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이
대세입니다. 주변에서 대화하다보면 상대방이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체크하는 경우를
봅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척 낯설었던 장면이었는데, 이제 저도
가끔 대화 중에 문자를 확인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격식과 예의를 갖춰야 할 분이라면
절대 이런 무례한 행동은 하지 않지요. 친한 사이에는 가끔 대화 중에 문자를 확인합니다.
(사실 이러면 안되는데^^)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남는 시간에는 휴대전화 받은 메시지를 정리하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트레드밀에서 운동을 할 때에도 당연히 TV를 보면서 달리기를 합니다. 요즘에는 트레드밀에
아이팟 잭이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아이팟을 듣으면서 TV를 보면서 가끔 스마트폰은
체크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신문까지 보는 사람도 봤고,
어떤 경우에는 공부를 하는 젊은층도 봤습니다. 한번에 2가지가 아니라, 4가지 5가지를
동시에 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지요.
이른바
멀티태스킹이 보편화된 세대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갈수록 보편화되고 있는 멀티태스킹이
사실은 우리의 학습능력 저하를 낳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가 오늘자에 실려서
소개할까 합니다.
과학자들은
"최근의 디지털기기가 인간에게 필요한 다운타임(DOWNTIME)을 빼앗아 갔다"고
지적합니다. 다운타임이란 우리말로 하면 휴식시간, 정지기간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뇌는 계속 활동을 하면 피로해지기 때문에 중간 중간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휴식기간에 그동안의 활동과 기억을 정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다운타임이
없이 계속 혹사시키면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실험용
쥐실험을 해보면 이런 결과가 분명히 나타난다고 합니다.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했더니 뇌가 계속 새로운 패턴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쉬도록
했더니 뇌가 그동안의 경험을 안정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도 쉬는 동안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견고히 하고 지속적인 장기 기억력으로
전환시키는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틈틈히 쉬어줘야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의미입니다.
왜 학교에서 50분을 공부하면 10분은 쉬도록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운동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조용한 자연에서 달리기 하는 것과 도심에서 달리기 하는 것은
이른바 재충전 생산성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입니다. 그리고
학습효과를 측정해보았는데, 도심에서 걷고 난 뒤, 그리고 자연에서 걷고 난 뒤 큰
차이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이제 각종 디지털 디바이스로 쉴 때가 없다고 합니다. 휴식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문와 메일을 확인하고, 출퇴근시간에도 눈을 붙이거나 잠시 생각에 빠지는 대신
인터넷을 계속 검색하면서 트위터도 살펴보고 페이스북도 점검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24시간 쉬지 않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우리의
뇌를 혹사시키고 있습니다.물론 심심할 때 때로는 스마트폰을 켜는 것은 오락거리를
제공해줍니다. 그렇지만 계속 뇌를 혹사시키면 우리의 학습능력은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더구나
최근 스마트폰용 게임개발업자들의 경우 예전보다 게임진행시간을 단축시켰다고 합니다.
전에는 대체로 6.3분 정도였는데 요즘 인기있는 게임은 평균 2.2분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어떤 일을 하다가 잠깐 잠깐 쉬는 틈을 겨냥하는 마케팅입니다. ‘마이크로
순간’을 겨냥한 게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뇌가 다운타임을 갖지 못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공부할 때 책상에 휴대전화를 켜놓고,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 문자를 보내고 확인하는 것을 봅니다. 이런 것들이 학습능력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겠지요.
TV스크린,
아이팟 없이는 운동을 못하는 시대,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지 않고는 대화를 못하고
전철을 기다리지 못한 세대. 2010년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아는 분중에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에 2박3일 휴가갔다온 분을 만났습니다.그분은
"정말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다시 한번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저도
가끔은 휴대전화 없이 며칠 지내보는 훈련을 한번쯤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