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사건⑤말레이, 김정남 시신 비밀리 평양으로 직송

김정남 시신을 싣고 평양으로 갔던 말레이시아 정부 비행기를 타고 3월 31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한 말레이시아 외무장관(가운데 옅은 보랏빛 웃옷) 및 북한 주재 말레이 외교관과 그 가족 9명. 9명중 4명은 어린이인지라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살해 위협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AP)

 

어린이 포함 9명 죽인다는 협박에 총선 앞둔 라작 총리 굴복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쿠알라룸푸르의 굴복’.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말레이-북한 갈등이 북한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그 끝이 너무 허망해 진실을 알고 있는 나라들도 입을 다물고 있는 지경이다. 기자는 말레이와 북한이 교환을 할 때 이상한 점이 발견돼 추적하다가, 전세계가 말레이의 입장을 고려해 침묵해주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발견했다.
도하 언론은 지난 3월 30일 말레이가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베이징으로 가는 자국 여객기 MH360편으로 그 동안 출국 금지조치해온 두 명의 북한인(현광성, 김욱일)을 김정남 시신과 함께 보냈다고 보도했다. 몇몇 언론은 기자를 동승시켜 이 여객기에 탄 북한인들을 촬영해 방영했다. 김정남 시신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닐로 싸인 것을 항공기 화물칸에 싣는 장면도 방영해 말레이 정부의 발표가 사실인 것으로 알렸다.
그러한 보도를 보는 순간 퍼득 ‘마카오의 김한솔 가족은 사라졌어도 베이징에는 김정남 본처 가족이 살고 있다. 중국은 본처 가족을 활용해 김정남 시신 인도를 요구할 수도 있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북한 유사시 북한에 친중 정부를 세우기 위해 김정남을 보호해왔고, 위구르와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위해 하는 테러에 반대해왔으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어쨌든’ 도발을 거듭해온 북한 제재에 찬성해 왔으니, 암살된 김정남 시신을 그냥 통과시켜줬겠느냐는 의심이 든 것이다.
그리하여 알만한 위치에 있는 이들을 두들겨 보니 금방 진실이 나왔다. “그날 베이징으로 간 MH360 화물칸에는 김정남 시신이 실려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북한이 바보냐? 김정남 시신을 중국을 거쳐 보내게 하면, 중국은 김정남 본처 가족을 활용해 시신 인도를 요구해 탈취할 수도 있다는 것을 북한은 당연히 생각했을 것이다. 중국은 그러한 김정남 시신을 또 부검해 얻은 사실을 갖고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도 북한을 압박할 카드는 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3월 30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김정남의 시신을 담은 관이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다. 말레이 정부와 언론은 김정남 시신이 현광성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김욱일 고려항공 직원과 말레이시아항공 MH360편으로 베이징으로 갔다가, 31일 오후 중국국제항공(CA) 편으로 평양에 갔다고 보도했으나, 김정남 시신은 두 사람과 별도로 말레이 정부가 마련한 항공기에 실펴 평양으로 직송되었다.--뉴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그들은 “김정남 시신을 실은 비행기는 말레이 외무장관이 타고 따로 쿠알라룸푸르에서 바로 평양으로 갔다. 그리고 평양에 억류돼 있던 말레이 외교관과 그 가족 9명을 태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북한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돌아온 시신이 김정남인지 확인하고 9명을 돌려보낸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말레이 정부는 이 비행기가 김정남 시신을 싣고 간 사실은 비밀에 붙이고 9명을 싣고 돌아온 것만 발표했다.
소식통들은 “우리 언론은 김정은이 김정남은 물론이고 그 동안 김정남을 보호해온 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적개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왜 보지 못하는가. 그러한 북-중 관계와 굴욕적으로 시신을 보내주게 된 말레이 정부의 필요성 때문에 말레이는 여객기로 북한인들을 베이징으로 보내 주는 양 꾸미고 실제로는 정부 비행기로 따로 시신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그러한 결과를 얻는 비밀은 ‘상상도 못한 압박’이었다고 말했다.

 

3월 30일 김정남 시신을 실은 것처럼 꾸민 말레이시아의 MH360 여객기는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다음날 새벽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승합차를 타고 이 여객기가 도착한 베이징 공항 귀빈 도착실에 들어가 말레이에서 추방된 북한인을 만나고 나오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 신경이 날카로워 보인다. -- (AP)

 

빈협약 무시한 북한의 협박

 

말레이 정부는 수사를 통해 김정남을 암살한 것이 북한 공작조직으로 판단되자, 북한인에 대한 ‘무(無)비자 제도’를 폐지하고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그에 대해 북한이 말레이 외교관과 가족 11명의 출국을 금지시키며 인질로 잡자, 말레이도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과 북한 노동자 1천여 명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협상을 통해 맞교환한 후 북한과의 외교를 단절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과의 마찰은 피하고 말레이만 물고 늘어지려고 작심한 듯, 유엔 직원으로 와 있던 말레이인 2명은 석방했다.
김정남은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다. 북한은 김철의 부인이라는 리명희도 내세웠다. 그리고 유엔 차석 대사를 지닌 리동일에 이어 외무성 부상인 최희철도 투입해, “리명희가 요구하니 김철 시신을 돌려보내줘야 한다. 김철은 자연사한 것이니 양국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다. 말레이가 철회한 무비자 제도와 양국 외교관계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9명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9명중 4명이 어린이였으니 말레이 정부는 당황했다.
북한은 리명희의 신원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리명희가 부인이라면 자식을 낳았을 터이니, 말레이는 ‘김정남과 비교해보게 그 자녀의 DNA를 달라’고 할 수 있었는데도 9명 처형에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외교관과 그 가족은 1961년 채택된 ‘외교관 보호협약(일명 빈협약)’에 따라 무조건 주재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한국은 당연히 이 조약에 가입했고 북한도 1980년 가입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말레이 외교관과 그 자녀들도 살해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협박이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를 흔들었다고 한다. 위기에 빠진 라작 총리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조만간 총선을 하려고 하는데, 평양에서 외교관들이 살해되면 만사휴의(萬事休矣)가 된다고 보고, 북한 요구를 들어주게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러한 라작 총리를 끝까지 흔들었다고 한다. 당황한 라작 총리의 지시로 말레이는 베이징으로 가는 여객기로 김정남 시신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북한은 베이징을 거치면 안 된다고 나온 것이다.

 

개성공단에서 우리국민이 인질로 잡혔더라면…

 

3월28일 김정남 시신이 안치돼있는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을 카트를 밀며 지나는 한 직원. 하루 전인 27일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시신을 북한으로 보내주기 위해 공항으로 보냈다가 ‘베이징을 거치지 말라’는 북한의 압박 때문에 시신을 이 병원으로 되가져왔었다. 그리고 별도의 비행기를 마련해 평양으로 김정남 시신을 직송했다.--AP 뉴시스

 

때문에 말레이는 자국 예산을 써서 클로벌 익스프레스로부터 비즈니스 제트기인 BD-700을 빌려 외무장관이 김정남 시신을 싣고 가게 되었다. 이 제트기는 평양까지 왕복하지 못한다. 말레이가 시신을 싣고 가는 성의를 보이면 북한은 연료라도 넣어주는 답례를 해야 하는데 ‘줄 기름이 없어서인지’ 그것도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서울에 들려 연료를 보급 받겠다”고 하자, 북한은 “서울은 물론이고 베이징, 상하이, 도쿄, 타이베이 등엔 절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나왔다. 북한은 한·중·일·대만은 김정남 암살 문제에 관련해 북한에 적대적일 수 있다고 보고 아예 차단해 버린 것. 때문에 필리핀의 마닐라에 들려 급유를 받고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와야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외교계는 북한의 지독함에 대해 다시 경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에 끄덕도 하지 않고 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하지 않으면 미국이 북한을 다루겠다고 한 것과 미 하원이 북한을 대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가결한 것은 이 사건을 보고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개성공단 철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면 우리 근로자들이 인질로 잡혀 우리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김정은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흉폭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6) “김정남 피살사건⑤말레이, 김정남 시신 비밀리 평양으로 직송”

  1. ㅓㅏ 4월 12, 2017 at 11:29 am #

    개성공단 문닫았다고 게거품 물고 지랄하던 좌빨들은 잘 읽었나?

  2. 江 村 4월 12, 2017 at 11:44 am #

    북한이 이런존재인데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다시 오푼해야한다는 정신나간 대선 주자와 일부 학자가

    있다. 세종연구소 홍 XX란 머저리. 그 홍박사란 스키는 THAAD 배치도 반대하더구만.

  3. 길벗 정 4월 12, 2017 at 10:51 pm #

    적은 핵과 미사일 같고 싸울려 하는데 전쟁나면 총들고 나가겠다고 엄청 표가 필요 했나보네

  4. 단계별심백조무기구입삼대독재일인국북군사비15%증가 4월 13, 2017 at 11:46 am #

    연결합니다 도쿄 특파원

    북핵을 일본 국내 정치위기에 활용
    전쟁이 가능한 일본 일본 무장강화를 일찍부터 기치로 내걸고 밀어 부쳐왔는데 여기에 한반도 위기 상황을 활용하고 있다

    반도에서 군사행동이라도 벌어진다면 일본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그게 바로 무장 강화논리

  5. BA머리삼대일인독재돼지반동분자김정은 4월 13, 2017 at 1:58 pm #

    본명 김당뇨 나이가 세파란 후지산혈통으로 재산이늘얻다 주민에게 대궐집과 이밥과 괴기를 주지못핻 핵개발과미사일에 돈더쓰라우

  6. 투람프 미사일공개 4월 14, 2017 at 12:54 pm #

    https://youtu.be/phheD5SjH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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