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현 칸타빌레]결혼하니까 더 와닿는 일드 ‘결혼 못하는 남자’

[노지현 칸타빌레]

결혼을 하고 나니, 더 잘 보이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드라마 ‘결혼못하는남자’(2006)과 ‘마더’(2010)입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는 말 그대로 자기 밖에 모르는 한 남자 건축가의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더라도, A++ 횡성한우급 고기를 정성스레 굽고, 탄산수와 와인도 꼭 곁들입니다. 집에서도 고급 신발을 신고 있습니다. 생각나는 건,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타입입니다. 최고급 미각을 위해, 고깃집에 가서 혼자 맛을 음미하며 먹습니다.

 

 

 

 

 

이 드라마를 처음 접했던 건 ‘미혼’일 때 였습니다. 시청률을 매우 높았지만, 이유를 잘 몰랐습니다. 그냥 저러다 사랑에 빠져 사람이 확 바뀌나 보지…라고만 생각했을 뿐.

그러다, 결혼을 하고 매일 돼지우리간 같은 곳을 치우고, 치우고, 치워도 지저분하단 걸 알고 난 뒤. 자고 싶을 때 잘 수 없고, 애가 잘 자줘야 내 숙면도 보장된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집에 가도 ‘나만의 시간’과 ‘나만의 공간’은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제서야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가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남자는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까지 ‘개과천선’ 한다거나 갑자기 사랑에 빠져 ‘오글오글한’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이 은근히 코믹한 드라마에서 제일 감동적인 장면은 개가 없어졌을 때입니다. 먼지 하나 묻는게 싫은 사람이, 개울가에 떠내려오는 봉제인형을 잘못 보고… 정신없이 잡으러 바지를 적시며 개울가에 들어갈 때. ‘나’가 안 보이고 ‘너’가 보였던 거죠..

 

 

 

그런 점에서, [마더]는 모성애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에 3명의 여자가 나옵니다.
쓰레기통에 아이를 버리는 생모를 보고 대신 키워야겠다고 맘먹고 둘이서 도망치는 (원래는 차가운 성격의) 여자, 입양한 딸을 키우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왠지 맘을 열지 않는 입양딸에 서먹함을 가진 엄마, 그리고 딸을 보호하기 위해 감옥에 갔던 엄마입니다.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가장 눈에 들어온 사람은 버려진 아이의 원래 생모입니다. 맨 마지막에, 드라마는 (처음에는 쓰레기같았던 그 생모가) 원래는 정말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지만… 육아와 삶에 점점 지쳐갔던 모습을 슬쩍 비쳐줍니다.

 

‘모성은 위대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어느 날 ‘모성’이라는 이름앞에 어쩔줄 몰라하는..그래서 때로는 자신을 단련시켜 나가지만, 때로는 답을 몰라 자신을 놓아버리는, 여자들의 고군분투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요즘 포털사이트에 ‘결혼’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대부분 “결혼해서 후회한다” “결혼한 사람들보니 행복하다는 사람 하나 없더라” 며 결혼을 했건, 안 했건 모두들 결혼제도를 저주(?) 또는 비난합니다.

 

둘이 된다는 것, 셋이 된다는 것, 넷이 된다는 것.
누구에게나 두려운 결정입니다.
이번 주말에도 또 누군가는 결혼하고, 책임이라는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짊니다.

다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

About 노지현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노지현기자입니다. 점점 식어가긴 하는데, 가끔 활화산 같습니다.
카테고리 : 일본드라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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