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줏값 아껴 추진하는 중년 남성의 ‘회복 프로젝트’

카테고리 : "What's Up?" | 작성자 : 냉면원샷

 

거울 속에 비친 낯선 사내.
턱까지 내려온 다크써클, 듬성듬성한 머리숱, 개구리 마냥 튀어나온 배, 가는 팔뚝…
40대 중후반 P씨는 멍하니 욕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봅니다. 20대 후반 취업을 해 부랴부랴 지내온 20년. 회사에 청춘과 젊은 혈기를 바쳤습니다. 건강과 자존심은 이미 팔아버린지 오래됐구요… 자신을 회사에 바쳐 ‘생존’과 ‘생활’은 얻었지만, 스스로를 희생한 대상은 비단 회사뿐이 아니었습니다.

 

가족.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일한다며 매일 야근과 당직에 자부심을 느낀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내는 잔소리도 지친 듯 말도 잘 걸지 않고, 어쩌다 집에 일찍 들어가도 아이들은 방문을 톡톡 걸어 잠글 뿐입니다. 그저 ‘돈벌어다 주는 기계’로 전락한 가장이 됐다는 허탈함만 남았습니다. 언젠가 돈을 벌 능력을 잃었을 땐 아내도, 아이들도 완전히 투명인간 취급하겠지요.

 

거울 속 P씨는 결심합니다. 지난 세월을 어쩔 수 없지만 건강한 50대를 준비하기로요. 중심과 자존감은 잃지 않기로요. 건강과 청춘은 이미 회사에 바쳤지만 양심과 영혼만은 꼭 움켜쥐기로요. ‘노인’이 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꼰대’가 되기는 너무 싫습니다.
P씨는 이를 ‘회복 프로젝트’로 명명했습니다. 마음과 몸,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회복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P씨는 우아하게 늙어가는 걸 즐기기로 했습니다.

 

P씨는 가정을 꾸린 뒤 거의 처음으로 자기자신을 위해 돈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은 가족을 위해서만 써왔습니다. 물론, 뻔한 생활비, 뻔한 용돈으로 거금은 꿈도 못 꿉니다. 소주 한두번 안먹을 정도의 돈으로 ‘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P씨를 통해 무기력에 빠지기 쉬운 중년 남성의 노력과 과정을 몇회에 나눠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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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건강 되돌리기>

 

다행히 P씨는 큰 지병은 없습니다. 혈압이 조금 높고 공복 혈당도 낮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조심하면 고혈압이나 당뇨까지 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P씨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체중을 줄이고 근육은 늘리되,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식이요법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안 했는데도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다고 느껴지네요. 운동할 때도 무릎관절 보호대를 착용해 관절이 퇴행하는 것도 막아봅니다.

 

문제는 난치병(?)입니다. 큰 병은 아니나 지긋지긋하게 따라오는 놈들. 하지만 현대 과학은 서서히 이들을 치유할 약과 극복 방법을 내놓습니다. (참고로 필자는 약장수가 아닙니다)  그저 아쉬운 것은 대부분 이 약들이 서방 선진국들이 만든 거라는거. 왜 국내 제약사는 이런걸 못 만드는지 아쉽습니다. (공개 블로그라 직접 상품명을 못 쓰고 영어 이니셜로 처리하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1) 무좀퇴치

 

P씨를 괴롭혀 온 지긋지긋 무좀. 군대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했으나 2박3일 군화를 벗지 못하는 훈련을 받고는 P씨도 무좀의 덫에 걸렸습니다. 군 제대 후 목초액, 감초액에 카네스텐 등 유명 한 약들 이것저것 발라봤지만 잠깐 좋아지다고 도루묵.
하지만 인류는 결국 무좀 퇴치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것이 P씨의 생각입니다. N사의 L무좀약(2만원 안팎). 효과가 대단합니다. 올여름초, 한번 발랐는데 많이 좋아졌습니다. 광고에 따르면 한번만 발라도 다 낫는다는데 그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효과가 느껴집니다. ‘무좀을 잡는 약이 있다’는 걸 안 P씨는 혹시 ‘손발톱 무좀약도 나오지 않았을까?’ 검색을 합니다. 있네요.

 

M사의 F손발톱무좀약(2만5000원 안팎). 그냥 광고이려니 했는데 인터넷에 뜬 사용 후기를 보니 효과가 대단한가 봅니다. P씨도 몇 년전 손발톱무좀약을 써봤는데 딱히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동네병원에서 처방받은 먹는 무좀약으로 효과를 봤습니다. 그런데 무좀상태가 심한 왼쪽 엄지발톱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여기에 약을 바르는 과정에서 손톱에도 무좀이 옮고 말았습니다. F약은 몇 개월 발라야 효과가 있을 듯 해보였습니다. 귀찮지만 손발톱을 갈아낼 필요없이 그냥 약을 발라도 된다니 사용이 편해 꾸준하게 바를 수 있을 듯 합니다.
동네 약국을 가니 “오늘 몇 개 들어왔는데 다 나갔어요” 라는 약사의 대답을 듣습니다. 인기 폭발? 약국이 몰려있는 대학병원 앞까지 가서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16개 들여놨는데.. 아저씨 운 좋으시네, 딱 하나 남았어요”라는 소리를 들으면서요.

 

2) 잇몸병 개선
충치와 달리 잇몸병은 통증이 없습니다. 몇 년 전부터 칫솔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와 ‘내가 좀 칫솔질이 거친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스케일링하러 간 치과에서 “세상에… 잇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뭐 하셨어요”라는 핀잔을 들었습니다. 일단 의사선생님이 염증치료 서비스를 해주셨지만…

 

TV 방송에 광고가 많이 나오는 먹는 잇몸병약을 사려 했는데… 의학적인 효과는 전혀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저 잇몸에 좋은 영양제이지 치료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50대의 나이에 분홍빛 잇몸을 가진 선배에게 하소연을 하니 비결을 알려주십니다. 본인은 국내에 수입이 안 될 때부터 쓰고 있다는 칫솔을요. 본인도 P씨 나이때 잇몸때문에 고민을 하다 큰 효과를 본 칫솔을 소개해 줍니다. 일종의 전동 칫솔로 10년 전 외국 출장 때 구매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출장을 갈 때마다 여분의 칫솔모를 구하느라 애먹었다고 하네요. 이 선배님은 “치과의사들도 아마 집에서 이거 다 쓸꺼다”라시네요.
P사의 S칫솔(가게마다 다르지만 대략 10만원~15만원)인데 전동칫솔이 아니라 음파칫솔입니다. 이 제품 이후 여타 음파칫솔이 속속 등장하는 걸 보면 음파칫솔이 대세가 되는 듯 합니다. 아이도 써보더니 음파칫솔만 쓰려고 합니다. 다른 걸로 닦으면 개운하지 않다면서요. 문제는 칫솔모를 한달에 한번은 바꿔야 한다는 건데 하나에 8000~9000원 가량 됩니다. 좀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

 

보조칫솔로는 극세모 칫솔을 몇 개 더 구매했습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식사후 닦을 요량으로요. 국내제품도 좋은 것이 많네요.
잇몸병은 잇몸 사이에 낀 음식물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 치간칫솔질을 병행합니다. 이런 걸 왜 이제야 알았는지 후회가 막심합니다.
칫솔 못지않게 치약도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치약은 럭키가 최고인줄만 알았는데… 잇몸병균을 죽이는 치약이 있네요. 일본이나 독일 등 화학 선진국에선 충치균을 죽이는 치약과 잇몸병균을 주로 죽이는 치약이 나뉘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특히 독일의 A치약을 써보고는 깜놀입니다. 독일유학생들이 쓰면서 국내에도 알려진 이 치약은… 고양이 눈물만큼 짜 쓰는데 무척 개운합니다. 아직 국내 시판이 안돼 해외직구로 구매하는데 가격이 2500~3000원 가량입니다… 독일에선 0.9유로 (1400원 가량) 이라는데요… ㅠㅠ

 

(앞서 말씀드렸듯 공개 블로그라 직접 상품명을 못 쓰고 영어 이니셜로 처리하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꼭 알고 싶은분은 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laputa@donga.com 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 해당 회사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다음 회에는 중년남성의 피부를 되살릴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과 듬성듬성한 머리숱 을 늘릴 단순 방법, 금연 금주 등에 대한 P씨의 ‘회복 프로젝트’를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

2 thoughts on “소줏값 아껴 추진하는 중년 남성의 ‘회복 프로젝트’

  1. 그림처럼~

    얼마후, Michael Jackson처럼 변신해서 아.름.다.운. 50대 그러나
    ‘꼰~대’가 아닌 ‘The Man in the Mirror’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기원해요 *^^

  2. 나라목수

    중년 남성의 회복 프로젝트. 많이 공감. 머리숱 이야기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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