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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妾)을 첩이라 부르지 못하고…한국 언론의 기구한 팔자

10 Comments 2017.03.20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가…. 

‘롯데 신격호 셋째 부인’ 서미경, 법정 출석. 

 

 

롯데 총괄회장 신격호의 첩(妾) 서미경이 20일 탈세 등 혐의로 재판을 받기위해 법원에 나왔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이미 수많은 기사가 나왔으므로 자세한 내용 소개는 생략합니다. 

신씨 부자와 서미경의 범죄사실은 뒷전이고 언론의 관심은 서미경에 집중됐습니다. 

 

한국 언론의 관심이 서미경에 집중되거나 말았거나 그건 본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그보다는 한국 언론의 서미경에 대한 호칭이 참 웃겼습니다. 

‘사실혼 관계’라는 곳도 있고 셋째 부인이라는 곳도 있고…. 

 

서미경은 신격호와 무슨 관계라고 옳은걸까요? 

 

▽ 셋쩨부인 : 

원래 언론은 서미경 더러 신격호의 셋째 부인이라고 표기했었습니다. 작년 롯데 그룹 비리 사건 검찰 수사 때 모든 언론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 이전에도 늘 그랬습니다. 

그러나 서미경은 신격호의 셋째부인이 아닙니다. 

 

서미경이 신격호의 셋째 부인이 되려면 신격호가 첫째 둘째 부인과 사별하거나 이혼한 뒤 다시 서미경과 결혼하고 혼인신고를 했어야 합니다. 

이 경우 외 서미경이 신격호의 셋째 부인이 되는 방법은 없습니다. 

 

신격호는 첫째부인과 사별했고 일본인 둘째 부인은 생존해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중혼, 다시 말해 일부다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작년 롯데 비리 사건으로 한창 시끄러울 때 변호사 전원책은 JTBC 썰전에서 이부분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셋째 부인은 무슨 얼어죽을 셋째부인이냐!”

 

관련기사 :

[영상] ‘썰전’ 전원책 “서미경, 신격호의 셋째 부인 아냐” 분노

 

▽ 사실혼 관계 : 

이 일이 있은 뒤 각 매체는 찔끔했는지 서미경 더러 ‘신격호와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으로 표기하더군요. 

 

그러나 사실혼 관계 역시 말도 안돠는 표현입니다.

사실혼 관계란 옛날 동성동본 결혼을 허용하지 않을 때 동성동본 커플이 혼인 신고를 하지 못한 채 그냥 간단한 결혼행사를 하고 사실상 결혼 생활을 하는 경우 등을 말합니다. 동성동본 금혼법이 위헌결정을 받아 요즘은 그런 커플은 별로 없습니다. 

 

이런 경우 외에도 우린 죽어도 결혼을 해야 겠는데 양측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못하고 사는 부부도 없지 않습니다. 이 경우 결국은 자식이 이기지만 그런 상태를 사실혼 관계라고 하죠. 

부인이 엄연히 살아 있는데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는 것.  이건 그냥 첩입니다.

 

서미경의 호칭 문제가 불거지자 롯데는 난데없이 

그때까지 법적 배우자로 알려져 있던 일본인 두 번째 부인 시게미쓰와 신격호는 혼인신고를 한 법적부부는 아니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시게미쓰와도 사실혼 관계, 서미경과도 사실혼 관계라는 거죠. 

 

법적 혼인관계였던 첫 부인이 죽은 뒤 홀애비 신격호는 일본에 사실혼 관계인 시게미쓰를 두고 한국에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을 뒀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어느 여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또 사실혼 관계를 맺는 것을 흔히 불륜, 오입이라고 하죠. 

 

롯데측의 주장은, 달리 말하자면 신격호는 일본에 일본인 현지처를 두고 한국에는 한국인 현지처를 두고 현해탄을 왔다갔다 하며 이중생활을 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서미경은 신격호의 한국인 현지처 또는 그냥 쉽게 첩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왜 쉽고 정확한 표현을 두고 의미가 다른 표현을 하는걸까요? 

 

위 관련 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 언론이 롯데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명백한 일본 기업을 계속 한국 기업이라고 한다”

“일본 기업 논란 당시, 롯데에서 언론사에 광고를 풀고 나니, 모든 신문 방송이 입을 닫더라. 우리는 입 닫지 말자” 


이거죠 뭐.

나를 먹여 살리는 내 상전이 첩을 뒀다고 해서 그 여자를 첩으로 부를 수는 없다. 

 

상전의 첩을 

노비들은 ‘작은 마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댓글(10) “첩(妾)을 첩이라 부르지 못하고…한국 언론의 기구한 팔자”

  1. 무결 2017-03-21 1:40 am

    캬~~~
    너무 젖절한 해설~
    이런 해설을 여기 아니면 어디서 보리오.

  2. 무결 2017-03-21 1:41 am

    작은 마님 납신다~~~

    노비 새키들아 언넝 후레쉬 터뜨려라~~

  3. 일용엄니 2017-03-21 11:21 am

    경상도에서는 첩을 그냥 첩이라고 하지 않고 첩산이라고 하죠.

  4. 웃겨 2017-03-21 11:26 am

    쪽빠리를 쪽빠리라 부르지 못하고
    첩을 첩이라 부르지 못하고..

    쩐의 위력이란 참 대단한 것.

    • 무결 2017-03-21 11:29 am

      자발적 비굴함의 강자들.
      한국 언론의 본 모습 아니겠습니까. ㅋㅋ

  5. 강가에서 2017-03-21 2:52 pm

    서미경 너무 당당하네요.
    기자들 자괴감 들겠습니다.^^

  6. 왐마 2017-03-21 4:03 pm

    “상전의 첩을 노비들은 작은마님이라고 불렀다”

    정말 기막힌 해설.

    • 왐마 2017-03-21 4:05 pm

      굴종형 유전자를 가진 한국언론의 참모습을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정말 멋진 해설입니다.

      • 왐마 2017-03-21 4:42 pm

        이건 참 문제라고 봄.
        기업 광고 의존도가 너무 높은 한국언론.
        원천적으로 언론이나 법 관련 기관은 쩐의 영향이나 상부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야하는 것인데…..

        • 왐마 2017-03-21 4:45 pm

          이런 것을 고쳐나가려는 국민의 관심도 너무 옅은 것 같고 특히 lawmaker들의 각성이 전혀 없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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