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성탄절이 어느새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이곳 런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하다. 시내 거리와 건물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빛나며 곳곳에서 캐럴이 흘러나온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럴이라는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화이트크리스마스.

 

 런던의 겨울은 매서운 바람으로 결코 따뜻하지는 않지만 눈 안 내리기로 악명이 높다. 비는 많이 오지만 눈다운 눈은 거의 보기 어렵다.

 

 영국기상청에 따르면 런던은 지난 100년간 단 10번의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 화이트크리스마스도 ’1cm이상 눈이 쌓인다‘ 이런 것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날 24시간 동안 눈송이가 단 하나라도 내리면(the single snowflake test) 화이트크리스마스로 쳐서 그렇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강추위가 몰아닥치자 런더너들의 화이트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기대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영국이 자랑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많지만 도박에 대한 애정과 열정도 남다르다. 매주말이면 동네마다 경마, 축구 등에 돈을 거는 ‘배팅 업소’들은 도박사들로 넘쳐난다.

 

 그렇군. 도박사들이 ‘화이트크리스마스’에 얼마나 배팅하는지 보면 영국 사람들의 이에 대한 기대를 가늠해볼 수 있을 터.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주 초 조사 결과 글라스고와 맨체스터는 화이트크리스마스 배당률이 4대 1, 런던은 6 대 1이었다. 즉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는데 1만원을 걸었다면 6만원을 받는 것이다. 수학적 확률 10분의 1보다 훨씬 높은 배당률이다.

 

 하지만 도박사들의 기대와 달리 기상청 조사에 따르면 12월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와 화이트크리스마스간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다고 한다.

 

 또 확률이 10분의 1이라고 해서 매 10년마다 내리는 것도 아니다. 1976년부터 1996년까지 20년간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없기도 했다.

 

 물론 영국 북부지방에서는 런던보다는 눈 보기가 싶다. 버밍엄의 도박사들은 1940년 이후 9번 ‘화이트크리스마스’로 돈을 타갔다.

 

 배팅 대상 15개 도시 중 가장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성공했던 곳은 1942년 이래 15번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있었던 애버딘. 물론 이러한 확률은 배당률에도 반영이 된다. 애버딘의 올해 배당률은 3대 1이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떨까.

 

 ‘화이트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만큼은 서울도 결코 뒤지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회사들이 ‘화이트크리스마스’ 경품을 내걸고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도 화이트크리스마스 보기가 결코 쉽지 않은데,

 

 서울에서 이전까지 성탄절에 눈이 내린 것은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42년 4.7㎝, 65년 0.1㎝, 67년 3.6㎝, 80년 1.8㎝, 85년 0.1㎝, 90년 2.1㎝, 2000년 1.8㎝, 2002년 1.2cm, 2005년 0.7cm 등 총 9차례였다.

 

  하지만 한국은 눈이 흩뿌리더라도 쌓이지 않으면 적설량을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런던보다는 좀 더 엄격한 기준이긴 하다.   가장 최근 화이트크리스마스였던 2005년  한 가전 회사는 ‘적설량과 상관없이 성탄절에 눈이 내리면 경품을 준다는 ‘날씨 마케팅’을 벌여 42 인치 PDP TV,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김치냉장고, 에어컨, 홈씨어터 등의 선물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지구 온난화로 그렇지 않아도 드문 화이트크리스마스 보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 올해는 과연 화이트크리스마스를 볼 수 있을까.

 

추신> 정말로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꼭 보고 싶다면 캐나다로 여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

 

캐나다 기상청은 각 도시들의 ‘화이트크리스마스’ 확률을 지난 수십 년간 통계 결과를 토대로 조사해 발표했는데

http://www.msc-smc.ec.gc.ca/media/xmas/prob_e.html

 

퀘벡시티, 화이트호스, 옐로나이프 등 상당수 도시들은 ‘화이트크리스마스’ 확률이 100%였다. 그것도 2cm 이상 눈이 쌓인 말 그대로 눈다운 눈을 볼 확률이니 캐나다가 ‘눈’ 하나는 정말 확실하나보다.

 

카테고리 : 런던이야기

댓글(1)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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