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기자] 배추 이야기

카테고리 : "What's Up?" | 작성자 : 냉면원샷

배 추   이 야 기

 

사진·글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기자


 
 

저는 배추예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겨자과고요 두해살이풀이지요. 양귀비목이라 놀라셨나여 ㅋㅋ^^

아주 옛날 원래 고향인 중국에선 흰채소(백채白菜)라고 불렸는데 한국으로 건너와 백채라는 이름이 배추라고 바뀌었어요. 한국사람들이 저를 김치로 만들어 주신 덕분에 채소의 귀족 됐어요. 저를 사랑해 주시는 한국인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어요. 김치 덕분에 한국인들이 우리를 많이 개량해 주셔서 한국산 배추는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답니다. 

 



강원 강릉시 안반덕에 있는 고랭지 배추밭 <신원건기자>
 

 

단란한 가족의 저녁 식사에, 귀여운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으로, 가난한 도회지 노인의 멋진 반찬으로 돌아갈 겁니다. 슬프냐구요. 아닙니다. 이건 저의 숙명이고 기쁜 과업이죠. 자연이란 그런 아닌가요? 

그런데 옆동네 밭에서 엊그제부터 굉음이 울리고 트랙터들이 오가더니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저같은 배추들이 너무 많아 가격이 폭락해 어쩔 없이 갈아 엎히는 신세가 되었답니다. 이런 것을 시장 원리에 의한 공급 조절이라고 한다나요? 농부님들이 돌봐주셔서 저렇게 멋지게 자랐는데 안타까워요. 다행히 저는 내일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으로 갑니다.

 

 



전남의 한 배추밭 <박영철기자>

 

 

11 초순 늦은 저는 도회지로 왔습니다. 전국에서 실려 친구들이 많지요? 밭에서 이미 수명을 마친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아프지만 저의 길을 제법 대견하게 걸어왓어요. 의지완 무관하지만요^^ 언론에서 배추가격파동이 나올 때마다 중간상인 유통문제등이 단골로 등장하지만 해결기미는 안보이네요. 사람들 사회는 복잡해요? 모든 물질은 돈과 돈으로 연결돼 어느 한쪽이 이익이면 어느 한쪽은 손해보구 그러쟎아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박영대기자>
 


서울시청 앞.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사랑의 김치담그기’
 

이게 어딘가요? 우와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입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처음입니다.
친구들도 엄청나게 동원됐어요.
푸른 눈의 외국인들도 만났어요. 대사님들의 부인이라는군요. 한국 김치가 세계에 익히 알려진 이상 뉴스가 아니죠.
이제 저는 맛있는 김치로 변신합니다. 애벌레만 나비되나요? 김치가 되기 위해서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게 됩니다. 옆동네 고추, 마늘, , 바다에서 새우도 사귀게 됩니다.
잠깐 사람들은 누구죠? 동네 야쿠르트 아줌마들입니다. 전국적으로 벌어진 행사로 만들어진 김치는 고단한 삶을 사시는 노인들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보내진데요.
어려운 이들에게 힘이 되는 김치가 운명이었네요. 행복하고 기대됩니다.
여러분! 계속 저를 사랑해 주세요.


외국대사 부인들의 한국 김장김치 담그기 / 2006. 11.18 <안철민기자>

2 thoughts on “[이훈구기자] 배추 이야기

  1. ijj1318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일 마지막 사진의 사진을 저희 프레젠테이션 대회 자료로 사용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할까요? 많이 찾아 보았지만 저 사진의 원본에 대해 찾을 수 없어서 댓글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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