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운동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과학적 결과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왜 운동선수는 전반적으로 공부를 못 할까요?

<운동선수들과
공부. 운동선수들은 머리는 좋다고 합니다.>
◆운동선수는 도서관보다 운동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이런 과학적인 결과물처럼 운동을 잘하는 학생이 다른 학생들보다 머리가 좋은데 왜 현실에서는 ‘무식하다’는 평판을 얻는 것일까요? 왜 그리스시대부터 내려온 ‘학자 선수’란 용어가 오늘날에는 비웃음을 사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운동선수들이 공부보다는 운동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선수’라는 불필요한 딱지가 붙습니다. 그리고 학업을 도외시하고 신체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학교나 사회가 조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크고 건강한 뇌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뇌가 채워져야만 합니다. 아이들이 체육관을 드나들듯 도서관도 찾아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뇌의 학습능력은 최적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뇌의 능력을 키워줄 환경이 필요하고 본인이 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운동선수에게도
도서관을 찾을 기회를 많으 주면 공부를 잘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말입니다.>
◆운동을 교육에도 이용하면 어떨까.
교육학자들은 지금까지 밝혀진 과학적 지식에 따라 학교체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신체활동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고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심혈관 운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지아대의 운동과학자 필 톰포로스키(Phil Tomporowski) 교수는 “성장 중인 아이들에게 운동은 더 장기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의 예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경우에도 운동을 할 경우 뇌의 해마상 융기(hippocampus)가 활성화됐습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가진 아이들에게도 운동의 효과는 좋게 나타나 약물 대신 운동요법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ADHD 장애 아동들의 경우 운동을 할 경우 해마상 융기(hippocampus)가 커져 비정상으로 기능 하는 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ADHD를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해 세계적인 선수가 됐습니다.
강도 높은 발야구 같은 운동은 아이들의 뇌에 광범위한 영향을 줍니다. 전두엽은 20세가 되도 완전하게 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뇌의 다른 부위를 이용해 학습 같은 꼭 필요한 기능을 하게 됩니다. 앞에서 예시한 힐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은 뇌의 판단능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수학과 논리학, 독서 등을 관장하는 뇌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까지 키워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톰포로스키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전두엽에 엄청난 뇌세포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켄터키주 상원의원 케이티 스타인(Katie Stine)은 이런 연구에 고무돼 어린이들에 대해 8학년까지 매일 30분의 신체활동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학교에서는 언어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독서시간 직전에 신체활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단순히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아이들이 인생 초기에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키운다면 미래에 활동적인 사람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운동을 가까이 접한다면 아이들은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겪는 기억력 감퇴와 인식능력 이상을 초래하는 치매의 고통은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는 운동으로 최고였습니다. 그만큼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편견을 벗자
우리는 이제 ‘학력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적당한 운동을 하게 하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연구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뒤 1~2시간 동안이 집중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 교육은 ‘지(智) 덕(德) 체(體)’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대학입학이라는 미명아래 아이들의 정서적인 발달을 키워줄 음악 미술 체육은 도외시 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 정권 모 청와대 수석은 “학생들에게 입시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음악 미술 체육 시간을 줄인다”고 발표할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지(智)만, 즉 인지능력을 키우는 것만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벤치마킹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선진국의 좋은 면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교육은 늘 후진국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어 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 문제를 거론하듯 선진국에서도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입시교육이 열풍을 이루고 있지만 교육과정만은 전인교육을 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일부 사회학자들이 “국가가 체육, 스포츠를 강조하는 것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심어주고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정치적인 야심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단체 경기는 단결심과 협동심을 키워줘 애국심으로 무장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미식축구를 통해 다민족출신의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결국 세계 최강이 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체육과 스포츠 등을 강조해 강인한 국민들을 길러내 세계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체육과 스포츠가 국가 경쟁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운동을 하면 머리도 좋아진다니 우리나라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공부 잘하는 운동선수가 아닌 운동을 잘해서 공부도 잘하면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은근과
끈기. 40세를 눈앞에 두고도 질주를 멈추지 않는 이봉주가 공부를 했다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의 결과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도 있었을 것입니다. ^.^ 사진은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