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현 칸타빌레] 만나기만 하면 잘 되는 ‘비지니스 배우 커플들’

 [노지현 칸타빌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만나기만 하면 잘 되는 ‘비지니스 배우 커플들’

 

 

 

 

  얼마 전, 종영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운널사)’. 우연히 보게 된 후, 그 흡인력 때문에 계속 보게 되었는데요. 장혁과 장나라 커플을 보면서 든 생각은 “진짜 둘이 만나니 1+1=5 이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속 커플이 시너지를 내는 건데요.

 

  사실, 장나라 씨의 연기력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극 중 ‘김미영’이라는 거절 못하는 소심한 여자로부터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으로 거듭나는 과정이…소화가 잘 안됐고, 대본을 읽는 발성도 불안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002년 두 사람이 만나 크게 성공을 거뒀던 ‘명랑소녀 성공기’보다 연기가 더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장혁-장나라 커플이 만나면,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연기나 스토리에 잘 몰입하고, ‘보기 좋아한다’는 걸 뜻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드라마에서 기무라 타쿠야는 수 많은 인기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요. 일찌감치 결혼해 딸 둘이 있지만, 집에서 드라마 보는 부인이 마음 안절부절할 정도로, 정말~당대의 예쁜 여배우들과 모두 연기해본 것 같습니다.

 

  그 중, 저는 다케우치 유코라는 여배우와 함께 출연한 ‘프라이드’(2004)가 가장 잘 어울리고,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드’는 제가 나름 갖고 있는 ‘일드 선택 기준’에서 매우 동떨어져 있습니다.

 

1) 스포츠 드라마는 별로다
2) (가오를 너무 잡는) 기무라 타쿠야는 오글거려서 못 본다(모두가 잘 생겼다고 칭송해서, 오히려 반발감이 든다)
3) 연애드라마는 몰입이 안 된다. 나는 살인사건 드라마가 더 성향상 맞는다.

 

  저만의 3가지 선택기준을 산산히 부서뜨린 ‘프라이드’란 드라마는 아이스하키를 본격적으로 다룬, 기무라 타쿠야가 나와 멋진 선수 역을 하는, 거기에 지고지순한 여자와 나쁜 남자가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남자주인공은 아이스하키 선수. 그리고 여자는 2년 동안 외국에 나가 연락도 두절된 남자연인을 무작정 기다립니다. 두 사람은 계약연애(!!!! 헛!!!!! 계약은 부동산 계약만 계약인 줄 알았는데..드라마에는 참 계약으로 서로 잘 사귑니다…)로.. 나중에는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는 스토리인데요.

 

  심지어, 남자 주인공 이름은 ‘하루(봄)’ 이고, 여자 이름은 ‘아키(가을)’ 입니다. 봄과 가을처럼, 서로 만날 수 없는 존재라나요? 여기서부터 저의 반발감은 이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오프닝에 나오는 주제곡은 Queen의 ‘I was born to love you’. 그리고 남자 주인공은 시합이 시작될 때, 자신의 가슴(심장)을 두드리며 승리를 다짐하죠…. 캬아!!!! 못 참겠다!!! -_-;;;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왜 ‘프라이드’가 생각이 날까, 생각해보니..보통의 공식을 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도 그렇지만, 보통의 드라마는 괴팍하고 망나니 같은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만나… 서서히 정상인화, 더 나아가 상냥하고 이상적인 사람이 되어 가죠. 자기만 알던 사람이, 남도 생각하게 된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그러나 ‘프라이드’는 굉장히 인기도 많고, 실력도 좋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남자주인공이… 좋은 모습을 남들에게 계속 보여줍니다…드라마 초반의 모습이, 오히려 ‘와~ 저런 의리있는 친구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죠.

 

  그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오히려 자신의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입니다. 남자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를 그리워하며,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늘 젠틀하고, 인기 많아 보이던 남자였지만… 아주 근본에는 그 어머니(나중에는 결국 버린 아들에게, 돈 빌리러 오는 궁상떠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찌질하고, 초라하고, 안 멋있는 모습을 보여준 남자. 그리고 그 ‘바닥’의 모습까지 보면서…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토닥토닥 덮어준 여자.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회생활을 할 수록, 본 모습 보이기가 참 어렵습니다. 전 그렇게 밝은 사람이 아닌데… 제 어둡고, 소심한 모습을 보이면..사람들이 ‘쿨하지 못해’라고 생각할까봐… 자주 웃습니다. 밝은 척 농담도 툭툭 던집니다. ‘쟤 심각해’ “재 이상해’라는 소리 듣기가 싫어서요. 술을 먹으면, 더욱 더 괜찮은 사람이 됩니다.

 

  우린, 완벽한 척, 명랑한 척, 몸부림치지만… 진짜 사랑은 ‘난 이래’라고 툭 까놓는 건 아닐까요. 도망갈까봐, 두려워하지 않고 말이죠…

 

  아주 가끔씩, 로맨스물을 찾아 보긴 하지만….역시 전, ‘어떻게 밀실에서 살해했는지’ 풀어나가는 형사드라마가 최고입니다..;; -_-b

About 노지현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노지현기자입니다. 점점 식어가긴 하는데, 가끔 활화산 같습니다.
카테고리 : 일본드라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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