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호주전 승리의 숨은 공신

어제 호주전은 조금 아쉬움은 남지만 그런데로 괜찮은 경기였다. 경기에 임하는 대표선수들의 태도도 진지해 보였고 국가를 대표하고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는 것 같았다. 선수들의 이런 변화된 태도 때문일까 경기 내용도 네덜란드전보다는 한결 나았다. 나는 어제 경기를 보면서 한 명의 선수에게 눈과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 소년 장사 최정, 그는 어제 호주전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사진: SK 와이번즈 홈페이지 >

 

최정.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의 SK 와이번즈의 3루수다. 나는 인천에 사는 부산갈매기여서 그 선수의 이름을 문학구장에서 외친 적이 없지만 전도유망한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1987년생 우리나이로 이제 26살 만 나이로는 25살에 불과한 그는 이렇게 큰 경기가 주는 중앙갑을 이번 대회를 통해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같았다.

 

 

최정 선수는 지난 네덜란드전에서 팀에서 유일하게 2안타를 치고도 어슬픈 수비 때문에 지독하게 여론의 비판을 받았었다. ‘수비 집중력의 부족’ 이라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이틀 동안 언론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귀가 따갑게 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가 8회 수비 실책 이후 지은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최선수를 보는 내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저 어린 선수가 얼마나 속이 상할까”. 나는 네덜란드전 이후 그의 잔상이 계속 떠올라 마음이 무겁고 또 무거웠다.

 

그런 그가 4일 열린 호주전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틀을 쉬어서 그런지 그의 얼굴에는 비장한 느낌까지 났다. 그는 비록 안타는 못쳤지만 매우 인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두 번이나 몸으로 진루를 한 것이다. 특히 3회 공격 때 그가 등 부위에 볼을 맞았을 때는 아마 교체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나서 1루로 걸어갔다.

 

“나 혼자 3루수인데 어떤 일이 있어도 3루 수비는 내가 책임진다”는 그런 비장한 책임감. 멋있는 사나이의 승부 근성이 느껴졌다. 나는 어제 경기를 보고 최정이라는 선수 아니 최정이라는 사나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비록 내가 좋아하지 않는 SK 야구단의 선수이지만 나는 앞으로 그의 성공을 위해 기원할 것이다.  

 

나는 어제 호주전 승리의 숨은 공신은 최정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린 후배가 저렇게 투지 넘치게 경기에 임하는데 어떻게 고참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정의 보이지 않는 헌신에 대한민국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크게 박수치고 싶다. 최정, 나는 그 이름을 앞으로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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