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과 이정현,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포털 사이트에서 ‘이정현’을 검색하면 두 이정현이 나옵니다.
한 명은 한국 정치사에서 기적을 일군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또 한 명은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입니다.

 

 

 

 

 

 

배우 이정현을 영화 ‘명량’에서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최민식(이순신 역)을 제외하면
이정현의 연기를 단연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류승룡, 조진웅 등의 연기가 그만큼 실망스러웠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이순신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니까요.)

 

영화 속 이정현(정 씨 여인 역)은 벙어리입니다.
몇 장면 나오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말보다 몸짓이 더 절절하고

상대의 가슴을 더 먹먹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습니다.

 

 

 

 

이정현의 물오른 연기를 보면서 정치인 이정현이 오버랩 되더군요.
정치인 이정현도 노련한 연기파입니다.
모르는 척, 아닌 척 하기의 대가입니다.
물론 그의 연기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려는 충성심의 발로입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제 블로그의 이전 글<blog.donga.com/jmtruth/archives/1076>을 참고하세요.)

 

하지만 배우 이정현에게서 정치인 이정현이 떠오른 것은

한(恨)이 가득 베인 서글픈 몸짓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정치인 이정현은 배우 이정현(정 씨 여인)과 달리 엄청난 달변가입니다.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라면 10년 전 사건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묘사할 정도로 타고난 재담꾼입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빡빡 써감시로요.

 

하지만 정 씨 여인 마냥 정치인 이정현의 가슴에도 한이 가득합니다.
당내 비주류 중 비주류로 온갖 설움을 삼켜야했기 때문입니다.
‘영남당’의 호남 출신인 데다 공채 당료 출신도, 주류 대학 출신도 아닌 탓에

누구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한 사람 박 대통령만이 그를 눈여겨봤죠.
그는 혼자 힘으로 고군분투해 박 대통령의 ‘입’이 됐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입이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입을 없앤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그가 청와대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청와대에서는 제약이 많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는데

밖에서 좀 더 자유롭게 박 대통령을 돕겠다”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정치인 이정현이 정치 입문 30여 년 만에 비로소

누군가의 이정현이 아니라 스스로 기적의 주인공으로 홀로 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말해온 이정현은 지금까지 벙어리 정치인이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홀로 선 이정현이 자신의 언어로 어떤 화두를 던질지 무척 기대됩니다.
정치인 이정현의 열정적 연기가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한국 정치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재명 에 대해

동아일보 이재명 기자

댓글(2) “이정현과 이정현,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1. 그림처럼~ 2014-08-06 at 10:49 am #

    기자님의 설명대로 한국정치에서 ‘학맥’없이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낸 이정현의원님께 저도 박수를 보내드려요 *^^

    Cheers

  2. changsz153 2014-12-10 at 4:36 pm #

    이정현최고위원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정윤회의 인갑답지못한 말을 했다라는 언론보도에는 크게 격노치 마시고 지금까지 해오신 “정치사의 이정표가 되어주십시요” 많은 국민이 의원님을 지지히고 있음을 위인 삼아주세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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