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대통령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12살입니다. 제 가족에 대해 대통령님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버지는 5개월 동안 일자리가 없어서 집에 계세요. 시간이 많으셔서 이력서를 매일 쓰시는데요..
답장이 오지 않아요. 네 달동안 집세를 내지 않았더니 맨날 집주인이 벨을 눌러요..
문을 여는 게 무서워서..어제는 집에 있었는데도 숨죽이고 갈 때까지 기다렸어요..
가스비를 못낸지 오래됐어요. 스무살 된 누나도 아직 일자리를 못 찾았어요.
일자리를 찾지 못할 때마다 아버지는 우세요.
어제는 아버지가 울고 계셔서 왜 우냐고 제가 물어봤어요.
아버지는 집에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왜 저는 안 울고 있는지..도리어 물어보셨죠.
전..그 말을 듣고 무척 미안했어요. 그 날 밤 저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대통령님께 편지를 쓰고 있어요. 왜 아무도 우리를 도울 수 없는 걸까요..?
꼭 답장해 주세요..
시카고에서 1936년 2월.
위의 편지는 시카고트리뷴지 12월 15일자를 보다가 찾아본 내용입니다.
1929년 대공황이 휩쓴뒤 30년대 미국은 4분의 1이 실업상태인..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에는 19세기부터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해주는 사람이 1명씩 있었다고 합니다.
기나긴 경제적 고통속에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하던 때, 그 주에만 4만 5천 통의 편지가 쇄도했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지도자들이 해주길 바라는 마음과 꼭 희망을 되찾게 해달라는 간절한 목소리였지요.
도저히 답장을 제대로 해줄 수 없어서 1명에서 50명으로 인원을 늘릴 정도로..
루스벨트 대통령은 하루에 5000통-8000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루스벨트가 그 많은 편지를 직접 다 읽어볼 수는 없었겠지요.
그러나 ‘국민과의 소통’을 가장 열심히 한 대통령으로 학자들이 종종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는 걸 보면
아마도 12세 소년의 편지가 그리 헛된 건..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1936년의 이야기지만…
‘스무살 누나가 직장을 잡을 수 없다’는 부분에서 잠깐 멈짓했는데요.
졸업시즌이 곧 다가오는데…희망으로 2009년을 맞이하기 어려운 것 같아서..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