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운(官運)이라는 게 있습니다. 흔히 잘 나가는 고위공직자들에게 따라붙는 말입니다. 하지만 기자생활 13년 동안 관운이 이렇게 좋은 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관운 종결자’입니다. 바로 이번에 경찰청장에 내정된 김기용 경찰청 차장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서입니다. 112신고센터의 총체적 부실을 만천하에 드러냈으니[…]
정치부 기자가 제 얼굴에 침을 뱉는 이유
누워서 침 뱉기인 줄 안다. 그래도 누군가는 뱉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공멸한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잃는 건 한 순간이다. 정부가 한번 신뢰를 잃으면 길을 가다 흙탕물이 튀어도 정부 탓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어뢰 추진체의 잔해를 보고도 천안함 폭침이 조작됐다고 믿는 것처럼. 신뢰가 생명인 언론이 신뢰의 위기에 처했다. 처음이[…]
조작으로 밝혀져 우리를 실망시킨 '사진'들
처음에는 웃음이 났습니다. 이어 자못 수긍이 가더니 불쾌감이 밀려옵니다. 오늘 접한 외신 때문입니다. 프랑스가 다소 황당한 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명 ‘포토샵 S라인 퇴출 법안’입니다. 프랑스 잡지 ‘파리마치’가 샤론 스톤을 표지모델로 내세웠는데, 완벽한 S라인 몸매로 화제가 됐답니다. 샤론 스톤의 나이, 51세입니다. 찬사를 보내야 마땅하나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원래 몸매가 아니라 포토샵(일명 ‘뽀샵’)으로[…]
'몰카 취재'의 유혹, 검찰의 선택은?
지금은 모두에게 잊혀졌지만 제겐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2003년 겨울, 수도권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가 기초생활수급자로 힘겹게 살아가는 제자의 집을 방문합니다. ‘돌아온 탕아’처럼 소중한 제자입니다. 1학기 초부터 어머니 병간호를 해야 한다며 잦은 조퇴를 하더니, 6개월 가까이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사를 해 주소도 바뀌었습니다. 담임교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같은 반 학생 4, 5명과[…]
강의석 군에게…
***2008년 10월 15일 쓴 글입니다.. 스팸성 댓글이 하루에도 수백개 씩 달려 예전 것을 지우고 다시 올립니다. 예전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에겐 정말 죄송합니다. *** 22살.. 서울대 법대생.. 고교 시절 미션스쿨에서 종교 자유를 외치며 일약 스타가 된 인물.. 그는 분명 한국 사회의 이슈 메이커다.. 최근 국군의 날 누드 시위로 언론의 전면에 등장하더니.. 서해교전[…]
대한민국의 도덕발달 수준
부인이 희귀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부인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같은 마을에 사는 약사가 최근 개발한 항암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사는 약값의 10배를 달라고 한다. 평소 100만 원에 팔던 약을 1000만 원에 팔겠다는 것이다. 가난한 남편은 주변에서 돈을 빌린다. 하지만 500만 원이 채 안 된다. 남편은 약사를 찾아간다. “부인이[…]
MB 정권의 마케팅 실력
대학원 마케팅 수업 시간에 들은 얘기입니다.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란 용어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일부러 낡게 만드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계획적 진부화 = 일부러 낡게 만들기 당연히 새 제품을 팔기 위해서입니다. 건전지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아무리 오래 가는 건전지도 수명은 있습니다. 만약 반영구적이라면 한번 팔아먹은 뒤 건전지 장사는 접어야 하니까요. 2008[…]
미네르바와 웹2.0 시대 신뢰의 위기
2006년 6월 유투브에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Lonelygirl15’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동영상은 ‘얼짱’ 소녀의 사랑스런 수다로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16세의 ‘브리(Bree)’라며,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변덕스런 소녀라고 소개했습니다. 한 달 만에 50만 명이 그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3개월 뒤 그녀는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통 났습니다. 소녀는 ‘브리’도 아니었고, 열여섯 살도[…]
뉴스 후, 왜곡보도의 진수를 보여주다
2009년 첫 게시 글이라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따뜻한 얘기, 희망찬 얘기로 시작해야 할 텐데… 하지만 이건 도저히 아니기에 결국 ‘허접한’ 주제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MBC가 이스라엘마냥 예비군 총동원령을 내린 듯 합니다. 특정 전파를 독점하는 MBC가 지난 보름간 언론 관계법에 반대하는 기사만 30건을 넘게 쏟아냈다고 합니다. 정말 누가 제작하는지 궁금한 ‘뉴스 후(Who)’와 ‘시사매건 2580’은 뉴스데스크[…]
악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악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운동권 진영에서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수경 씨입니다. 1989년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었죠. 방북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고, 임 씨의 아들이 2005년 필리핀에서 사고로 숨졌습니다. 당시 기사에 대한 댓글은 저에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불쌍하다. 명복을 빈다고 말해야겠지만 솔직히 쌤통이다.” “나의 인격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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