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샵을 벗겨라"-무주택자의 모델하우스 탐방기

카테고리 : 경제학 재수강 | 작성자 : lshtibet

부동산팀에 처음 발령받고 찾아간 중대형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는 그야말로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습니다.

무주택 셋방살이를 하는 제가 보기엔 거짓말 살짝 보태서 화장실은 제 방만했고, 거실은 동아일보 사무실 수준이었죠. 인테리어 소품은 하나 ‘슬쩍’ 해오고 싶을 정도로 ‘엣지’있게 진열돼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만난 분양소장 아저씨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진짜 잘 꾸며놨죠? 우리 마누라도 모델하우스 구경 못하게 한다니깐요ㅋㅋ”

이 얘기를 들으니 살짝 위로가 됐습니다. 제아무리 분양소장 아저씨라고 해도 모델하우스 만큼 꾸며놓고 사는 건 아니었습니다. 한달에 한두번은 ‘아파트 미리보기’라는 모델하우스 기사를 쓰는 까닭에 이번 기회에 건설사에서 모델하우스에 해둔 ’뽀샵질’을 파악해두면 좀더 솔직한 기사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입처인 LIG건설에 졸랐더니 서울역 리가 분양소장님이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며 ’뽀샵의 비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더군요. 일단 모델하우스는 작은평->큰평 순서로 봐야한다고 하네요. 제 경험상 큰 집 보다가 작은집 보면 정말 눈에 안들어옵니다. 소형 아파트 청약하러 가면서 청약하지도 않을 대형 평형 먼저 둘러본다면 정말 우울하겠죠?ㅠ.ㅠ

 

 

 

유닛의 입구입니다. 보시다시피 현관문이 없습니다. 일부 모델하우스같은 경우는 시공되는 문짝까지 같이 전시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현관문을 전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의 첫 얼굴인 현관문이 어떤색, 어떤 재질로 시공되는지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신발장이 있는데 요즘은 신발장도 수납효과를 높이기 위해 회전형으로 설치한다거나 수납장 위에 환기를 위해 공기 탈취시설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특히 소형 아파트는 신발 수납공간이 좁기 때문에 골프채나 테니스 라켓, 아이들 야구방망이 등 큰 물건을 수납할 공간이 충분한지도 봐야한다고 하네요.

 

 

현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트월입니다. 서울역 리가는 기본사양으로 이렇게 시공해준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조금만 ‘시크’하다 싶거나 ‘튀는’소품으로 장식해놨다면 거의 100% 옵션이나 디스플레이 입니다. 건설사들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할 때 사내 인테리어 팀에서 모델하우스를 꾸미기도 하지만 이런것만 전문으로 꾸며주는 인테리어 업체에 외주를 준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손길만 보고 ‘나중에 우리집도 이렇게 멋있겠지?’ 생각하면 안됩니다.

 

 

 

전용면적 108㎡
거실이 어쩜 이렇게 넓고 환해 보이나 했는데 여기에는 세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하나는 발코니 확장입니다. 사진 왼쪽 위에 있는 노란색 점선이 발코니 확장부분을 표시해놓은것입니다. 만약에 계약때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겠다고 하면 저 부분만큼 거실이 좁아지게 되는 거죠. 두번째는 가구입니다. 평소에 저런 가구 쓰는 집 거의 없습니다. 저희 집만해도 뚱뚱한 장식장이 거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지요. 넓어보이게 하기 위해서 보통 낮은 가구를 전시하는데 입주하면서 들여놓을 가구 크기를 대략 상상하면 거실이 얼만큼 좁아질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모델하우스를 보려면 ‘줄자’와 ‘계산기’를 챙기라고 조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지막 비밀은 바로 이겁니다.

  

  

모델하우스 곳곳에 켜진 이런 조명이 ‘뽀샵질’ 효과를 냅니다. 어떤 모델하우스에는 대형 샹들리에가 거실에 걸려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옵션이거나 디스플레이일 수 있으니 꼭 알아보셔야 합니다. 꼼꼼한 주부들 중에는 전등의 전기 소모량까지 물어봐서 도우미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네요.

  

 

 

다음은 큰방과 작은방입니다. 여기서도 ‘조명과 인테리어의 마법’은 통합니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에서는 실제 크기보다 작은 침대를 씁니다. 여기는 그래도 ‘보통’ 사이즈이긴 했지만 어떨때는 침대에 누워보면 발목이 침대 밖으로 삐쭉 삐져나가기도 하지요. 어떤 모델하우스에서는 기하학적인 무늬 벽지를 이용해 방이 넓어보이게 한다고도 하네요. 여기서도 역시 발코니 확장여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아래 큰 방 사진에 보이는 벽을 보고 저는 멀리서 붙박이장인줄 알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냥 인테리어 벽이더군요. 따로 붙박이장을 시공한다면 그만큼 방 크기가 작아진다는것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부엌은 ’옵션의 착시’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저기 보이는 가스오븐레인지, 식기건조기, 액정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아일랜드형 작업대 등등은 전부 옵션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어떤건 붙박이로 분양가에 포함되는 반면 어떤건 따로 추가비용을 내야하지요. 덤으로 싱크대 재질이나 작업대 높이도 키와 맞는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저는 지금 사는 집의 싱크대가 너무 낮아서 항상 엉거주춤한 자세로 설거지를 한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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