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는 왜 홍준표 지사를 거부했나

 

 

 

저는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을 따라 캐나다와 미국 순방을 다녀왔습니다.
순방을 나가면 시차가 있는 데다 워낙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와
국내 뉴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하지만 유독 하나의 뉴스가 팍 꽂히더군요.

 

2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당 대표실에 모여
당 보수혁신위원회 인선안을 놓고 비공개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날 논란의 핵심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위원 참여 여부였습니다.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홍 지사의 참여를 당 지도부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반대가 심했죠.

김문수 위원장을 낙점한 김무성 대표조차 반대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반대 이유로 “(홍 지사가) 돌출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잘못하면 참석도 안 하면서 (홍 지사가) 이런 저런 소리를 하면
혁신위의 노력들이 이상하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죠.
홍 지사의 ‘튀는 성격’을 우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 지사의 대한 친박의 뿌리 깊은 거부감이
근본 이유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홍 지사와 친박의 갈등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 때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리 대선후보 경선 룰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후원회장이던 홍준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합니다.
그리고는 위원 선임 등 전권을 넘깁니다.

 

 

당시 친박 핵심인 김무성 의원 등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자신이 약속한 것이라며 밀고 갑니다.
홍준표 혁신위원장은 얼마 뒤 위원 명단을 공개합니다.
친박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위원들을 모두 친이들로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친박이라고 할 수 있는 위원은 딱 한 명이었는데,
그마저 이명박 대통령과 홍 위원장의 고려대 후배였습니다.

 

 

혁신위에서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경선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경선 룰을 짜 발표합니다.
더욱이 대선에 출마할 당 대표는 대선 2년 전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박 대통령의 조기 퇴장을 끌어냅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친박들은 2007년 경선 패배가
홍준표 지사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 지사에 대한 친박들의 뿌리 깊은 거부감을 잘 아는 김무성 대표도
홍준표 지사의 합류만은 수용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치는 참 흥미롭습니다.
친박들은 홍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홍 지사는 MB에 대해 불만이 엄청납니다.
홍 지사는 법무부 장관을 꼭 해보고 싶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끝내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진짜 궁금한 것은 김문수 위원장의 생각입니다.
홍 지사와 친박의 갈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자칫 자신보다 홍 지사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홍 지사를 위원에 합류시키려 했을까요?
친박의 벽을 넘으려면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걸까요?

 

 

앞으로 김문수 위원장이 어떤 혁신안을 내놓느냐를 보면
대강 답이 보일 것도 같습니다.

 

 

 

 

 

 

 

이재명 에 대해

동아일보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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