냐”고 하셨다. 타박을 들은 이 부회장은 회사로 돌아와 담당 임원에게 “내가 분명히 하라고 했는데 왜 지원을 해주지 않았느냐”고 역정을 낸 것으로 안다.
그리고 대통령 부탁을 보다 강하게 염두에 두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두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터져 나온 것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고 두 재단에 대한 출연사건이다. 특검은 삼성이 특혜를 받기 위해 재단에 출연을 했다고 보고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이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게 삼성이 제공해준 말(馬)이었다.
승마는 국민 거부감이 있는 스포츠인데, 국정 농단을 한 최씨의 딸에게 삼성이 고가의 말을 제공해주었다고 하니 우리가 불리해진 것이다. 그리고 삼성이 낸 돈을 뇌물로 증명하기 위한 수사가 본격화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었다. 그 합병은 삼성에 특혜를 준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삼성이 정말로 의지를 갖고 합병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움직였다면 맨입으로 했겠는가. 대통령에게 100억을 줬다면, 그 다음 사람에게는 50억, 다음 다음 사람에게는 20억, 10억, 그리고 가장 말단에게는 삼성 휴대폰이라도 주었을 것이다. 검찰은 공정거래위를 샅샅이 뒤졌지만 삼성으로부터 휴대전화 한 대를 받은 이도 찾아내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두 재단에 출연을 하고 그 대가로 삼성 합병을 인정받았다는 그림을 그려놓고 뒤진 것인데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것을 밀어붙였다. 영장 실질 심사에서 한 번인가 실패한 끝에 검찰은 결국 성공시켰다. 그리고 재판에서 뇌물 공여 부분이 증명되지 못하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세우려는 노력까지 하게 되었다.
희한한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시다시피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은 삼성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했다. 윤석렬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은 그러한 기업 가운데 하나인 모 그룹의 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사면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면을 대가로 출연금을 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회장을 뇌물죄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그 회장이 사면을 대가로 출연을 했으니 삼성의 이 부회장도 뭔가 대가를 바라고 출연을 했다는 것을 간접 증명하는 방증자료로만 사용한 것이다. 그 그룹 회장은 사면을 청탁했다는 것도 인정했는데, 왜 검찰은 그를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하지 않는가. 이는 기소독점권의 남용 아닌가? 표적 수사 아닌가? 지난 대선 때 ‘이게 나라냐’란 구호가 난비했었다. 이를 빗대면 ‘이게 검찰이냐?’란 소리를 하고 싶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에게 어떠한 것도 부탁하지 않았다. 그의 부탁을 들어준 것 뿐인데 그것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타박까지 받으면 들어준 것인데, 최순실 씨가 관여한 재단이라는 것 때문에,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해야하는 검찰의 필요 때문에 대표로 당하게 되었으니 억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게 검찰이냐, 이게 나라냐?”

K재단과 미르재단에 출연을 한 것이 문제라면 특검이나 검찰은 54개 기업의 오너를 모두 기소했어야 한다. 그러나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라면 기금 출연은 불법이 될 수 없다. 이 사장의 설명처럼 검찰은 모 기업의 오너가 사면을 대가로 두 재단에 출연을 했다고 봤으면, 검찰은 그 오너도 뇌물공여죄로 기소했어야 한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그러하니 이재용 재판은 이상한 것이다. 유일한 기소 대상자인 이재용씨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박근혜 사건의 큰 축 하나가 무너진다. K재단과 미르재단을 국정농단이 진앙으로 봤던 믿음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공소 유지를 중요한 목표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이재용 재판에서는 뇌물공여죄만큼이나 위증죄에 대해서도 주목을 해야 한다. 국회 청문회에서 나간 이들은 모두 선서를 하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은 모두 기록이 돼 있다. 따라서 청문회에서 했던 말을 뒤집으면 바로 위증죄로 걸리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부패와 무능은 분명히 걷어내야 한다. 그러나 ‘조자룡 헌 칼 쓰듯이’ 마구 휘저으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그리고 여론재판, 인민재판은 정말 해서는 안 된다. 촛불의 열기가 사그러든 지금 과거를 뒤돌아보고 우리는 뭔가에 홀렸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제1호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유지를 명시적으로 거론했다. 박근혜, 최순실 등이 주인공인 국정농단 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반드시 유죄를 받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위증죄가 될 수 있다. 위증죄는 이미 다른 재판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민의 습성은 레밍과 비슷한가?

 

지난 7월 16일 충북 지방에 집중 호우가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직후 유럽연수를 갔다가 비난을 받자 먼저 귀국한 김학철 충북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을 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었다.
레밍은 대장 쥐를 무조건 따라 가는 습성을 가진 무리를 짓는 쥐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은 직후인 1980년 8월7일 미국 LA 타임스와 인터뷰한 위컴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두환이 부자연스럽지만 지도자로 부상하게 될 것이고, 한국인은 맹목적으로 우두머리를 따르는 레밍처럼 그의 주위로 모여 들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사회는 레밍을 ‘들쥐’로 번역했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우리는 강한 비난을 퍼부어야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우리의 쏠림 현상이 없는지도 검토해보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하려면 매의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검찰이 제대로 기소했는지, 권력을 위해 억지로 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기업은 약점이 많기 때문에 결기를 보이던 기업인은 금방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유죄를 인정해 권력과 검찰의 체면을 세워준 후 병 보석이나 감형, 특사 등으로 풀려나오는 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업을 지키는 것이다. 이재용씨가 그러한 선택을 할지, 끝까지 ‘마이 웨이’를 할 지 주목된다.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19) “박근혜 사건 재점검①삼성 이재용의 투쟁”

  1. 그래빠사 7월 21, 2017 at 1:25 pm #

    문재인이 제 무덤으로 한발 한발 걸어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아마도 노무현이 부르나보다.

    • 추정뇌물죄라고 8월 26, 2017 at 7:25 pm #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금내면 추정뇌물죄라 판결했으니,

      이제 미국 방문때 4조 투자하겠다는 것은 최소 500년

      개성공단 재개시키는대로 추가 500년

      합이 1000년입니다.

  2. 좌회전금지 7월 21, 2017 at 3:18 pm #

    잘 견더서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려야지 않겠소
    이부회장님

  3. soongil 7월 21, 2017 at 5:41 pm #

    이재용씨가 결기를 보이던 보이지 않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혁명정부는 혁명의 정당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뇌물이 없었다면 탄핵도 헌재도 특검도 모두 근거를 상실하게 되고 이 정부는 그야말로 혁명정부가 되고 만다. 엉터리로 때려 엎었다는 뜻.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일을 갈 데까지 갔다. 이제 그것들을 끼워 맞추고 조작하여 보증을 서야 하는 것이다.

  4. jinbo22 7월 21, 2017 at 7:09 pm #

    이정훈기자가 글을 잘쓰네..

    키워드를 보면, 결국 문가놈과 결탁한 특검이 억지로 뇌물죄를 꾸며서 뒤집어 씌운다라는 글과,
    옳든 그르든 한국민년놈들은 레밍과같이 이리저리 몰려다닌다라는 글..

    그렇다면 두가지를 상상할수 있겠다.
    1.문가놈이 더 큰 음모를 꾸며 무리수를 둘 수 있겠다라는 것과..
    2.그것이 결국은 실패하여 패가망신(파면)될 수 있겠다라는 점이다..
    즉 문가놈이 스스로 무너지는 상황이 오겠군..

  5. 경동시장 7월 22, 2017 at 9:00 am #

    이제까지 나온 이재용-박근혜 기사들 중에서 가장 객관적인 글이다.

  6. 대통령싸이 7월 22, 2017 at 10:24 am #

    https://youtu.be/K5ve5lzs0wM

  7. 지나다 7월 22, 2017 at 10:32 am #

    대통령은 재단 출연금 요구한적 없다 박근혜 정부 누구도 십원하나 안받았는데 뭐가 부패했단 말인가? 기자야말로 최순실 사태를
    미리 예단하고 글을 쓰고있다 힘있는 재벌은 편들어주고 싶고 권력 잃은 대통령은 그저 부패하고 무능하게 보이나보지?

  8. 소국에선말이짇살아남는것이승리다 7월 22, 2017 at 3:24 pm #

    위대한 비전을 재룡리 이미 죽은 것 진정한 실패는 대담하지 못한 일을 선택하는 아버디잘맛난것

  9. 소국에선비젼이아니라인맥학연혈연지연 7월 22, 2017 at 3:31 pm #

    영영 오지말라 야유 받던 흑수저홍한국당 복귀로 추경 통과

  10. 소국에선말이짇살아남는것이승리다 7월 22, 2017 at 3:39 pm #

    국민이 들쥐 게무슨소리냗 김학철

  11. 대통령싸이 7월 22, 2017 at 3:42 pm #

    중공산당국 공안당국 탈북자에 대한 대대적 검거에 나선 가운데 북송을 앞둔 탈북자 일가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 소국에선말이짇살아남는것이승리다 7월 22, 2017 at 3:49 pm #

    박원숭3선 빨간불 우위아안찰스

  13. 투럼푸평양폭격승인 7월 22, 2017 at 6:17 pm #

    저 사람 빠지고 있어
    우린 당신 구해주지 않을 거야
    저 사람 고개가 자꾸 물속에 들어가는데, 저러다 곧 죽겠다
    물에빠진사람 메롱
    제재할 테면 하라 평양 상위 1% 부자가 증언한 호화생활

  14. 소국에선비젼이아니라인맥학연혈연지연 7월 22, 2017 at 8:46 pm #

    상향 공천했다면 분열된 야권을 무조건 이길 수 있었다 빠가야로박그내와청와 권력
    선거에 이겨 당이 힘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됐겠느

    하늘나라로박사모대구 입당설명회장나타나 당 지도부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며 물병 등을 던졌

  15. 운동체협해으장 7월 24, 2017 at 12:17 pm #

    https://youtu.be/ICQXKL6k7ZE

  16. 극우잇뽄마카이 7월 24, 2017 at 1:39 pm #

    https://youtu.be/aMyRDx_xmH0

  17. 고구려 깃발 7월 30, 2017 at 9:19 pm #

    박근혜가 뇌물을 엄청 먹었고, 최순실 재산이 수십조나 된다고 떠들어 되더니 나온 게 뭐야.
    아무것도 없다.

    이제 탄핵 사태를 주도한 인물들, 특검, 정치꾼, 모든 기레X들, 싹 다 수사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
    특히 유언비어 조장한 인간들은 지위를 막론하고 모두 잡아다가 그 죄값을 아주 혹독하게 치르게 해야 한다.

    • 고구려 깃발 7월 30, 2017 at 9:20 pm #

      촛불 집회 할 때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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