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역공작, 역용공작–김한솔 망명의 비밀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가 공개한 김한솔 망명 동영상.

 

미국의 한일 등거리 외교 vs 중국의 남북한 등거리 외교

 

김정은 도발과 김정남 피살, 김한솔 망명으로 이어지고 있는 ‘김씨 패밀리’ 주연의 현대사 만들기가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상대의 허를 찌른 공작과 이를 받아치는 역(逆)공작, 그리고 상대의 공작을 타고 들어가는 역용(逆用)공작이 난무하는 탓이다. 정보의 꽃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공작’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미래 만들기이다. 이를 위해 각국의 정보기관은 ‘신의 한 수’를 던진다. 공작이라고 하는 한 수를. class=”0″> 

김한솔 망명부터 살펴보자. 마카오에 살아온 김한솔 가족은 중국의 보호와 감시를 받아 왔기에, 중국의 허가 없인 ‘절대로’ 망명할 수가 없다. 김한솔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유튜브 동영상에서 “중국 정부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하였다. 김정남이 피살된 지금 김한솔은 김정은을 대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백두혈통’이다. 때문에 북한에서 김정은이 제거되는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중국은 김한솔을 집어넣어 친중(親中)정권을 세울 수도 있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 해답은 중국의 ‘내공’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중국은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해왔다. 경제는 한국에, 정치·군사는 북한에 집중하며 실리를 극대화하는 ‘꽃놀이패’ 전술을 구사해온 것이다. 이는 앙숙인 한국과 일본 모두와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과 비슷하다. 중국은 남북한, 미국은 한·일과 삼각관계를 만들어온 것이다. 두 이성(異性)으로부터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받을 땐 하늘을 날 것 같지만, 두 이성 모두가 돌아섰을 땐 처연(悽然)하기 그지없는 게 삼각관계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중국은 남북한을 잘 상대해왔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에는 실패를 거듭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의 핵실험과 한국의 사드 배치를 막지 못한 것이다. 괜찮은 삼각관계가 유지되던 시절 중국은 남북한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미국조차도 중국에 6자회담 의장국을 맡겼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했고, 그 반작용으로 한국이 선택한 사드 배치도 막아내지 못했다. 능력도 없이 두 집 살림을 해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천리마 민방위 동영상에서 자신의 북한 공무여권을 내보이는 김한솔

 

성공한 삼각관계, 실패한 삼각관계

 

중국은 김정은과 김정남 사이에서도 삼각관계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들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좋아 하지 않으면서도 오래 삼각관계를 만들면, 이성이 오히려 선택을 강요하는 배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중국은 간과했다. 2013년의 장성택 처형은 김정은의 권력의지가 강력하다는 분명한 신호였다. 그렇다면 중국은 김정은과의 관계를 개선하거나, 아니면 김정은을 없애고 김정남을 투입하는 것 중의 하나를 선택했어야 하는데, 시간만 보냈다. ‘영악한’ 김정은은 그것을 꿰뚫어보고 대담한 행동을 했다.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두 차례 핵실험을 하고, 수십 차례 미사일을 쏜 것이다. 그래도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의식한 중국이 북한을 제제하지 못하자, 김정남 암살이라는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경쟁자를 제거하면서 중국을 끌려 들어오게 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독립을 원하는 티베트와 위구르인 등이 테러를 하고 있기에, 중국은 반(反) 테러리즘에 적극적이다. 김정남 암살은 명백한 테러이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에 김정남 암살에 대해서는 찍 소리도 못하고 있다.
중국 처지에서 김정남 암살은 2010년의 한국이 천안함을 격침 사건을 당한 것과 비슷한 도전이다. 그때 한국은 응징은 하지 못했으나 국제사회를 움직여 북한을 제재하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은 그러한 노력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중국이 김한솔을 말레이시아로 보내 김정남과 DNA를 비교하게 해줄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그것을 하지 못하면 중국의 반테러리즘과 인도주의는 의심을 받게 된다. 중국은 김한솔 일가 망명 허용이라는 카드를 쓰게 되었다.
중국은 북한이 어떠한 망나니짓을 해도 버릴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DNA 비교라는 부담을 한국에 넘겨 버렸다. 공작을 비밀을 훔쳐오는 ‘절도’나 혐오인물을 죽이는 ‘암살’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큰 공작은 상대의 국가전략을 흠집내는 것이라 인도(人道)주의와 외교술로 치장돼 있다. 김한솔 일가의 망명 허가는 인도주의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일가가 한국으로 가면 남북한 관계는 바로 경색된다. 그렇게 되면 유일하게 남북한과 통할 수 있는 중국이 큰 힘을 발휘한다. 중국은 다시 삼각관계를 끌고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한솔 일가 망명을 놓고 중국의 국가안전부와 한국의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모종의 거래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정원은 “분석 결과 동영상에 나오는 김한솔은 김한솔이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만 밝히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김한솔 일가를 망명시킨 세력도 ‘신의 한 수’를 던졌다. ‘천리마 민방위’라는 괴조직을 내세워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한 순간에 북한을 비롯한 전세계에 김한솔 망명을 전세계에 알려준 것이다. 이는 김한솔을 노렸을 북한을 약 올리면서, 북한과 중국을 계속 싸우게 하려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김한솔을 마카오 바깥으로 빼돌리는데 개입한 무명(無名)국가는 중국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오히려 북한과 중국을 대립시키는 삼각관계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김한솔로 하여금 ‘네덜란드와 미국 정부에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게 함으로써 우군도 묶여들어가게 하는 효과를 만들었다. 40초짜리 동영상을 통해 ‘천리마 민방위’는 적은 분열시키고 아군은 뭉치게 하려고 한 것이다.
앞으로의 관심은 김한솔이 말레이시아로 가서 김정남과 DNA를 비교할 것이냐와 김한솔 일가가 한국으로 올 것이냐이다. 김한솔이 쿠알라룸푸르로 간다면 말레이시아는 북한을 추궁하기 위해서라도 철통같은 경계를 하며 그의 방문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북한을 크게 자극해 북한이 공작조직을 움직인다면, 국정원은 더 많은 역용공작 기회를 잡게 된다. 국정원은 말레이 정보부와의 관계도 돈독히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 국가안전부와 한국 국가정보원의 머리 싸움

 

김한솔 일가가 한국으로 온다면 남북 관계는 경색된다. 김정은에게 도발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도 있다. 김한솔 일가의 한국행을 점치고 싶다면 김영삼 정부 말기 한국에 온 황장엽씨와 이한영씨의 비극을 떠올려보면 된다. 황씨 망명 직후 한국에서는 두 개의 좌파 정권이 들어서 황씨의 행동을 제약했다. 이한영씨는 북한이 보낸 공작조직에 의해 피살되었다. 이한영씨 피살로 모스크바를 떠난 이씨의 가족은 유럽으로 망명했다. 스위스에서 김정은을 돌봤던 이모 고영숙 가족도 미국으로 망명했다.
한국은 김한솔 가족을 제3국으로 망명시켜 남북관계 경색을 피하면서 중국이 남북한 문제에 지렛대를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것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국내 정세가 잠잠해지고 김정남-김한솔 사건에 대한 관심이 잦아들면 새로운 공작을 성사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 공작은 김한솔을 빼돌린 지금 이미 시작되었다.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8) “공작, 역공작, 역용공작–김한솔 망명의 비밀”

  1. 스티브호킴홍 3월 12, 2017 at 11:11 am #

    https://youtu.be/3bE0Z1BsMKU

  2. 아스팔트피 3월 12, 2017 at 12:15 pm #

    https://youtu.be/HKsuK3s0kcI

  3. toady 3월 13, 2017 at 8:00 pm #

    그 ‘새로운 공작’이 다음 정권에도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래야 되겠군요.

  4. 전문정보탈취꾼 3월 16, 2017 at 9:06 am #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선다는 것 숫자로는 720만 명 고령층의 인구는 유소년 인구수를 이미 추월
    저출산 고령화의 추세 해법:고려장

  5. 타격반민주문죄인 3월 16, 2017 at 9:09 am #

    문죄 가계부채 해법 안희점, 추기경 예방 리재명 중소기업 정책 발표

  6. https://youtu.be/_oFzxV_pmwI 3월 17, 2017 at 10:49 am #

    특수요원 평양 잠입 타격 북한삼대일인독재자김장은 은신처
    특수작전부대만 김장은 제거 작전에 투입되는 것보다 은신처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가 함께 사용 지하 600m까지 뚫고 들어가 터질 수 있도록 설계된 벙커스터 폭탄을 스텔스 폭격기가 투하한 뒤 특수부대가 은신처 내부를 수색 처리 귀환
    https://youtu.be/_oFzxV_pmwI

  7. ¹²³⁴5 3월 17, 2017 at 12:56 pm #

    가게부채대책 : 국가빛을 100%로 올리기

  8. 무료영정서비쓰 3월 17, 2017 at 1:17 pm #

    돈워리베이비읻 광주전남으로 북부대를침투 타격 공산화한반도통일
    https://youtu.be/HW7mgCwGW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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