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예뻐지고, 잘 생기고자 하는 욕구가 충만한 시대다.
남녀 노소 가리지 않고 외모를 가꾸는 데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취재, 여행 등으로 상대적으로 여러 국가를 다녀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뉴욕에 있는 동안에는 각국 출신 사람들을 만나봤고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별 외모에 대한 ‘느낌’을 쓰려고
한다. 사실 미에 대한 인식은 철저히 주관적이다. 아래의 글은 그런 ‘한계’가 있다는 전제를 갖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가장 미인이 많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모델이자 위의 사진의 주인공인 지젤 번천을 배출하기도
했다.
브라질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브라질이 혼혈국가인 줄 알았다. TV나 신문 등에 등장하는 사진이 그랬고, 또 브라질이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인종에 대한 편견이 없는 국가라는 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브라질을 방문해보니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북쪽은
피부빛이 흑인에 가까웠고, 남쪽으로 올수록 오히려 뉴욕보다도 백인비율이 높았다. 브라질은 포르투갈 식민지여서 포르투갈어를 쓴다. 그런데 브라질을
방문해서 알았던 사실은 브라질의 경우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상식을 또 틀리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의
경우 독일 이민계 후손이 가장 많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이탈리아 출신이 브라질의 핵심세력이라는 점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브라질인을 만났는데 그는 나에게 "이태리 출신은 결속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나 조직들은 이탈리아계
출신들을 직원으로 선호한다고 할 정도다. 그 만큼 네트워크가 좋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미모로 꼽히는 이탈리아 출신이 많기 때문이어서
브라질에 미인이 많은 것이 아닌가 짐작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뉴욕 타임스를 읽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슈퍼모델 지젤 번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최고 모델들로 꼽히는 알렉산드라 엠브로시아, 안나 비트리즈 바로소 등의 공통점은 모두 브라질 남부 시골 마을 출신이라는 것. 이 신문은
이들은 대개 독일과 이탈리아계 조상을 갖고 있고, 일부는 러시아와 다른 슬라브족의 피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혈통의
소녀들은 키가 크고 마른 편인데다 머리가 곱슬이 아니며 피부가 매끄럽고 맑은 눈을 가진 경우가 많아 모델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브라질의 모델 스카우트 전문가들은 브라질 남부 마을에서 ‘미래의 지젤 번천’을 찾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브라질 모델의 절반 이상이 ‘리오 그란데 도 술’이라는 브라질 전체 인구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시골주 출신이며
이 곳은 과거 독일과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식민지화 된 곳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역시 이탈리아가 눈길을 끌었다. 또 어찌나 패션감각이 좋은지…. 남자와 여자 모두 마찬가지였다. 특히 체구가 크지
않고 오밀조밀한 외모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에 갖다온 한 한국 여성은 "상당수 이탈리아 남자가 마네킹 같아서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독일, 영국 등의 국가는 대체로 옷차림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서 ‘잘 생겼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예외가 있다면 영국에서도 런던 정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인들도 그다지 외모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다. 뉴욕 같은 도시의 경우 맨해튼 일부 지역에 가면 멋쟁이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렇지만 대체로 미국인들은 편한 옷을 입는 편이며, 눈에 뜨이는 잘생긴 사람을 만나는 것은 흔하지 않다. 미국에 3년 가까히 살았지만
브라질이나 이탈리아에서는 불과 며칠 만 있어도 발견할 수 있었던 잘생긴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없다.
아프리카에서는 에티오피아와 케냐가 독특했다. 이 국가를 방문했을 때 외모가 다른 아프리카 지역과는 너무나 다른 점이 눈길을
끌었다. 피부가 검었는데 남자나 여자나 얼굴 윤곽이 너무나 달랐다. 특히 에티오피아가 그랬다. 윤곽이 매우 뚜렸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동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이곳은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아랍을 마주보고 있는데 일찍부터 아랍에서 아프리카로 건너와 많이 섞였다는 것이
대답이었다.
유엔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국가별로 다른 외모를 관찰할 기회가 많다. 언젠가 남자기자들끼리 모여 어느
국가 출신이 제일 잘 생겼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표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 아랍인이었다.(여자들끼리 투표를 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다).그 때 레바논 출신 외교관, 이라크 출신 기자가 꼽혔던 ‘잘생긴 사람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중동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상류층
아랍여자’들 중에선 운동부족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언젠가 런던의 호텔에서 더위를 피해 휴가를 온 쿠웨이트 상류층 부인들을
본적이 있는데 검정색으로 온통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비만지수가 매우 높아 보였다.
중국의 경우에는 지역별로 외모가 너무나 큰 차이를 나서 "중국은 큰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굳힌 적이 있다. 홍콩, 광둥 등 남쪽
지역과 베이징 등 북쪽 지역은 너무 외모에 차이가 컸다. 대체로 북쪽 지역 중국인이 더욱 잘 생겼다는데에는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일본이나 중국남자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아시아에서는 한국 여자가 미인이라는 이야기를 꼭 한다는
점이다. 한국 여자들이 패션감각이 더 뛰어나서인가? 아니면 이른바 성형수술이 더욱 빈번해서인가? 나로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한국의
젊은이들이 패션에 매우 신경을 쓴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며, 그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도 부인하기는 힘들 듯하다.
러시아에 미인이 많다는 이야기도 흔히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지
못했다. 어쩌겠는가. 인식은 모두 주관적인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