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

  

몇 년에 걸친 스님과의 숨바꼭질이 끝났습니다. 카메라가 당신을 향했음에도 몸을 돌리지 않고 얼굴만 살짝 가리는 합장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하느라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손을 대고 인상을 찌푸린 모습을 찍으려 했지만 카메라가 조금 느렸습니다. 스님의 눈 웃음은 ”카메라 피하기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표시입니다.

  스님이 파리 길상사 주지로 계시면서 한국에 휴가 오실 때 처음 뵜습니다. 인상도 좋으신데다 말투 또한 재미있으셔서 스님과 쉬 친해졌지만 스님은 한사코 사진 찍히시는 걸 거부하셨습니다. 거부의 몸짓도 ”사진 찍지마세요!”라는 딱 부러진 말투가 아니고 ”내는 사진 안찍힐거야…^^”라는 장난기 섞인 말씀이였기에 스님을 만날 때 마다 ”어떻게든 찍어야지”라는 결심만 더할 뿐이었습니다.

  사진공양은 어쩌면 사진쟁이와 인연있는 스님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이 주관 섞인 모습들을 찍긴 하지만 이처럼 스님들의 개성이 강하게 뭍어나는 장면을 잡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생 사진공양을 올리며 얼마나 많은 스님들과 인연을 맺을지 궁금합니다. 환희심을 일으키는 장면이 좋은 인연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me2day
카테고리 : 사진공양

댓글(9) 합장

  1. Presike says:

    법정스님이시군요?? 꼭 한번 뵙고 싶은 스님이십니다~ 언제 한번 기회가 주어질려는지… 사진 묘하게 멋지십니다 ^^

  2. 주인장 says:

    아..아닌데요. 법정스님 아닙니다. 길상사에 다니러 오신 스님입니다.

  3. presike says:

    아~ 얼굴을 절묘하게 가리고 계셔서 ^^;;;

  4. 딸기메론수박 says:

    오마이갓..

    이사 하시느라 애쓰셨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5. 제라늄 says:

    오 ..이사하셨군요…일욜날 뵈었던 스님이시면 그 음성과 매치를 해보니 사진이 더 좋습니다..
    합장으로 자체 모자이크 처리하실 충분한 위트와 재치를 가지신 스님^^

  6. 정용권 says:

    무이스님께서 2010년 12월30일 저녁 6시 15분경 열반에 드셨습니다.장례는 잘 치뤘으며 장례후 유골은 횡성의 보광사에 모실 예정입니다. 이종승기자님과의 인연이 있는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스님의 극랑왕생을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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