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비극으로 남아야 한다

카테고리 : image + insight | 작성자 : 냉면원샷

 

“역사는 두번 반복된다. 처음엔 비극으로, 그 다음엔 희극으로…”

 

<자본론>의 저자 칼 마르크스가 헤겔의 말에 빗대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쓴 글입니다. 문학적인 대칭의 문구로 회자됐지만,많은 사람들이 이 표현에 공감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주의자인 칼 마르크스가 이런 표현을 쓴 이유는 진지하게 시작된 일들이 비웃음 거리로 전락하며 실패하는 경우를 막아보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문구는 마르크스의 사상과는 별개로 좌파나 우파와 관계없이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겠죠.

 

세월호의 비극.
학생들을 비롯한 300여 명의 희생이 억울한 죽음으로 끝나지 않게 하자고 사람들은 다짐했습니다. 한국사회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만큼세월호의 충격은 넓고 깊었습니다. 이 비극을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게 하자고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난지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세월호 사고를 마르크스의 표현에 빗대 “비극으로 시작해 희극으로 끝나간다”고 한다면 과장일까요.

 

세월호의 충격은 ‘안전 강화’와 ‘원칙을 지키자’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수사권 기소권이 걸림돌이 되면서 꼬이기 시작합니다. 수사권 기소권을 사실상 유족들에게 주는 세월호특별법을 추진하던 측은 40일 가까이 단식투쟁을 하던 유민아빠를 ‘비극의 아이콘’으로 세웠습니다. 특별법 투쟁의 맨 앞에 내세웠습니다. 야당 원내대표와 지난 대선 후보가 그의 천막을 찾아가 무릎을 꿇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오히려 생각하지도 못한 문제를 만듭니다. 그저 ‘아이를 잃어 가슴이 미어지던 한 아빠’가 갑자기 ‘공인’이 된 것입니다.

 

한국인은 공인에 대해선 유독 가혹한 검증을 요구합니다. 검증 과정 또한 잔인합니다. 세월호 비극의 상징이 되면서 유민아빠는 대다수의 공인들이 겪는 검증의 덫에 빠지고 맙니다. 이혼한지 10년이 넘었다… 생활비도 제대로 안 보냈다… 거기에 유민이 외삼촌의 비난 SNS까지. 여론은 한 불행한 ‘자연인’ 아빠에게 ‘검증’이라는 옷을 입히고… 결국 그는 비정하고 무책임한 아빠가 됐고 ‘다른 무언가’를 노리고 있다는 의혹을 받게 됩니다.  내심 억울했던 그는 “핸드폰 요금은 내가 냈다”며 통장을 공개하기도 하고 SNS에 유민이 동생과 같이 다정하게 누워있는 사진도 게재했지만 ”정치인 같은 반응이다”라며 오히려 오해를 삽니다. 결국 단식을 포기하며 그는 ‘세월호 투쟁’의 그림에서 지워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단식투쟁의 순수성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의 단식이 오히려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측에 빌미를 제공했기에 안타까운 것입니다. 유민아빠 사태를 보며 세월호라는 잊을 수 없는 참혹한 비극이 ‘코미디’가 될 수 있겠다고 여긴 반대측의 공격이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들은 역사는 두번 반복되고 처음엔 비극이고 다음엔 희극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세월호의 본격적인 희화화가 시작됩니다. 이른바 폭식투쟁… 세월호 단식 천막 건너편에서 피자를 나눠주고 치킨을 뜯었죠(위 사진). 상대방의 인격 자체를 비하하는 행위에 ”인간적으로 너무 한다”는 항의했지만, 개그 코너같은 이들의 행동이 주는 충격에 묻혀버렸습니다.

 

대리기사 폭행사건이 이 ‘희극’의 마지막이 되면 좋겠습니다. 유족대표들과 야당의원이 집단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차라리 쿨하게 그냥 시인하고 사과하고 합의를 했으면 좋으련만 발뺌, 술 탓, 쌍방피해 고소.. 등등 ‘지저분한’ 대응을 하면서 더더욱 현실같지 않은 코미디가 돼버렸습니다. 세월호 유족들께는 죄송스런 일이지만, 이 사건으로 여론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저잣거리 장삼이사들의 판단입니다.

 

세월호 유족 새 대표들과 여야가 국회에서 특별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곧 합의가 되겠죠. 총체적 비극이었던 세월호가 앞으로라도 희화화되는 경우는 막아야 합니다. 비극을 교훈으로만 남게 하는 건 남은 자들의 의무입니다. 제발 지저분한 잡다한 일로 세월호의 비극이 덧칠되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5 thoughts on “세월호는 비극으로 남아야 한다

  1. 유단자

    동물들도 저렇게는 안하죠.
    사람이 어설프면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 되는 겁니다.

  2. geon

    미친놈들아 부모 자예도 3`4일이면 끝나는데 지랄 발광이냐~국가 전복 세력들~미개한놈들~여행가는거 참아주고 체육행사 취소하고 그래서 식당영업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뭘 더 원해?단세포야~~

  3. 또 지울거지?

    극으로 가면 반대편 극으로 치닫는다는 원리겠지요.

    중용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지요.

    애도는 필요하지만 더 나아가니 역풍?이 부는 것이겠지요.

    **아버지는 의도가 있는 짓을 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 아닌가요?

  4. 자유시민

    단원고 희생학생들은 목숨이 1인당 100개씩 되는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죽음은 억울한것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앞에서는 대한민국 어느 상주도 눈물을 보이지 못할만큼
    그들은 위대한 목숨을 떠나보낸거라는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는것이
    제일 문제입니다.

  5. 언제해탈

    뭐든 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사고로 잃던 운명으로 잃던 자식의 죽음이 슬프겠지만 적당히 하면 교훈을 주는 비극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희극이 되고, 자식 덕에 운명 바꾼 인간, 자식 덕에 정치하고 벼슬얻고, 감투쓰고…이런 말 듣게 됩니다. 이 나라에 법이 없어서 저렇게 비극이 초래되었나요. 결국 사람들의 양심이나 상식이나 도덕심이 부족해서 저리 된건데, 수사권,기소권은 특별히 따로 얻어놔야 양심이 살고 상식이 살고 도덕심이 살아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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