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움직임을 알고도 천안함 피침을 당한 이유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46용사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고인들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평택=청와대사진기자단

 

건조의장중, 시운전 중이라는 연어급 잠수정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불편한 진실 추적/남북정상회담 의식한 정보의 실패가 천안함 사건 불렀다

 

 

천안함 사건의 진짜 진실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명박 식 보수는 왜 실패했는가’란 부제를 붙인 단행본 ≪천안함 정치학(글마당, 2012≫을 낸 적이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신 있게 설명할 수가 있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과 연결시키기 싫어하면서 음모론적으로 보려는 사람들은 많은 가설을 제시했다. 암초에 충돌해 침몰했다. 미국 잠수함과 부딪혀 동강났다, 피로파괴로 부러졌다, 배 안에 있던 무기와 연료, 엔진이 터져 폭침했다, 과거 한국군이 설치한 폭뢰가 터져 가라앉았다 등등.

이러한 ‘썰’들은 현장에서 쌍끌이 어선에 의해 북한제 어뢰 CHT-02D 어뢰 잔해가 인양되면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스모킹 건이 나온 것이다. 그래도 못 믿겠다는 소신파가 있었다. 이들은 북한이 우리가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자백해도, 북한이 그런 말을 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의심할 사람들이다. 그래서 부차적인 설명을 덧붙여 본다.

 

암초설은 전국의 해도를 작성하는 국립해양조사원이 현장에는 배가 부딪힐 암초가 없다고 함으로써, 그리고 그곳 사정을 너무 잘 아는 현지 주민들이 같은 주장을 함으로써 간단히 부인됐다. 미국 잠수함 충동설은 미국 잠수함은 전부 덩치가 매우 큰 핵 추진이라 그렇게 수심이 낮은 곳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피로파괴로 배가 부러졌다면 큰 폭발음이 나지 말았어야 하는데, 사건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진파를 포착하고, 백령도의 해병대 초병들이 폭음과 물기둥을 듣고 봤다고 증언함으로써, 내부 폭발설은 천안함이 탄약과 미사일, 어뢰, 연료를 그대로 실려 있고, 엔진 역시 터지지 않은 채 인양됨으로써 부인되었다.

 

1977년 한국은 북한군의 기습 상륙에 대비해 서해 5도에 도전선에 연결한 120여 발의 MK-6 폭뢰를 깔았다. 폭뢰를 입력해 놓은 수심으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폭발해 인근에 있는 잠수함정을 파괴하는 무기다. 그러나 사고 현장은 수심이 40여m 밖에 되지 않았다. 보통 폭뢰는 더 깉은 바다로 들어갔을 때 터지도록 해놓는다. 1977년에도 더 깊은 수심에 들어가야 터지도록 해놓았다. 그렇지 않은데도 터지게 하려니 도전선으로 신호를 줘 폭발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육지에서 도전선으로 폭발시키는 것이라 이 폭뢰는 육상조종 기뢰로 불렸다.

 

백령도 어민들은 조업을 하면서 이 폭뢰와 자주 접촉했기에 불안하다며 제거를 요구했다. 때문에 도전선과 조종상자를 제가하는 방법으로 무력화했다. 그때 직접 수거한 것은 10여 발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터질 수가 없기에 그대로 바다에 방치했다. 이러한 폭뢰가 터졌을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그리고 강력하게 제기됐으나 북한제 CHT-02D 어뢰 잔해가 수거되면서 가라앉았다. CHT-02D 어뢰 잔해는 강력한 증거였다. 설은 역시 “썰”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의 진짜 미스터리는 무엇일까.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정보능력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정보능력은 미국이 공조하고 일본이 같이 하자고 할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 우리 군에는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무선통신과 무선신호를 감청하는 ○○○부대, 금강 정찰기 등으로 북한을 촬영하고 HID(육군 첩보부대)와 UDU(해군 첩보부대) 등을 운영했던  ○○사령부, 그리고 해외 무관을 통해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부 등의 정보부대가 있다.

 

이들이 매 처음 입수한 정보는 정보가 아니라 첩보(information)이라고 한다. 첩보에는 허위 정보가 많다. 예를 들어 적은 가짜 신호정보를 보낼 수도 있고, 가짜 전투기를 공군기지에 늘어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해당 부대에는 전문적인 분석팀이 있는데 이들은 수집한 첩보를 분석해 진위 여부를 판단한 후 진짜로 판단되는 것을 생산하는데 이것이 바로 정보(intelligence)다. 이 정보는 모두 국방부 정보본부의 정보융합실로 보내져, 종합정보가 된다. 정보융합실은 세 부대의 판단을 참고하고 그들의 판단을 덧붙여 합참 예하 사령부급 이상 전 작전부대에 전파한다.

 

이때 주한미군이 협조한다. 주한미군은 미 국방부 산하 국가안전국(NSA) 산하 기구로 무선 정보만 전문으로 수집 분석하는 SUSLAK(Special U.S. Liaison Advisor-Korea)를 운영한다. 미 공군에서는 5정찰전대가 U-2 정찰기로 북한을 촬영한다. 미군이 수집한 정보는 한미 공조에 따라 한국군에도 제공된다. 마찬가지로 한국군이 수집한 정보도 미군에 넘어간다. 그러나 미 본토에 있는 미국 우주사령부와 CIA가 운용하는 첩보위성(KH-12, 라크로스 등) 정보는 너무 많고 우리와 관련된 것을 찾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에 필요한 경우에만 열람한다.

 

이렇게 활동하기에 조금 과장에서 표현하면 우리는 북한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북한과 북한군 지도부의 속내다. 저들은 우리의 정보활동을 알기에 아주 중요한 것은 사람을 통해 전달한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다. 저들이 조금 수상한 행동을 하는데도, ‘그 행동은 이것을 위해 하는 것이야’ 하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경우다. 그때는 저들의 움직임을 알고도 판단과 해석을 잘못해 당하게 된다. 천안함 사건에는 후자가 발생했다.

 

즉 우리 군 정보기관은 북한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는데, 해석과 판단을 잘못해 천안함 피침을 당한 것이다. 전형적인 정보의 실패를 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 한 달 보름 전인 2010년 2월 8일 우리 군 ○○사령부와 미 공군은 금강 정찰기와 U-2 정찰기로 남포에 새로운 잠수정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가 ‘연어급’으로 명명하게 된 소형 잠수정이다. 남포의 잠수함정 기지는 공작원 침투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이 운용한다.

2004년 6월 대동강 하구에 위치한 특수선박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연어급 잠수정이 구글어스의 위성 영상에 잡혀 있다. 국방부 제공

공작원은 은밀하게 침투시켜야 하니 정찰총국의 잠수정으로는 우리 함정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 연어급 외에도 문어급과 P-4급이 있는데 이 이름은 모두 우리가 붙여준 것이다. 천안함 사건의 최대 문제점은 우리군 정보부대들이 정찰총국 잠수정은 우리 함정을 공격한다는 판단을 단 한 번도 해주지 않은 데 있다. 이는 전형적인 고정관념에 빠지는 경루가 된다. 남포항에 있던 잠수정이 사라지면 그 사실만 통보하고 조심하라는 의견을 보내주지 않으니 관련 함대는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하지 않는다.

 

사곶에도 북한 잠수함정 기지가 있다. 그곳은 북한 해군이 운영하는 곳으로 공격용인 상어급과 로미오급이 있다. 로미오급은 거의 작전하지 않고 상어급이 활동한다. 상어급이 기지를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 정보융합실과  ○○사령부는 이 잠수함이 우리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붙여주니 해당 함대는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한다.

 

2월 8일 우리 군 정보부대는 남포항에서 발견한 연어급을 ‘건조의장중’이라고 판단해주었다. 새로 만들어서 도료를 바르고 내부 시설을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이 잠수정은 몇 차례 기지를 떠났는데 그때마다 시운전을 하는 것으로만 판단했다. 정찰총국의 잠수정은 공격을 하지 않는데, 연어급은 건조의장중으로 시운전 한다고 판단해줬으니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이 연어급이 3월 23일 남포항을 나갔다가 24일 돌아오고, 25일 다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26일 저녁 천안함이 큰 폭발을 하며 침몰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누구도 연어급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보지 않았다. 천안함 함장이 어뢰에 피격된 것 같다는 전화를 걸어왔기에 어뢰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연어급에서 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MK-6 폭뢰가 잘못되서 터지지 않았나 의심했다. 그러다 CHT-02D 어뢰 잔해가 수거되자 비로소 사건 전날 사라진 연어급에 주목했다.  연어급은 두 개의 어뢰발사관을 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날 상어급은 모두 사곶에 있었다.

 

한미 정보당국은 미군 위성이 찍은 사진을 받아 분석하다,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했다. 이 부분은 군사기밀이라 설명할 수가 없는데, 이 사진을 보고 연어급이 어뢰를 쐈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갑자기 한국군에서는 정찰총국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천안함 사건을 돌이켜보면 CHT-02D 어뢰 잔해가 발견된 후 갑자기 국방부 발로 정찰총국에 대한 기사가 급증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찰총국이 무지막지한 공격을 한다는 기사가 주를 이뤘다. 우리 군은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완전히 허가 찔렸음을 알고 자탄했다.

 

왜 우리 군 정보기관은 연어급은 두 개의 어뢰 발사관을 갖고 있는데도 우리 함정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준 것일까. 이것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최대의 미스터리다. 이 의문은 정보부대들이 정찰총국이 운용하는 잠수정은 공작원을 침투시기여 하기에 들키지 않기 위해 우리 함정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거론된다.

 

천안함 사건 발생 다섯 발 보름 전쯤인 2009년 10월 15일부터 20일 사이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북한 노동당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통전부)이 싱가포르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밀담을 가졌다(이에 대해서는 송홍근 기자가 신동아 2012년 11월호에 쓴 기사 참조). 그리고 11월 7일 한국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 실무자가 개성에서 같은 문제로 회담을 가졌다. 북한은 우리가 정상회담 등을 위해 노력하면 제1, 제2 연평해전 사례에서 보듯, 우리가 유화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슬그머니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넘는 도발을 한다.

 

북한 해군은 매주 한 번씩 먼 바다에 나가 있는 함정들을 교대한다. 그때는 새로 나가는 함정이 떼를 지어 이동하면 이마 나가 있는 함정과 한 척씩 교대하고, 임무를 마친 함정도 합세해 함께 기동하다 마지막 함정 교대가 끝나면 함께 귀환한다. 때문에 이 시기 북한 함정 세력은 급증한다. 때문에 그날이 오면 우리 해군은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을까 대비를 한다. 11월 10일이 북한 함정 교대일이었다. 그날 대청도 인근에서 등산곶에서 임무를 마치고 북한 함대에 합류했던 북한 경비정이 갑작스럽게 NLL을 넘어왔다. 이에 우리 함대가 경고방송을 하자 바로 사격을 가해와 우리 함정도 응사를 해 등산곶 경비정을 반파시켰다(대청해전).

 

그리고 북한은 두 차례 성전을 선포하고, 서해 NLL를 항행금지구역과 해상사격구역으 선포하고 300~400 발을 도발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미련이 있어 유순하게 대응했다. 즉 강화했던 경계조치를 모두 해제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천안함 사건을 당했으니,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고정된 정보만 배포하다 천안함 사건을 당한 것이 될 수 있다. 만약 이렇다면 우리 군은 정치를 위해 원하는 정보를 생산해준 것이 된다. 전형적인 정보의 실패를 한 것이다.

그후 우리 군은 남감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인지 3군 내분을 반드시 불러오는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그로 인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실 추적은 사라지고 3군이 엉켜 싸우는 모습이 벌어졌다. 그것도 국방개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천안함 사건 뒤집어 보기에는 이러한 진실과 현실이 숨어 있다. 천안함 사건에 숨어 있는 정보의 실패에 대해서는 신동아 2012년 송년호(12월호)가 정밀 분석을 했다.

 

 

이정훈 에 대해

hoon@donga.com 주간동아 편집장과 논설위원 등을 거친 동아일보 기자. 묵직하고 심도 있는 기사를 많이 써 한국기자상과 연세언론상, 삼성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국방과 정보 원자력 우주 해양 산악 역사에 관심이 많고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 주권, 공작, 발로 쓴 반동북공정 등을 저술했다. 기자 인터뷰 보기 - "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댓글(10) “북한의 움직임을 알고도 천안함 피침을 당한 이유”

  1. 운영자 11월 21, 2012 at 2:29 am #

    저널로그 운영자입니다. 이 포스트가 동아닷컴 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

  2. 김종선 11월 21, 2012 at 7:06 pm #

    잘 봤습니다..

  3. 지나가다 11월 21, 2012 at 11:28 pm #

    아무리 그래도 전교조 밑에서 공부한 똑똑한 애들은 안믿는다.
    무덤에 있는 김정일이 일어나 ‘내가 했다’해도 안믿는다.

  4. 정말 그럴까 11월 23, 2012 at 1:05 pm #

    천안함이 두동강이 났음에도.. 형광등이 온전한 이유가 궁금하고
    프로펠러 두개가 똑 같이 휘어진 모습이 더 궁금하네요~!!
    또한 선실에서 근무하던 장병들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지요~~!!

  5. 한심해 1월 3, 2013 at 3:20 am #

    이정훈 기자 정말 군사 전문기자인가요?

  6. 한심해 1월 3, 2013 at 3:23 am #

    동해안에서나 발견되는 조개껍질이 국방부가 현장에서 건졌다는 어뢰에서 발견되었고 국방부는 문제가 제기 되자 그대로 증거를 인멸해버린 것 한번 설명해 보소.
    KBS기자들이 한준위가 작업하던 현장에서 헬기로 실어나르던 뉴스가 왜 방영 하루만에 방송 금지 되었는지 설명 부탁합니다.
    해군의 서모 예비역 제독이 천안함이 그지역에 왜 들어 갔는지 의문을 제기한 기사 보셨는지?
    국방부는 왜 TOD동영상 전체를 공개하지 않는지
    김성찬 해군 참모 총장이 침몰하는 천안함 함장과 왜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는지 한번 규명해 보시길

    • 하하하 5월 17, 2013 at 4:54 pm #

      동해안에서만? 그것 서해에서도 난다고 어민들도 증언한 사안인데, 그것을 가지고 의문 어쩌구 하는 당신의 종복이거나 정신병자거나 둘중 하나겠죠. 믿고 싶지 않으면 할수 없는 거지…. 완전히 신앙수준이구만….

  7. 상실의 시대 3월 10, 2013 at 12:37 pm #

    김정은 이 대놓고. 협박 하는 구실, 빌미.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더이상, 북한 추종 세력 에 끌려 다나는 것 도 지겹다,
    인간적인 배려도 없이 잔인 무도한.공산주의 세력” 치가떨리고, 눈물이 …

  8. 바람 3월 22, 2013 at 3:32 pm #

    반정부적인 댓글의 1/3이상이 북한애들짓이라는데 사실인듯하다. 위의 두놈의 IP를 조사해 불 필요가 있다.

  9. 거안제미 11월 21, 2013 at 9:40 am #

    본인은 이정훈 기자님의 글을 의미있게 수용하는 독자이지만, 이번 글에는 오자가 자주 나와서 문맥전달에

    방해가 되네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